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윈난성 4편]호도협에서 중띠엔까지
이 여행기는 작년 10월 중순 휴가를 사용하여 일주일 동안 윈난성 여행을 하면서 그 때 그 때의 느낌과 일정을 적은 여행기입니다. 다소 저의 개인적인 부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제가 제 자신(토미)을 바라보며 적은 내용으로 꾸며서 조금 이상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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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샹그릴라인가? 중국 윈난성 기행!
전체 일정
10월 08일 MU2004 2240 // 인천–쿤밍 // 76GH
10월 09일 MU5917 0830 // 쿤밍-리지앙-챠오터우-후타오샤(호도협) // 차마객잔
10월 10일 후타오샤(호도협) // 티나게스트 하우스
10월 11일 후타오샤(호도협)-챠오터우-중띠엔-송찬린스-비타하이(벽탑해)-중띠엔 // 영생빈관
10월 12일 중띠엔-공항-장족마을-중띠엔 // 영생빈관
10월 13일 중띠엔-리지앙 꾸청(古城) // 국제청년객잔
10월 14일 리지앙-수허 꾸청(古城)-리지앙-터미널 // 쿤밍행 야간 워푸(침대 버스)
10월 15일 쿤밍-76GH-차(茶)시장- 시내-화조시장-76GH
10월 16일 MU2003 0220 // 쿤밍-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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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1-Oct
티나GH - 챠오터우 - 빠오처(빵차)(140분) - 중띠엔 - 식사(허궈) - 송찬린스 - 빠오처(빵차)(90분) - 비타하이(벽탑해) - 영생빈관(중띠엔)
※사용 경비(인민폐 위안)(198元)
빵차(티나 - 차오터우) - 10
빵차(챠오터우 - 중띠엔 - 송찬린스 - 비타하이 - 중띠엔) - 45
점심 허궈(야크(=모뉴)고기를 넣은 샤브샤브, 수유차) - 18
송찬린스 입장료 - 10
비타하이 - 15(학생 할인 50%)
보트 - 20 (100원 / 5명)
영생 빈관 - 80(욕실 포함 트윈 룸, 전기 장판, 핫 샤워, TV, 수건, 비누, 샴푸, 칫솔, 치약, 뜨거운 물 제공, 조식 불포함, 자정에 문 닫음)
지난 밤 맑은 공기에 신선 놀음을 해서인지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는 있었지만, 차갑고 건조한 날씨에 깊은 잠을 못 이뤄 몸에 녹이 슨 듯 했다. 그래도 아침 햇살은 너무 따뜻하여 양지에서 광합성을 하고 1층 식당에서 신혼 부부를 만나, 아침을 해결한 후 바로 중띠엔으로 향하기로 얘기를 나눴다.
식사 중에 티나GH의 주인장 아주머니가 차오터우로 나가는 중국인 커플이 있다고 9시 반까지 가방 갖고 나오란다. 왠지 토미의 마음에는 티나GH에서의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있는 듯 했다. 토미의 첫 관문이었던 후타오샤(호도협)에 대한 아쉬움일까 아니면 힘든 상황에서 만났던 좋은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일까? 차에 올라 타서는 안에 있던 중국인 커플과 인사를 나눴다. 토미는 어디를 가나 인사를 잘 건넨다. 비록 말은 안 통해도 항상 ‘니하오’와 ‘헬로우’를 외친다.
