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떠난 배낭여행, 치앙마이 버상 우산마을
7월 11일 3쨋날 치앙마이, 버상 우산마을
아침에 일어나 내일 빠이 갈 버스를 호텔로비 여행사에서 1인당 300밧에 예약했다.
태국 100배즐기기 가이드북에서 버스비 150밧을 보았기에 왜 그리 비쌰냐니까 버스터미널까지 택시비 100밧, 그리고 승객이 충분히 모여야 출발하기 때문에 얼마나 대기해야 할지 몰라 그다지 비싸지 않다고 설명한다.
오늘은 혼자 조용히 버상 우산마을에 갈 예정이다.
호텔앞에서 버상가는 택시 즉 성태우 가격을 물어 보니 편도 300밧, 왕복 400밧을 부른다.
와롯롯시장까지 성태우 20밧 주고 내려 몇번을 물어물어 버상행 하얀색 성태우에 올라타니 친절한 중년의 태국아주머니들이 혼자냐? 어디 가느냐? 하며 관심을 보인다.
버상까지 예쁘게 데려다 준 하얀 성태우....
서툰 태국어로 혼자 버상 우산마을에 구경간다 하니 모두들 "깽짱러이" 대단하다고들 말한다.
시계 밧데리가 다 되어 시계점을 물으니 버상에도 있다며 버스 출발시간이 다 되었으니 그냥 앉아 있으라 한다.
15명 가까이 타서 성태우가 꽉 차니 출발한다.
약 30여분을 달려가니 같이 타고 가던 한 아주머니가 친절히 직접 벨을 누르고 차에서 내리라 손짓한다.
"컵쿤캅, 촉디" 감사합니다. 행운을 빈다 라고 두손모아 인사하니 "쿤 첸깐" 당신도하며 차가 가는 방향으로 더 가라고 손짓한다.
손짓하는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니 사거리가 나온다.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몰라 머뭇 거리고 있을 때 20여 미터 앞에서 관광객 차림의 아가씨 두명이 도로를 건너는 모습이 보인다.
아가씨들이 가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니 바로 앞에 인터넷에서 많이 본 눈 익은 모습들이 보인다.
매장 밖에서 몇장의 사진을 찍고 안으로 들어서니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수 많은 우산들이 생긋이 웃으며 나를 반긴다.
매장을 구경하고 뒤편 바깥 작업장으로 나가니 우산을 만드는 언니 오빠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일에 열중하고 있다.
한 아주머니가 나의 스마트폰에 그림을 그리지 않겠냐며 물어온다.
얼마냐 하니 50밧이라 한다.
약 10분여 만에 뚝딱 멋진 나비그림을 그려 헤어 드라이기로 말려가며 나의 호구 조사를 시작한다.
혼자냐? 어디서 왔느냐? 얼마나 여행할거냐 등등..
잠시후 중국단체 관광객들이 떼거지로 밀려와 시끄러운 소리로 떠들어 대기 시작하니 작업장 전체가 어수선하다.
어제 저녁 세븐일레븐에 과도를 사러 갔다가 시끄럽게 떠들며 사람들이 지나다닐 공간조차 열어두지 않고 가로 막고 서 있는 중국인에게 커톳캅하며 길을 비켜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지들끼리 떠들기에만 바빠 안하무인격으로 본체만체하여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었는데...
요즘 태국 어디를 가나 중국인들의 무례함이 자꾸만 눈에 거슬린다.
한때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의 무례함이 인터넷에 종종 올라오곤 하였는데 이젠 그 자리를 중국인들로 메꾸어진 것 같다.
우산매장 정문을 나서자 매장을 뒤로 하고 바로 앞 오른쪽 대로를 따라 양쪽에 상가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산캄펭에 가려고 하였으나 비슷한 상가들로 가득차 있어 그냥 여기서 쭉 훍어 보고 갈까하며 대로를 따라 투벅투벅 걸어갔다.
우산, 목공예품, 옷, 신발, 각종 기념품 등 가게안을 들여다 보니 손님들은 보이지 않고 주인장만 누워 오수를 즐기는 시람, 앉아 TV 보는 사람, 눈먼 손님이 혹 오지 않을까 먼산만 바라 보고 있는 사람 등등... 각양각색이다.
