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멋있어요!!! - 미중년 나그네의 미얀마 여행기 (만달레이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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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일 열심히 올렸더니, 사진 링크용 게시판에 더이상 사진이 안올라가네요. 좀 쉬면 글 쓰기 싫어질것 같아서 열심히 쓰고있는데, 이제 좀 쉬엄쉬엄 천천히 올려야 겠습니다.
오늘은 만달레이 인근의 밍군, 사가잉, 현지인마을, 그리고 미야까욱 사원과 그 옆 일몰까지의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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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1 빼빼로데이
어제 새벽 궁전의 일출모습이 못내 아쉬워서 새벽 다섯시에 알람을 맞추고 잠이들었다.
어느덧... 나도 모르게 잠이 깬다. 새벽 네시반.... 미쳤나보다. 조금더 자려고 눈을 감는다.
다섯시.. 알람이 울리고 머리속에선 내일 아침에 차타고 움직여야 하니 내일 아침에 사진찍으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내 굴복한다.
여덟시. 오토바이 기사를 만나서 근처를 돌아보려면 지금 일어나야 한다. 잽싸게 일어나서 샤워하고 밖으로 나간다.
두리번 두리번... 어제 그 가이드가 안보인다. 갑자기 다른녀석이 오더니, 어제 그녀석 집에가다 사고났단다.
내 그럴줄 알았지...... 다행이 많이 다치진 않았는데 입원을 한 터라 오늘 움직이긴 힘들단다. 대신 다른친구가 왔다고 인사를 시켜준다.
어쨌거나 이친구 친절하다. 서로 인사를 건네고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자기는 술 안마신단다. 오로지 물만 마신다고 걱정하지 말란다. 서로 일정을 얘기해 본다. 오늘 오전엔 밍군에 갔다가 사가잉을 돌아보고, 중간에 현지인 마을에 들르기로 하고 출발한다.
아침에 쓸데없이 느긋했던 터라 막상 아침을 못먹었다. 어딜가나 숙소에서 주는 조식은 웬만하면 꼭 챙겨먹는데 왠지 손해보는 기분이다. 배를 타러 가는 길인데, 속에서 밥달라고 아우성이다. 배타는것보다 뱃속을 채우는게 더 급하다. 어머니가 뱃살좀 집어넣고 오라셨는데, 아마도 택도 없는 일일듯 하다.
그래도 배 표를 끊는게 먼저일것 같다. 선착장 앞 건물에 들어가니 나 말고도 두팀정도가 표를 끊으려고 줄을 서 있다. 얼핏 보니 한국사람같아보이는 아가씨가 표를 끊는다. 처음 보는 동양계 여행자다. 괜히 반갑다. 여권을 보여주고 표를 끊는다. 왕복 5000짯. 배가 떠날 시간이 삼십분정도 남았다. 이제 배를 채우자.
표 파는곳 주변을 천천히 걷다보니, 노점에서 국수를 파는 아주머니가 있다. 아직 미얀마의 노점음식을 접해보지 못했으니, 한번 도전해본다. 말도 안통하지만 손짓으로 국수를 주문한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갑자기 이 아주머니 고민한다. 그리고 500짯을 부른다. 아마도 관광객 가격이지 싶은데 그래도 싸다. 감동할만한 맛은 아니지만, 배를 채운게 어디냐 싶어서 고맙게 인사하고 항구(제티)로 걸음을 옮긴다.
표파는곳 바로 뒤로 돌아가니 벤치들이 있고, 배를 타려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까 그 아가씨가 보이길래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는데 이어폰을 끼고 있길래 방해인가 싶어서 가만히 있는다.
선착장 풍경. 뭔가 대단한것을 기대하셨다면 아직 미얀마에 적응하지 못하신겁니다.
배를 타고 가는 강가에는 이런 움막들이 있습니다
한시간정도 배를 타고 밍군 선착장에 내린다. 선착장 앞에는 마차들이 잔뜩 대기하고 있고, 마침 아까 그분이 오길래 한국분이냐고 물어본다. 다행히도 한국분이었고, 멀리 돌아다니지 않아도 될듯해서 마차는 패스하기로 한다. 조금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 같은사람을 알고있다. 세상 참 좁기도 하지...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소박한 말이 새삼 진리로 다가온다. 밍군에 있는 가장 높고 커다란 전탑 위를 오르니, 이 동네가 다 보인다. 여기저기 흥미있는곳도 꽤 보이고.... 천천히 한바퀴 돌아보고 나서 옆에 있는 유적지로 가려는 찰라.... 음료수를 파는 가게가 보인다.