챠오터우로 향하는 로패스의 길은 우기가 지나서인지 생각보다 안전했다. 그리고 하이패스 못지 않은 트레킹 코스도 보였으며, 다음에는 로패스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챠오터우에 다 다를 즈음, 중국인 커플은 중띠엔으로 갈 거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토미와 한국인 신혼 부부는 그렇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들은 자신이 전화를 걸어 빠오처(빵차)를 예약 할 테니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한다. 물론 여럿이 나눠내니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시간 절약이 되어 흔쾌히 응했다. 이로써 새로운 5인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막상 챠오터우에서 빠오처(빵차)를 갈아타니 중국인 친구가 이왕이면 중띠엔의 3곳 가는 것을 포함하여 일인당 50원에 하는 건 어떠냐고 물어본다. 순간 중국인들의 국내 여행에는 수 많은 옵션과 쇼핑센터를 간다고 하던데... 지금이 그 상황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궁상도 떨었지만, 토미 옆방에서 잤던 그 중국인 커플은 여타 중국인들과 달리 매우 예의도 바르고 겸손한 듯 하여 그들 말을 믿고 따랐다. 아무튼 그들은 우리를 배려하여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여행지 3곳을 정하려 한다. 그래서 합의된 의견은 조금 먼 곳까지 가는 대신 두 곳만 보고 45원으로 조정을 하기로 했다. 챠오터우에서 중띠엔까지, 그리고 작은 포탈라 송찬린스, 3700미터 고지에 위치한 비타하이(벽탑해)까지 일인당 45원이면 시간이나 편안함이나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중국인 커플은 20대 중후반의 북경에 살고 있는 동갑내기 부부이다. 둘 다 나름대로 중국에서는 엘리트로써 엔지니어링 회사에 다니는 남편, 코코, 자칭, 타칭, 장금이라고 하며, 사회 관련 부처 공무원인 아내, 죠, 너무 잘 어울리는 부부이다. 사실 이들은 작년 12월 24일에 결혼을 했고, 그 당시 신혼 여행을 못 가서, 이번이 실질적인 그들의 결혼 후 첫 여행, 신혼 여행이라고 한다. 빠오처(빵차)의 유일한 솔로인 토미의 가슴에 두 신혼 부부가 염장을 지르고 있는 듯 했다. 더군다나 왜 이리 금실들은 좋아 보이는지... 아무튼 중띠엔으로 향하는 도중 최근 중국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국 드라마 ‘장금이’ 얘기를 하며, 지신이 장금이라 하는 죠의 애교가 섞인 목소리, 꾸준히 호의와 많은 대화를 시켰던 코코 덕분에 2시간 30분 정도의 빠오처(빵차) 여행은 지루하지 않았다.
중띠엔, 샹그릴라는 원래 장족(티벳족)의 땅이 였으나, 중국 정부의 소수 민족 분할 정책으로 티벳 일부의 땅을 윈난성으로 편입시켜 현재는 윈난성에 속해있고, 주 거주 민족은 장족(티벳족)인 지역이다. 소설속에 나오는 이상향, 장족(티벳족)의 샹그릴라를 중국 정부는 올림픽 대비, 많은 외국인 여행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중띠엔을 샹그릴라로 개명하며, 마을 입구 산 중턱에 커다랗게 환영 문구를 새겨 넣은게 눈길을 끌었다.
어느덧 중띠엔, 장족(티벳족)들에겐 ‘내 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의 지역인 샹그릴라에 들어섰다. 지금까지 봤었던 후타오샤(호도협)의 웅장한 협곡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에 드넓은 초원, 바로 머리 위에 파랗게 펼쳐져 있는 하늘은, 이곳이 토미가 찾던 샹그릴라인가 되새기었다. 그러나 토미는 샹그릴라를 느끼러 온 것이고, 그 끝은 무언가 마음속에 있는 듯 했다.
중띠엔에 도착한 시간은 정오를 넘긴 30분이다. 1차 목적지 송찬린스로 가기 전, 점심을 먹자고 한다. 메뉴는 허궈, 중국의 샤브샤브, 대신 이 고산지대에 유용한 가축인 야크를 주 재료로 한다고 한다. 토미는 그 동안 제대로 된 현지식을 입에 대 본 적도 없었는데, 정말 현지인들이 먹는 현지식이라 무조건 오케이 했다. 거기에 야크차, 수유차라고 하는 두유맛 나는 차도 먹고, 수유를 발효시킨 요거트까지 모두 맛보고, 부드러운 야크 고기도 실컷 먹었다. 그러나 오래 먹기엔 중앙의 큰 냄비 안에 너무 많은 기름으로 조금 느끼하고, 뒤끝이 개운하지 않았다. 그래도 밥과 함께 먹으며 두둑이 배를 채우고 송찬린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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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훠궈 한 상>>
점심도 지났건만 아침까지 잠을 설쳐 제 상태가 아닌 토미의 머리에 여전히 어지러움 증이 남아 있다. 아마 휴식을 취하라는 징조 같지만 토미는 놓치기 싫었다.
