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4. 스톤월
- LBJ 역사공원 -
미국은 지난 240년의 역사에서 44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현재의 오바마 대통령은 44대 대통령이다. 한국은 67년 동안 11명의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현재의 박근혜대통령은 18대 대통령이다. 대(代)를 계산할 때 사람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임기를 기준으로 해서 그렇다. 대신 미국대통령은 연임하는 경우 1기와 2기로 구분한다. 44명 중 텍사스에서 출생한 사람은 아이젠하워와 존슨 둘 뿐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조지 H. W. 부시(일명 아버지 부시)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는 각각 매사추세츠 주와 코네티컷 주에서 태어났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텍사스 주 데니슨(Denison)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 캔자스 주 애빌린으로 이사갔고, 나중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으니 텍사스랑은 별로 가깝지가 않다. 반면 텍사스 주 스톤월(Stonewall)에서 태어난 존슨대통령은 텍사스주립대를 졸업하고 이곳에서 교사 생활도 했다. 그래서 텍사스에는 존슨시티가 있을 정도로 존슨대통령은 이곳에서 널리 추앙받고 있다.
2015년 3월 22일(일). 스톤월에 있는 LBJ 역사공원에 다녀왔다. 공원 입구가 넓다. 안으로 들어가면 주차장이다.
방문자센터 앞에는 표지석이 놓여 있다.
방문자센터에서 이곳에 관한 안내 자료를 받았다. 그 중 지도는 쓸모가 있었다. 입장료나 주차료는 따로 없다.
다시 차를 타고 생가를 포함한 유적지로 이동. 도로표지판도 텍사스 모양이다.
유적지는 아니지만 Pedernales 강가의 교회가 너무 예쁘다. Trinity Lutheran Church. 파란 하늘과도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드디어 유적지 도착. 첫 번째는 존슨대통령이 4살에 다녔던 학교, Junction School이다.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어서,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본 100년 전 교실의 모습.
생가. 린든 베인스 존슨은 1908년 8월 27일에 이곳에서 태어났다. (다만 생가 건물은 나중에 복원한 것이다.)
생가 부근에는 존슨대통령 일가의 묘지가 있다. 가운데 조금 큰 비석이 존슨 대통령 부부의 것이다. 존슨대통령은 1973년에, 영부인 Lady Bird 존슨여사는 2007년에 사망했다.
생가 뒤란에서 본 펌프. 옛날에 우리가 쓰던 것과 같은 모양이다.
이외에도 존슨대통령의 할아버지 집도 있는데 그런 것은 됐고, 예전에 얼핏 영화에서 본 농기계가 있다.
집에는 비행기 격납고와 활주로가 있다. 자가용 비행기도 몇 대 있었던 모양이다. 아까 농기계를 보면서 대충 감을 잡았겠지만, 존슨대통령은 대단한 부자였다. 이런 사람이 처음에는 왜 교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텍사스주립대학교(당시의 이름은 South West Texas Teacher's College)를 졸업하고 샘 휴스턴 고등학교에서 근무했었다. 부자라고 해서 교사를 하지 말란 법은 없다만...
존슨은 대통령 재임 중에도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 이외에 이곳에서도 정사를 돌보고 사람들을 만난 모양이다. 그래서 사저(私邸)라 할 수 있는 이곳의 이름은 Texas White House. 그 옆의 Hangar 내부에는 작지만 대통령에 관한 비디오도 볼 수 있고, 기념품도 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내 입장에서는 이런 모습도 솔직히 부러웠다. 우리나라 같으면 저런 티셔츠 입고 다닐 수 있겠나? 박정희가 됐던 김대중이 됐던...
존슨대통령의 이웃으로 살았던 Sauer와 Beckmann의 농가도 있다. 1869년에 정착하여 10명의 자녀를 두었다는데, 그들 중 한명은 존슨대통령의 산파였다고 한다. 100년이 넘은 농가에는 지금도 사람이 산다.
사족
1) 존슨대통령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성기를 드러내놓은 적이 몇 번 있다고 한다. 그는 재임 중에 베트남과의 전쟁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천문학적인 전비를 쏟아 부었고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전황은 시간이 갈수록 미국에 불리했기 때문. 이에 어느 기자가 “우리가 베트남과 전쟁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고, 존슨대통령은 진땀을 흘려가며 설명을 했으나, 그 기자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자 그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지퍼를 내리고 자신의 성기를 꺼내 기자들 앞에서 흔들며 아주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바로 이것 때문이오!!”
2) 당시 소련(현재의 러시아)의 위성국가나 다름이 없던 동독대사가 새로 본국으로부터 발령을 받아 워싱턴D.C에 부임했다. 신임장을 들고 존슨대통령을 찾아 인사하러 온 주미 동독대사 앞에서 대통령은 자신의 성기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거 보입니까? 훌륭한 텍사스산이오. 이거 괴롭히지 마시오!!”
3) 존슨대통령은 평소에 자신의 성기를 <점보>라고 부르며 대단히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존슨대통령은 키가 190cm로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링컨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고 한다. 그러니 성기는 또 얼마나 컸겠는가? 아무튼 그는 성기를 자존심으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4) 2008년 1월. 가수 나훈아는 유명 여배우들과 관련된 괴소문에 시달리게 된다. 이를 해명하겠다고 연 기자회견에서 그는 말미에 책상 위에 올라가 허리띠를 풀어 성기를 꺼내는 듯한 제스츄어를 했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자신의 결백을 외쳤다. 일명 바지 퍼포먼스. 이렇게 그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들을 정면 돌파했다. 어째 존슨대통령의 일화와 비슷하지 않나?
5) 소문의 내용은 그가 두 명의 여배우와 사귀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일본 야쿠자의 애인이어서 보복으로 거세를 당했다는 것이다. 나훈아가 진정으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싶었다면 저렇게 떠들 것이 아니라, 그냥 조용히 기자 몇 명을 불러 자신의 상태를 보여주었으면 그것으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저렇게 요란한 방법을 택했다.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진실인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 세상은 그의 진심을 믿어주는 분위기로 돌변하였다. 그는 대중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