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9. 타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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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9. 타오스

하로동선 0 1237

2015년 8월 8일(토). 뉴멕시코 주 산타페 → 88마일(142km) → 타오스 → 97마일(156km) → 레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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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현대차에서 만든 자동차의 이름으로 더 유명한 Santa Fe를 이곳에서는 <쌘터페이>라고 발음한다. 토요일 아침에 플라자에 들어선다는 장 구경도 생략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138-2) 타오스가는길-수정.jpg

타오스(Taos)는 인구가 5천명에 불과하지만 갤러리만 80개가 넘는 예술의 마을이고, 무엇보다도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푸에블로(Pueblo)가 원형 그대로 존재하는 곳이다. 스페인어로 마을(village)이란 의미를 갖는, 푸에블로는 뉴멕시코 주와 애리조나 주, 텍사스 주에 마을을 이루고 사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거주지를 가리킨다. 이 가운데 타오스 푸에블로는 1992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보존이 잘 되어 있으며, 푸에블로들 가운데에서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차가 타오스 푸에블로에 도달하자 한 남자가 다가와서 주차할 곳과 매표소를 안내한다. 입장료는 어른 16불, 11세 이상의 아이 14불이다. 표는 여기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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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으로 들어가면 된다. 입장료가 싸지 않은데도 표 검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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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처음에 눈에 띄는 것은 산 제로니모 성당(San Geronimo Chapel). 안에도 들어갈 수는 있는데 사진 촬영은 안된다. Saint Gerenimo는 타오스 푸에블로의 수호성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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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스 푸에블로의 전체적인 전경은 보는 바와 같이 큰 산이 배경을 이루는 가운데 마을이 옹기종기 자리를 잡고 있다. 스페인어로 ‘예수의 피’를 의미하는 상그레 데 크리스토 산맥(Sangre de Cristo Mountains)의 지류인 타오스 산맥이다. 최고봉인 Wheeter Peak의 높이는 4,011m에 이르니 지류라고 해도 산세는 웅장하다. 실제로 마을의 해발고도가 이미 2천미터를 넘기 때문에 산도 저렇게 보이지만 해발고도는 상당히 높다.


138-6) 전경-수정.jpg

마을 한켠의 공동묘지. 지금은 종과 종탑만 남은 저곳은 원래 산 제레니모 성당이 있던 자리. 1619년에 세워진 이 성당은 1680년 스페인 반역(Spanish Revolt) 때 파괴되었다가 재건되었으며, 1847년에 미국-멕시코 간의 전쟁에서 미군에 의해 저렇게 파괴되었다. 현재의 성당은 1850년에 새로 지은 것이다.


138-7) 공동묘지-수정.jpg

이곳의 가옥들은 현재 원주민들의 거주지이거나 공예품 상점이다. 거주지인 곳은 출입이 제한되므로 관광객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상점뿐이다. 상점의 이름은 이들의 방식에 따라 Aspen Wind, Morning Talk 등으로 지어져 있다. 내부에서는 원주민이 각종 공예품을 파는데 사진촬영은 금지된다. 공예품은 상당히 정교하게 만들어졌는데, 가격도 상당히 비싸다.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저 사다리이다. 애초에 원주민의 가옥에는 땅과 같은 높이에서 밖으로 향하는 문이나 심지어 창문조차도 없었다고 한다. 대신 사다리를 이용해서 안으로 들어갔고, 이후에 사다리를 치워버리면 밖에서는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이는 외부의 침입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 되었다.


138-8) Aspen Wind외부-수정.jpg

타오스 푸에블로는 규모가 크지 않아서 1-2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관광을 마친 나는 점심을 해결하고 구경도 할 생각으로 타오스 시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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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공공도서관 주차장에 대고 시내 중심을 향해 걸었다. 이윽고 타오스 플라자. 다소 더운 날씨지만 사람들이 쉬어가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아쉬운 점은 산타페 플라자만큼의 생동감은 없다는 것. 심지어 기대했던 노점도 없었다.


138-10) 전경-수정.jpg

검은 십자가는 퇴역군인을 위한 기념비, Veterans Memorial이다. 참전군인을 추모하고 공경하는데 있어서 미국을 따라갈 나라가 또 있을까? 이런 국가적인 애국심이 있기에 미국에서는 늘 새로운 애국자들이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138-11) Veterans Memorial-수정.jpg

점심은 Cafe Renato라는 이름의 관광지의 흔한 음식점에서 해결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안내판. 술은 음식점의 마당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술을 거의 아무데서나 제한없이 먹을 수 있는 한국의 문화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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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둘러본 곳은 리오그란데 협곡에 놓인 다리, Rio Grande Gorge Bridge이다. 리오그란데 강은 로키산맥 남부에서 발원하여 멕시코 만에 이르는 3,051km의 비교적 긴 강으로 미국과 멕시코의 경계를 이루기도 하는데, 타오스 부근에서는 깊은 협곡을 형성한다. 수면으로부터 다리까지의 높이는 172미터로 미국 내에서 7번째, 세계에서는 82번째로 높다.

 

다리를 보고 레이턴(Raton)으로 향하는 길. 미국 자동차 여행의 백미는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길거리에서 보는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는 점이다. Palo Flechado Pass라 불리는 이곳만 해도 그렇다. 넓게 트인 대지와 병풍처럼 둘러싼 Sangre de Cristo Mountanis는 절묘하고 멋진 조화를 이룬다.


138-13) Palo Flenchado Pass-수정.jpg

특별하기는 이런 지형도 마찬가지. 어떻게 이런 지형이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저런 산은 어떻게 올라가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138-14) 풍광-수정.jpg

산과 호수의 조화.


138-15) 풍광-수정.jpg

그렇게 달려서 레이턴 KOA에 도착했다.

 

사족

 

1) 타오스 푸에블로에 들어가기 위해 표를 구입할 때 나는 속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입장료는 11살부터 내야 하는데, 큰 아이가 11살이었기 때문. 그냥 어른만 끊고 들어갈까 하는 유혹... 하지만 혹시라도 들켰을 경우 자식 앞에서 당해야 할 망신을 생각해서 단념했다. 그러나 본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따로 표 검사는 하지 않는다.

 

2) 표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면 어른까지 공짜로 들어갈 수 있었을까? 하하.. 오히려 표를 검사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에서 나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이렇게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이들의 시스템에서 선진국의 면모를 보았다. 어른 요금 16불은 우리 돈으로 약 2만원에 달한다.

 

3) 태국에서는 화장실을 이용할 때 무조건 돈을 내야 한다. 요금은 2밧. 우리 돈으로 70원이 안된다. 하지만 화장실 앞에서는 관리인이 두 눈을 부릅뜨고 있어서 요금은 안내고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태국과 미국은 이렇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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