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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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7편

도니 8 3679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부 27편
                                                            [ 렛츠 가자! ]

버스표를 받아들고 게스트 하우스에 누웠다.
“꼬르륵..꾸르륵...시간 되었다. 여물 처먹자!!!”
내 배는 주인의 감정과는 전혀 무관하게도 밥 달라고 아우성 친다.
그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는데 뭔가 좀 먹어야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게스트 하우스를 나왔다.

“예Ye"는 남부로 가는 길에 있는 조그만 도시라서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고
식당도 현지인들이 먹는 가두식당뿐..그럴싸한 식당도 없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길거리 식당에 쭈구리고 앉았다.
쌀 국수 한 그릇 시키고.....
만들레이 럼Rum 한 병에 꼬치 몇 개를 시켜서 혼자서 술을 빨았다.

음...처량하다....

난 혼자 먹는 술은 딱 질색이다.
그리고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절대로 술 마시지 않는다.
술 먹을 때와 장소 그리고 주종은 안 가리지만 사람은 가린다.
"술"이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류라서
마음 맞는 사람끼리 여럿이서 빨아야지 혼자서 술 빠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술이 잘 들어가네...허참....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어느새 한 병 다 마셨네....쩝.

옆자리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있던 미얀마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본다.
그래 어짜피 발동 걸린거 예네들하고 한잔 더 마시자....
술 한 병을 더 시켰다. 그리고 옆자리 미얀마 사람들을 불러 함께 마시기 시작했다.
한명은 인력거(자전거로 만든..)를 끄는 사람이고 또 한명은 농사를 짖는단다.
이예기 저예기 하다가 내가 지금 “더웨이”를 가려고 하는데 버스로 밖에 가질 못하느냐고 물으니 내일아침에 이곳에서 떠나는 기차도 있단다...

허거덕......기차.....?

갑자기 귀가 번쩍 트인다......그래...기차...기차가 있었구나....
왜 기차를 생각 못했을까나...?
이러구 있을때가 아니쥐.....
부리나케 계산을 마치고 일어섰다.

같이 술마신 미얀마 사람에게 “부다요웅(역)”이 어디있냐고 물으니
시내 중심 아웅산 로를 따라”가다보면 있다며 자기가 안내하겠다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니..뭐..이럴 것 까지야........

사양했지만 자기도 그 앞을 지나가야 집에 간다며 술 잘 얻어먹었다고
공짜로 그곳까지 인력거 태워주겠단다....

햐~~

인력거(싸이까)를 타고 10여분을 가니 조그만 시골역 같은 분위기의 기차역이 나왔다. 태워준 미얀마 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매표소로 갔다.
매표소에는 늙구수레한 아저씨가 장부에 뭔가를 정리하고 있었다.
내가 창문을 두들기니 뭔 일이냐고 묻는다.
내일 아침에 이곳에서 더웨이로 떠나는 기차표 한 장 사고 싶다고 말하니
바로 아침 6시 출발 표를 끊어준다....흐흐...잘 되얐다.....이렇게 가면 되지...
모로가도 더웨이만 가면 된다.
얼마냐고 물으니 300짯이란다....

기분좋게 돈을 주려고 지갑을 여는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내 어께를 툭 친다.

잉? 머야?...뒤를 돌아보니..
허거덕....그 머리 짧은 사복군인 2명이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흑흑
.....바로....들켜버린 것이다.....그것도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아 쓰바...존나 안 풀리네....

내가 기차표를 손에 쥐고 있었는데 매가 먹이감 사냥하듯 “휙”하고 나꿔챈다.
표를 준 역무원은 영문을 몰라 앉아있는데 그 군인이 유리창을 쾅쾅 치면서
외국인에게 표를 팔면 어떻게 하냐며 엄청 개지라-ㄹ 을 떤다.
역무원은 연실 고개를 조아리고 “이넘이 진짜 외국인인줄은 몰랐다”며 사과를 한다.

대기시켜놓은 오토바이에 태워졌다.
게스트 하우스로 배달(?)되는 동안 나를 태운 그 군인은 연짱 씨부린다...
투덜투덜.....
게스트 하우스에 내리니 그 군인이 하는 말이
아무래도 내가 또다시 뭔 짖을 할까바 안심이 안되서 줄곧 미행했단다....
음.....인제 미행을 다 당하네 그랴....

