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와 망구의 묻지마 관광은 인도에서도 계속된다 ㅡ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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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와 망구의 묻지마 관광은 인도에서도 계속된다 ㅡ 17

삼천포 13 3329
7월5일.
오늘 아침은 특이하게 라면볶음.
우리는 평범한 초멘을 시켰을뿐인데, 나온건 라면땅처럼 덜 익은 이상한 요리......든말든

우리는 꿀돼지답게 꿀꿀꿀~잘 먹어쪄염~뿌잉뿌웅^^;;(늘상 위염에 시달리는

나의 예민한 위벽을 살살 긁어주는 거칠거칠한 라면땅들 ;;;)
오늘도 언제나 그렇듯이 성실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잉여답게
루프탑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커피 식기도 전에 원샷 때리는 여자 ㅋㅋ(생맥주 거품 꺼지기도전에

500cc 원샷하고 아저씨 트림하는 여자이기도 함) 하는 일도 없는 잉여잉여꾼 주제에

성격은 또 드럽게 급해요~
입천장 다 데도록 뜨거운 커피를 홀랑 털어넣고.
롭 티처를 만나 아침 공부 시작. 공부20 수다80 의 비율로 몇시간을 보냄 ㅋㅋ
아침부터 공부하기 싫어, 뿌우~뿌우~딴짓하며 롭 티처한테 까불까불 장난 치다
여행필수 생존(?)티벳어만 콕 찝어 쪽집게 과외받았음.
(잘생겼어요! 멋있어요! 저랑 커피 마실래요? ㅋㅋㅋ 등등으로 지식은 충분.

더이상의 배움은 거부한다! Naverㅋㅋ)
그리고는 이 날 뭘 했는지, 어디서 뭐하고 놀았는지, 여행 수첩에 안 적어놔서
기억도 안나고, 그래서 이날은 이걸로 끄읏!
우왕~ 이건 똥멍충이 여행기세요??? ㅡㅡㅋ

7월6일.
우와~!!!
오늘은 존경하는 달라이라마의 생신날.
달라이 라마 생신 축하드려요!!!!!^^
아침 일찍 일어나 오늘은 아침 식사를 뒤로 미룬 채(오올~꼴에~ㅋ) 템플에 갔다.
아침부터 모인 수많은 인파를 뚫고 좋은 자리를 잡아서 가져온 돗자리를 깔고 생신 축하 행사를 봤다.
행사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면서도 경건했다.
우리는 달라이 라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기도를 드리고 나왔다.
아쇼카에서 8인조와 함께 아침을 먹고.
새로운 숙소를 구하기 위해 돌아다녔다.
우리의 숙소 핑크 하우스는 너무너무 만족스러운 곳인데,
달라이 라마 강연 기간이라 여행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오던 때라
숙소비가 무려 2배3배씩 미구 뛰던 때였다.
우리가 그때 400루피에 묵고 있었는데, 친절하던 주인장이 갑자기 돌변해

방값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1000루피를 내라고 했다.
망구는 그냥 있자고 했는데, 나는 돈때문에 갑자기 불친절해진 주인장의 태도가

너무 기분 나빠서 다른 숙소로 이사를 가자고 했다.
여기저기 방을 보러 다녔지만 가격도 너무 비싸고 딱히 맘에 드는데가 없어서 그냥 가까운 옆집으로 이사.
프렌즈 게스트하우스.
음음...
쫄딱 망한 부잣집 공주님이 단칸방으로 이사한 듯 한 느낌(이 뭔지는 잘 모르겠음, 사실.
부잣집 공주님으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ㅡㅡㅋㅋ)
요기는 우리가 사랑하는 테라스가 없음. ㅠㅠ
그냥 복도에 의자 놓고 앉아서 먼산을 바라봐야함(인데 풍경은 핑크장보다 훨 멋짐.

멀리 트리운드 설산이보임)
암튼, 어쨌든 이사를 하고.
언제나처럼 산책을 하다가 맥주 사와서 멀리 보이는 트리운드를 바라보며 마셨음.

복도식 아파트같은 구조라 옆방에 시끄러울까봐 거의 귓속말하듯 수다떨었음.

