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9. 필라델피아
- 필라델피아 -
2014년 5월 18일(일). 이번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 필라델피아로 가는 날이다. 필라델피아는 워싱턴 D.C와 뉴욕시티의 중간쯤에 있으며 고속버스로 가면 워싱턴 D.C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그레이하운드가 도착한 곳은 필라델피아 교통의 중심인 Market East 역.
여기서 기차를 타고 공항에 간 다음, 호텔에 전화를 하면 픽업을 나온다고 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호텔을 정상적으로 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차로 10분 거리. 그렇게 도착한 Comfort Inn의 외관은 이렇다.
방안도 상태는 양호하고, 조식도 지금까지의 호텔들 중에서는 제일 나았다. 물론 낫다고 해봐야 달걀부침, 소세지, 베이컨 같은 불에 익힌 음식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지 좋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는 공항이랑 가깝기 때문인지 손님 중에 항공사 승무원들이 많았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온 시각이 오후 4시. 다시 밖으로 나가기는 좀 늦었고 그냥 가만히 쉬기에는 너무 일러서 그냥 동네 구경도 할겸 마트에 다녀왔다. 밖에 나가면 버스정류장 있고, 길가에 고만고만한 호텔들이 많다. 물론 인적은 없다. (미국에서는 주유소를 찾으면 항상 마트가 같이 있다)
2014년 5월 19일(월). 다시 호텔에서 드롭오프 차량을 타고 공항에 간 다음 기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갔다. 그나마 공항과 시내 사이의 거리가 10마일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 다행이다.
필라델피아 관광의 핵심은 미국의 독립과 관련된 유적을 둘러보는 것이다. 학교에서 역사시간에 배운 바와 같이 미국은 1776년 7월 4일에 13개 주의 대표가 모여 독립을 선언했는데, 그 장소가 바로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Independence Hall)이다. 지하철을 타고 5번가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가면 이런 모습이 나타난다.
먼저 사진 오른쪽에 있는 방문자센터에 가서 독립홀의 관람표를 구했다. 가격은 무료이지만 시간은 오후 3시30분이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이 단체관람을 많이 왔다. 예를 들어 [자유의 종]을 보기 위한 줄은 이렇게 길다.
결국 일정을 바꿔서 먼저 로댕미술관을 보기로 했다. 이동수단은 버스. 필라델피아는 29불만 내면 버스와 지하철, 공항철도를 하루종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가족승차권을 판매한다.
버스에서 내리면 입구에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이 있다. 나도 모델과 같은 포즈를 취해 봤다. 작품의 뒤로 보이는 문은 미물관 입구인 지옥의 문(Meudon Gate).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미술관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로댕미술관으로는 이것이 파리에 있는 것 다음으로 크다고 한다.
입장료는 책정되어 있지만 기부금을 내고 들어갈 수 있으며, 심지어 그냥 옆으로 휙 들어갈 수도 있다. 내부에 들어가면 다시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외에도 여러 작품들이 더 있었지만, 한번 훑어보는 정도로 만족하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다시 온 길을 되짚어 가야 할 차례다. 로댕미술관 거리는 깨끗하게 단장되어 있어서 마음마저 상쾌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오는 길에는 필라델피아 시청에 들렀다. 철재 지지물을 사용하지 않고 돌과 콘크리트로 지어진 빅토리아풍의 건물이다. 평일 12시 반에 오면 견학도 할 수 있다.
다시 독립홀로 돌아왔다.
매 시간마다 울려 퍼지는 차임벨 소리가 은은하고 좋다.
미국 13개 주의 대표가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연방 헌법을 제정한 곳이니 그 중요성이야 더 이상 강조해서 무엇하랴? 요금은 없지만 견학을 위해서는 공항에 출입하는 수준의 검사를 통과해야 했다. 독립홀의 앞에 버티고 선 이는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조지 왕조풍의 붉은 벽돌 건물인 독립홀은 1732년에 완공될 때는 펜실베니아주 의회 건물이었으며, 1948년에는 미국 연방의회에 의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바로 저 가운데 자리가 조지 워싱턴의 것이며, 책상은 13개가 놓여 있다.
매 15분마다 백여 명의 사람들을 놓고 가이드는 마이크도 없이 설명에 열을 올렸다. 그냥 혼자서만 떠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유도해 가며 진행했는데, 상당히 잘했다.
이어 자유의 종 센터(Liberty Bell Center)로 갔다. 오전에 많던 학생들은 모두 귀가해서 대기하는 줄의 길이가 10분의 1로 줄어 있었다. 1752년에 영국에서 청동으로 제작된 2080파운드(943kg)의 종은 1776년 7월 4일에 독립을 선언하기 위해 필라델피아 시민들을 모으는데 사용되었다. 따라서 그 의미는 대단하며, 저렇게 따로 모셔둔 것도 이해가 되었다. 현재는 종에 금이 가는 심각한 훼손 때문에 더 이상 울리지는 않는다.
- 다시 뉴욕으로 -
2014년 5월 20일(화). 필라델피아에서 다시 뉴욕으로 돌아왔다. 필라델피아에도 공항은 있지만, 뉴욕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편이 더 저렴했다. 뉴욕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2시반. 비행기 출발 시각은 7시반이니 공항에 가기 전에 한군데 정도를 돌아볼 시간이 되었다. 미리 가족들의 의견을 모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기로 했다.
가져간 짐을 모두 끌고 Port Authority Bus Terminal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을 간 다음, 하차. 점심은 지난번처럼 코리아타운의 큰집설렁탕에서 먹었고, 잠깐 짐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여기서 빌딩까지는 5분 거리도 안된다.
요금은 86층 전망대까지가 어른 29불, 아이 23불이니 4인 가족의 합계가 104불이다. 여기서 인당 17불을 더 내면 102층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86층이나 102층이나 보이는 것에는 별반 차이가 없겠지만, 102층으로 가면 사람들이 적어서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86층에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엘리베이터는 2층에서 타는데, 사진은 전망대보다 여기서 찍는 것이 더 멋지게 나온다. (내가 생각할 때는 여기서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사이다. 더 올라가봐야 별 것이 없다)
전망대에서 본 맨해튼의 모습. 차례로 북, 남, 서(허드슨 강과 건너편은 뉴저지), 동(이스트 강과 건너편은 퀸즈와 블루클린)이다.
다시 버스터미널로 돌아와서 이렇게 생긴 셔틀을 탔다. 여기서 Newark 공항은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나의 마음은 홀가분했다. 아이들은 드디어 집에 간다고 너무나 좋아했다.
사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