느즈막히 떠난 배낭여행, 매홍손
7월 14일 빠이 =>매홍쏜
오늘은 매홍쏜 가는 날이다.
6시 조금 지나 일어나니 어스럼하게 날이 밝기 시작한다.
어제 빌린 자전거로 빠이 시내 재탐방에 나섰다.
밤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 거리던 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쥐죽은 듯이 조용하다.
빠이 시내 메인 거리를 가로 질러 서쪽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아침 안개에 싸인 아름다운 풍경들이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하다.
1시간여를 달려 아담한 절 앞에 이르러 목도 마르고 숨도 차 음료수 한캔을 사 마시고 갔던 길을 되돌아 왔다.
매홍쏜
아침 8시 반 메홍쏜행 롯뚜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짐을 챙겨 8지 조금지나 버스터널로 향했다.
차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메홍쏜으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리막 내리막 꼬부랑길의 연속이다.
메홍쏜에 도착하니 11시쯤 되었다.
뚝뚝이를 타고 숙소를 구하기 위해 넝쩡캄 호수공원쪽으로 향했다.
삐야 게스트하우스는 700밧 짜리이나 위치가 좋아서인지 빈방이 없어 조금 더 가니 삼목 게스트하우스에 들러 방갈로형 에어콘방 2개를 100밧 깍아 700밧에 잡았다.
게스트하우스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메홍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왓프라라뚜도이껑무라는 절에 걸어서 올라갔다.
날씨가 너무 더워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래도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메홍손 전경이 흘린 땀을 보상하는 것 같다.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비행장이다. 푸른 잔디밭 속에 길다란 활주로가 인상적이다.
숙소에 들어 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뭘 먹을까 생각하다 시장에 가면 먹을게 많지 않을까 싶어 물어물어 찾아가니 비행장 담벼락을 따라 노점상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노점상들을 지나 대형 시장 건물안으로 들어가니 각종 물건을 팔고 있는 가게들이 가득하다.
시장건물 내부를 한바퀴 돌고 밖으로 나와 오른쪽 길거리 좌판 노점상들을 따라 가니 34세라는 아주머니가 집에서 가꾼 감자, 쬐끄만 토마토, 양파와 파인에플 4개를 놓고 앉아 팔고 있었다.
조금 전 파인애플만 잔뜩 쌓아 놓고 파는 노점상은 1개 15밧이라 적어 놓았는데 이 아주머니는 1개 20밧 우리돈으로 680원 이란다.
얼마나 햇볕에 그을렸는지 얼굴색이랑 손발 색깔이 똑 같이 새까맣고 얼굴엔 검버섯이 듬성듬성 보인다.
집이 어디냐라고 물어 보니 여기서 멀다고 한다.
시장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니 걸어서 1시간, 차타고 2시간 도합 3시간 걸린다고 한다.
옆에는 짊어지고 온 포대자루며 짊어지는데 쓰이는 천끈 등이 보인다.
몇시에 마치냐니까 7시 쯤 마친단다.
집에가면 10시쯤 되는데 배고프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콘타이 특유의 마이뻰라이, 괜찬아유를 외친다.
과거 6~70년대 어릴적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는 것과 똑 같다.
시골 5일 장날이 되면 몸소 가꾼 채소랑, 곡식을 머리에 이고, 어깨에 지고 가서 팔아 가을운동회 때 신을 까만 운동화를 사주신 기억이 새삼 떠올라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젖는다.
파인애플 1개를 사서 칼로 깍아 달랬더니 옆 노점상의 칼을 빌러 껍질을 깍고 먹기 좋게 예쁘게 잘라주었다.
파인애플을 맛있게 먹으며 아이가 몇이냐고 물어보니 9살, 4살 짜리 아들 둘이라며 나에게도 똑 같이 묻는다.
나도 아들 둘인데 아주아주 안좋다고 하니 둘다 같은 처지라서 인지 마주 보며 크게 웃었다.
파인애플로 빈배를 채우고 이 여인을 통해 8년전 돌아가신 어머님의 옛 젊었던 모습을 새삼 떠올리게 되어서 인지 나도 모르게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된다.
상점들을 따라 걸어 가는데 찹쌀밥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쬐끔한 한봉지가 10밧, 우리돈 340원 아주 예쁜 가격이다.
한봉지 사서 먹어 보니 맛이 괜찮다.
두봉지 더 사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가 그 아주머니에게 시장할텐데 간단한 요기라도 하라며 건네니 마이뻰라이,, 괜찮아유 하면서 받는다.
구운 닭고기, 각종 꼬치, 찹쌀밥, 이름모를 과일 쥬스 등 먹고 싶은대로 싫컷 먹었으나 밥은 먹지 않아서 인지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 쌀국수 한그릇까지 비우니 임래우, 배가 만땅이다.
숙소로 돌아와 편안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