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5. 코퍼스크리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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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5. 코퍼스크리스티

하로동선 0 1228

2014년 5월 23일(토). 코퍼스크리스티(Corpus Christi)에 다녀왔다. 이곳은 샌마커스에서 남쪽으로 162마일(261km) 떨어진 휴양지로 해변이 좋아서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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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조그만 가게에서 쉬어갔다. 전형적인 시골 풍경. 길 건너에서 나를 보고 개가 짖는 모습마저 새롭다. 생각해 보니 여기 와서 개가 사람보고 짖는 것은 처음 본다.


124-2) 가는 길-수정.jpg

3시간 가까이를 달려 다리를 건너면 시내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2014년 추정 인구는 31만 6,381명. 코퍼스크리스티는 미국 내에서도 인구 기준으로 60번째에 해당하는 제법 큰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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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의 볼거리는 USS Lexington. 1943년부터 1991년까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을 포함하여 48년 동안 활약한 미국 해군의 대표적인 전함이다.


124-4) 배-수정.jpg

지금 이 배는 박물관이 되었다. 입장료는 어른 15불, 어린이 10불. 입장하기 전에 뒤를 돌아보면 방금 건너 온 다리가 보인다.


124-5) 다리-수정.jpg

가장 먼저 갑판 위로 올라왔다. 언뜻 보면 항공모함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배는 엄연히 전함이다. 따라서 스스로를 방어할 무기체계가 없는 항공모함과 달리 이 배에는 함포, 어뢰, 기관총, 미사일 등이 장착되어 있다. 갑판의 길이는 910피트(277m). 따라서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다.


124-6) 갑판-수정.jpg

이런 전함은 작전을 수행할 때 혼자 다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구축함, 호위함, 순양함, 잠수함 등과 더불어 전단을 구성한다. 따라서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에 이런 배가 전단을 구상하여 바다에 나타나면 다른 배들이 많이 주눅 들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배는 수면으로부터 갑판까지의 높이가 52피트(16m)니까 아파트 5층 높이이다. 갑판 위에 전시된 전투기들 가운데는 관람객이 앉아볼 수 있는 것들도 있었다. 이것은 T-34C Turbomentor.


124-7) T-34C Turbomentor-수정.jpg

조타실.


124-8) 조타실-수정.jpg

갑판 아래로 내려가면 군인들의 생활공간을 볼 수 있다. 침실이나 식당 같은 것이야 기본이겠지만, 병원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이게 군함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부상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124-9) 수술실-수정.jpg

여기는 교회.


124-10) 교회-수정.jpg

배 안의 곳곳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일본군이 보여준 자살공격에 대한 내용도 소개되고 있었다. 13세기에 고려-몽고 연합군이 배를 타고 일본을 침공할 때 마침 태풍이 불어서 여몽함대가 전멸된 적이 있었다. 일본은 이 바람을 일본을 보우하사 신이 내린 바람이라 여겼으며, 이에 따라 가미가제(神風)라 명명하였다. 여기에서 유래된 자살공격은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적함에 돌진하는 것이다. 1944년 10월 25일. 미국 해군의 세인트 로(St. Lo) 함이 가미가제 공격으로 침몰하였다.


124-11) 가미가제-수정.jpg

초기에는 연합군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공격법이었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발상은 기울어가는 전세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책에서 나온 것이고, 시간이 갈수록 가미가제에 나설 사람이 없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점심은 배 안의 식당(The Mess Deck Cafe)에서 햄버거, 피자 등으로 해결했다. 음식맛은 정말 최악이다.


124-12) The Mess Deck Cafe-수정.jpg

밖으로 나오면 북쪽 해변이다. 날씨가 덥기는 해도 바람이 많이 불어 파도가 높아서 해수욕하기에 적합하지는 않았는데도 성질 급한 몇몇은 바다에 들어가 있었다.


124-13) 해수욕-수정.jpg

해변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몇 군데는 그 앞의 호텔이 해변을 사유화해서 취사나 야영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다. 북한산국립공원 계곡에 음식점에서 돗자리 펴 놓고, 음식을 시켜 먹지 않으면 앉아서 쉬지도 못하게 했던 일이 떠올랐다. 물론 그것이랑은 다르지만... 여기는 놀지도 못하게 하진 않으니까. 하지만 왠지 불쾌하다.


124-14) 해변-수정.jpg

이곳의 갈매기들도 애써서 물고기를 잡으러 다닐 게 아니라 식당에서 손님들이 먹다 흘린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것이 더 편안하다는 것을 진작에 깨달은 모양이다. 한국에서 익히 보았던 새우깡 먹는 갈매기의 모습과 흡사하다.


124-15) 식당-수정.jpg

얘네들이 손도 안대고 코를 풀려고 하네?


124-16) 갈매기-수정.jpg

사족

 

1) 텍사스에서 인구가 많은 순으로 도시를 나열하면 1위는 휴스턴(224만), 2위는 샌안토니오(144만), 3위는 댈러스(128만), 4위는 오스틴(91만), 5위는 포트워쓰(81만), 6위는 엘패소(68만), 7위는 알링턴(38만), 8위는 코퍼스크리스티(32만), 9위는 플라노(28만), 10위는 러레이도(25만)이다. 여기가 3위, 5위, 7위가 나란히 붙어 있어서 댈러스의 광역 인구는 휴스턴보다 많다.

 

2) 10등 밖에는 평상시에 들어본 적도 없는 도시들이 이어지는데, 내가 사는 샌마커스는 58,892명으로 텍사스 주에서 60등이다. 그런데 인구 증가율로는 텍사스 주 안에서 인구가 5만명이 넘는 67개의 도시 가운데 1위이다. 돈이 있으면 여기에 땅을 사두는 것이 좋을 듯...

 

3) 참고로 미국 내의 대도시 순위는 1위: 뉴욕(849만), 2위: LA(392만), 3위: 시카고(272만), 4위: 휴스턴, 5위: 필라델피아(156만), 6위: 피닉스(154만), 7위: 샌안토니오, 8위: 샌디에고(138만), 9위: 댈러스, 10위: 새너제이(101만)의 순이다.

 

4) 미국은 인구가 3억명이 넘는 나라이지만 인구가 100만명을 넘는 도시는 저렇게 10개 뿐이다. 반면 인구가 5천만명인 한국에 인구가 100만명 이상인 도시는 9개이다.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수원-고양-성남. 10등이 울산인데 96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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