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2. 샌안토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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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2. 샌안토니오

하로동선 2 950

- KOA 캠핑장 -

 

2014년 2월 16일(일). 캠핑장에서 아침을 맞았다. KOA Camping Ground. (이름은 “코아”가 아니라 “케이오에이”라고 읽는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캠핑장을 보유하고 있는 대단한 회사이다. KOA는 다른 캠핑장에 비해 도시와 가깝고 시설이 좋다고 한다. 숙박료는 곳에 따라 다르지만 여기는 37불이고, 30불내고 회원이 되면 10% 할인해 준다.

캠핑장의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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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의 왼편에는 국기와 캠핑장 표지판이 서 있다. 그 옆에는 버스정류장도 있는 것으로 보아 시내에서는 버스를 타고도 올 수 있는 모양이다. 지금 이곳 KOA San Antonio는 어제 로데오가 열린 AT&T 센터에서 아주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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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들어오면 왼편으로 사무실이 있다. 예약은 인터넷과 직접 방문으로 모두 가능하며, 저곳에서 텐트 칠 자리를 배정받는다. 바로 앞의 수영장은 보수공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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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캠핑카를 끌고 올 수도 있는데, 어째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저런 사람들은 나처럼 돈 아끼려고 온 것이 아니라 저런 생활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닐까? 여기서 cabin이라 부르는 통나무집은 텐트 사이트보다 적게는 10불에서 많게는 두 배까지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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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없는 놀이터는 쓸쓸하다. (지금은 이른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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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우리집. 월마트에서 저것 다 구입하는데 3-40만원쯤 들었다. 텐트치는 곳에서 전기와 수도를 사용할 수 있고, 화장실에 가면 샤워도 할 수 있다. 샤워장은 집보다는 못하지만 씻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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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러모 -

 

샌앤토니오는 물론이고, 텍사스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지를 꼽는다면 아마 ‘앨러모(The Alamo)’일 것이다. 이곳은 ‘미국 국립 유적지’이며 텍사스 자유의 성지(Shrine of Texas Liberty)로 추앙받고 있다. 위치는 시내 중심. 일단 여기에 왔으면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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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바와 같이 현재의 텍사스주는 과거에 멕시코의 영토였다. 앨러모 역시 이곳을 점령한 스페인이 원주민을 개종하기 위해 만든 성당(Mission San Antonio de Valero)이다. 그러나 개종이 어디 쉬운가? 원주민에게 두 손을 든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전도를 포기하고 떠나면서 이 건물은 폐허가 되었다. 이후 멕시코 군의 기지로 쓰이며 현재의 이름 ‘앨러모’로 불리어졌다. 1835년 12월. 텍사스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이 일으킨 텍사스 독립전쟁 초기에 텍사스 의용군(미국)이 멕시코 군대를 몰아내고 이 건물을 차지했다.

 

그리고 1836년 2월 23일. 앨러모를 탈환하기 위해 산타 아나(Santa Ana) 장군이 이끄는 수천명의 멕시코군이 쳐들어온다. 주로 부녀자와 아이들로 구성된 당시 의용군의 수는 198명. 이들은 멕시코군에 맞서 용감히 싸웠지만 대부분이 전사한다. 그러나 이들이 장렬하게 저항하는 가운데 멕시코군의 사망자는 천명이 넘었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바람에 휴스턴에 있던 텍사스 의용군 본진은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벌게 된다. 결국 멕시코의 산타 아나 장군은 앨러모 전투에서는 승리를 거두지만, 곧이어 휴스턴 동쪽 끝의 라 포르테(La Porte)에서 벌어진 텍사스군 본진과의 전투에서 패하고 본인은 생포되어 미국으로 이송된다. 그 결과로 멕시코는 텍사스의 독립을 인정하였으며, 전쟁 승리의 주역인 샌 하신토(San Jacinto)는 영웅이 되었다.