그러다 가끔 빵터지면 방으로 뛰쳐들어가 껄껄껄 웃다가 다시 나오고ㅋㅋㅋ지금 생각해보니 웃기네ㅋㅋㅋ

걍 방에서 편하게 처마시지ㅋㅋㅋ방이 너무 그지같아서 그랬었나 ㅋㅋ

그런데 킁킁..킁킁..이게 무슨 냄시지? 혹시 술냄새 안나요? 여행기에서.ㅋㅋㅋㅋ

분명 이 여행기는 아름답고 소녀소녀한 여인이 쓰고 있는데 왜때문에 여행기에선

아저씨 술냄새가 나는 것 같죠? ㅋㅋ 컹컹컹.



7월 7일.
우왕~ㅠ.ㅠ;;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오늘은 티칭을 놓쳤다.
그래서 늦은 아침을 먹고 8인조와 함께 박수 나트 나들이에 나섰다.
망구는 안가겠다고 해서 오후에 만나기로 하고 나는 8인조와 함께 박수에서
쇼핑도 하고, 차도 한 잔 마시고, 앙증맞은(ㅋㅋ)박수 폭포 구경도 하다가
다시 맥간으로 돌아와 망구를 만나 함께 도깨비로 가려고 걷다가...
봤다!!!!!!!!!!!!!!!!!!!!!!!!!!!!!!!
우왕!!!!!!!!!!!!!!!!!!!!!!!!!!!!!!!!!!!!!!!!!!
보고도 믿기지 않아서, 내눈을 자꾸만 비벼댔다!!!!!!!!!!!!!!!
망구에게 물어보니 꿈이 아니라고 했다.
망구도 믿을 수가 없다며 내볼을 자꾸만 꼬집었다.
나는 망구에게 꼬집힌 볼이 전혀 아프지가 않았다.
왜냐하면 내 눈앞에 그분이 서계셨기 때문에...
우리는 보았다!!!!!!!!!!!!!!!!!!!!!!
양.조.위!!!!!!!!!!!!!!!!!!!!!!!!!!!!!!!!!!!!!!!!!!!!!!!!!!!!!!!!!!!!!!!!!!!!!!
망구와 천포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좋아하고, 연모하고, 흠모하는 그 분!!!!!!!!!!!!!!!!
양.조.위.오빠를~!!!!!!!!!!!!!!!!!!!!!!!!!!!!!
그 분이 뜸금없이 맥간 길거리에 서 계셨다.
우리의 오빠가,
화양연화에서, 아비정전에서, 무간도에서, 첩혈가두에서, 해피 투게더에서 봤던 그 분이
맥간의 길거리에서 한가롭게 서 계셨다.
주변에 스텝들로 보이는 몇몇 사람과 지인들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스카프를 고르고 계시던 양조위 오빠.
소탈하고 평범해 보이는 그분을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나중에
인디안 친구들과 티벳탄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양조위가 누구임? 하고 반문했음..ㅋㅋ )
그 거리에서 가슴이 콩닥콩닥 미친년 널을 뛰듯 뛰었던 사람은 아마도 우리뿐이었을거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떨리는 마음으로 그에게 다가가려했으나...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옴마니반메홈!!!
그날따라 카메라를 안가지고 왔음. ㅠㅠ;;;
숙소까지 뛰어가서 카메라를 가져오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서
그분을 놓칠것만 같은 다급함에 나는 무작정 냅다 뛰기 시작했다.
8인조의 멤버인 짝퉁 배용준이 카메라를 든채로 옆 골목으로 가던게 얼핏 기억이 나서.
100미터를 21초에 뛰는 내가 갑자기 우사인 볼트로 변해있었다. 버스 막차가 떠나도

절대 뛰지 않는 나무늘보인 내가ㅋㅋㅋ 우리오빵♡을 향한 뜨거운 사랑의 힘으로 펄펄 날아다니고 있었다.
오빵과 함께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집념이 만들어 낸 초인적인 기적의 현장.ㅡㅡㅋ
나는 삼손처럼 긴 돼지털 머리를 휘날리며 이골목 저골목을 마구 뛰어다니며
"둔상아~ 둔상아~~"하고 애타게 불러대며 짝퉁 배용준을 찾고 있었다.
나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몇 분 안지나 다행히 둔상이를 만나
영문도 모르는 애를 질질 끌고 그분이 계시는 골목으로 데리고 온 다음
두손을 공손하게 모은채로 그분에게 수줍수줍하게 다가갔다.
"사진 한 장만 같이 찍어주세요! 완전 팬이에요!" 라고 말하는데
어찌나 떨리던지, 목소리가 덜덜덜~ ㄷㄷㄷㄷㄷ다리가 후달달달~
오빵♡앞에선 나도 모르게 내안의 소녀가 청순청순하게 튀어나왔다.

