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불편과 마음의 공포에 밀려난
나의 방향은 사라진다,
나의 속도는 멈춰진다.
길을 잃어버리고
길에서 생겨난 너를 잃어버리고
너에게서 생겨난 달콤함과 씁슬함을 읽어버리고
남아있는 것이 없어져간다.
하나라도 지켜야 한다.
길위에서는 길을 잃지 않는 것을 안다.
길고도 고독한 길위에서 늘 너는 있어왔다.
나는 길위를 흘러야하고 너는 내안에 머물러야 한다.
나의 불편은 더위가 아니라 길을 잃는 것에서,
나의 공포는 역병이 아니라 너를 잃는 것에서 온 것을 안다.
머물면 잃기만 할 것 같아서
나는 흐른다.
길을 찾는다. 너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