흑흑...

제발 날 좀 보내줘요....응....

개소리 하지 말란다..
내일 아침에 자기들이 데릴러 올 때까지 조용히 짱박혀 잠이나 쳐 자란다....

그리고 게스트 하우스 주인을 불러 밤에 이넘 싸돌아 다니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하고 사라졌다....

이번 시도도 실패로 끝났다....
게다가 담배 한갑 사러 나갔다 온다고 해도 주인은 자기가 사다준다며
절대로 밖으로 못나가게 한다....

이런..우라질....완죠니 갇혔군....
모기를 잡아먹으며 온 방안을 헤메며 다니는 도마뱀들이
그 큰눈을 굴리며 “불쌍한 넘”이라고 하는 것 같다.

아...쓰바...이젠 끝인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진정 예Ye에서 멈추어야 한단 말인가?

.........................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까?
누워있다가 깜빡 잠이 든 모양이다.
문밖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내 방문을 두드린다.
일어나서 시간을 보니 밤12시가 좀 넘었다.

모야? 이 밤중에......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여니 정복 차림을 한 군인들 4명이 나를 좀 보자며
잠깐 나오라고 한다.

그중에 아까 나를 이곳 게스트 하우스로 연행해오던
머리 짧은 사복군인도 한명 있었는데 이번엔 깔끔한 정복 차림이였다.

헉...뭔 문제있나?...

내가 너무 나 댔었나...?
알았다고 대답하고 세수를 하는데 갑자기 밖에서 크게 웃는 소리와 함께
왁자지껄 큰소리로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뭐가 글케 재미있어...? 난..불안해 죽갔구만....
대충 세수를 하고 마음을 단디먹고 프런트앞 응접실로 나갔다.

설마 죽이기야 하겠냐? “배”째라!... “등”따라!

심호흡을 크게 하고 응접실로 나가보니 웬 뚱뚱한 장교 한명이 가운데 자리에
떡커니 버티고앉아 있었고 좌우로 장교들이 쭉 앉아서 떠들고 있었다
내가 들어오고 중간에 앉아있던 뚱뚱한 장교가 일어서자 좌우에 있던
다른 장교들이 벌떡 일어선다...

모야...이 분위기.....?

그 뚱뚱한 장교는 이곳 지역 보안 사령관이라며 자기를 소개한다.
계급은 우리나라로 말하면 대령과 소장사이인 듯 하다.
그러면서 내 이야기를 오늘밤 보안대 회식자리에서 들었다며
혹시 군대 갔다 왔냐고 묻는다...(이 사람 입에서 전주가 있었는지 술냄새가 풀풀난다)
잉?..그건 왜 묻지...?
암튼 군대 갔다왔다고 대답하자 반갑다면서 여기까지 오느라 힘 들었을텐데
술 한잔 같이 하자며 나가자고 한다....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스토리냐?.....
어쨌든 따라나섰다.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술 한잔 산다고 하는데 마다할 도니가 아니쥐...

게스트 하우스 밖에 무장 경호원들을 태운 찝차와 다른 찝차가 5대정도 서 있었다. 찝차를 타고 한 음식점에 도착했다..

잉..? 밤12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영업하는 음식점이 있네...?

장교들이 우르르 내리고 주인인듯한 사람과 종업원들이 현관까지 나와 인사를 한다. 짜슥.... 높은 넘은 높은 넘인가 보네....
식당에 들어서니 술과 요리가 장만되어 있었다.
미리 연락을 해 놓고 온 것같은 분위기다.

그 보안 사령관이 나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해서 그 옆에 앉았다.
앉자마자 술을 권한다.
그래 먹고죽은 귀신은 떼깔도 좋다더라....
주는 족족 받아 마셨다...그것도 원샷으로....
내가 술을 계속 받아마시자 보안사령관이 남자답다며 자기가 지금까지
군 생활을 하던 이야기를 해준다. 게릴라 들과 교전중에 맞은 총자국도
보여주고,,,,무용담도 늘어놓고.....
한참을 자기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가 나에게 무얼 도와줄까 하고 묻는것이였다...

