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ized Travel - 8. 단순함과 느림의 역습 from 폰사완 to 농키아우
세상의 변화는 자본이 결정한다.
자본의 탐욕이 방향을 잡으며
자본의 반이성이 속도를 조절한다.
그러나 폰사완에서 므앙히엠을 거쳐 농키아우에 이르는 길위의 변화는 흐릿하고도 느리다.
나캄펭Nakhampheng마을의 포탄 장벽은 몇십년째 녹이 슬고 있으며
나싸이B.Naxai마을의 농부는 부모의 노동을 그대로 유산으로 받았고
피우동굴Tham Piew의 슬픈 이야기는 이 골짜기에서만 떠돌고 있다.
남늠마을B.Namneum의 노모는 수년전과 같은 행색을 하고 있으며
그때처럼 며느리의 이른 아침 일과는 쭉정이를 고르는 것이다.
아직도 도색되지 않은 푸라오Pholao 삼거리 입간판 아래에는
어제처럼 사는 사람 보다 많은 파는 사람의 느긋함이 있다.
어제처럼 소란스러운 흥정 대신 담백한 행위만 있다.
므앙히엠MuangHiem온천의 수온은 여전히 사람을 모으지 못하고 있고
삼숨Samsoum 고갯길은 여전히 먼지를 뒤집어 쓰며 넘어야 한다.
푸팃푸엥PhouThidPhueng에서 보는 산그림자는 파헤쳐진 흔적없이 온전하다.
자본의 유혹에 가까이 있는 농키아우Nongkiaw도 그리 달라진게 없다.
세상의 변화는 자본이 결정한다.
자본이 관심을 주지 않은 400km의 산길 세상에는
모든 변화의 방향은 흐릿하고 속도는 느리다.
그탓에 역병의 확산 방향은 사라지고
역병의 확산 속도는 멈췄다고 믿고 싶다.
그런 믿음으로 다양하고 빠른 변화를 강요하는 세상을 향해
단순하고 느려서 안전할 수 있음을 변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