맨날천날 배찢어지게 밥먹고 이나 쑤시던 아저씨는 이미 소멸되고ㅋㅋㅋ

나는 완벽한(?)사춘기 소녀로 빙의(안요나 돋네ㅋㅋ나는 킬미힐미세요??)
그옛날 첫사랑 오빠와 첫 데이트를 할때도 그렇게 떨지는 않았었던 것 같은데..ㅋㅋ
그분은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채로(부처님 돋네 ㅋㅋ) 우리와 함께 기꺼이 사진을 찍어주셨다.
우리가 꺄악꺄악대며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그 동안에도 다른 여행자들은
별 반응이 없었다. 천만다행이었다.덕분에 우리만이 짧게나마 오빠를 독점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분을 잘 모르거나, 알아도 관심이 없는 여행자들만 있어서 그랬었던 것 같다.
사진을 찍고 심쿵한 우리가 멍충멍충하게 서있는데 문득 뒤를 돌아보니 우사인 볼트(나)를 능가하는

초강력 회오리바람이 저멀리 박수나트 길에서부터 불어오고 있었다.
싱가폴에서 왔다는 소녀.
그분이 오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30분 거리의 박수나트에서 이곳까지 10분만에 뛰어오다

길에서 굴렀다는ㅋㅋ 그 기적의

부상투혼 소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빠 사랑해요~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잠시 기절 ㅋㅋ
우리는 그날 그분과 두장의 사진을 함께 찍었다.
사진 관리, 기록 이런거 잘못하는 나는 그 사진을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생각도 못했던 뜻밖의 장소에서 엄청난 행운을 누렸던 그날은 아마도
달라이라마께서 생신기념으로 우리에게 내려주신 축복이었던 것 같다.
양조위 오빠, 워 아이 니~~♡♡♡><



망구와 나는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낸 친구지만 싸워본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로 사이가 좋은데,

이날 몇십년만에 첨으로 싸웠다.ㅋㅋㅋ깨알같이 사소한 일로ㅋㅋ싸우다가 서로 빈정 상해 

각자 찢어져서 각자의 길로 꺼졌다.ㅋㅋ

꺼지고 보니 또 속이 상해서 ㅋㅋ아, 왜케 웃기지 ㅋ그땐 꼴에 심각했는데ㅋㅋ길을 걷다가 펑펑 울어버렸다.ㅋㅋㅋㅋㅋ

길거리 벤치에서 한 소녀가(으잉?)울고있는걸 목격하신 미쿡 할매가 가던 길을 멈추고 다가왔다.

눈물 콧물을 질질 짜고 있던 소녀(는 나)는 그와중에도 쪽팔려서 가디건 소매로 콧물은 스윽 닦았다.ㅋㅋㅋ

할매는 내옆에 앉아 내등을 토닥토닥 해주었다.

그리고는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모르는 사람의 품에 안겨 펑펑 울고 또 위로받았다.



사소한 일로 다투고 잠시후 또 아무렇지도 않게 화해한 우리ㅋㅋㅋ꼴에 화해주를 마시자고

핑계삼아 맥글로바에 갔다.

맥글로바는 맥간 최고 최대의 술집으로 온갖 여행자에 인도인에 티벳날라리ㅋㅋ에 패셔니스타에

미스티벳에 별의별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이다.

우리는 범생이(으잉?)들이라 여행막바지까지 딱 한 번뿐이 안갔지만ㅋㅋㅋ왜그랬을까?그것이 알고싶다.
정신없고 소란스럽고 북적북적대는 맥글로바에서 우리도 오랜만에 신나게 놀았다.