헉...찬스다....
그래서 다 필요없고 더웨이까지만 보내달라고 했다.
진짜 가보고 싶다...난 미얀마를 너무 좋아한다..각서를 쓰라면 쓰겠다....

내가 계속 보내달라고 애걸하자 갑자기 크게 웃으며
옆에 있던 부관을 불러 내일 아침에 경호원 부쳐서 기차에 태워 더웨이까지
보내주라는 명령을 내린다....

앗...진짜루....?

그래서 진짜 보내 줄 거냐고 묻자...자기 재량으로 더웨이 까지는 보내줄 수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너 묻어버린다며 껄껄 호탕하게 웃는다....

야~됐다....

드디어 갈 수 있다...
하늘이 쪼개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는가 보네......
일이 이렇게 풀릴 줄이야....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찝차를 타고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이 너무 기분 좋다..밤공기도 상쾌하고,,,
함께 동승한 보안대 소속 군인이 오늘 회식자리에서 내 이야기를 보고 했더니
보안 사령관이 크게 관심을 보이더니 한번 보고 싶다며 나를 만나러 가자고 했단다.

캬~~~~

역시 난 어딜가나 이놈의 시들지 않은 인기 때문에....
정치해도 되겠다...이참에 당 하나 만들어 볼까?

“자기 만족 당”


계속 됩니다요......

도니의 미얀마 정보 커뮤니티 [미야비즈MyaBiz]
http://home.freechal.com/myabiz
8 Comments
빅제이피 2005.05.11 21:18  
  도니님 정말 너무하십니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여행기좀 빨리 올려주세요. 눈깔 뒤집어 질려고 합니다. 사람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부탁헌데 빨리좀 올려주세요. 궁금해 미치것시유.  알았죠. 저 곧 미얀마 가는데 한잔 살게요. 팍팍 올리세요.
도니 2005.05.12 13:17  
  요즘 제가 좀 바뻐서요,,,,흑흑,,진짜 부담가네요....쪕...
글고 배넝여행객 1명이 저따라서 남부 함 간다고 나섰다거 예Ye에서 군인들에게 붙잡혀 디카 뻿길뻔했답니다.
현재 미얀마는 5,7연쇄폭탄 때문에 여행금지 구역이 많이 늘었습니다. 참고하세요..
포맨 2005.06.25 13:42  
  재밌게 읽었습니다.
작년 쓰나미때....분명 미얀마 남부지방에도 피해가 많을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만...타이보다는 심리적인 거리가 멀어서인지 거의 보도가 안되더군요...
죽음의 철도 시작점은 가봤는데.....종착점을 못가봤군요...

남들은 인도가 재미있는 나라라던데...저는 미얀마가 더 정이 갑니다.

지금 미얀마에 체류중이신거 같은데.....
한가지 질문을 드리자면....
외국인이 남부지방을 여행할수 있는 허가서는 어떻게 하면 받을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얀마는...각 지역사령관의 힘이 막강하다는것은 압니다...
여하간...
바쁘시겠지만....알려주시기바랍니다....
ks 2005.07.28 15:50  
  헉 뭐이야. 이게 최신 여행기네. 다음 여행기가 많이 기다려져요. 
Moon 2005.07.29 17:31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후편도 빨리 부탁드려요.
Roky 2005.08.10 22:36  
  다음 여행기 빨리 올려주세요 ~~~ 저도 다음은 미얀마로 떠나보려는데 ...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
혹시 무슨 일이 생겨 ... 묻 ...  빨리 올려주세요 ~~~
백목사 2005.08.21 16:40  
  잘지내시네.... 아들은 뭐하나... 우리아들이 보고싶다ㅓ던데...이멜 주소 좀 주지...우리 아덜 건 babik920625한멜인데 토니한데 알려 둘이 회포 좀 풀게 합시다.
이명미 2005.08.26 14:19  
  아~~ 백목사님 우리 토니가 오랜동안 이메일을 안써서
메일을 사용할수가 없답니다. 제 주소로 곧 편지보내라고 할께요^^...잘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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