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행기 6 누군가 그랬다 태국에서는 잃어버린 것은 찾기를 포기하라고(?).
태국 여행기 6
그날 무작정 버스를 탔다.
대한민국 대사관 건너편에 대형 시장이 있었던 것을 구글 지도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서
막까산 까지 가서 MRT를 타고 싸암 나라밋까지 갈 계획이었다.
교통 경찰에서 물어보니 20밧짜리 522번과 7밧짜리 2번 버스가 막까산으로 간다고 가르쳐 주었다. 모르면 물어보는 것이 최고!!!
카오산 거리에서 7밧짜리 버스를 타고 하얀 유니폼을 입은 아줌마가 일일이 다니며 요금을 받는다. 향수가 느껴지는 버스다, 60년대 시골을 다니던 버스라는 느낌 에어컨 물론 안 나오고 위 아래로 여닫는 창문인데 대부분 열려있다.
바닥은 초등학교 교실 바닥처럼 나무로 깔려 있다.
방콕에서도 차가 많아서 교통 체증이 장난이 아니다.
몇 정거장을 갔을까?
지나가는 안내양(아줌마)에게 막까산 얼마나 더 가냐고 안 되는 영어로 물었더니 난감해 한다. 잘 못알아듣는 모냥, 막-까-산-, 천천히 목적지를 물으니 그재서야 막까산 하면서 손짓을 한다,
이 버스는 막까산에 안 간다며 이번 정류장에서 내려 00번을 타라한다. 까깝했다.
분명 교통 경찰관이 쪽지에서 숫자까지 써 주면서 가르쳐준 버스가 막까산을 안 간다고?
그래서 무작정 내린 곳이 나중에 알았지만 빠뚜남이었다.
엄청 번화가다
역시 가는 곳마다 길거리 상인들이 줄지어 있고 걸린 옷들이 모두 비슷비슷했다.
육교를 넘어 건너가니 건물 안으로 연결된다.
들어가 보니 우리나라 용산 전자 상가처럼 전자 제품들이 즐비하다.
조금 걸으니 아주 낮익은 빌딩이 보인다.
태국에서 가장 높다는 스카이 바이욕 호텔 88층. 와 높긴 높다,
처음 숙소를 잡으려고 검색하다가 눈 여겨 보았던 건물.
이곳을 선택하려다가 후기에 쓰여진 내용이 좋지 않아서 미루었던 건물
저 건물 꼭대기에서 부폐가 유명하다는데
방콕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데 혼자서 뷔페는 무슨 청승.
하며 생각도 안한 건물, 그 건물이 눈앞에 있다.
로비에 다양한 인종들이 줄을 서고 무언가를 기다린다.
알아보니 전망대에 오르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근대 그 옆에 티켓 판매를 하고 있다. 400밧
전망대에 올라 한 바퀴 돌아보고 내려오는데 15000원(흐미) 넘 비싸다 싶어 돌아섰다.
주변을 보니 옷을 파는 가게들이 몰려 있다.( 다음날 알았지만 거기가 우리나라의 청계천 평화시장이나 남대문 시장처럼 방콕의 옷은 여기서 다 취급하는 곳인 것 같았다)
6시 정도 됐을까? 아직도 많이 더웠다
타이 맛사지 2시간 짜리를 받고 나왔다.
이미 어두워진 시간 바로 옆집에 이발소가 있었다.
누가 그랬던가? 그 나라를 알려면 그 사람들의 삶으로 들어가 보라고,
모자를 쓴 넘어로 길게 자란 머리카락이 정돈이 안 되길래 골목의 이발소에 들어섰다.
짧게 커트를 하고 싶어서 들어서니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날 쳐다 본다.
외국인이다 싶은 모냥이다.
수근 수근 그중에 한 여자가 묻는다, 어디서 왔냐고 코리아라 했더니 “오 감사합니다. 오빠” 하며 너스레를 떤다,
이발사 한 사람이 앉으라 한다. 그런데 젊은 여자다
태국의 이발사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어떻게 해 드릴까요?
묻길래 손가락을 모으며 짧게 커트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염색도.
(커트는 100밧, 염색하면 400밧)
한국에선 염색까지 하면 30,000은 줘야 하는데
반값으로 머리를 깍게 되어 돈 벌었다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 맘에 들게 깍아 줄 것인가가.....
여자 이발사의 손길이 떨린다. 때론 심호흡도 하고,
긴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왜 긴장을 하지? 초년생인가?
어째든 이미 맡겨 놓았으니 잘 해 주길 바라며 전면을 보니 태국의 유명한 탈랜트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그 가운데 낯익은 얼굴도 있다. 현빈이가 날 처다 보고 있다. 반가웠다.
그래서 한국 탈랜트 현빈 사진이라고 하니 웃는다
태국에서 현빈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커트를 하곤 머리를 감긴다. 그리고 드라이를 하더니 이젠 염색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
무슨 색으로 할까요 묻지도 않고 검은 색으로 염색을 한다.
물론 내가 원하던 색도 검은 색이다.
의자를 뒤로 제치더니 무려 5번이나 머리를 감겨 준다,
그리고 드라이를 하면서 두피 맛사지를 골고루 해준다. 엄청 시원했다.
머리가 생각보다 조금 더 짧게 느껴졌지만 그런대로 봐 줄만 했다. 만족도 90점
고마운 마음에 요금에다 팁을 언저 500밧을 주었더니 두 손을 모으고 사와디 캅 한다.
굿바이 인사를 하고 나와서 택시를 잡아타고 카오산으로 오는 도중 생각이 났다
아뿔사 안경이 없다. 이발 하느라고 벗어 놓은 안경을 그냥 두고 온 것이다.
집사람이 큰 맘 먹고 비싼 걸도 해준 안경인데, 어쩐다 다시 가자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택시 기사에게 내가 탄 곳이 어디냐고 지명을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빠뚜남 마켓이라 한다.
마켓, 시장이라고?
거기가 마켓이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천상 내일 귀국길에 다시 와서 찾아 보리라 생각하고 카오산으로 돌아왔다.
찾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
.
.
.
다음날 캐리어를 끌고 택시를 탔다.
빠뚜남 마켓을 가자고, 그런데 무거운 케리어를 끌고 한창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안 되겠다 싶어서 콩그리쉬로 설명을 한다.
빠뚜남 4로드 레프트 오케이? 오케이 한다.
이발소가 두 번째 육교에서 골목으로 들어가야 하길래 육교를 설명하려 하니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
방법이 없다.
그래서 손짓으로 first and second하고 손가락으로 아치를 그리며 “뚜르르르르”
건너가는 시늉을 했더니 깔깔 대고 웃는다. 알아들은 모양이다.
바디 랭귀지가 만국 공통어라 하더니 이래서 그런가 보다
정확히 두 번째 육교(overheadbridge)에 내려 준다
역시 캐리어를 끌고 들어간 이발소, 역시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어서오세요 인사를 하는 여인에게
에스터데이 나이트 인 히어. 마이 헤어 숏 커트
웬 마이 글래스 파인드 잇
되지도 않는 영어로 안경을 찾으러 왔다고 했더니 어제 그 이발사 아가씨가 다가와 웃는 낯으로 안경을 가져다준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안경을 되찾으니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고마웠다.
땡큐 인사를 하며 이발소를 나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그렇게 난 또 태국에서의 스토리를 가슴에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