송찬린스는 가장 남쪽에 위치한 티벳 사원으로, 실제 티벳 라사에 있는 포탈라 사원에 비교를 하며 ‘작은 포탈라’라고 불리운다. 사원은 중띠엔 마을 북쪽 고지대에 위치하여 전망이 매우 뛰어나다. 그러나 반대로 한걸음, 한걸음 오를 때마다 숨이 차오른다. 해발 3,000미터에 이정도라면 티벳 라사까지는 생각도 못할 것 같았다. 힘들게 오른 만큼 송찬린스는 아름다웠다. 중국어가 가능했다면 장족의 가이드 투어도 옆에서 들을 수 있었다. 토미는 행운인지 코코가 옆에서 설명을 듣고 바로 통역해 주어 지루함 없이 즐겁게 송찬린스에 대해 알아갔다. 거기다가 라마교 스님에게 무언가 의식도 하고, 남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송찬린스의 부엌도 보았다. 실내에서의 신기한 듯한 모습은 촬영이 금지되어 토미는 못내 아쉬워했다. 그러나 중띠엔에서 조금 먼 거리에 있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비타하이(벽탑해)로 향해야 했기에 여운은 접어두고 다시 빠오처(빵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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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린스 & 친절한 중국인 커플>>
약 1시간 반 동안 자연 속으로 달리는 길은 무척 아름다웠다. 아마 도로를 따라 이동한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서로 만나는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다시 고도가 높아지는 듯 했다. 피곤해서 깜빡 졸다 일어난 토미는 머리를 움켜 쥐었다. 그러나 이내 상쾌한 바람에 다시 신이 나 있다. 중띠엔 주변의 도로는 여느 대도시 못지 않게 상태가 좋다. 아마, 소설 속에 존재하는 티벳탄(장족)들의 이상향의 도시, 샹그릴라라고 지명을 칭한 후 베이징 올림픽 전•후로 많은 서양 여행자들이 찾아오리라 여겨 나름대로 자연도 보호하고, 편의 시설도 마련하는 듯 했다.
어느덧 입구에서 문표(입장권)를 사라고 하기에 예전의 대학교 학생증을 보여주며, 가볍게 반가격인 15원으로 해결했다. 이곳 윈난성의 일부 관광지는 우리나라 주민등록증까지도 학생증이라고 우기면 50% 할인된 학생 요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웬만해선 별 신경 안쓰고 제 돈 다주고 보는 토미도, 이곳의 물가에 비해 매우 비싼 고가의 문표(입장권) 정책 때문에 가능하다면 학생 할인을 받으려하니 조금은 쓴 웃음이 나왔다.
비타하이(벽탑해) 입구를 지나 20분 가까이 더 들어가서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 정상에 올라왔다. 여기부터는 차가 못 들어가고 걸어서 호수까지 내려가야 했다. 중국인 친구는 토미 보고 계속 괜찮냐고 물어본다. 아직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이곳의 높이는 해발 3,700미터다. 챠오터우가 약 2,000미터인 점을 감안하면 갑자기 2,000미터 가까이 고도를 뛰어 오른 셈이다. 같이 간 한국인 신혼 부부는 처음에는 힘이 든다고 하였으나, 이내 금술 좋은 부부애를 과시하며, 참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인 젊은 부부는 토미가 보기에 이미 고산 생활을 하고 있는 현지인, 장족(티벳족) 같아 보였다. 내리막길은 큰 문제없이 천천히 흐름을 맞춰 내려갔다. 길쭉한 침엽수림 사이로 나무 판으로 길을 해 두어 길 찾는 어려움은 없었고, 단지 주변의 자연을 느끼고, 가끔 출몰하는 야생의 야크와 인사를 하면 됐다.
