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방과 차마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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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과 차마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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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이 바로 마방의 삶과도 같지 않을까요?

인생의 동료와 함께 무거운 등짐을 지고 험한 산길을 넘고 강을 건너서....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가야 할 나이인데도 아직 佳人은 그리하지 못합니다.

내 손이 비어야 남의 손을 잡을 수 있고 그래야만 그사람의 체온을 느낄 수 있을 텐데 아직 그리하지 못합니다.

모든 게 욕심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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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는 그들에게 무슨 의미인가?

이 지역은 험난한 차마고도를 다닌 마방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중간 역참으로 일부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마방은 길이라면 무조건 간다.

만약 길이 아니라면 우짤껴? 길을 만들며 그래도 간다.

삶의 길, 하늘 길, 생명의 길...

 

중동지방에서 사막을 무리지어 넘나드는 카라반처럼 이곳에는 차마고도라는 험난한 길에 목숨을 걸고 다닌

마방들이 있었다.

당나라 태종때 문성공주를 토번이라는 티베트의 송찬간포에게 시집보내며 이때 중원의 많은 문물과 함께

차가 티베트로 전래한 이후 지금까지 1.400여 년을 차는 고원지방에 사는 사람에게 필요한 식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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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의 조직은 보통 5마리의 말을 말몰이꾼 한 사람이 담당을 하여 1파(把)라고 하여 기본형태로 갖추었다.

그 다음 1파가 8개 모여 1소방(小幇)을 만들어 모두 40마리로 이루어졌고, 이 조직에는 말몰이꾼 외에 중간

관리자가 따로 있었고 다시 1소방이 3개 모여 1대방(大榜)으로 조직되어 모두 갖추면 120마리의 말이 하나의

상단을 꾸며 다녔단다.

물론 기본은 그리하였겠지만 모든 마방이 이렇게 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상단이 지날 때는 장관을 이루어 볼만한 광경이었으리라.

 

이들은 우두머리인 마구어터우(馬鍋頭)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상단을 꾸려 떠날 때 제일 앞에 서는 말을 주로 암놈이 앞장을 선다.

그 말의 이마에는 표범무늬의 주앙베이라는 천을 씌워 우두머리 말임을 나타냈고 주로 티베트에서 구하였다.

말보다는 노새를 많이 사용하였는데 그 이유는 좁은 산길을 덩치가 작은 노새가 유리하고 먹이를 적게 먹으며

많은 짐을 싣기 때문이다.

 

암놈은 앞의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대처를 수놈에 비하여 더 뛰어나게 하기 때문이란다.

2번 말은 체력이 좋아 1번 말을 잘 따라가야 하며 후미와의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제일 마지막 말은 모든 말의 속도를 관장하기에 중요하다.

말이 길을 가다가 다쳐서 걸을 수 없거나 죽게 되면 독수리 먹이로 주었다.

티베트에서 사람이 죽으면 천장(天葬)이라는 장례를 치루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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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은 군대보다 더 엄격하고 강한 조직으로 우두머리인 마구어터우의 말에 무조건 복종을 했다 한다.

상단을 꾸려 장삿길에 나서다 보면 위험한 곳을 지나야 하고 맹수나 산적들의 공격을 받기 일쑤였다.

산 허리에다가 선 하나 그어놓은 듯한 저런 길을 가야 한다.

때로는 산사태도 만나고 눈사태를 만나 목숨을 잃어야 할 때도 있었다.

 

마방의 우두머리인 마구어터우는 마을에 들어와 숙박할 때도 말잡이들과는 다르게 더 좋은 방에서 잠을 자고

그들의 침대는 마치 우리의 쌀 뒤주처럼 위로 열리는 것이며 그 안에는 귀중품을 넣고 그 위에서 잠을 잤다.

당시에 마방은 산적과 도둑의 표적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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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의 조직은 큰 상회에 소속된 직영체제의 마방도 있었고, 지금의 택배회사처럼 독자적으로 상단을 꾸며

움직인 마방도 있었다.

