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1. 과달루페산맥 국립공원
- 과달루페 산맥 국립공원 -
2014년 12월 26일(금). 오늘의 목적지는 과달루페 산맥 국립공원. 특별히 텍사스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름조차 생소할 곳이다. 캠핑장으로부터의 거리는 편도 65마일. 지난 이틀동안 다녔던 곳에 비하면 가까운 편이다.
가는 길은 앞에서 소개한 칼스배드 동굴로 가는 길과 같아서 엊그제 감탄했던 <시에라 디아블로 야생동물 보호구역> 주변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TX54 도로 주변에 펼쳐진 절경은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본 국립공원보다 길옆의 이런 풍경이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TX54에 이어진 US180/62 도로를 달리는데 하늘에 구름이 끼면서 빗방울이 떨어졌다. 이런 사막에도 비가 오는 모양이다.
드디어 국립공원 도착.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고 세찬 바람이 불어서 여행이고 뭐고 가능할지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 너무너무 추워서 얼른 여행자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입장료는 16세 이상만 5불. 표를 구입하고 나면 간단하게 비디오 상영이 있어서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미리 공부할 수 있다. 그리고 나면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트레일. 과달루페 산맥에는 텍사스의 최고봉인 해발 2,667m의 Guadalupe Peak가 있다. 정상까지의 거리는 14km. 소요시간은 6-10시간. 하지만 실제로 올라야 할 높이는 915m라고 하니 많이 힘들 것 같지는 않았다. 정상이 어디인지는 분간할 수 없으나 주변의 산이라는 것들은 대체로 이렇게 생겼다.
트레일 코스 가운데 가장 쉬운 곳을 택했다. 이렇게 포장까지 되어 있는 길을 걷는 것이므로 이건 뭐 산행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했다.
하지만 추운 날씨. 세찬 비바람 때문에 가족들은 더 이상 트레일을 원하지 않았다. 한편 나는 나대로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닌 야생동물이었다. 지금 이곳에는 사슴은 기본이고, 곰, 늑대, 여우, 멧돼지는 물론이고 퓨마도 있다. 여기서는 Mountain Lion이라고도 부르는 Puma는 북미대륙의 최고 포식자이다. 퓨마가 사람을 해쳤다는 기록은 없다고 하지만 그렇더라도 길에서 저런 것들을 만난다면 좀 곤란할 것 같다. 미국 사람들이야 총이라도 있지만, 나는 맨손으로 맞서야 하니... 결국 차를 타고 다니면서 구경하기로 결정. Mckittrick Canyon 쪽으로 들어가다가 도로에서 사슴을 만났다.
이곳이 국립공원임을 알리는 현판.
안으로 더 들어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이어 안내판이 나온다.
그리고 다시 트레일. 날씨가 좋지 않으니 사람구경은 전혀 할 수가 없다. 심지어 이쪽으로는 관리사무소에도 근무하는 사람이 없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본 TX54 도로 주변의 모습은 몇 번을 보아도 여전히 감탄이 나온다.
애들은 역시 애들이다.
- 집으로 -
2014년 12월 27일(토).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챙기고 캠핑장을 나섰다. 오늘은 다시 752km를 달려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이 동네는 같은 텍사스인데도 눈이 내렸다. 주변에 하얗게 내린 눈. 샌마커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집에 거의 다 와서 들른 가게. 외관에서 풍기는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미국 사람들도 복권을 참 좋아한다.
사족:
1) 4박5일 자동차 여행 정리 (이동거리=1,504마일 또는 2,420km)
주유비=102.37불 식비=172.37불 입장료=80불 숙박비=162불 합계=516.74불
2) 뉴욕도 좋고 다 좋겠지만 미국에서는 자연환경을 보는 것이 으뜸이 아닌가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목한계선, 침염수-활엽수 경계선, 푸른 잔디-누런 잔디의 경계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