한참을 내려와 드디어 호수 앞까지 이르렀다. 토미는 솔직히 마니 피곤했다. 조금은 무리한 지금까지의 여정, 아직까지는 이른 고도적응, 거기에 숲 속의 고지대는 매우 추워 긴 팔 옷 하나가 전부였던 토미에게 3박자를 완벽하게 맞춰 주었다. 옆에서 중국인 친구 코코가 100원에 호수 유람 보트를 흥정하여 함께 타고 나눠 내자고 한다. 조금은 춥고, 아픈 머리에, 올라 갈 때 숨이 많이 찰 것 같아 토미 먼저 혼자서 쉬엄쉬엄 올라가고 싶었으나, 옆에 여행 친구 두 쌍이 있어 안심을 하고 보트에 올라탔다. 그러나 호수의 바람은 매서웠다. 우선 구명 조끼를 방한 조끼 삼아 열을 내고, 낮은 하늘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햇살에 마음을 싣고 호수 속으로 토미 자신을 촉촉히 적시었다. 해발 3,5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한 이 호수에는 입술이 두 개인 희귀 물고기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물고기는 국가 지정보호 어류로도 분류되어 있어 잔뜩 기대를 하였으나 우리 일행은 보지도 못하고 보트 유람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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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하이에서 한 & 중 신행 커플들과 함께>>
이제 어느덧 저녁 노을이 보이고, 숲 속이라 해의 내림은 더욱 빠르기에 우리는 곧장 오르막길로 향했다. 역시 힘들었다. 토미 체력의 한계인가! 힘들어도 일행에게 피해 주기는 싫었다. 두 부부는 서로가 감싸주고 도와주며 가는 모습에, 토미는 꾸준히 땅만 보며 걸었다. 토미의 머리와 배 속에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헤집고 다니는 듯 했다. 추워하는 토미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조금이라도 더 여유 있는 코코는 자신의 옷까지 벗어주며 보온을 하라고 한다. 첨에는 사양했지만 나중엔 이에 힘입어 드디어 빠오처(빵차)가 있는 정상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여전히 머리는 아파서 모두가 제일 상석이라 할 수 있는 맨 앞자리, 조수석을 토미에게 내주고 빠오처(빵차)는 비타하이(벽탑해)를 떠났다. 중띠엔 시내에 도착해서 조금 있다 한국 식당 야크바에서 만나기로 하고 한국인 신혼 부부는 미리 예약된 호텔로 향하고, 중국인 부부와 토미는 게스트 하우스를 찾으러 중띠엔 꾸청(古城)을 누볐다. 마지막 찾아간 곳, 영생빈관으로 아지트를 만들면서도 몸 아픈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깎을 것은 다 깎아 80원을 흥정을 마쳤다. 그런데 보여주는 방이 3층이다. 2층에서 3층 올라가기가 이렇게 힘든 것은 처음이다. 바로 침대로 나자빠졌다. 중국인 부부는 처음에 간 게스트 하우스에 룸도 없고, 토미의 전기 장판 이야기를 들은 후 영생빈관에 함께 묶기로 했다. 이들과 짐을 풀고 나와 중띠엔 꾸청(古城) 입구 건너편에 있는 야크바로 갔다. 야크바는 따리의 문이장님이 운영하는 No3.게스트 하우스에서 한식 제조 기술을 배운 중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중띠엔의 한.중.일 식당이다. 김치도 상당히 맛있고, 무엇보다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말은 안 통해도 하루 종일 차를 마시며 그곳에서 수다를 떨어도 웃으며 대해주는 곳이다. 이미 한국인 신혼 부부는 와서 식사를 마치고 삼겹살을 굽고 있다. 속이 별로인 토미는 간단한 식사만 마치고, 오늘 함께한 투어에 대해 기억을 되새기며 고마워하고 즐거워했다.
