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해산물 부페 사기 경험
조금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지난 1월에 있었던 일인데... 글이 좀 깁니다.
카오산에서 짜오프라야강 넘어가는 삔카오다리가 있습니다. 걸어서 넘어갈 수 있죠.. 그 다리 건너 왼쪽편에 강변으로 해산물 부페 식당이 있습니다. 이름은 잘 모르겠고 거의 현지인들만 있는 곳입니다. 여행 마지막날이라고 좀 거하게 먹어보자고 식구 4명이 갔습니다.
입구는 마치 우리나라 예전 지하철 입구처럼 막대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허벅지로 밀고 들어가야 했습니다. 들어가자 마자 메니저인듯한 점잖게 생긴 아저씨(유니폼이 아닌 사복)가 오더니 우리가 태국사람이 아닌것을 아는 듯이 어디서 왔냐? 몇 명이냐 묻더니만 자기가 자리를 안내해 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화장실 먼저 갔다가 자리잡은 곳에 갔더니 유니폼을 입은 여종업원이 와서 그 아저씨랑 뭐라 뭐라 하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는 잠시 후에 화덕이 3개가 3테이블에 놓이더군요.. 순간 왜 3개지? 하면서 뭐 옆자리에 누가 있나? 생각하고 기다렸습니다. 잠시 기다리는 데 큰아이가 그 아저씨랑 입구쪽 생새우 잡는 곳에서 이야기를 나구고 있는 것을 보고 데리러 갔습니다. 큰아이가 태국어를 좀 할 줄 알거든요.. 암튼 갔더니 큰애 왈 '아저씨가 선불이라고 돈을 내라고 한다'고 하길래 다 계산해보니깐 1140여밧(불판 1개당 30밧?정도, 저는 당연히 불판 2개만 계산했구요) 되더군요. 그래서 1200밧을 주고 잔돈 달라니깐 자리에 앉아 있으면 가져다 주겠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그 아저씨가 잡아주는 생새우 몇마리 받아다가 자리에 와서 열심히 먹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음식은 그닥 맛있지는 않았지만, 암튼 한참 기다리는 데 아저씨가 안오길래, 사람이 너무 많고 식당이 커서 그런가 하고 또 기다렸지만 하도 안오길래 이상하다 싶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리 자리옆에 있는 계산서를 보니 5명으로 기록이 되어 있지 않겠습니까? 뭐지? 하면서 아까 유니폼입고 우리 테이블 잡아줬던 여직원에게 그 아저씨 어딨느냐? 그리고 왜 여기 5명으로 기록이 되어있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큰애가 태국어로 했죠.. 그리고 나서 입구쪽 카운터로 가더니 한참 심각하게 말하는 데 제가 따라가 봤더니, 그 신사아저씨가 가게 밖으로 나갔다는 겁니다. 지갑을 두고 왔다고 지갑가지고 오겠다고 말하고 말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래 계산이 다 되면 나갈 수 있는 곳이더군요... 그 아저씨는 종업원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일행이랑 자연스럽게 움직이길래 그냥 손님인 줄 알았다는 군요.. 아차 당했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당신네 종업원과 그 아저씨가 이야기를 하고 자리를 잡아 주었으니 우리는 당연히 여기 종업원인 줄 알고 계산도 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우리 자리를 잡아줬던 종업원아가씨(알고보니 그 아가씨가 종업원 매니저쯤 되더군요)랑 전후 상황 이야기 해보니 그 아가씨도 그 사람하고 자기가 대화했는데 5명이다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결국은 우리가 다시 계산을 하라고 하더군요.. 너무 억울해서 종업원인줄 오해하게 된 상황에서 돈을 지불했는데 어찌 또 내라고 하냐고 항의하면서 경찰을 불러 달라고 했습니다. CCTV확인하자고! 자기네 가게 사장인지 총괄 매니저인지랑 통화도 하고 나서 한참 후에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정복 2명, 사복 1명! 같이 CCTV확인하려는데 문제는 CCTV화면을 볼 수 있는 비번을 아는 사람이 지금 다른 곳에 있다고 해서 거의 1시간 가량을 또 기다렸습니다. 경찰들과 그동안 상황설명 하면서 이야기 나눴구요.. 한참 후에 그 비번을 아는 사람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화면을 찾아내지를 못하는 겁니다.. 다른 글에서 보면 경찰하고 현지업체하고 짝짜쿵하는 듯한 인상을 많이 받았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사복 경찰 1명이 매서운 눈매를 하면서 종업원들에게 날카롭게 따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라구요.. 물론 태국어를 아는 큰 딸이 옆에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요... 결국은 지금 당장은 CCTV를 확인할 수가 없다고 하면서, 뒤늦게 온 총 매니저(?)인듯 한 여자가 경찰들과 이야기를 하더니 우리 딸에게 음식값은 다시 받지는 않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나서 경찰이 와서 하는 말이 '지금 경찰서 가서 사건 신고 접수하고 결과 기다릴수도 있고, 음식값 내지 않아도 되니깐 여기서 그냥 종료할 수도 있다. 물론 자기들은 여기 CCTV를 나중에라도 확인해서 그 사람 찾아내겠다'는 겁니다. 어차피 담날 새벽에 떠날 상황이라 그럼 그냥 음식값 더 지불하지 않고 끝내겠다고 상황종료 했습니다.
경찰이 어디로 가느냐 택시잡아 주마 했지만 그냥 걸어가겠다 하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큰애에게 넌 태국어를 할 줄 알고 같이 이야기를 했는데 왜 그걸 몰랐냐 물으니깐, 그 남자랑 여종업원이랑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길래 신경 안썼다고, 다만 4명인데 5명이라고 하는 말은 들었지만 왜 5명이라하지? 생각만 하고 말았다는 겁니다... 사기를 당하려니 뭐에 씌인 것 처럼 어이없게 당하더군요. 암튼 지나고 보니 재밌는 경험있었습니다.
결론은 카오산에서 삔카오다리 건너 강변 해산물 부페를 이용하실 분들은 유니폼입지 않은 사람에게는 절대 돈 선불로 주면 안된다는 거.... 유니폼 입은 종업원들이 자리 안내하고 불판 세팅도 해주고 다 먹고 나갈때 입구에 있는 계산대에서 계산 후 가게를 나올 수 있습니다. 혹시나 거기 가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