 

앨러모는 안에 들어오면 잘 꾸며진 공원과 같다. 구경은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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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앤토니오는 꽤 낭만적인 구석이 있는 도시이다. 이렇게 도로에는 관광객을 태운 마차가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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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도 내가 사는 샌마커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크다. (미국 전체에서도 인구로 보면 10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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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워크 -

 

차는 주차장에 그대로 두고 우리 가족이 향한 곳은 리버워크. 샌앤토니오판 청계천이다. 먼저 경치를 보라! 정말 한 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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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부터 샌앤토니오는 해마다 반복되는 수해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샌앤토니오강이 범람했기 때문. 1921년 수해 때는 50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상류에 댐(The Olmos Dam)을 건설해서 유량을 조절하고, 굽이치는 강을 보다 직선에 가깝게 만들어서 단위 시간당 배수량을 늘였으며, 댐에서 도심을 우회하는 물줄기를 텄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오늘날의 리버워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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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유람선(Rio San Antonio Cruise)을 타야 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으니 어른-아이 모두 8.25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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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에서 보는 샌앤토니오 시내의 모습은 밖에서 보는 모습이랑 또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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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다리 위에 선 연인의 모습을 보니 그들의 젊음이 한없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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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에는 가이드가 동승하여 농담을 섞어가며 주변 건물에 대한 소개를 해 준다.

 

32-16) 리버워크-수정.jpg

- 라 빌리타 역사지구 -

 

여기는 리버워크에서 조금만 걸으면 닿을 수 있는 작은 동네이다. 라 빌리타(La Villita)는 스페인어로 ‘작은 동네’라는 뜻으로 19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보존된 곳이다. 이렇게 길을 사이로 골목들이 있어서 공방, 갤러리, 기념품가게 등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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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6년에 지어진 작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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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e Wade Fine Arts라는 이름의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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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안에서 본 그림. 색채가 참으로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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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라 빌리타 시장 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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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북촌이나 삼청동과 많이 비슷하다.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서 돌아보는데 힘들지도 않고,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 든다. 여기까지 보고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오니 휴일 오후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사족:

 

1) 싼 호텔과 비교했을 때 캠핑장의 좋은 점. ① 마트에서 고기 사다가 맛있게 구워 상추쌈을 먹을 수 있다. 싼 호텔에서 먹는 컵라면보다 낫다. ② 전날 저녁에 먹다 남은 밥에 라면 끓여서 말아먹으면 컨티넨털 아침식사보다 낫다. 나쁜 점. ① 춥다. 이날 밤기온이 15도는 되었을텐데도 밤에 자다가 추워서 깼다. ② 눅눅하다. 나는 이 생활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다. ③ 아침에 출발이 늦어진다.

 

2) 나는 다음에 이런 캠핑장과 같은 가격의 별 1-2개짜리 호텔에 머무르며 ‘비교체험’을 해 볼 생각이다. 듣기로는 4만원짜리 호텔에서는 바퀴벌레가 뛰어다닌다고 한다. 그러면 캠핑이 낫고, 바퀴벌레 없으면 호텔이 낫다.

 

3) 역사적인 이유 때문인지 텍사스만큼 자신들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주는 없을 것 같다. 일단 텍사스인들은 스스로를 ‘아메리칸’과 동시에 ‘텍산(Texan)’으로 부른다. 텍사스를 미국의 남부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럼 미국의 남부가 어디냐고 물으면 앨러배마, 아칸소,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주라고 한다. 텍사스는 그냥 텍사스이다. 텍사스에서는 미국 국기 옆에 나란히 게양된 텍사스 주기를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은 미국 국기에 대해 맹세를 한 다음에 텍사스 주기에 대해 또 맹세를 한다.

 

4) 이명박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청계천 복원사업은 당시에 이미 내구연한이 끝난 3.1고가도로를 철거하면서 동시에 죽은 하천을 살려낸 보기 드문 성공사업이다. 리버워크와의 차이는 리버워크가 애초에는 치수용이었던 반면, 청계천은 처음부터 관광용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 보여지는 둘의 모습은 매우 비슷하다. 청계천 복원 당시에 일부 토목전문가들은 선진국에서는 친환경적으로 하천을 복원하며, 콘크리트로 뒤덮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복원 방식에 딴죽을 걸었다. 그래서 아래의 사진을 제시한다.


32-22) 리버워크-수정.jpg

그런 전문가들은 대체 어떤 선진국을 보고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미국은 이렇게 했다. 보는 바와 같이 콘크리트이다. 하나 더. 시카고에 가도 리버워크와 매우 비슷한 시설이 있다. 물론 거기도 방식은 콘크리트이다. 하다못해 샌 마커스강도 하천 정비는 콘크리트로 했다.

 

5)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나는 콘크리트가 좋다는 뜻이 아니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 나쁘다는 뜻이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2 Comments
orbitz 2016.04.13 02:34  
하로동선님 여행기는 출판사에 피치를 하셔서 책으로 출간되어야 한다고 봐요 전 꼭한부 사서 소장할겁니다
매우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하로동선 2016.04.18 19:51  
그렇게 칭찬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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