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여행기 0825 뽀빠산과 고량주
여러분은 현재 황금의 땅 미얀마 여행기를 보고 계십니다. 이 여행기는 여행일지를 바탕으로 쓴 일기 형식의 여행기입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으시는 것이 좀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작은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으며, 여행관련 질문은 댓글을 통해 해주세요. 그럼 시작합니다.
뽀빠산행 택시 한대 대절 30달러
고량주 2병 5000짯
만들레이행 버스 8500짯
고량주 2병 5000짯
만들레이행 버스 8500짯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내일은 아침 6시에 일어나 뽀빠산에 가자고 의기투합을 했으나 술 때문인지 모두다 늦잠을 잤다. 그나마 아침을 먹으라는 노크소리에 일어났다. 미얀마의 게스트하우스들은 비싼 대신에 아침을 모두 주는데 아침은 숙소 옥상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먹는다. 졸린 눈을 비비며 옥상으로 올라갔다. 어느새 모두 일어나 테이블에 둘러 앉아 아침을 먹으며 6시 뽀빠는 어찌된일이냐고 얘기하며 웃고 떠들었다. 오늘 뽀빠산에 가는 건 글렀다는 생각을 하고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침 10시경 갑자기 전날 마부가 찾아왔다. 그리고 어떻게 할꺼냐고 묻는다. 급하게 각 커플 방을 돌아다니며 의견을 청취했다. 계희,진아 커플은 간다고 하고 승호형,재림커플은 먼저 계진(계희,진아 커플)커플에게 물어보라고 해서 간다고 그랬다니 간다고 한다. 그렇게 내일로 미룬 뽀빠산은 오늘 예정대로 가게 되었다. 숙소 앞에 차가 와있었는데 작은 픽업트럭이었는데 뽀빠산까지의 길이 험난해 보였다. 역시나 미얀마의 자동차 답게 낡다못해 폐기처분 일보직전의 자동차다. 좌석대신에 트럭 뒤에 자리를 깔고 주저 앉아서 가야하는 길. 어쨌든 우린 차에 오르고 먼저 어차피 차를 하루 대절해 가는 거라 뽕좀 빼기 위해서 마을 공터 같은 그 버스 터미널로 가서 다음에 갈 도시인 만들레이 행 버스를 예약하려는데 가격이 장난아니게 비싸다, 일단 예약을 잠시 보류하고 대절한 차를 타고 숙소로 잠시 돌아와 숙소에서 알아보니 가격이 터미널이랑 같다. 아무래도 외국인 가격인듯 싶다. 가격이 같다면 픽업이 되는 숙소에서 예약하는게 나아서 숙소에서 만들레이행 버스를 예약하고 우린 다시 차에 올라 뽀빠산으로 향했다.
버강에서 남동쪽으로 약 7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해발 737미터의 높이로 솟은 기묘한 형태의 뽀빠산은 기원전 442년 대지진으로 생성되었는데 원래 뽀빠산이란 명칭은 이 산이 아닌 뽀빠 따웅마지라는 1518미터의 다른 산이었지만 현재는 우리가 지금 갈 737미터의 뽀빠 따웅끌라가 뽀빠산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이 곳은 혼자 솟아 올라있는 작은 산위에 사원이 자리잡고 있는데 사진으로 그 모습을 봤을 때 절경이었다.
뽀빠산으로 향하는 길, 버강의 황량한 풍경을 지나며 다시 한번 이 곳이 사막지대 같다는 생각을 했다. 뽀빠산과 버강사이에 미얀마 전통주인 탕이를 파는 곳이 많다고 들어서 드라이버에게 탕이 얘기를 하자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한참을 달렸을까 도로가로 띄엄띄엄 움막 형태의 공방 같은 모습의 가게 들이 보였는데 길가에 좌판을 피고 술병같은걸 파는 모습을 보니 탕이를 만들고 판매하는 곳인듯 했다.
차가 한 공방같은 곳에 우릴 세워줬다. 우린 내려서 움막같은 곳에 가니 넓게 자리 잡은 곳에 미얀마 남자 두명이서 자릴 잡고 앉아서 술을 한잔 하고 있었고 한쪽구석에서는 도마뱁구이를 하고 있었다. 탕이를 찾으니 두종류의 마실거리는 보여주고 맛보았는데 하나는 달달하니 막걸리같은 느낌이었고 하나는 고량주였다. 잠깐 그 곳에 머물면서 술을 마시던 미얀마인들에게 다가가 얘기를 하니 자연스레 술을 권한다. 덕분에 고량주 좀 마셔줬다. 그리고 도마뱀 구이도 어느새 완성되어 주인이 한입 맛보라고 권해줬는데 너무나 적나라한 그 모습에 먹기가 잠깐 꺼려졌지만 한번 도전! 맛은?
파충류 특유의 맛인가, 어릴 때 시골에서 잡아먹었던 개구리 뒷다리 같은 그 맛이다. 쫄깃쫄깃하니 굉장히 맛있었다. 그렇게 우린 그 곳에 머물며 달달한 막걸리 같은 대신 고량주 몇병을 사고 다시 갈길을 재촉했다. 한참을 다시 달려 트럭 운전사가 우릴 잠깐 길에 세워줬다. 그리고 우리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우뚝 솟아 있는 산하나. 그리고 그 위에 금빛의 사원. 멋있었다. 이 곳이 뷰포인트인지 운전사가 사진을 찍으라고 제스쳐를 한다. 내려서 잠깐 사진 좀 찍으며 이들의 신심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그리고 드디어 뽀빠산에 도착했다. 산 밑에는 마을이 형성되어있었다. 미얀마의 Tea인 러펫예를 파는 카페며, 작은 초등학교같은 것들이 있었다.