물론 소규모 영세 마방도 또 지입제 마방도 있었을 것이다.

가다가 쉬기도 하고 밥도 직접 해서 먹으며 다녀야 한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티베탄 마방 조직은 말 호텔에서 잠을 자지 않고 주로 노숙을 하며 다녔다.

아마도 천막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비용도 절감하고 노숙이 더 편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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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절에서도 직접 마방조직을 갖추고 장사를 하며 절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도 했단다.

대부분 같은 민족끼리 마방 상단을 꾸몄으나 지방에 따른 언어의 문제나 그 밖의 이유로 여러 민족이 섞인

조직도 있었단다.

 

이렇게 다니며 돈을 모아 점차 마방조직으로 키우고 나중에는 상회를 만들어 직접 마방과 함께 운영한 곳도

생기며 거대한 재벌급 마방이 생기기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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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반년 이상도 차마고도를 다니며 장사를 했다.

길이 끊어지고 강을 만나면 줄로 연결하여 건너갔고 산허리의 암벽을 정으로 깨며 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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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길을 이들이 신고 다녔던 신발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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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짚신이다.

이 신은 아직도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아래 사진의 짚신은 우리 부부가 따리의 허름한 뒷골목 시장에서 발견한 짚신이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마방의 신발 모습과 같은 짚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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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주로 차와 말의 교역이었으나 점차 취급품목이 다양화되며 약재, 가죽, 향신료, 도자기, 비단, 소금,

모피에서 일상용품 등 그들이 취급하지 않은 품목이 없을 정도로 다양화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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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중간 역참에서 쉬며 지내다가 그곳 꾸냥과 눈이 맞아 사랑에 빠진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혼자 속만

태우다가 세월만 흘러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개가 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마방이 개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들은 열악한 환경을 이기며 많은 돈을 벌었기에 뭇 꾸냥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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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덜수처럼 덜렁거리며 인턴마방으로 들어가 멘토의 도움을 받아가며 경험을 키워 나중에는 마방의

대장이며 우두머리인 마구어터우가 되어 은퇴 후에는 마방의 전설로 남는 그런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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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의 우두머리는 모든 책임을 지고 대원과 말이 안전하고 빠른 길을 선택하게 했고 새로운 루트를 개발하는

임무도 도맡아 해야 한다.

그리고 길을 내고 다리를 만드는 비용을 마방조직이 서로 돈을 모아 공사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만든 길을 걷는데 지금은 중국정부에서 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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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

처음에는 윈난, 쓰촨 그리고 시짱 간의 교역로였으니 그 후에 먼 지역까지 점차 활동 무대를 넓혀가며 모두

차마고도의 연장선이었으리라.

차를 운반하기 위한 목숨을 건 위험한 산길. 왜 그들은 그렇게 험한 길을 가서 차를 구하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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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윈난 지방에서 생산된 차와 장족이 기른 말을 교역하기 위한 길...

그게 차마고도를 통한 교역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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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시짱 등지의 고원지대 사람들은 차에 열광하며 그렇게 좋아했던 것일까?

아마 그것은 그들의 식생활과 관련이 깊었을 것이다.

녹차는 소화를 돕고 갈증을 덜어주며 느끼한 음식 맛을 제거해주는 효능이 있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며 특히 녹차에 함유된 카테킨이라는 성분은 배뇨작용이 있어 고산지대에 사는 사람에게는

좋은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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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주로 육식과 가축의 젖을 마시거나 가공하여 먹고 고도가 높은 고산지역에 사는 장족과

같은 사람들에게는 차가 필수불가결한 식품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차마교역이 활성화

되고 상인들은 교역을 통하여 많은 이문이 남길 수 있는 장사이기에 그런 위험한 길도 마다하지 않고

다니며 장사를 함으로 차마고도가 주요 교역로로써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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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고산지역에서는 형제가 한 명의 여자를 두고 부인을 공유하는 풍습이 있단다.