밍군 선착장에 도착하면 이렇게 우마차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밍군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보이는 커다란 전탑입니다. 저곳을 올라가 보면
이런 풍경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맥주를 팔길래 맥주를 한병 시켜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드디어 맥주를 마신다). 하는 일에 대한 얘기, 여행에 대한 얘기,사람에 대한 얘기.... 이것저것 떠들다 보니 배타러 갈 시간이다. 마차 안타길 잘했다. 마차 빌릴 돈은 고스란히 맥주값으로 바뀌어 날 행복하게 해 줬으니, 마차 안빌린거에 대한 아쉬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물론 밍군 유적지들을 제대로 못돌아본 아쉬움도 조금은 있지만, 여행하면서 새로운 친구를 만든거에 비하면 비교할 거리도 안된다.
돌아오는 길은 물살을 타서 그런지 삼십분밖에 안걸린다.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이 친구가 일하는 NGO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하여서 나중에 보내주기로 약속을 하고, 서로의 일정에 따라 헤어진다.
도착하니 우리 가이드군.... 앞에서 헬멧을 들고 기다리고있다. 일단 여기저기 다 좋은데 배가고프다 하니, 현지인 마을에 들렸다가 자기가 아는 식당에 가잔다.
현지인 마을은 기대이상으로 좋았다. 원래 여행자들이 다니는 코스도 아니고, 사람들도 아직 순수해서 그런지, 마을에 들어가니 내가 관광상품이 된 기분이다. 찻집에서 차를 한잔 마시며 주변 사람들에게 눈인사를 하니, 다들 왜그리 쑥스러워들 하는지... 가이드랑 같이 동네를 걸으면서 설명도 듣고, 조그만 초등학교가 보이길래 살짝 들어가 보았다. 분명 수업시간 맞다는데, 정말 아이들 난장판이다. 다들 수업은 뒷전이고 외국사람이 신기했는지 나한테 정신이 팔려서 차마 오래있지 못하고 자리를 피한다.
찻집입니다. 분명히 일할 시간인데 다들 저기서 쉬고계십니다. 왜 그런지는 글쎄요......
우기때를 대비해서인지 1층은 띄워서 창고등으로 사용하고 주로 2층에 거주합니다.
어려보이는 아이들이 주물로 된 부처님을 다듬고 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삶의 무게를 나누어 지고 있는것 같아서 조금 안스러워 보였는데, 맑은 저 소년의 눈을 보고 혼자서 주제넘은 생각을 하고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동네 골목길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랫던 학교가 누군가 저를 발견하고는 아수라장이 됩니다.
다음 목적지는 사가잉. 그 길에 현지인들 식당에 들려 점심을 먹는다. 마치 우리네 밥상처럼 밥과 반찬이 따로 나온다. 그런데... 전라도에 온줄 알았다. 반찬이 끊임없이 나온다. 이것참.... 미리 가격에 대해 귀띔받지 았았으면 비쌀까봐 걱정되서 숟가락도 못들었을 번 했다. 가격은 1700짯. 외국인이라 2000짯 부르길래 애교로 웃고 말았다. 미얀마 맥주를 한병 시켜서 천천히 마신다. 맥주한잔은 괜찮겠지 싶어서 가이드에게 권하니 괜찮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현지인 가격 1,700짯. 외국인 가격 2,000짯의 훌륭한 점심! 저 앞에 앉은 친구가 오늘 저를 데리고 다녀준 가이드입니다.
식사후 사가잉을 둘러본다. 사원에 오르니 아래 강과 선착장이 한눈에 보인다. 옆에는 다리가 두개 ...... 하나는 예전 식민지의 주인이었던 영국이 식민지 시절에 만들어놓은 낡은 다리와, 바로 그 옆에 중국에서 만들어주었다는 새로지은 다리가 있다. 그리고 그 항구는, 나무들을 베어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집하장이고......
새삼 우리나라 정부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한류 덕분에 어느때 보다 한국에 대한 호감이 큰 지금, 우리입장에서야 그리 큰 돈이 아닌 자본투자만으로도 미얀마의 인프라 구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라오스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이 그대로 전해진다. (이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한번 모아서 써 보겠습니다. 당시에 여행하면서 적었던 메모에는 꽤 거친언어들로 그때의 생각이 적혀있네요.)
