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3. 그랜드캐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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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3. 그랜드캐니언

하로동선 2 869

- 그랜드캐니언 -

 

2014년 8월 13일(수). 라스베이거스는 어제 저녁의 짧은 관광만으로 끝내고, 꼭두새벽부터 그랜드캐니언으로 향했다. 패키지 관광은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졌는데, 이날 아침에는 모든 손님들을 새벽 4시에 깨워 놓았다.

 

해도 안 뜬 시각에 아침을 먹고 어제 잠깐 이야기했던 모하비 사막을 달리다 휴게소에 들렀다. 주변은 모두 사막인데, 이렇게 사막 한가운데에 동네가 있는 것은 좀 신기하다.

 

64-1) 휴게소-수정.jpg

 

사막식물... 하지만 언뜻 보면 푸른 초원처럼 보인다.


64-2) 사막-수정.jpg

 

버스는 그랜드캐니언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는 사우스 림(South Rim)으로 들어섰다. 이윽고 눈에 들어오는 캠핑장. 사실 이런 곳은 이렇게 패키지로 버스타고 다닐 것이 아니라, 저렇게 캠핑을 하며 다녀야 했다. 하여간 버스는 방문자센터에서 정차.


64-3) 방문자센터-수정.jpg

 

패키지관광이다 보니 뜬금없이 여기서 아이맥스 영화를 보라고 했다. 그런 영화는 그랜드캐니언을 올 수 없는 사람들이 보는 것이지 지금처럼 바로 눈앞에 와서는 누가 실물을 제쳐놓고 영화를 본담? 게다가 안 보는 사람은 보는 사람이 다 보고 나올 때까지 여기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런 것은 패키지 관광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옆에 있던 아저씨한테 지금 여기가 지도상에서 어디쯤이냐고 물었더니 그 아저씨가 정겹게 웃으며 설명하는데 전혀 못 알아들었다. 이럴 때마다 느껴지는 자괴감... 이거는 선물코너에서 본 새총.


64-4) 새총-수정.jpg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비가 오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버스에 올라 조금 더 가니 마침내 마더포인트(Mather Point). 보는 바와 같이 비는 그쳤으나 잔뜩 흐린 날씨인데도 사람은 많다.


64-5) 전경-수정.jpg

 

미래 세대를 위해 이 지역을 개발하고 보존하는데 공을 세운 Stephen Tyng Mather의 이름을 딴 이 전망대는 그랜드캐니언의 3대 뷰포인트 중 한 곳이다. 특히 바로 옆에 대형주차장이 있어서 패키지관광객이 떼로 몰려오기에 적합하다. 따라서 한국에서 누가 그랜드캐니언을 다녀갔다고 하면 십중팔구는 여기서 아래나 한번 내려다보고 갔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나마 오늘은 구름 때문에 그것마저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64-6) 캐니언-수정.jpg

 

보이는 모습은 이랬다. 멀리는 보이지도 않고 가까운 곳만 구름 사이로 볼 수 있었는데, 그래도 장관이었다. (실물은 사진과 많이 다르다.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것을 이렇게 위에서만 내려다 볼 것이 아니라 직접 아래로 내려가서 보고 싶었다. 그러나 마더포인트에는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없었고, 설령 있다고 해도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가이드는 오늘 구름이 잔뜩 끼어서 경비행기 투어를 못한 것 때문에 매우 속이 상한듯했다. 이런 꼴을 보고 싶지 않으면, 패키지관광을 다니지 말아야 한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은 인증샷을 찍는 일이다. 가이드 말대로 패키지관광은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 남기고 가노라”이다.


64-7) 가족-수정.jpg

 

- 콜로라도 강 -

 

허무한 발걸음을 돌려 다시 버스를 타고 달려온 곳은 콜로라도 강변의 휴양도시 러플린(Laughlin). 이곳은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세 주의 경계에 해당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멋진 호텔은 Colorado Belle.


64-8) Colorado Belle-수정.jpg

 

나의 가족이 머무르게 된 호텔은 이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큰 건물 세 동으로 구성된 카지노호텔이다.


64-9) 카지노-수정.jpg

 

짐을 풀자마자 강으로 나갔다. 그동안 이름만 들어보았던 콜로라도 강. “콜로라도의 달밝은 밤에...” 가곡의 분위기와 달리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물은 매우 깨끗했다. 하긴.. 집 앞의 샌마커스강도 물은 매우 깨끗하다. 문득, 미국에도 똥물이 흐르는 강이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64-10) 콜로라도강-수정.jpg

 

멀리 보이는 콜로라도 강과 앞쪽의 수영장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오늘 하루도 저물었는데, 도대체 하루종일 무엇을 보고 다녔는지 모르겠다.


64-11) 수영장-수정.jpg

2 Comments
개샤꾸 2016.02.06 10:36  
전 작년 추석에 다녀왔는데 그때는 라스베가스는 덥고 캐년은 엄청추웠어요!! 사진보이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좋은추억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로동선 2016.02.06 22:59  
저는 그때 여름에 다녀서 늘 덥다는 생각만 하고 살았는데, 그랜드캐니언이 여름이 아닌 때에 가면 춥기도하군요. 즐겁게 봐 주시니 저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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