그동안 자제하던(꼴에)맥주도 좀 많이 마시고

다른 나라 여행자들과도 수다떨고 단체로 모임중인 티벳 날라리 ㅋㅋ들과 함께 놀기도하고.
파장 무렵엔 갑자기 클럽분위기로 변해 음악도 클럽음악이 나오고 술꾼들 떼로 일어나서 떼춤작렬 ㅋㅋ

와...난 티벳탄들이 그렇게 춤 잘추는지 첨 알았네ㅋㅋㅋ

발이 안보이게 현란한 춤솜씨에 다들 ㅋㅋ박남정인줄ㅋㅋㅋ응답하라1994인줄ㅋㅋㅋ

뭔가 롤라장에 와있는듯한 느낌적인 느낌ㅋㅋ춤이 너무 촌스러운데 또 잘춰ㅋㅋㅋㅋ

뭔가 병신같지만 멋있어 ㅋㅋ(이건 글로 표현이 안돼ㅋㅋ눈으로 직접 봐야함 ㅋㅋ그 빙구같은 매력을)
그렇게 신나게 놀다가 집에 가려는데 밤길은 위험하다며 우리를 바래다준 부끄럼쟁이 존잘남과

명랑소년 존못남 덕분에 무사히 집으로 왔다.
명랑소년은 락커인데, 그 더운 날씨에 가죽바지 ㅋㅋ를 입고 허리까지 오는 긴생머리에

얼굴은 정말 깜놀하게 못생겼지만ㅋㅋㅋ

명랑발랄 유머러스한 성격이라 집까지 걸어오는 10분동안 계속 깔깔유머를 날려서 쉴새없이 웃겨줬음ㅋㅋ

부끄럼쟁이 존잘남은 너무 잘생이라 가슴이 선덕선덕 할 뻔 하다가도 존못남의 얼굴을 보면

뛰려던 가슴이 다시 진정되기도 했다ㅋㅋㅋ
나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ㅋㅋ


7월8일.

세상에나 ㅜㅜ
일어나보니 홍수가 났다.우기라 매일 엄청난 비가 오긴 했지만 오늘 내리는 비는 그동안 오던 비를

전부 합친듯한 어마어마한 양이다.
온동네가 떠내려갈듯 무섭게 쏟아지는 빗속을 철벅철벅 거리며 방 구하러 돌아다니다가

빗물에 떠내려갈뻔했다.진짜로ㅋㅋ
주인새끼가 싫어서(징글징글했음) 방을 옮기려고 빗속에서 무리하게 다녔으나 방이 없음 ㅡㅡ
덕분에 다시 돌아와 이불 싸매고 몸져 누웠음. 몸살이 심하게 나서 밤새도록 끙끙 앓았음.

 

7월9일

하루종일 누워있었음.
망구가 사다준 김밥을 억지로 먹고 다시 쓰러져서 끙끙대다가 잠들고,가끔 잠에서 깨면

망구가 물어다주는 바깥세상의 소식들을 들으며 즐거워했음.열이 펄펄 끓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음.
아픈 와중에도 존잘남이랑 친구 결혼 파티 같이 가기로 약속했는데 약속 못지켜서 어쩌나 걱정했음.

 


 

 

7월10일.

몸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많이 아프다.
누워만 있는것도 답답해서 겨우겨우 일어나 갸키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었다.
언제나처럼 루프탑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금방 피곤해져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 휴식.
한참을 누워있다가 다시 나갔다. 이제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는데 계속 몸이 아프니

더 안타깝고 시간이 아깝다.
플룻선생인 루안과 배드민턴을 치러간 망구를 만나서 산책을 하다가 길에서 존잘남이랑 마주쳤다.
날 보더니 깜놀 ㅋㅋㅋ얼굴이 왜그러냐고 ㅋㅋ왜 나 존못이야?ㅋㅋㅋㅋㅋ
아파서 약속 못지켜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며 내건강을 더 걱정해주었다.

