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들의 날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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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들의 날을 아세요???

SunTattoo 10 2191
이건 8월24일 밤에 실제로 겪었던 일이다....

그다음날 광민이가 놀러왔길래 웃으면서 가볍게 얘길 하긴했는데....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닌거 같다




8월24일날 우리집에 웨인,댄,멜리사,제시카,그리고 나 이렇게 5명이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나누다가 웨인이 내일 고스트데이다...니들아냐? 고 했다 .....

댄이 갑자기 웃기시작했다..멜리사도 따라 웃었다....나도....눈치보다 같이 웃었다...

그러나 나는 솔직히 뜨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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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단에 대해 잠깐 소개하고 넘어가겠다.....



나는 무신론자다....(신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있다는 증거도 없다)

그리고.....불교건 크리스찬이건 나에게 종교는 안좋은 추억만이 자리하고 있다..

왜냐고 묻지마라...설명하기도 입아프다...


어쨋든 집을 계약하고 처음 물건을사러 시장에 갔을때 이상한 제단파는걸 유독 많이 볼수있었다

트라에게 물었었다.....저게 뭐냐고.....왜 저렇게 많이파냐고.....왜 집집마다 다있냐고..

트라가 말했다...

저건 캄보디아 조상님인지 신인지..아무튼 그분들을 모시는 이나라 전통풍습이라고 했다....

종교는 별로 안믿고 싶었지만 혼자 어디 기댈대도 없고....

또, 나도 어찌됐건 여기서 돈을 벌려고 집을얻은게 아닌가....

간단하게 다시 말해서 안하고 후회하는것보다 그냥 하는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들의 풍습을 받아드리기로 했다.




가격을보니 아주싼게 5불이었고 그위로는 무한대라고 했다....

그래서 트라랑 제단만 전문적으로 조각하는데를 가봤다....

쭉 둘어보다가 하나를 골랐다....120불 이란다....가격을 아예 예상을 못했는지라 비싼건지 싼건지

알수가없었다.....그래도 좋은마음으로 사러온건데

이나라 조상님들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표시는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더 싼거 안고르고

그냥 깍아서 80불에 샀다....




그날짜는 일주일마다 한번씩 돌아온다....달력을보면 그날짜에만 부처님 그림이

그려져있을 정도로 그날은 중요한 날이란걸 짐작할수있었다...

그날이 되면 제단에 5개의향을 피우고 신선한과일과 깨끗한물을 놓고 목례로 절을해야된다...

제단까지 사놓고 안할수도 없고....그래서 처음엔 안빼먹고 했었었다.....

하는김에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도 드렸었다...



그런데........그런데......시간이 지날수록 빼먹는 날이 늘어만 갔다.....

솔직히 귀찮았다....어떤날은 술많이먹고 늦게 일어나서 잊어버린적도 있었고...

또 어떤 날은 알고있었으면서도 과일사러 나가기 귀찮아서 넘긴적도 있었다....




제단엔 어느새 거미줄까지 쳐져있었다...그분들껜 좀 미안하긴 했지만.....

그냥....그대로 냅뒀다..................그렇게 한달이 지났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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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고스트데이 라는 얘길 들었을때 마음속 깊이 생각했다....이번주는 절대 빼먹지 말자라고....

바로 1층으로 가서 달력을 확인했다....

25일에 부처님이 그려져있다....다행이다...내일이다....




한시간뒤 집밑에서 아븐이 한국 사람이랑 얘길하다가 나를 불렀다....

내려가보니 한국여행객 이었다.....

그날밤 11시50분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고 했다....시간이 남아서 여기저기 둘러보다

우리 집앞까지 온것이었다...

그날이 또 아븐 생일이어서 같이 삼겹살이랑 새우를 구워먹었다....

그분은 초등학교 선생님 이셨는데....

진짜.....멋진분이셨다.....다른말이 필요없을정도로....

그렇게 ...아쉬움을 남긴채 그분은 가시고 나는 맥주도 한잔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소파에 잠깐 눈을 붙였는데....






눈을떠보니 불은 전부 꺼져있었고 멜리사와 제시카만이 당구대 밑에서 모기장을 쳐놓고

잠을자고 있었다..... 일단 귀찮아서 나도 쇼파에 모기장 하나 대충걸치고 다시누웠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무렵....






갑자기 럭키가 미친듯이 울어댄다.....짖는게 아니고... 뭐라고 표현할까....?

누가 럭키 목을 졸라서 럭키가 죽기 직전에 우는 울부짖음 이라고할까???

너무너무 괴롭게 울어댔다.....

그리곤 엄마잃은 새끼인양 아주아주 구슬프게 흐느꼈다....

나는 아까먹은 새우주둥이 부분에 있는 긴 가시가 내장을 찔렀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잠이 들어버렸다.......








날이 밝았다......

멜리사가 어제 무슨일 있었는지 아냐고 나를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져 물었다....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나한테 앉아보라더니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어제 럭키가 우는게 너무 안쓰러워서 달래주러 갔는데...

럭키는 완전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한 채 울고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한시간을 울다가 좀 진정 되는거 같아서 다시 잠을 청할려고 했는데....

