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락객 in Angkor Wat [둘째날]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 캄보디아
여행기

행락객 in Angkor Wat [둘째날]

최사장 1 3772
혼자 여행다니면서 끄적끄적했다가 다시 여기에 정리하니 스스로 여행 정리도 되는것 같아 좋네요.. 므흣.

짧은 여행이었지만 정말 므흣했습니다.

======================================================================

12월 20일 월요일.

평소에 회사 갈때는 절대 일어나지도 못하더니만 2시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단한통의 모닝콜로 아침 7시에 눈을 떠버렸다. 서울에서도 이랬으면 지각이라는 단어는 내 회사생활에 없을 텐데 ;;;;;  냉큼 샤워때려주시고 어젯밤에 챙겨둔 옷으로 변신하고 아침 부페 먹으러 내려간다.

짐챙길때 고민했었던 운동화. 샌들도 없어서 여름에 신었던 쓰레빠 신고 갈까 고민도 잠깐 했었는데 역시 운동화를 가져온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샌들 발에 잘~ 맞는거 아니면은 운동화가 반드시 필요할것같다.

반바지에 반팔티에 모자에 운동화. 그리고 마무리로 선블록으로 무장하고는 아침먹으러 내려간다. 커억. 아침 죽인다. 정말 왠만큼 거한 아침 뷔페많이 봐왔지만 쌀국수까지 있는것을 보고는 깜딱놀래며 이것저것 먹어준다. 아.. 쏘세지만큼은 최악이었다.

태국에서도 그랬지만 이상하게도 오이가 맛있다. 원래도 좋아하지만 이동네 오이는 매우 달고 시원했다. 미친듯이 오이만 거의 한개씩을 먹은것 같다.
오이 너무 맛있다 ㅠ.ㅠ

약한 장이 걱정된 나머지 아침에 화장실을 가고는 다시 아침먹고 화장실로 달려가준다. 미리 사가져온 정로환 당의정을 챙겨주실까 하다가 걍 포켓휴지 있는것으로 대비해주신다.

8시. 어제 서울가든에서 소개해준 툭툭기사 Mr.Sayon 이 호텔입구에서 종이를 들고 있다. 수염 기른모습이 딱 김흥국이다. 그나저나 이름이 사용? 최근에 마케팅 했다가 실패했던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이 내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영원하라 감사용 ㅠ.ㅠ~~

오늘의 일정을 설명해준다.
앙코르와트->바이욘->타께오->타프롬->반티아이크데이->스리스랑->그리고 프놈파켕 일몰.

앙코르 와트 가는길의 체크포인트로 데려간다. 역시 미리 알아둔 덕에 사진 꺼내고는 3일짜리 패스를 끊는다. 연장하면 어쩌고 저쩌고 머라머라 하는데 대충 웃어주니 바로 만들어서 얼굴보고 나눠준다. 사진없으면 새로 찍어야 한다는데 어딘지 알지도 못하게 얼릉 가라고 툭툭있는데를 가리킨다. 가지뭐.

다른 여행지의 느낌이야 굳이 쓸 필요는 없을듯 하다. 다만, 앙코르왓과 바이욘도 감동스럽지만 타 프롬이야말로 나한테 있어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 사진으로만 봤던 나무가 휘감아 부서뜨린 사원이라니!! 늘 꿈꿔오던 그 풍경이었다. 이것이야 말로 내가 생각해오던 앙코르 와트였고, 이거야 말로 인디아나 존스며 툼레이더 였다. 안젤리나 졸리처럼 뛰어댕기며 좋아하다가 어느덧 점심시간.

툭툭 기사를 앞세우고 유적지앞의 식당엘 가본다. 말이 좋아 식당이지 걍 길가에 천막쳐놓고 음식파는 노점같다. 뭘먹을지 무쟈게 고민하다가 걍 무난한 에그샌드위치를 조심스레 골라본다. 툭툭 기사 사용은 밥과 고기/야채 볶음. 젠장 먹어보니 무쟈게 맛난다 ㅠ.ㅠ 바꾸자고 할 수도 없고 다음번엔 반드시 저걸 내가 먹을테다 다짐하며 우걱우걱 맛있는 척 하며 바케트빵사이의 딱딱한 에그샌드위치를 먹었다. 음료수 시키라니깐 사용 특이하게도 두유를 시켜놓고 좋아라한다. ㅎㅎㅎㅎ 재밌네. 마지막에 사용이 머라머라 하니깐 자스민차를 주전자채 주고 간다. 좋다.공짜.

전에 파리 배낭 여행 갔을때 오르세이 미술관이 생각났다. 전혀 준비없이 갔던 그곳에 어디선가 본듯한, 교과서에 나온듯한 그림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이 마치 화장실 벽지처럼 지나간 슬픈 기억... 이번엔 그래서 나름대로 책도 사보고 준비를 해주었다. 반드시 필요하다! 역시 지나치는 돌덩이가 될수도 있었지만 책이랑 한개한개 맞춰보면서 천천히 진행을 해간다.

트래블 게릴라에서 산 책이 두께도 얇고 좋긴한데 방향같은 면에서 조금 틀린 부분이 있는것 같다. 다음에는 미국애들 들고 다니는 두꺼운 책-도면도 실려있는-을 사서 보면 좋을것 같다. 참. 나침반도 작은 녀석이 있으면 좋겠다. 당췌 방향감각이 없어져 버렸다.

어느새 하루는 후다닥 지나가 버리고 석양을보러 프놈바켕으로 이동을 한다. 경찰들이 길을 막고 호들갑을 떨기에 뭔일이냐고 물어보니 호~ 캄보디아 국왕이 바이욘에 오는 길이란다. 야 이게 왠떡인가, 알아서 구경거리가 생겨주네~ 하며 길가에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 한무리의 차량 행렬이 지나간다. 캄보디아 국왕. 리무진 컨버터블이라도 타고 있을줄 알았더니만 렉서스대형SUV에 타고 지나간다.