이틀동안 나 찾아다니느라 동네 술집 다 뒤지고 다녔다며, 자기는 공부만 하는 범생이라 술도 안 마시고

술집도 일년에 한 번만 가는데 내 덕분에 10년치 술집 다 가봤다고 ㅋㅋㅋ은근 뒤끝 작렬 ㅋㅋㅋ 뉘예, 뉘예ㅡ,ㅡ


우리는 다같이 카르페디엠 카페로 갔다.
루안의 친구이자 밴드에서 기타를 치는 샴바의 생일이라 다같이 파티를 하기로 했다.
루안의 여친은 한국인. 우리랑 친하게 지낸 시원시원한 성격의 짱예쁜이다.
우리끼리만 우리 셋이 맥간 미녀3총사라고 ㅋㅋㅋ우리끼리만 깔깔댔다.

남들한텐 그런말 안했다.혼날까봐ㅋㅋㅋ
해가 지는 루프탑에서 우리는 다함께 건배를 하며 샴바의 생일을 축하했다.

샴바는 생일 기념 기타 연주를 했고 우리는 돌아가며 노래를 한곡씩 불렀다.
해가 완전히 지고 피자 화덕에 모닥불까지 피워놓고 맥간 최고의 밴드인

루안네 밴드의 라이브 연주를 감상하며,

흥에 겨운 사람들이 저마다 악기 하나씩을 들고 나타나 잼연주판이 벌어지고ㅋㅋㅋ

루안과 그녀는 춤을 추고ㅋㅋ생일 파티는 점점 더 흥겨워진다.
술잔이 마구 돌고 치어스가 쏟아지고 기타와 어울린 잼배 소리는 점점 더 빨라지고

밤은 점점 더 깊어져간다.


 

7월11일.


오늘은 맥간을 떠나 델리로 가는날. 아이 참 씐나는 날 ㅜㅜ
개우울한 기분으로 새벽부터 일어나 쭈굴쭈굴해 있다가 아시아나에 전화해 연장하려하니 자리가 없다.ㅡㅡ

그래, 그냥 돌아가자. 미련을 버리고ㅠㅠ
아침에 티칭에 갔다가 달라이라마를 뵀다.
옴마니반매홈! 사랑해요!
맥간에 사는 티벳인들도 달라이라마 뵙기가 쉽지 않다는데 나는 운이 좋았던건지 그 이후의 여행에서도

세 번이나 더 영접하는 행운을 ^^심지어는 수많은 인파속에서

그분과 눈이 마주쳤는데 나에게 손짓까지 해주시는 영광을 누리기도 >.<
사랑해요♡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집에 와서 짐을 꾸리고 낮에 롭티처네 집에 놀러갔다.롭은 우리가 맥간에서 처음 사귄 친구이자

우리의 티벳어 선생님이다.

쏘쿨한 성격에 굉장히 똑똑하고 잘웃는 친구였다.
롭은 우리와 헤어지는게 아쉽다고 엄청 서운해했다.
우리셋은 부둥켜안고(?)울다가 헤어졌다.
근데 왜 밥은 안줘?손님을 초대했으면 밥은 맥여야될거 아냐?ㅡㅡㅋㅋㅋ
롭네서 나와 동네 산책하다가 마지막으로 코라 한바퀴 돌고

정들었던 동네 사람들과 작별 인사도 하고,친구들과도 인사하고ㅜㅜ
밤버스를 타기 위해 배낭을 매고 걷는데 순간 배낭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니

티나와 링치가 우리의 배낭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마날리에 갔을때처럼 우리 배낭을 대신 매고 걸어가는 그들.
한때 나는 티나에게 첫눈에 반해 ㅋㅋ혼자 주접을 싸고 로맨스 소설도 나혼자 막 쓰고 그랬었는데 ㅋㅋㅋ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고 놀러다니고 그러다보니 바빠서 ㅋㅋ막판에는 티나를 거의 만나지 못했었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ㅋㅋㅋ
그래도 무심했던 나를 잊지 않고 배웅 나와준 티나가 고마워서 흐흐 웃었더니 그도 나를 보며 웃었다.
티나와 난 그후로도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그후로 다시 만나진 못했다.