홀로 구경을 즐기며 약 30여분 걸어 가니 상가들 사이사이로 무반(일반주택)들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한다.
대로를 건너 왔던 길 맞은편 상가들을 따라 되돌아 나왔다.
날씨가 너무 더워 음료수나 한잔 할까하고 길가 커피박스에 다가 가니 한 아주머니가 과일쥬스 플라스틱컵을 들고 나가길래 무슨 주스냐고 물어 보니 버라버라 하는데 처음 듣는 말이다.
"완마이" 다냐고 물어보니 "쁘리여우" 씨다라고 하여 포기하고 평소 커피를 그다지 즐기지 않으나 더운 몸을 잠시 식혀나 볼까 하고 아이스커피 한잔을 시켰다.
15밧, 세상에서 제일 싼 커피가 아닌가 싶다.
사거리 가까이로 되돌아 나오니 마침 올 때 탓던 하얀색 성태우가 맞은편 도로에서 치앙마이 시가 방향으로 신호를 받고 있어 불이나게 도로를 건너 버스 정류소에 이르니 성태우가 다가온다.
딸랏와로롯 하고 물어 보니 성태우 기사가 고개를 끄떡끄떡 한다.
성태우를 타자 마자 핸드폰을 꺼내 양손 엄지손가락으로 여행기를 쓰기 시작하니 다들 신기하다는 듯 나를 주시한다.
약 30여분 글을 쓰다 보니 눈에 익은 거리 모습이 보인다.
갈때 성태우를 탓던 딸랏와로롯이다.
내려서 운전석으로 가 15밧, 우리돈 500원 건네주며 택시 타지 않은 것이 스스로가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먼저 시계 밧데리부터 손볼까 하고 주위를 둘러 보니 귀금속 및 시계판매점이 보인다.
밧데리 하나에 150밧, 약 5천원 달랜다.
한국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팽막막"하며 비싸다고 좀 깍아 달라고 하였으나 안됀단다.
시계를 손보고 화장실을 물어 보니 옆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이런 세상에나 큰 건물안은 말린 과일, 옷, 신발 등 각종 생필품을 판매하는 수많은 가게들로 가득차 있다.
말린과일 가격을 물어 보니 제법 큰 비닐봉지가 150밧으로 이쁜가격이다.
냉장고에 넣지 않고 상온상태, 탁자위에 놓고 판매하는 돼지고기....
같이 온 동료에게 각종 열대과일을 종류별로 맛이나 보여줄까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알이 석류알 비슷하게 생겨 맛이 새큼한 사왈롯(일명 패션플룻), 태국인들은 화랑이라고 부르는 구아바, 보기는 마치 솔방울처럼 생겼으나 속은 하얗고 반짝반짝 빛나는 까만 씨가 들어 있는 카스타드, 촘푸 등등 눈에 보이는 대로 샀다.
요즘 과일들이 제철이 아니라서 인지 가격이 제법 비싸다.
예전 방콕에서 태국어 공부하며 6개월여 거주할 때 보니 대체로 망고가 많이 나오는 4~5월이 가격이 가장 싼편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보관료 때문인지 점점 가격이 오르는 듯하다.
시장1층 한쪽에 일반 매장들 보다 좀 낮은 곳으로 들어서니 식당가이다.
많은 태국현지인들이 우글거리는 판매대에는 손님의 주문을 받은 후 우리나라 국수처럼 하얀면을 미리 삶아 놓았다가 육수에 각종 양념이랑 함께 넣어 준다.
가격이 25밧으로 먹어 보지 않아 맛은 모르겠으나 아주 이쁜 가격이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 같다.
쭉 훍어 보며 마지막 판매대에 가니 예전에 자주 먹었던 꾸워이띠여우 수코타이가 눈에 띈다.
할레루야를 속으로 외치며 한그릇 주문한다.
착한 가격 35밧, 우리돈 약 1,200원이다.
국물이 붉으스름 해서 처음 보는 사람은 약간의 거부감 마져 느끼질 수 있지만 매콤한 맛에 한번 길들여 지니 잘 잊혀지질 않는다.
한그릇 먹고 일어서니 배가 든든하다.
구입한 과일들을 봉지봉지 들고 거리 구경도 할겸 터벅터벅 걸어서 따페문을 거쳐 호텔로 들어서니 온 몸이 땀으로 흠벅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