프놈바켕. 무쟈게 힘들게 기어 올라갔다. 운동 절대 못했던 탓인지 오전오후에 앙코르와트 꼭대기와 바이욘 기어올라온 티 내며 다리에 알이 배긴다 ㅠ.ㅠ 다리 후드득 떨며 결국 꼭대기까지 올라와서 기다리니 많이 듣던 시끌벅적한 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한국인 단체 아저씨 아주머님들. 가이드가 20분정도 후에 낙조 보시고 아래에서 40분까지 만나자고 하니깐 한떼의 아저씨들 화를 내신다. "서해대교 낙조 보았는가? 아 그 멋있는게 있는데 뭐하러 봐~!!" "맨날 보는 해지는걸 보라고 이 높은데를 우릴 데려온거야!!" ㅎㅎㅎ;;;  결국 해 떨어지기 전에 내려가신다.

실은 나도 잠깐 고민하다가 뒤를 돌아보니 수백명의 사람들이 같은 방향의 하늘만 바라보는게 재미있어서 그대로 자리잡고 앉아서 석양을 기다린다.

늘 생각없이 사무실에서 보던 석양도 이렇게 뿌듯하게 느껴질수 있다니.. 정글사이로 보이는 해가 멋지다.....

석양들 뒤로 하고 다시 툭툭이가 달린다.

저녁은 어제 서울가든에서 바우쳐 샀던 쿨론. 오 입구부터 꽤 크다. 바우쳐 내밀었더니 무대 왼쪽으로 자리내어준다. 괜찮은 자리네 ^^ 얼릉 앙코르맥주한병시키고 밥먹으러 간다. 쌀국수부터 샐러드에 음식도 나름 가짓수가 많다. ㅎㅎ 흐믓하게 한접시 들고 자리에 오니 어 아가씨가 내자리앞에 서있다. 뭐가 잘못되었나 눈 똥그랗게 뜨고 가니깐 헛, 병 안따고 고대로 들고 있다가 내가 앉으니 그제서야 맥주 따서 따라주고 간다. 왠지 대접받는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음식 첫 시식. 깜짝 놀랬다. 입에 너무 잘맞는다. 쌀국수 살짝 냄새를 맡는다. 으윽 조금 역한 냄새가 나는것 같았다. 한입 국물을 조심스레 먹어본다. 켁. 정말 맛있다 ㅠ.ㅠ  너무도 어이없게도 음식들이 다 입에 맞아서 잠깐 당황해 줬다. 특히 러시안 샐러드라는 계란버무린 샐러드도 맛나고 역시 또 오이. 오이가 너무나 맛나더라.

공연이 시작되고 캄보디아의 모든 이쁜이들은 다 무대에 올라선것 같다. 신나게 사진찍으려 카메라를 켜는 순간. 배터리 아웃 ㅠ.ㅠ 크흑. 다행이 태사랑에 압사라 공연 사진이 많아 그걸로 위안해야 겠다. 낮에 미친듯이 찍어댄 사진덕택에 하루만에 카메라 배터리가 나가다니 ㅠ.ㅠ

공연이 끝나고 나니 한무대기의 일본관광객들이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다. 아앗 저런것도 가능하단 말인가! 하지만 내카메라는 배터리가 없다. ㅠ.ㅠ 안타깝다...;;; 반드시 예비 배터리를 들고 댕겨야 겠다는 뒤늦은 다짐을 다시 해본다.

식사 후 사용이 환하게 웃으며 툭툭앞에 서있다.
"사용, 마사지 받고 싶어. (발마사지랑 타이 마사지 받으라는것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용, 수줍게 웃으며 "붐붐 마싸-? "하고 묻는다

"아니아니 그냥 마싸지, 발마싸지 같은거"

"굳 마싸지?"

"엉 굳 마싸지"

"오케~"

하고 달려간다. 잉? 어둑어둑한 골목길로 나를 데려가네. 얘가 잘못 이해 했나 싶어서 고개를 쭈욱 빼니 이상한 병원 마크 붙어 있는 앙코르 헬스라는 마시자 가게로 데려간다. 입구를 보니 이상한 가게는 아닌것 같아서 걍 들어간다.

"몇시간 받을래?"

"글쎄 2시간?"

"그럼 일단 여기 앉아서 발부터 씻자"

"그려^^"

2시간 뽀독뽀독 타이마사지 받고 내려오니 자스민 차를 준다. 므흣하며 흐늘흐늘한 몸으로 계산하러 가보니 허걱 40$ -_-;;;  뭐냐 이거 했더만 자기네는 정통 마사지가 어쩌고 한시간에 20$이고 어쩌고 젠장. 바가지 쓴것 같기도 하다. 아님 제대로 내가 받은것 같기고 해서 걍 내고 온다.

사용한테 한소리 한다.

"사용, 내가 말한건 굳마사지지 익스펜시브 마사지가 아니었어 ㅠ.ㅠ"

"어 굳마사지가 익스펜시브 마사지 아냐?"

"내일은 좀더 싼데로 델다줘 ㅠ.ㅠ"

"오케이 오케이 "

크흑. 생각지도 않은 지출에 맘을 추스리며 얼릉 자러 가본다.
낼은 아침 4시30분 기상.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 하며 냉큼 잠을 청해본다.
앙코르와트의 첫날밤이 이렇게 지나가는게 지금생각해도 아쉽다....
1 Comments
ㅋㅋㅋ 2005.01.16 01:55  
  마시지는 진짜 바가지 썼네요. 전 6불 주고 전체 마사지 했는데...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