마음 편히 웃고, 즐기며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머리도 좀 풀렸다. 우리들만의 조그마한 파티를 마치고, 한국인 신혼 부부와는 내일 오전 야크바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중국인 부부는 더친으로 향한다고 하며, 이에 구입한 고산병 약도 친절하게 나눠준다. 토미에게는 더친으로 함께 향할 것을 제의했으나 아직 토미의 큰 계획 중 한가지가 남아 있어 중띠엔에 있어야 했다. 아니 더친에서도 그 계획은 가능할지도 모르고, 더 큰 것을 남겨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심정은 조금은 두렵고, 넉넉한 시간도 아니었기에 토미의 샹그릴라는 중띠엔에서 찾겠노라고 했다. 오늘 하루 토미는 힘들고 많이 지쳤지만 그럴수록 더욱 값진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며, 더욱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은 오히려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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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영상 위주로 하여 사진은 조금 질이 떨어지고 양이 적네요. ^^;;
대신 촬영한 영상은 KBS '세상은 넓다'에 방영되었습니다. 화질은 조금 떨어져도 영상은 ☞여기
그 밖에 토미의 여행 기록은 저의 홈페이지에도 있습니다. http://www.travelov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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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샹그릴라인가? 중국 윈난성 기행!
전체 일정
10월 08일 MU2004 2240 // 인천–쿤밍 // 76GH
10월 09일 MU5917 0830 // 쿤밍-리지앙-챠오터우-후타오샤(호도협) // 차마객잔
10월 10일 후타오샤(호도협) // 티나게스트 하우스
10월 11일 후타오샤(호도협)-챠오터우-중띠엔-송찬린스-비타하이(벽탑해)-중띠엔 // 영생빈관
10월 12일 중띠엔-공항-장족마을-중띠엔 // 영생빈관
10월 13일 중띠엔-리지앙 꾸청(古城) // 국제청년객잔
10월 14일 리지앙-수허 꾸청(古城)-리지앙-터미널 // 쿤밍행 야간 워푸(침대 버스)
10월 15일 쿤밍-76GH-차(茶)시장- 시내-화조시장-76GH
10월 16일 MU2003 0220 // 쿤밍-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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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1-Oct
티나GH - 챠오터우 - 빠오처(빵차)(140분) - 중띠엔 - 식사(허궈) - 송찬린스 - 빠오처(빵차)(90분) - 비타하이(벽탑해) - 영생빈관(중띠엔)
※사용 경비(인민폐 위안)(198元)
빵차(티나 - 차오터우) - 10
빵차(챠오터우 - 중띠엔 - 송찬린스 - 비타하이 - 중띠엔) - 45
점심 허궈(야크(=모뉴)고기를 넣은 샤브샤브, 수유차) - 18
송찬린스 입장료 - 10
비타하이 - 15(학생 할인 50%)
보트 - 20 (100원 / 5명)
영생 빈관 - 80(욕실 포함 트윈 룸, 전기 장판, 핫 샤워, TV, 수건, 비누, 샴푸, 칫솔, 치약, 뜨거운 물 제공, 조식 불포함, 자정에 문 닫음)
지난 밤 맑은 공기에 신선 놀음을 해서인지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는 있었지만, 차갑고 건조한 날씨에 깊은 잠을 못 이뤄 몸에 녹이 슨 듯 했다. 그래도 아침 햇살은 너무 따뜻하여 양지에서 광합성을 하고 1층 식당에서 신혼 부부를 만나, 아침을 해결한 후 바로 중띠엔으로 향하기로 얘기를 나눴다.
식사 중에 티나GH의 주인장 아주머니가 차오터우로 나가는 중국인 커플이 있다고 9시 반까지 가방 갖고 나오란다. 왠지 토미의 마음에는 티나GH에서의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있는 듯 했다. 토미의 첫 관문이었던 후타오샤(호도협)에 대한 아쉬움일까 아니면 힘든 상황에서 만났던 좋은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일까? 차에 올라 타서는 안에 있던 중국인 커플과 인사를 나눴다. 토미는 어디를 가나 인사를 잘 건넨다. 비록 말은 안 통해도 항상 ‘니하오’와 ‘헬로우’를 외친다.
