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종주기 13. 길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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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종주기 13. 길었던 하루

탄허 0 1130

루왕파방의 새벽탁받

라오스에 있으면 의문이 생긴다.
시간은 불가역적이다라는 물리학의 명제. 
라오스는 한국의 과거나 근대화 되어버린 인류의 과거인데...
그럼 되돌이킬 수 있는 것이기도 하네, 뭐. 
간단하자나, 여기 오면.
그리고 인간은 유적 존재라는 사회학의 명제. 
글쎄...미래는 모르겠지만 인간 세계에 보편성이나 그런 기준이 있었나? 
한때 유행했던 '한국은 전근대, 근대, 탈근대가 착종'되어있다나...
어렵기도 하다!
라오스는 모계, 모권, 가부장, 부권, 부계...
게이부부, 레즈비언커뮤니티, 톰보이들...
1부다처....다부1처는 아직 못봤어요. 
내가 사는 집과 땅인 뭐家뭔地에선 다 동시적으로 존재해.
삶과 죽음의 의미도 당신과는 판이해. 
죽음이 해방이고 삶은 업이어서 
망자가 있는 집은 '좋은 집'이고 
아기가 태어난 집은 '업보가 있는 집'이라는 거야.
주류 라오인은 아침마다! 공양을 하고 
붇다가 살아있던 시절과 비슷한 방식으로 승들이 탁받을 해. 
한국에 있을 수 없는 불상, 
붇다가 바리떼와 양산을 걸머매고 탁받을 하는 상들이 많아. 
붇다도 승이니까. 
항상 근엄한 한국의 불상에서 어찌 동냥을 생각할 수 있었어????

13-1. 길고도 험한 길. 루왕파방에서 씨양쿠왕까지 
Beatles의 the long and winding road를 들어도 좋을 일이야.
새벽 탁받을 보고서 죽(카이삐약카오)으로 아침을 메꾸고 
먼길을 나섰어.
300킬로 남짓한 길은 7시간 30분이 걸렸고. 
1350미터부터 800미터의 해발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코너링 연습을 하는 것 마냥 돌고, 돌고. 
힘겨워도 우리는 라오스 비경 중에 하나인 푸쿤휴게소까지 남진했다가 되돌아왔다는 거야. 
거기서 라면도 끓여먹어서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ㅎ
체력이 고갈되니 짜증이 쉽게 나고. 
종주팀은 여기서 라오스 동부부터 남단까지 가는 팀을 맞이했어.
새내기 4명을 1100미터의 고원으로 이루어진 넓은 고을이라는 뜻의 
씨양쿠왕이란 곳에서 만났어. 
종주팀은 내려오고 새내기들은 올라오고.

이번 팀은 약속이나 한 듯이 커플 불허. 
동침 불허팀이라서 숙박업체들 배를 불려주게 생겼다 ㅎㅎㅎ
조금 더 내려가서 한 분이 귀국을 할 것이지만. 
완주는 3명이다. 

먼저 가시는 분은 이전에 위양짠부터 남단까지 다녀와서 순차 종주인 셈이다.
나는 그분과 라오스식 싸우나인 홈야로 직행해서 지친 몸을 씻었다. 

씻고 나타나자 새내기들이 이구동성으로. 
사람이 완전 딴판이 되었다고 좋아한다.
덩어리가 커진 종주팀. 
내일까진 강행군이고 그 이후는 거북이처럼 내려갈 것이다.
사람 죽겠다!
천천히 가자.

*사진은 링크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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