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이야기.<두바이, 2:8의 세상-2007년 11월>
*일요일 오전에 한 달도 되지 않은 기억을 끄집어내고 단어를 찾고 문장을 만들어 여행기를 올리는 건 무리인가 봅니다. 그래서 몇 년전에 작성한 기록들을 들추어 보다가 이 곳에서의 여행이 몹씨 그리워져서 올려봅니다.
두바이에는 사람이 산다.
20%의 토착민과 80%의 이주민이 살고
20%의 화려하게 사는 사람과 80%의 남루하게 사는 사람이 산다.
11월 임에도 불구하고 한 낮의 기온은 40도에 이르는데
80%의 서남아시아,동남아시아,북동아프리카등지에서 온 이주민들은 월30만원 가량의 급여로
20%의 그들을 위해 도로를 건설하고 건물을 지으며 인공섬을 만들지만
20%와 관광객은 냉방이 완벽한 화려한 면세 상가에서 쇼핑과 유흥을 즐긴다.
올드 두바이는 두바이 크릭 양안에 자리한 오래되고 낡고 비좁은,
80%를 위한 해방구이자 안식처이고
뉴두바이는 20%와 국제자본가들이 먹고 자고 쉬고 일하는
세련되고 화려하고 넓은 그들만의 왕국이다.
올드두바이에는 오래된 시장이나 사원이 80%를 위해 오래전 부터 있어 왔고
뉴두바이에는 7성급 호텔로 알려진 버즈알아랍호텔을 비롯한 많은 리조트가 20%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80%의 그들은 올드두바이의 많은 재래 시장에서 알뜰한 흥정을 해가며 물건을 사고 파는 반면
20%와 관광객은 버쥬만몰에서 세계로 부터 건너온 일류 상품들을 충동만으로도 구매해버린다.
80%의 그들은 한 밤에도 식지 않은 열기를 두바이 크릭의 덥고 습한 바람으로 식혀보지만
20%와 관광객은 이 열사의 땅에서 기적처럼 만들어진 스키장에서 활강을 하며
더위를 오래전에 잊은채 희희낙낙거린다.
빛으로 살아가는 사람과 그림자로 살아가는 사람사이에는
먹는 것도 다르고, 자는 곳도 다르고, 하는 것도 다르고, 꿈도 다르다.
그러나
사람인 이유로 그 존엄의 가치는 마땅히 같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