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오트바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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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트바이 이야기.

행복한정원 5 2774
 
  베트남에 도착해서 처음 거리에 나가보면 첫 번째 보게 되는 광경이 거리를 달리는 많은 오트바이의 물결입니다. 더욱이 그 시간이 아침 저녁의 출 퇴근 시간대라면 오토바이의 수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습니다. 차선도 제대로 그려져 있지 않은 거리에서 오트바이들은 곡예를 하듯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뒤얽힌 틈으로 요리조리 장애물을 피해가며 잘도 빠져나갑니다. 사람들은 오트바이에 혼자 타기도 하지만 뒤꽁무니에 사람을 태우고 다니기도 하는데, 때로는 두세 사람, 혹은 부부와 아이 등 일가족이 오트바이 한 대에 모두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택시 잡기가 어렵고 요금도 저렴해서 세옴(돈을 받고 오트바이 뒤에 승객을 태워주는, 일종의 오트바이 택시)을 여러 번 이용했습니다. 한 번은 호치민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숙소에 돌아가려고 세옴을 탄 적이 있는데 그때가 마침 오후의 럿시아워였습니다.  오트바이 기사는 쏟아져 나온 오트바이와 자동차로 혼잡한 거리를 곡예운전을 하듯 달리더니 아무데서나 중앙선을 넘어서 U-턴을 하고는 역주행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오트바이 뒤좌석 승차를 하는 것이 일면 위험해보이기는 하지만  택시보다 빠르기도 하고고 스릴감도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운전석 뒤에 앉아서 운전하는 사람의 허리를 붙잡고 가야 하는데. 모르는 사람의 허리를 잡기가 거북해서 옷자락을 엉거주춤 잡고 가자니 때로는 위태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승객에게 헬멧을 쓰도록 제공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면 심각한 거리의 매연을 고스란히 들이마셔야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수많은 오트바이와 자동치들이 뿜어내는 배기가스 때문에  대기공해가 심해서 오트바이를 타는 베트남 사람들조차도 마스크를 쓰고 다닙니다.
 오트바이는 자동차보다 값도 저렴하고 주행거리당 연료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경제적입니다. 크기도 작고 기동력이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탈 수 있고, 좁은 길이나 비포장도로에서도 잘 달립니다. 그래서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지 못한 곳에서 보통 오트바이를 많이 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를 그대로 타기도 하지만, 삼륜차 비슷한 형태로 개조해서 택시 영업을 하기도 합니다. 인도나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오트바이 엔진을 달아서 운행하는 릭샤(나라에 따라서 툭툭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라는 삼륜차가 많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변형된 오트바이의 일종인데 이들 나라에서는 택시의 역할 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오트바이는 대중적으로 많이 타는 운행 수단이지만 자동차에 비해서 사고에 취약합니다. 몇해 전 베트남에 갔을 때 공항에서 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었습니다. 차들이 밀리며 서행을 하기에 창밖을 내다보니 사고가 났는지 옆구리가 조금 찌그러진 승용차 옆에 오트바이 한 대가 길가에 넘어져 있었습니다. 차에 같이 타고 가던 베트남 교민의 말에 의하면 오트바이가 많아서 사고도 자주 난다고 합니다. 오트바이가 자동차보다 저렴하고 대중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심각한 대기공해 문제와 사고에 대한 취약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미다
  베트남에 있을 때, 거리를 메우고 밀려가는 오트바이 물결을 보면서 연상되던 장면이 하나 있었읍니다. 여러해 전, 중국이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발전하기 전에 중국에 갔었던 일이 있습니다. 그때는 중국에 자동차가 많지 않을 때였는데, 러시아워가 되자 자전거의 물결이 거리를 메우고 떼를 지어 가는 광경을 신기하게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광경이 사라지고 중국에도 수많은 자동차의  공급으로 거리 혼잡과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공해가 심각합니다. 그런 중국의 상황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지만, 베트남도 오래지 않아 중국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경제 발전이 가속화 되면서 오트바이 수가 줄어들고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대기공해가 더 심각한 상황이 되기 전에 공해 발생을 줄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5 Comments
CB걸면D져 2013.02.27 13:57  
베트남은 오토바이 천국이죠.
한국에서 평생보는 오토바이 숫자보다, 베트남에서 하루에 보는 오토바이 숫자가 더 많을겁니다.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 타는 풍경을 보면 두사람에 관계를 알수 있다고 합니다.
뒷사람이 허리를 껴안고 타고 다니면 부부 이거나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며,
옷을 잡고 타면 긴긴밤 같이보낸 연인사이 정도이고,
살짝 찌대고 타면 키스정도 한사이 라고 보면 된다네요.
그 나머지는 절대로 앞사람 어깨나 옷이나 허리를 잡지 않고 손 놓고 엉거주춤 탄다고 합니다.
남들이 부부나, 연인이나, 애인이나, 동성연애자로 보기 때문이랍니다.
결론은 오토바이 앞뒤 사람이 어떤 행태를 하는지에 따라 두사람에 관계를 알수 있다는 것이죠.
행복한정원 2013.02.28 22:47  
오트바이 뒤에 타고 가는 사람의 손 모양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네요.  베트남 여행중에 세옴을 여러번 탔었는데, 그때마다 앞사람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하는 것이 제일 고민이었읍니다.
시골길 2013.03.05 13:57  
한쪽손을 엉덩이 뒤로해서 짐받이 금속부위를 꽉움켜 쥐면 된다꼬 하던디요..ㅎㅎ
행복한정원 2013.03.09 20:08  
다음에 다시 베트남에 가서 오트바이 타게 되면 그렇게 한 번 해봐야겠네요.
아지담 2013.04.20 19:51  
베트남에서 모터바이크 대여해서 다니는 중입니다. 아주 무질서해보이지만 그속에서 일종의 법칙같은건 있는듯합니다. 흐름대로 타니 다닐만합니다.  매연은 많긴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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