럭키가 문쪽을 계속 주시하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 모습을 보고 문을 닫아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10분뒤.....

쿵....쿵...쿵....쿵....쿵.......

이건 계단 밑에서 철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고 했다.....

밑에는 아무도 없다...3층에만 댄,멜리사,제시카 그리고 나 4명이 있을뿐이었다....

댄은 11시쯤 일찌감치 곯아떨어져서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멜리사랑 제시카는..그렇게 그날밤 잠을 설쳤다고 했다....






나는 그소리를 듣자마자 제사날짜 내일 아니냐고 애들한테 물어봤더니.......

제사는 그날짜가 맞는데 어제는 귀신들의 날이었다고 했다......

그뒤에 해주는 얘기는 중국이 어떻고 저떻고.....이해가 안되서 그냥 듣는걸 포기해버렸다....





그리고 늦은감은 들었지만 그날 손수 제단에 거미줄도 치우고 깨끗히 씼어서 과일을 놓고

다시 향을 피웠다....

제사가 끝나고 과일을 먹었는데 김 다빠진 콜라같은 맛이었다...평소먹던 과일 맛이 아니었다.....

이런 맛없는 과일은 캄보디아엔 없다...  밍밍 그자체였다...그것도 그날 산건데.....

이건 영혼이 와서 먹었다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을거같다....



이젠 럭키가 조금이라도 짖기만하면 자동으로 뒤를 돌아보게된다..... 










10 Comments
etranger 2010.08.28 12:29  
왜 개가 그렇게 발광을 했을까  ?  긴장 되네요
SunTattoo 2010.08.28 12:41  
저도 그게 진짜 궁금해요....
SunTattoo 2010.08.28 12:47  
보통 잘때 럭키는 제가 안고자거나 제옆에서 자는데 자다말고 문쪽으로가서 짖을땐
\어떻게 해석해야할까요??
꾸용 2010.08.28 16:26  
한국의 개들도 가끔 그런답니다...분명 누가 올때만 문을 긁는 아이가 아무도 안올때도 문을 긁을때도 있지요....개들의 시선으로도 세상을 한번 바라보고 싶어지네요. ^^
SunTattoo 2010.08.28 20:06  
문열어 달라는듯 철문 두드리는 소리는 어떻게 해석하까요??
개는 곧 죽을듯이 울고있고....
꾸용 2010.08.29 11:35  
음...그건 좀 무섭네요...열면 아무도 없겠죠?  >>ㅑ~~
혼자계실때그러면 미칠듯......아니면 적응되거나..

전 가위에 잘눌리는 체질인데....체질인지 뭔지 암튼 잘 눌려요...
처음엔 무섭고..살도 많이 빠지고 했는데....
이제는 눌리면...눌렸구나..-_-;; 피곤한데...아씨......저기누가 처다보는건가?
좀 빨리 가지....아씨.....그런식이 되어버렸어요..
그리고 신기한건....(지금은 잘 안가지만 전 천주교신자..)
기도문 몇번외우다보면 풀리더군요...(기도문탓인지 집중한탓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이겨내세요.....혹시......영혼들도 문신을 하고싶어 왔을수도....

아...위로 할려고 하는데 자꾸 횡설수설....헛소리만 하는거 같아 죄송합니다
SunTattoo 2010.08.29 12:13  
ㅎㅎㅎ 아니예요....위로받고자 적은것도 아니구요...
만약 영혼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집에 왔다면 ..
그 영혼이 왜 우리집에 왔는지...나한테 뭘 원하는지를 알고 싶었을뿐이였어요....
좋은영혼인지 아닌지도 궁금했구요...
단지 그날이 귀신의 날 이라는걸 알고있어놓고 무시했던 제 잘못이었겠죠..

사실 조금 무서운감도 있었는데 그 뒤로도 쭉 저는3층에서 잤습니다..
내집을 내가 무서워하면 어떻게 지내겠어요....^^
프놈팬난민 2010.08.28 22:40  
난.......평민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데.......
likesc 2010.12.07 07:20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여러 나라에서는 개나 고양이 같은 짐승이 사람보다 먼저 영혼을 인식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이시스 상을 발굴한 대장의 집에서도 그 사람 애완견이 가장 먼저 반응해 시끄럽게 울다 죽었다는 일화도 있죠. 님이 계신 곳이 캄보디아고 캄보디아는 또 유적지가 많은 곳이니까 그런 곳일수록 주변의 영혼이(란 게 정말 있다면) 아무래도 다른 지역들보다는 모이기도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예전 글이지만, 님 글은 여행객의 입장에서 집중해서 고맙게 보게 되네요... 눈팅만 하다가 댓글 남깁니다.
박시원 2010.12.24 15:29  
모든 글을 읽다 느낀게요.
처음 가셨을때 외국어땜에 많이 어렵고 힘들어 하셨는데...
요세글의 대부분은 외국인 서양인들과도 교류를 잘 하시네요.
영어... 캄보디아어...어느정도 많이 향상 되셨나봐요.
말이 안통해 답답해 하는 글은 없는거같아보여서요, 이젠 외국인과 어깨를 나란히 두고
담소를 나누시게 되셨나요? 다행이다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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