내가 다시 맥간에 갔을때 그는 공부때문에 네팔에 있었고, 세번째로 맥간에 갔을때도

그는 다른 나라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흐지부지 연락이 뜸해지다 끊겼고 페북도 트위터도 하지 않는 나는

한동안 그를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작년에 나는 인도 여행 이후로 6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배낭 여행을 갔다. 혼자서 네팔에.
너무나 오랜만에 하는 여행이라 엄청 설레고 긴장됐었는데 이멜정리를 하다보니

오랜만에 뜬금없이 그에게서 온 메일을 발견.ㅋㅋ되게 신기했다.
보고싶다. 뭐하고 지내니? 나는 너와 함께 했던 그여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인생에서 가장 행복한시간들이었다.는 한참 늦은 고백의 편지ㅋㅋㅋ답멜에 전번을 보냈더니

진짜 보낸지 1초만에 전화가 왔다. 카톡이세요?ㅋㅋㅋ
우리는 그날밤 한참동안 통화했다. 그는 지금 터키에 있다고 했다. 인도로 다시 돌아갈 계획은 없다고했다.

나는 그때 네팔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망구랑 내동생이랑 셋이 터키&동유럽 여행을 가려고

예약해논 상태였다.

가는김에 오랜만에 티나 얼굴이나 한 번 볼까 했는데 여행 가기 며칠전 허리디스크 발병ㅋㅋㅋㅋㅋ

결국 여행은 망구랑 내동생만 가고 나는 방구석에서 전기장판 깔고 허리만 지지는 신세ㅋㅋ
결론은 그냥 그대로 끄읏 ㅋㅋ별것도 없는 로맨스같지도 않은 시시껄렁한 이야기ㅋㅋㅋ




암튼, 티나와 링치는 우리 배낭을 차에 실어주고 차가 떠나기전에 돌아서 간다.

그냥 악수하고 웃고 헤어졌다.

나는 그때 맥간을 떠나는게 너무 아쉽고 슬퍼서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울것처럼

볼떼기가 씰룩씰룩 ㅋㅋㅋ해서 그렇게 쿨하게 돌아서가는 그들이 차라리 고마웠다.
그들이 떠나고 차가 출발하려고 할 무렵 롭티처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여행의 무사함과 안녕을 기원하는하얀 스카프를 우리 목에 걸어주며 잘가라고 꼭 다시 만나자고 했다.
우리는 멀어져가는 맥간의 풍경을 바라보며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이별의 아쉬움과 슬픔은 컸지만 반드시 다시 돌아올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울면서도 웃을 수 있었다.(얼레리 꼴레리 울다가 웃으면 똥꼬에ㅋㅋ)
고마웠어. 맥글로드 간즈야♡
꼭 다시 만나자~~~
잘 있어요...존잘들 ㅋㅋ

 

 

 







 

 

* 장장 7년에 걸쳐 대하소설처럼 연재한 ㅋㅋ허접한 여행기 드디어 끝! 아휴~속 시원해라 ㅋㅋㅋ
딱히 누군가가 격하게 원하거나 강력요청 한것도 아닌데

그냥 뭔지 모를 의무감에 꾸역꾸역 마무리를 했네요, 하고보니 개뿌듯^^;;
아직도 허리때매 고생중이라 앉기가 힘들어 마지막편은 누워서 폰으로 썼시유, 대단하쥬?ㅋㅋㅋ
얼렁 허리가 나아야 또 여행을 갈텐데ㅜㅜ요즘은 남들이 쓴 여행기 읽으며

혼자 상상하는게 유일한 취미랍니다.

며칠전엔 여행가는 꿈을 꿨는데 깨고 나니 어찌나 슬프던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히히.
다음에 건강하게 여행지에서 만나요,사랑하는 여행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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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사랑곳에서....지명 이름이 참 어여쁘죠? 마치 한국식 지명처럼..사랑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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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대로 네팔 여행 사진으로 마무리^^;;;

 



 

13 Comments
디아맨 2015.06.23 18:18  
대단하세용.!!
처음에 오뎅 들고 배달심부름 하신분 맟죠?
여행기 다 읽진 못햇지만..재밋게 봣어요^^
삼천포 2015.06.23 18:39  
네, 8년전에 인도에 오뎅배달 갔었는데 오늘에서야 마무리를 하네요. 민망함과 뿌듯함이 동시에 느껴지네요^^;; 감사합니다.
꾸냥하오 2015.06.23 23:58  
어여 강철허리로 돌아오삼~ 그래서 다른 여행기 써주삼~
삼천포 2015.06.24 00:02  
ㅠㅠ알았삼~오랜만에 삼체를 쓰니  하이텔 시절로 돌아간듯 ㅋㅋㅋ
snsqncj 2015.07.02 17:18  
빨리 가서 네팔 여행기 여행기 읽어야겠습니다.
돌아와 주셔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
삼천포 2015.07.02 17:56  
감사합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네팔 여행기는 초스피드로 올릴겁니다ㅎㅎ
september 2015.07.09 21:53  
헐~ 대박 양조위!!!! 거기다 달라이라마까지 !!!!!

