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독거남의 방콕방황기 6부(부제:스치듯인연)
5부를 절단해서 죄송해요..-_ㅜ
그렇게 오전에 돌아다니다가 점심을 먹고 땀을 식힐겸
호텔로 돌아옵니다....
그러고보니 이놈의 호텔엔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객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네요..
그럴수밖에...온통...서양 형들과 태국뿌잉들이 손 붙잡고 호텔을 활보하는 곳이었으니....
하지만 나는 내 갈길 가련다...
혼자 노트북 들고 수영복입고 11층 아담한 수영장으로 올라갑니다.
와 좋은자리 있다... 2명이 누울수 있는 비치쇼파 발견 주섬주섬 자리를 잡았어요...
작은 풀장 바로 건너편 비치쇼파에는 나이가 지긋한 서양누나가 책을 읽고 계십니다...
태양이 강렬하지도 않았고 바람도 살랑 불어오고 사방은 고요한게...
이번 태국여행에선 처음 느껴본 차분한 풍경이었어요....
아 너무 좋아.....이맛에 여행오는거야 ㅠㅠ ㅇ ㅏ ㅇ ㅣ ㅈ ㅓ ㅇ ㅏ ㄹ ㅏ
입가에 미소가 드리웠던 시간은 아주 잠시였어요....
서양 형이 아가씨와 손을 꼬옥 잡고 수영장으로 입장하셨어요...
서양형이 먼저 풀에 입수하시고....
아가씨는 윗옷을 벗으시는데 과감한 비키니 수영복....을 입으셨더라구요(정말 복받으실거에요)
잠시 후 비키니 누나는 풀에 입수...
나는..
소승불교인 태국에 대승불교의 의를 전파하려는 의지를 가득 담은 듯 미소를 머금은 서양횽과
푸팟퐁커리를 만들고 남은 게 껍데기를 고주파로 뚫어버리고도 남을 법한 교태섞인 비음을 내 지르시는 비키니 언니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서양누나는 독서를 하는 척...나는 노트북에 담아온 만화책을 보는척...했지만
힐끔힐끔 그모습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어요...(선글라스를 왜 방에 두고 올라왔지??)
그래도 요기까지는 점심 때 먹은 카우팟쿵을 잘 소화시킬수 있는 수준이었어요.....
서양형이 갑자기 삼각대를 풀장 앞에 놓고 왕대포 카메라를 설치하시네요.....
이윽고
장인정신을 보여주시려는 듯 진지한 목소리로 연신 커트 커트를 외치셨어요...
비키니 아가씨는 과감히 두손으로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시며
프로 모델 뺨따구를 쏨땀으로 후려칠 기세로 전문성을 보여주셨어요...
포즈는 점점 더 과감해지셨어요...
풀장 옆 바닥에 허리를 새우깡 각도로 꺽으신 채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신다던가....
57.5도 각도로 어꺠를 좌로 꺽으시고 고개는 하향 25도 각도로 눈을 내리 까셨어요.....한쪽 발끝은 곧게 펴신채로요...
(멀 이렇게 자세하게 본거야??)
서양누나가 조용히 책을 덮으시고 내려가셨어요
아마도 이미 점심을 먹었지만 나는 지금이라도 똠양쿵과 쏨땀을 먹어 이 거북한 속을 게워내야겠다는 의지가 느껴지셨어요...
저는 휴가가서 읽기 위해 담아놓은 만화책을 다 보기 위해서라도 수영장에 더 있어야 했어요....
잠시 후 서양 형은 세상을 다 가지신듯한 미소를 가득담고 비치에 누우셨고...
이내 이 동네의 미친놈은 너 하나일 리가 없다라는 듯이 다른 서양형이 아가씨의 손을 잡고 수영장에 들어오셨어요....
비치쇼파의 바로 건너편에 있던 서양누나가 사라지셨기에..
제 눈 바로 건너편 비치쇼파는 새로 나타난 서양형과 아가씨의 공간이 되었구요...
그 곳은 곧 얇디 얇은 비취타월 2장으로 서로의 몸만 간신히 가린채 인류의 첫 자웅동체를 이루고야 말리라는 실험실이 되어버렸어요....
인류의 신세기를 이룩하려는 거룩한 순간에 수영장에 새로 나타난 일본 남자 한분이 그 성스러운 광경에 흠칫 놀라시며
나타나 조용히 제 옆 선비치에 누우셨어요...
전 그 때 일본과의 축구경기에서 진다면 현해탄에 빠져 죽으리란 비장한 각오를 가지셨던 50년대의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의
마음이 느껴질만큼 그의 선글라스를 뺏어고 싶었어요....
