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ized Travel - 19. 끝에서 시작을 즐긴다 - 몽족 새해 축제1 in 폰사완, 씨엥쿠앙
열두 번째의 그믐날에 몽족의 해는 바뀐다.
해가 바뀐 첫날은 조상을 기억하고 친지를 맞이하고 수확을 축하한다.
둘째 날부터 1주일 동안은 너른 공터에 모두 모여 잔치를 벌인다.
씨엥쿠앙주의 인구가 대략 25만 명 정도이며, 그 40%인 10만 명 정도가 몽족이다.
라오스에서 몽족이 가장 많이 사는 지방이 씨엥쿠앙주다.
그래서 씨엥쿠앙주의 주도인 폰사완에서의 몽족 새해 축제가 라오스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다.
폰사완에서의 축제는 해발 1100미터 언덕 위의 '전통문화센터'에서 열린다.
모여서 즐기는 첫째 날은 몸을 달구는 날이다.
소싸움에 참가할 소들은 가볍게만 뿔을 맞대고,
사랑의 공놀이인 포포를 즐기는 청춘은 오늘은 고백의 준비가 되질 않았다.
아직 채 꾸미지 못한 수만의 선남선녀는 내일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역병 탓에 축제의 날짜도, 기간도, 내용도 갈팡질팡 했다.
소문을 쫓아왔던 이방의 객도 드물고,
해마다 함께 새해를 맞이하던 해외의 친지도 오질 못했다.
그래서 조금은 어수선하더라도 황량하진 않을 것이다.
조금은 조용하더라도 적막하진 않을 것이다.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초라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몽족이고,
오늘은 우리의 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피에 새겨진 우리의 몸짓으로 우리의 끝점에서 우리의 시작점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