길에서 울고 있다고 미국할매가 안아주는거보면 삼천포님이 귀염돕고 짱이쁘긴 한가봐용 ㅋㅋ

  허리디스크때문에  터키도동유럽여행도 못가고 티나라는분과의 재회도.... 아쉽네요
동생분이 쥬드님아닌가요  오래전 여행기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친구와 동생셋이서 한 터키여행기  이거 이거  넘아쉽당
누워서 폰으로 써준여행기  감사히 잘봤습니다  알랴븅삼천포님 ~~ㅎㅎ
언렁 언~렁 허리디스크 나아서  여행다니셔야 할텐데...
삼천포 2015.07.10 10:10  
양조위 오빠덕에 한때 친구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었죠ㅎㅎ
제 주변은 죄다 홍콩영화, 홍콩배우 좋아하던 세대라ㅋㅋ늙은이들^^;;
지금도 양조위 오빠랑 함께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꿈만 같아요, 직접 만났었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요.
아, 미국 할매는 그렇게 따뜻하게 안아주더니 그후로 저랑 마주칠때마다 울보 지나간다고 ㅋㅋ 놀리곤 했었죠ㅜㅜ으악~이불에 하이킥 하고 싶은 추억~~ㅋㅋ
그리고 터키는 정말 너무너무 아쉽네요...제가 제일 가보고싶은 나라인데...주드는 제동생 맞아요.기억력이 정말 좋으시네요^^
주드는 태국 여행 같이 갔었던 남동생이고 터키는 여동생이랑 망구랑 셋이 가려고 했었는데 못갔죠.
외국인투자자 2015.10.18 21:38  
슈가님의 러블리 인도여행기 정말정말 잘읽었어요.
어쩜 그렇게 생생하게 재미나게 글을 잘쓰시는지요?
읽는내내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여서 너무 행복했어요.
인도여행기 2탄도 어여 올려주세요~
허리도 빨리 완쾌되시길 바랄께요 항상건강하시구요~
아이러브쏘마취♡
삼천포 2015.10.19 09:51  
으앙~오랜만에 듣는 슈가라는 닉넴이네요♡
인도에 있을때 참 많이 들었던 정겨운 슈가~~^^
요즘들어 인도가 정말 그리워요.
정확하게는 인도보다는 맥간에서 살던 시절이죠.ㅎㅎ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렇게 좋아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님들덕에
여행기 씁니다. 안그랬음 이렇게 길게 못썼을거예요^^
LaHa 2016.01.27 16:32  
태국 묻지마 관광 읽고 네팔까지 따라왔어요 ^^
너무 재미있어서 댓글 남길 틈도 없이 다음글을 클릭했네요 ㅎㅎㅎ
진심 즐겁게 읽었습니다~~~
삼천포님 여행기를 보고는 인도랑 네팔이란 나라에 관심이 가네요~~~
모기지향 2018.02.21 17:19  
글들이 너무너무 알체게 잘쓰시는것 같네요.
잘보고 있습니다.
meiyu 2021.11.19 20:42  
천포님.
아마 태국 여행기를 오래전에 읽고 팬이 되었었는데
그뒤 한동안 인도여행기가 올라온 줄 모르고 있다가
작년엔가 발견(발견 맞음)해서
지금까지 몇 번이나 정독했는지 몰라요.
너무 늦은 댓글이 될까 싶어서 망설였었는데
쓰는 게 옰다는 생각이 들어설라무네~~

너무 여린 천포님 마음에 가슴이 아플 때도 많았는데
몸까지 아프다니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망구랑 천포님 둘 다 결혼을 했나, 아님 ~~
왜 이렇게 소식이 없을까요.
건강 회복하셔서 즐거운 여행이 계속 되었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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