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쏘두의"황금의나라"미얀마여행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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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쏘두의"황금의나라"미얀마여행기 15

Tony 4 2779
3월5일-10일 토니 [ 4백만파고다의 古都 ] Bagan에서 인간이 되다 ( 8 )



짜욱꾸 우민의 미로같이 얽히고 설킨 토굴의 한 방에서
나는 앉아 있다.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냥 얼어붙은 내 몸......
이상한 기운이 내 몸을 감싸 안는다.
마음이 평온하다.
정적을 깬건 미얀마 친구"마웅"이었다.
사암으로 된 벽을 긁어서 글자를 새기고 있었다.
내 이름과 자기이름...
그리고 그 옆에 떵예진(친구)이라고 새겼다.
그래....우린 메잇쉐(친구=머리가 커서 만난 친구)가 아닌
떵예진(친구=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부랄친구)이다.
이곳에 오면서 잠시 의심을 했던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난 마구니다........
이곳 미얀마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을 사악한 마음으로 의심한
내가 바로 마구니다.
그리고 이들이 바로 진짜 인간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
서로 마음을 주어야하고 의심이 없어야 하는데..
아직도 그것이 잘 안되니..
토니...넌 언제 인간이 되니?
촛불이 거의 다 꺼져간다.
길고 복잡하게 미로처럼 얽힌 짜욱꾸 우민의 토굴에서
내 마음에 복잡하게 얽힌 백팔번뇌의 실타래를 풀며 나왔다.
밖에서 잠시 앉아 담배한대를 물었다.
아직도 멍하다.
짜욱꾸 우민이 지닌 엄청난 충격파가 아직도 가슴에 여진으로
넓게 넓게 퍼져간다.
그냥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흥분으로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앉아있는데 붉은색 가사를 걸친
스님 한 분이 저 멀리서 우리에게 오라고 손짓한다.
스님이 거처하시는 집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더니 밥 먹었냐고 묻는다.
시계를 보니 오후4시..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그냥 시내에 가서 먹을 것이라고 대답하니 여기서 먹으라며 밥을 챙겨준다.
정중히 사양하고 일어서려고 하는데 "마웅"이 눈짓으로 앉으라고 한다.
염치 불구하고 앉아서 스님께서 내어온 밥을 손으로 먹었다.
스님의 성함은 U TI LAW KA.....
약간 젊은 스님인데도 얼굴에 온화함과 인자함이 베어 있었다.
감히 범접치 못하는 얇은 미소로 천천히 말씀하시는 모습이
마치 부처님을 대하는 것 같다.
밥을 먹고 손을 씻고...
"마웅"이 자기가 하겠다고 만류하는데도 내가 설것이를 하였다.
스님이 차를 내오시고....
차를 마시며 방명록을 보았다.
이곳을 찾아온 한 5년 정도의 방명록이었는데 몇 장 되지 않는다.
방명록에 나도 쓰라고 해서 몇 줄의 기록을 남기고 스님께
부탁을 하나 드렸다.
내 미얀마 이름을 지어 달라고....
흔쾌히 수락하시더니 종이에 적어주신 이름이 "쏘두"이다
"쏘두(행복한사람)"라......그래...난 행복한 사람이다...
스님께서 손을 내밀라 하더니 손금도 봐주시고 많은 덕담을 해 주셨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인연을 귀히 여겨라"
이곳 미얀마에 와서 인연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는데
스님이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공양함이 보여 1,000K을 넣고 미얀마 친구들과
낭우로 돌아왔다.
짜욱꾸 우민을 찾아갈 때와는 달리 돌아오는 길은 힘들지 않았다.
짜우꾸 우민...
진정 바간의 숨겨진 보석이다.
내가 나를 볼 수 있게 내 마음의 거울을 달아준 곳...
내가 비로소 미얀마를 가슴으로 느끼게 해준 곳...
인연의 끈을 잡고
토니......
바간의 짜우꾸 우민을 다녀와서 드디어 인간이 되다..




다음편 인레깡(인레호수)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ntopia@hanmail.net
4 Comments
*^^* 1970.01.01 09:00  
진짜 머찌다,,저두 미얀마 가고싶어여,,,
*^^* 1970.01.01 09:00  
감동의 물결이 철썩~~ ㅠ.ㅠ
*^^* 1970.01.01 09:00  
다음편도 얼릉 올려주세용....
*^^* 1970.01.01 09:00  
한편의 소설같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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