워낙 마방들이 떠돌이 생활을 하였기에 형제가 번갈아 차마고도를 나설 때면 남은 형제가 부인을

돌보아야 하기에 그런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나시족도 원래 가장이 여자로 아직까지 모계사회로 남아있는 그런 지역도 있다.

남편은 밤에만 왔다 새벽에 가는 그런 이슬 같은 존재이고 아이들의 아버지는 누구인지 알 필요도

없고 알 수도 없는 경우가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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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중국이란 나라는 다른 곳도 그런 경우가 많아 부모 공양에 아버지는 존경의 대상이 아니었다.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는 확실히 알지만 아버지는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관습으로 볼 때는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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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

문제는 조금 다르지만 요즈음 세상에서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아버지가 존경의 대상일까?

佳人은 아들에게 과연 존경을 받고 있을까? 존경을 받을만한 행동을 했을까?

아버지란 무엇인고 누구인가?

오늘 아들에게 한 번 물어볼까?

아~~ 머리만 아프다.

 

자식들은 모른다. 정말 모른다.

질곡의 삶을 살면서 그저 가족 굶기지 않는 것이 사랑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게 사랑인지 알고 살아온 우리 세대의 아픔을...

 

"그렇지? 덜수야!"

"잘 모르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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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들이 이용한 말은 노새처럼 체구가 작은 말이 주로 이용되었다.

운남 18괴 중에 아홉 번째에 나오는 노새와 갈이 비록 작은 말이지만 짐을 싣고 험난한 좁은 산길을

오르내리는 데는 큰 말보다는 작은 노새와 같은 말이 오히려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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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새로운 길이 넓게 열리며 그 길을 빠르게 많은 짐을 싣고 다니는 트럭에 밀려 이제 마방들은

전설 속에만 남게 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는 이들이 모든 교역을 책임지고 나라와 나라, 문명과 문명,

물품과 물품을 이어주는 전령사였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佳人은 차 안 마시고 그 고생하지 않겠다.

                        그러나 이런 佳人 같은 생각을 하고 살면 세상은 발전하지 못한다.

                        그런 마방들이 있었기에 세상은 교역하고 문화의 교류가 일어난다.

 

 

8 Comments
용감한아줌마 2010.03.18 12:22  
마치 역사책 한페이지를 읽고 있는 느낌입니다. 
제 짧은 바탕지식으로 아들녀석을 데리고 운남성에 다녀온걸 생각하니 부끄럽습니다~~

시간되면 울아들이 숨겨놓은 책 "차마고도"를 다시한번 꺼내 읽어 봐야겠어요 ㅋㅋ
佳人1 2010.03.19 11:30  
저도 그냥 다녀왔습니다.
아마도 제가 전생에 마방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곳에 가면 무척 편안하다는 생각을 하고 다녔으니까요.
쮸우 2010.03.18 12:32  
아 KBS에서 해줬던 차마고도 다큐멘터리가 생각나네요.

그 마방들에겐 차가 유일한 비타민제였다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다시한번 그 다큐가 보고싶어지네요.
佳人1 2010.03.19 11:34  
정말 마방들은 힘들게 다닌 듯합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마방이 잘나가는 직업이었답니다.
포맨 2010.03.19 11:48  
운남성 지도가 보이는군요...곤명,대리,여강...저기서 羌족의 땅을 지나가겠지요...
문명/발전의 초창기에는 어느시대나 운수업(무역)이 각광을 받았습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고 타지를 돌아댕기며 목돈을 만질수 있는 직업이었으니까요...
중국인들은 2000년넘은 역사의 토번점령한지 50년밖에 안됐는데 그 짧은기간에 많이도 동화시켜버리네요...
좋은그림 잘봤습니다.
佳人1 2010.03.19 12:51  
네...
감사합니다.
쩡아엄마 2010.06.30 17:29  
멋진사진과~자세한 설명과함께 잘 봤습니다~~하늘과 맞닿은 그곳 정말 가고싶어집니다~~꼬옥~~
佳人1 2010.07.01 07:57  
쩡아엄마님...
그곳은 풍경이 정말 멋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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