챠오터우로 향하는 로패스의 길은 우기가 지나서인지 생각보다 안전했다. 그리고 하이패스 못지 않은 트레킹 코스도 보였으며, 다음에는 로패스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챠오터우에 다 다를 즈음, 중국인 커플은 중띠엔으로 갈 거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토미와 한국인 신혼 부부는 그렇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들은 자신이 전화를 걸어 빠오처(빵차)를 예약 할 테니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한다. 물론 여럿이 나눠내니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시간 절약이 되어 흔쾌히 응했다. 이로써 새로운 5인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막상 챠오터우에서 빠오처(빵차)를 갈아타니 중국인 친구가 이왕이면 중띠엔의 3곳 가는 것을 포함하여 일인당 50원에 하는 건 어떠냐고 물어본다. 순간 중국인들의 국내 여행에는 수 많은 옵션과 쇼핑센터를 간다고 하던데... 지금이 그 상황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궁상도 떨었지만, 토미 옆방에서 잤던 그 중국인 커플은 여타 중국인들과 달리 매우 예의도 바르고 겸손한 듯 하여 그들 말을 믿고 따랐다. 아무튼 그들은 우리를 배려하여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여행지 3곳을 정하려 한다. 그래서 합의된 의견은 조금 먼 곳까지 가는 대신 두 곳만 보고 45원으로 조정을 하기로 했다. 챠오터우에서 중띠엔까지, 그리고 작은 포탈라 송찬린스, 3700미터 고지에 위치한 비타하이(벽탑해)까지 일인당 45원이면 시간이나 편안함이나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중국인 커플은 20대 중후반의 북경에 살고 있는 동갑내기 부부이다. 둘 다 나름대로 중국에서는 엘리트로써 엔지니어링 회사에 다니는 남편, 코코, 자칭, 타칭, 장금이라고 하며, 사회 관련 부처 공무원인 아내, 죠, 너무 잘 어울리는 부부이다. 사실 이들은 작년 12월 24일에 결혼을 했고, 그 당시 신혼 여행을 못 가서, 이번이 실질적인 그들의 결혼 후 첫 여행, 신혼 여행이라고 한다. 빠오처(빵차)의 유일한 솔로인 토미의 가슴에 두 신혼 부부가 염장을 지르고 있는 듯 했다. 더군다나 왜 이리 금실들은 좋아 보이는지... 아무튼 중띠엔으로 향하는 도중 최근 중국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국 드라마 ‘장금이’ 얘기를 하며, 지신이 장금이라 하는 죠의 애교가 섞인 목소리, 꾸준히 호의와 많은 대화를 시켰던 코코 덕분에 2시간 30분 정도의 빠오처(빵차) 여행은 지루하지 않았다.
중띠엔, 샹그릴라는 원래 장족(티벳족)의 땅이 였으나, 중국 정부의 소수 민족 분할 정책으로 티벳 일부의 땅을 윈난성으로 편입시켜 현재는 윈난성에 속해있고, 주 거주 민족은 장족(티벳족)인 지역이다. 소설속에 나오는 이상향, 장족(티벳족)의 샹그릴라를 중국 정부는 올림픽 대비, 많은 외국인 여행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중띠엔을 샹그릴라로 개명하며, 마을 입구 산 중턱에 커다랗게 환영 문구를 새겨 넣은게 눈길을 끌었다.
어느덧 중띠엔, 장족(티벳족)들에겐 ‘내 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의 지역인 샹그릴라에 들어섰다. 지금까지 봤었던 후타오샤(호도협)의 웅장한 협곡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에 드넓은 초원, 바로 머리 위에 파랗게 펼쳐져 있는 하늘은, 이곳이 토미가 찾던 샹그릴라인가 되새기었다. 그러나 토미는 샹그릴라를 느끼러 온 것이고, 그 끝은 무언가 마음속에 있는 듯 했다.