뽀빠산에는 원숭이들이 많다더니 정말로 원숭이들이 산 올라가는 입구에서부터 진을 치고 있었다. 게다가 그냥 파고다나 사원도 아니고 명색히 산을 오르는건데 역시나 미얀마! 산밑에부터 맨발로 산을 올라가야 한다. 파고다를 신성시 여기는 미얀마인들의 마음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그냥 좀 높은 탑도 아니고 산을 맨발로 가라니 게다가 원숭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곳곳에 원숭이 똥 범벅. 하지만 가릴게 있나, 신발을 대충 한 곳에 던져두고 (맡기는 곳이 있었지만 맡아줬다고 돈을 달래니까 그걸 방지위해) 어차피 잊어버려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너덜너덜해진 쪼리. 그리고 맨발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제법 가파른 계단이 끊임없이 이어져있었다. 등산이다. 이 곳에 사원을 만들고 계단까지 만든 그들의 정성.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풍경은 점점 넓어진다. 어느새 멀리까지 보일 정도로 높이 올라왔다. 그리고 정상에 도착. 사원안은 특출날 것 없이 아담하고 소박했다. 사실 사원보다는 그 풍경이 보고 싶었던터라 뷰포인트가 될만한 장소를 찾아 갔다. 눈앞에 쭉 펼쳐진 초록빛의 대지. 모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그 장소에서 우린 그저 그 풍경을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너무 멋졌다.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 올라오는 동안 원숭이들의 습격과 똥의 압박이 한순간에 날라가버리는 듯 했다. 내려가기 싫을 정도, 잠깐 숨좀 돌리고나서 사원을 한번 둘러보는데 현지인들도 많이 올라왔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이쁜 미얀마 처녀와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같이 있던 아줌마에게 엄마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라고 한다.
" 무슨 선생님? "
" 고등학교 "
" 그럼 얘 고등학생잉에요? "
" 어 고등학생인데 "
-_-;
이쁜 미얀마
사람들은 낫의 모양을 본 딴 인형을 만들어 기도를 하고 공양을 한다. 우리가 보기엔 좀 우스꽝스런 마네킹같은 모습이지만 이들은 진심이다. 모든 종교가 그 지역의 토착 종교와 융화되어 그 지역의 문화를 흡수해 각기 다른 모습을 띄는 것 처럼, 이 곳 미얀마 불교역시 낫과 융화되어 그 색이 뚜렷하고 다른 여타 동남아불교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한참을 아담한 그 산위에 사원을 구경하고 우리는 산을 내려갔다.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니 배가 고파서 산 밑에 노점에서 국수를 좀 사먹고 잠깐 쉬면서 있었다. 난 아까 본 초등학교가 생각나서 초등학교로 발길을 옮겼다. 여행 중 학교에 가면 즐거운 일이 생긴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 발걸음을 옮긴 초등학교.
우리네 시골 분교처럼 단층짜리 아담한 건물의 학교는 현재 수업중이었다. 수업에 방해가 될까 조심스럽게 학교를 거닐었는데 한 반은 복도로 나와 수업을 하고 있었다. 국어수업인듯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이 따라 읽고 열심이었다. 선생님은 야무지고 단아해보이는 이쁜 여선생님, 우리를 보고 살며시 미소를 지어주는데 저런 선생님에게 배우는 아이들은 참 좋겠다란 생각을 해봤다.
쉬는 시간이면 좋았으련만 다들 열심히 수업중이라 잠깐 학교를 둘러보는데 그쳤다. 한쪽에 기념비같은게 있었는데 이 학교를 만드는데 기부를 했던 어떤 이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빈부격차가 그 어느나라보다 큰 미얀마에서 아이들만이 희망임을 깨닫고 있는자들이 이런 학교를 더 많이 세워야할 것이다. 어쨌든 아이들과 즐거운 만남을 생각했지만 수업중이라 우린 다시 발길을 돌렸다.
학교에서 나와 주차되어 있는 차 쪽으로 향하는데 엄청나게 씨끄러운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원숭이들이 대판 싸우는데 계단에서 서로 뒤엉켜 뒹구는 바람에 노점을 하고 있는 쳐녀들을 덥쳤다. 장사하는 처녀들의 바구니도 나뒹굴고 처녀들도 깜짝 놀라 기겁을 한다. 원숭이들 천국이구나. 그런 모습을 뒤로하고 차에 올라 다시 버강으로 향했다.
버강으로 돌아와 어제 한국의 김치같은 그 음식 '미친'을 주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자 숙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가 로비에 모여 앉아 티비드라마를 보고 있다. 한국드라마 "신입사원" 한국드라마 아니 한류의 열풍은 다른 그 어떤 나라보다 미얀마에서 엄청나다. 정말 그냥 엄청난 정도가 아니다.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해보겠다. 어쨌든 모두 열중해서 보고 있다. 이시기에 미얀마에서 주몽이 방송되고 있었는데 그 인기는 정말 대단 시청률이 93프론가라고 들었는데 심하게 인기 있다. 나쁘게 말하면 미얀마가 한국식민지처럼 느껴질 정도?
어쨌든 오늘도 어김없이 술인데 고량주까지 사들고 왔으니 우리의 밤은 그렇게 또 깊어져만 갔다. 내일은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들레이로 향한다. 벌써 세번째 도시다. 만들레이에는 또 어떤일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
** 알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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