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of 2024 - 33. 다시 무깡차이 from 따수아
따수아의 높은 땅에서 부는 한기와 우기의 짙은 습기에 기어코 감기에 걸렸다.
이왕이면 나무와 강이 경계를 이루는 무깡차이에서 감기의 시간을 가져보고자 박옌을 거쳐
베트남의 3대 고갯길중 하나인 카우파KhauPha를 넘어 무깡차이에 이른다.
8월의 용척 다랭이논의 풍경은 4월 초나 9월 말의 풍경에 비해 극도로 단순하다.
진초록의 단색 바탕에 빗줄기가 투명하게 채색되거나 할 뿐이지
논에 물을 받거나 모를 낼 때의 다양한 황토색도, 농군의 고단한 노동도 없고
벼가 익어 벨 때의 출렁이는 황금색도, 여행객의 감격스러운 환호도 없다.
그렇기도 해서 이번에는 무깡차이의 시내에 있는 숙소에 머물며
우연히 알게 된 일본인 자원봉사자와 식사 약속을 지켜야겠고
더 머물 것에 대비해서 강물 소리가 조용한 다른 숙소를 알아봐야겠고
더 멀리 이동할 것에 대비해서 날짜별 일기예보와 구간별 산사태 정보를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