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라비에서 2 - 인생여행 번외편
어제는 끄라비 타운 내에 있는
한 카페에서 캠핑을 했습니다
요트 마리나
바로 옆이죠
여기서 캠핑하게 되기까지 사연이 좀 있는데
시작은 일주일 전 여기서 식사를 할 때입니다
흔치 않은 외국인이라 그런지
주인이 와서 이야기를 걸더군요
알고보니 무슬림 커뮤니티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카페였습니다
어디서 묵느냐 해서 캠핑한다 했더니
이 카페 옆에 있는 잔디밭에서 하랍니다
보통은 제가 물어보고 허락을 받는 식인데
이 분은 반대로 저에게 오라고 강권을 합니다
여행자들 중에도 정말 별별 사람이 다 있지만
현지인들 가운데도 정말 대단한 분들이 많습니다
세상을 둘러본 여행자들이 더 오픈 마인드일 것 같지만
제 경험상 정말 개방적인 사람은 로컬 쪽에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제 밤에 가서
밥 먹고 텐트를 칩니다
카페는 아직 영업중 ㅎㅎ
오늘
아침
제 텐트 안 살림살이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셔서
ㅎㅎㅎ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어떤 식으로 캠핑을 하는지
실례를 들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고 싶어입니다
보기엔 아무 데나 막 펼치고 자는 걸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캠핑 장소와 타이밍을 엄청 신중하게 고릅니다
나 자신도 지키고 타인과 환경도 지켜야 하니까요
시작한 김에 조금 더 가봅니다
오늘은 '리얼'이네요 ㅎㅎ
이곳은 오늘 아침에 이용한
한 사원의 화장실입니다
샤워실이 따로 있는 경우도 많은데
여기는 이렇게 화장실만 있었습니다
그래도 샤워를 하기에는 충분합니다 ㅎ
어떻게 이런 데서 씼느냐 하시겠지만
사원의 스님들도 이런 곳에서 씼고
현지인들도 낮에 땀 많이 흘리면
들어와 몸에 물을 뿌리고 나갑니다
마음의 저항 때문에 처음에는 좀 힘든데
계속 하다 보면 노래도 부르고
셀카도 찍게 됩니다
ㅎㅎ
이렇게 한뎃잠을 자고 화장실 샤워를 한 후,
카페에서 여유롭게 모닝 커피를 마셔줍니다
야생남에서 차도남으로 변신하는 거죠 ㅎㅎ
오늘의
마지막
이야기
* * *
여러가지 상황 다 제쳐두고 딱 여행만 보자면
태국은 지금 여행하기에 정말 좋은 때입니다
도미토리에 가도 늘 방을 혼자 쓰고
카페나 식당들도 할인을 많이 합니다
어제 현지인에게 미안해서 돈을 더 쓴다고 했는데
한국도 어려운 상황인데 괜히 염장지르는 것 같아
이제 글을 그만 쓸까도 심각하게 고민했었습니다
* * *
그런데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누군가는 내 여행을 통해 대리만족을 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삶과 여행을 접하는 기회가 될 거라는 희망에
인생은
쓸수록 달아지는
카라멜 마키아토 같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