암튼.... 여기선 대한민국 정부보다도, 여기 진출한 기업체보다도, 주몽의 역할이 더 크다. 여기저기서 느꼈던 한류? 여기에 비하면 택도없다. 한국사람 이라는 이유로, 자기들이 하는 잔치에 와서 밥먹어줘서 고맙다고 인사받아본 적 있나? 주몽 한번도 안봤지만, 암튼 고맙다.
사가잉의 전경입니다.
강이 꽤 넓어요.
앞에 보이는 큰 아치로 된 다리가 중국이 새로 지어준 다리. 그 사이로 멀리 보이는 다리는 예전에 영국이 지었던 낡은 다리.....
사가잉을 둘러보니, 석양이 참 이쁜곳이 있는데 거보겠냐고 물어본다. 더불어 그 앞엔 영험한 약수가 나오는 사원도 있다면서 물통 라벨을 보여준다.
얘기들어보니 만변통치약이다. 거의 무안단물급! 뭐 아쉬울게 있나? 가보자고 한다.
사원에 도착하니 한 스님이 저쪽으로 가보라고 한다. 가이드를 따라 가봤더니 승방이 있눈데, 승방이 보이는곳부터 이 친구 조심스러워 진다. 나중에 들었는데 이 스님, 아주 유명하신 큰스님이란다.
쭈뼛거리며 들어가 보니 이미 승방엔 사람들로 가득한데, 외국인을 보니 다들 신기한가보다. 다들 앞에 가 앉으라며 자리를 만들어 주는데 그 마음씀씀이가 고마워 사양할 수가 없다. 예전에 군대있을때 떠맡았던 군종병의 기억이 나서일까... 나도모르게 스님께 큰 절을 올렸다. 마음이 통했는지, 익숙하지 않은 배례에도 푸근히 웃어주시는 마음이 따뜻하다. 이것저것 물어봐 주시고 편하게 대답하며 같이 웃다 보니 시간이 참 빨리 흐른다.
일몰시간이 되서 움직여야 한다고 가이드가 얘기하기에 어러운 발걸음을 뗀다. 가는 길 안녕하고 행운을 빈다며 영험하다는 물 두병과, 사리가 담긴 병 두개를 쥐어주신다. 그 마음이 참 따뜻하고 고맙다. 머리가 아프거나 몸이 안좋을 때, 사리를 먹어보라고 하셨던것 같은데, 솔직히 그럴 자신은 없다.
* 깜빡하고 물과 사리의 사진을 안찍었습니다. ㅠㅠ *
사원을 나오니 저 앞에 언덕이 보인다. 그리고 그 언덕을 따라 나있는 계단...... 이거 참 화끈하다.
오토바이가 말썽이다. 계속 시동도 꺼지고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가이드와 같이 오토바이를 끌고 걷는데, 해 떨어지겠다고 가이드가 어서 가란다. 오토바이를 뒤로 하고 허겁지겁 산을 오른다.
원래 등산을 참 싫어한다. 힘들거든.... 근데 여기와서 참 산 많이 오른다. 숨이 턱에 달 정도로 힘겹게 산을 오른다. 다행히 전망좋은곳에 오르니 아직 해가 남았다. 일몰은... 솔직히 기대보단 덜하다. 아마 기대가 컷음이겠지.
매일 해는 새로 뜨고, 또 매일 지지만, 그 어떤 일몰도 어제와 같지 않았고, 그러기에 모든 일몰은 기대감을 준다. 아마도, 내일의 일몰도 아름다울 것이고, 그 어떤 일몰도 아름답지 않은것은 없겠지.
만달레이의 일몰. 고즈넉하다.
일몰 포인트에서 본 만달레이 전경. 크게 봐야 좋은데, 좀 아쉽네요.
아쉬운 길을 뒤로 하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다. 오늘의 수고로움을 고마워 하며, 한국에서 가져온 작은 선물들과 함께 오늘 고생해준 가이드와 작별한다. 참 미안하게도,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쩝....
게스트하우스 앞에 있는 식당이 오늘은 문을 열었다.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니 맥주한잔이 생각난다. 소화도 시킬겸 이리저리 걸으며 맥주집을 찾는다. 10분정도 거리에 현지인들 가는 주점을 찾았고, 생맥주 세잔과 치킨샐러드를 먹고 온다.
맥주와 치킨샐러드. 아이폰으로 찍어서 화질이 엉망이네요.
어김없이 주몽과 박지성덕분에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었고, 서로에게 즐거운 기억을 쌓았다.
내일은 바간으로 가는 날. 새벽 사진을 찍기 위해 알람을 맞춰두고 일찍 잠자리에 들려한다.
고맙다 주몽! 고맙다 박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