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9. 칼스배드동굴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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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9. 칼스배드동굴 국립공원

하로동선 3 1544

- 칼스배드 동굴 가는 길 -

 

2014년 12월 24일(수). 아침에 일어나 보니 들판에 서리가 내렸고, 차 유리에는 성에가 가득했다. San Marcos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아침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했다. 방안에 부엌이 없으니 밖에서 해야 했는데, 추위가 장난이 아니었다. 나중에 여행에서 돌아와 확인해 보니 이 날의 아침기온은 화씨 17도. 그러니까 섭씨 영하 8도였다. 이런 날씨에 맨손으로 설거지를 하려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하수라서 아주 차갑지 않다는 점. 안 그랬으면 손가락이 끊어지는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95-1) 설거지-수정.jpg

오늘의 행선지는 칼스배드 동굴 국립공원. 캠핑장으로부터의 거리는 꼭 100마일.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거리(153km)보다 멀다. 단지 동굴을 보겠다고 하루에 이런 거리를 왕복한다는 것은 한국 같으면 어림없는 일이겠으나, 미국에서는 차로 2시간 거리라고 하면 가까운 거리에 속한다.

텍사스 54번 고속도로(TX54)를 따라 북쪽으로 달렸다. 말은 고속도로라고 해도 한국의 국도처럼 생긴 왕복 2차선의 도로이다.


95-2) 가는 길-수정.jpg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은 주변의 풍광. 도로 옆으로는 철조망 안으로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고, 그 안에 사막식물이 자라고 있다. 철조망은 야생동물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쳐 놓은 것. 초원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맥의 모습은 정말 희한하다.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것 같은데도 설명이 불가하다. 이곳의 지명은 시에라 디아블로 야생동물 보호구역(Sierra Diablo Wildlife Management Area).

 

뉴멕시코로 넘어오기 전 텍사스의 끝자락에서도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었다.


95-3) 가는 길-수정.jpg

- 칼스배드 동굴 국립공원 -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표지석 뒤로 보이는 건물은 방문자 센터.


95-4) 입구-수정.jpg

방문자 센터에서 앞을 바라보면 멀리 지평선과 함께 넓은 평야가 나타난다.


95-5) 입구-수정.jpg

방문자 센터로 들어오면 먼저 표를 구입해야 한다. 입장료는 어른 10불, 15세 이하는 무료이다.


95-6) 매표소-수정.jpg

나는 국립공원 연간회원권을 구입했다. 가격은 80불. 이것으로는 앞으로 1년 동안 미국의 모든 국립공원을 4명까지 추가비용 없이 드나들 수 있다.


95-7) 연간회원권-수정.jpg

방문자 센터에서 동굴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아래 사진의 앞에 보이는 문으로 나가서 조금 걸으면 나타나는 동굴입구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기서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다.


95-8) 통로-수정.jpg

동굴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지그재그로 닦여진 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된다. 지하 800피트(240m). 내려가는 길은 2km이니 30분 정도 걸린다.


95-9) 동굴입구-수정.jpg

엘리베이터 타는 곳에는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 물만 먹을 수 있을 뿐 껌도 씹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각종 음식물로 인한 오염도 문제겠지만, 음식물은 스컹크를 비롯한 야생동물들을 동굴 안으로 불러들이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95-11) 주의사항-수정.jpg


엘리베이터를 타건 걸어서 내려가던 두 길은 휴게소에서 만난다. 지하 깊은 곳이지만 각종 기념품과 함께 음식물도 판매한다.


95-12) 동굴입구-수정.jpg

약 2억 8천만년 전부터 2억 5천만년 전 사이에 형성된 300여 개의 석회암동굴 가운데 하나인 칼스배드 동굴은 1898년에 짐 화이트라는 이름의 16살짜리 소년이 처음 발견하였다. 처음에는 동굴의 존재에 대해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으나, 그 후 사진사 레이 데이비스가 짐과 함께 동굴에 들어가서 찍은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빅룸이라 불리는 동굴 내 코스는 거리가 1.3마일(2.1km)에 이르며,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굴이다.


95-13) 빅룸-수정.jpg

동굴의 모습은 한국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했다.

동굴 속의 여러 모습들에는 이름이 붙어 있다. 그 중 이것은 Chinese Theater.


95-14) 빅룸-수정.jpg

여름에 왔다면 동틀 무렵과 해질 무렵에 동굴을 들고 나는 박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Bat Flight Program. 동굴 입구에 있는 야외극장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는 태양의 위치가 바뀌니까 오전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솔직히 내 생각에는 동굴보다 디아블로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병풍처럼 늘어선 산맥의 모습이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95-15) 오는 길-수정.jpg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서산으로 해가 저무는 가운데 캠핑장에서 바라보이는 뒷산의 모습이 절경이다.


95-16) KOA-뒷산-수정.jpg

3 Comments
참새하루 2016.02.17 05:26  
칼스배드 다녀오셨군요
저도 그 동굴을  걸어서 내려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참 인상적인 곳이었지요
덕분에 추억의 여행타임으로 돌아갔습니다
하로동선 2016.02.17 20:49  
아.. 그러셨군요. 저는 그동안 참새하루님이 올린 글이랑 사진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여행을 참 좋아하시나봐요.
롤러캣 2019.11.20 08:22  
저는엘베타고 내려갔다 올라왔는데 걸어갈걸 그랬습니다. 동굴안에 탐험대가 타고 내려갔던 사다리가 그대로 걸려있는게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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