그동안 내 나라에서 약탈해간 문화재와 인적 물적재원을 보상이라도 받을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지만...
현실이 될 수 없을거란 생각에 조용히 노트북을 접고 객실로 내려왔습니다...
첨언:
사실 비키니 수영복 언니가 갖은 포즈를 취하시고 서양형이 커트커트를 외칠 때
무엇엔가라도 홀린듯이 핸드폰으로 촬영버튼을 눌렀다가
태국에서 몰카찍은 변태로 해외토픽에 실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삭제했었는데
이 글에 인증이 겹쳐졌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후회가 드네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한가로운 오후 4시에 호텔방에 에어컨 바람을 쐬며 누워있노라니 왠지 기분이 울적해 졌어요...
애초 하루에 한군데 꼭 가기...먹고 싶은 것 한가지 꼭 먹기를 이미 미션 클리어 했기에
오늘 밤은 할게 없었어요...이 동네에는 내가 좋아할만한 조용한 펍도 없는 것 같고...
(이 때 태사랑에 물어볼걸 ㅠㅠ나중에 물어보고 찾게 되었어요 ㅠㅠ)
시간은 4시인데 오늘 하루 모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태사랑 여행친구찾기 란을 뒤적거리기 시작했어요...
나이차가 띠동갑나는 남자분이었어요...
연락을 했다... 남자...게다가 아저씨가 연락을 해?.....버려.......
여자 두분이 계신데 저녁에 밥을 먹거나 맥주 한잔 하재요....
연락을 했다....도착해보니...남녀끼리끼리가 완성이 되었고 나는 아저씨인채...
주변 병풍이 되거나....
이번 태국여행가서 20대 여자애 둘 앞에서 주접떠는 아저씨 썰푼다.txt의 주인공이 되었어요...
왠지 모르게 눈물이 살짝 비쳤지만 빛의 굴절에 의한 망막의 자연스런 반응일 거라고 생각하기로 해요....
남자 한 분이 계신데 혼자 소이나 나나나 가보고 싶은데 같이 가서 구경하재요...
맥주 한잔 먹고 구경갔다가 자신은 숙소로 돌아갈 테이니...더 계셔서 놀아도 좋고 편하실대로 하시래요...
쪽지를 보내보았지만 답장을 주시지 않으셨고...다음날 재밌게 놀았다는 후기도 읽어볼 수 있었어요....
다음날 왠지 망막이 자연스런 반응을 보이려고 했어요....
이대로 호텔에 있긴 아쉬워서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호텔근처를 산보했어요....
나나역을 지나 아속역으로 향했더니 오다가다 익숙해진 터미널21이 보이기 시작했고 무얼해야하나 생각이 들었어요...
커피한잔을 시켜놓고 검색의 바다로....그 결과는 야시장으로......
후훼이쾅 야시장으로 가보기로 했어요...
MRT를 타고 후훼이쾅 역으로 향했어요...
여기는 아속 나나 라인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노점들이 보이네요...
한 블록 안에 한 공간씩 차지하고 있는 씨알리스나 각종 민망한 도구들이 있던 아속 나나라인의 노점과는 달랐어요...
가벼운 옷,악세사리들도 있고...노점들도 많고...
현지인들이 앉아서 밥을 먹는 야외 식당들도 제법 보이네요...
흡족한 마음으로 길거리를 배회했어요..
무언가를 사고 싶은 마음이 들정도로 좋은 물건이 있지는 않지만 현지인도 많고 관광객도 많고....아이들도 있는
딱 상상했던 만큼만의 야시장이었어요....
다리가 아파올 무렵 야외 국수집에 앉아서 국수를 시켜먹었어요....
노천상점안에는 많은 현지,외국인들이 섞여있는데...옆자리에 현지 언니 3분이 앉아 계셨어요....
그러거나 말거나 국수가 내 입맛에 잘 맞는군...육수를 오래 잘도 끓이셨구나 ㅇ ㅔㅎ ㅔ ㄹ ㅏ ㄷ ㅣ ㅇ ㅏ
먹고 있는데 단어 하나가 귀에 꽃혔어요...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바라보니 옆자리 3명의 언니들이 저를 흘끔거리고 있었어요....
가볍게 사와디캅을 외쳐드렸지요...
한 언니가 물어봤어요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약간의 썩소를 지으시더니 이내 대화는 중단됬어요....그런가부다 했어요....
잠시 후 창 맥주 한잔 먹고 있는데 같이 맥주 한잔 하자기에 컵쿤캅을 외치며 가벼운 이런 저런 말들을 했어요...
정말 가벼운 대화들을 10~20분인가 나누고 라인 아이디를 서로 나눈 후에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이틀째의 밤이 지나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