중띠엔에 도착한 시간은 정오를 넘긴 30분이다. 1차 목적지 송찬린스로 가기 전, 점심을 먹자고 한다. 메뉴는 허궈, 중국의 샤브샤브, 대신 이 고산지대에 유용한 가축인 야크를 주 재료로 한다고 한다. 토미는 그 동안 제대로 된 현지식을 입에 대 본 적도 없었는데, 정말 현지인들이 먹는 현지식이라 무조건 오케이 했다. 거기에 야크차, 수유차라고 하는 두유맛 나는 차도 먹고, 수유를 발효시킨 요거트까지 모두 맛보고, 부드러운 야크 고기도 실컷 먹었다. 그러나 오래 먹기엔 중앙의 큰 냄비 안에 너무 많은 기름으로 조금 느끼하고, 뒤끝이 개운하지 않았다. 그래도 밥과 함께 먹으며 두둑이 배를 채우고 송찬린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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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훠궈 한 상>>
점심도 지났건만 아침까지 잠을 설쳐 제 상태가 아닌 토미의 머리에 여전히 어지러움 증이 남아 있다. 아마 휴식을 취하라는 징조 같지만 토미는 놓치기 싫었다.
송찬린스는 가장 남쪽에 위치한 티벳 사원으로, 실제 티벳 라사에 있는 포탈라 사원에 비교를 하며 ‘작은 포탈라’라고 불리운다. 사원은 중띠엔 마을 북쪽 고지대에 위치하여 전망이 매우 뛰어나다. 그러나 반대로 한걸음, 한걸음 오를 때마다 숨이 차오른다. 해발 3,000미터에 이정도라면 티벳 라사까지는 생각도 못할 것 같았다. 힘들게 오른 만큼 송찬린스는 아름다웠다. 중국어가 가능했다면 장족의 가이드 투어도 옆에서 들을 수 있었다. 토미는 행운인지 코코가 옆에서 설명을 듣고 바로 통역해 주어 지루함 없이 즐겁게 송찬린스에 대해 알아갔다. 거기다가 라마교 스님에게 무언가 의식도 하고, 남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송찬린스의 부엌도 보았다. 실내에서의 신기한 듯한 모습은 촬영이 금지되어 토미는 못내 아쉬워했다. 그러나 중띠엔에서 조금 먼 거리에 있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비타하이(벽탑해)로 향해야 했기에 여운은 접어두고 다시 빠오처(빵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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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린스 & 친절한 중국인 커플>>
약 1시간 반 동안 자연 속으로 달리는 길은 무척 아름다웠다. 아마 도로를 따라 이동한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서로 만나는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다시 고도가 높아지는 듯 했다. 피곤해서 깜빡 졸다 일어난 토미는 머리를 움켜 쥐었다. 그러나 이내 상쾌한 바람에 다시 신이 나 있다. 중띠엔 주변의 도로는 여느 대도시 못지 않게 상태가 좋다. 아마, 소설 속에 존재하는 티벳탄(장족)들의 이상향의 도시, 샹그릴라라고 지명을 칭한 후 베이징 올림픽 전•후로 많은 서양 여행자들이 찾아오리라 여겨 나름대로 자연도 보호하고, 편의 시설도 마련하는 듯 했다.
어느덧 입구에서 문표(입장권)를 사라고 하기에 예전의 대학교 학생증을 보여주며, 가볍게 반가격인 15원으로 해결했다. 이곳 윈난성의 일부 관광지는 우리나라 주민등록증까지도 학생증이라고 우기면 50% 할인된 학생 요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웬만해선 별 신경 안쓰고 제 돈 다주고 보는 토미도, 이곳의 물가에 비해 매우 비싼 고가의 문표(입장권) 정책 때문에 가능하다면 학생 할인을 받으려하니 조금은 쓴 웃음이 나왔다.
비타하이(벽탑해) 입구를 지나 20분 가까이 더 들어가서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 정상에 올라왔다. 여기부터는 차가 못 들어가고 걸어서 호수까지 내려가야 했다. 중국인 친구는 토미 보고 계속 괜찮냐고 물어본다. 아직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이곳의 높이는 해발 3,700미터다. 챠오터우가 약 2,000미터인 점을 감안하면 갑자기 2,000미터 가까이 고도를 뛰어 오른 셈이다. 같이 간 한국인 신혼 부부는 처음에는 힘이 든다고 하였으나, 이내 금술 좋은 부부애를 과시하며, 참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인 젊은 부부는 토미가 보기에 이미 고산 생활을 하고 있는 현지인, 장족(티벳족) 같아 보였다. 내리막길은 큰 문제없이 천천히 흐름을 맞춰 내려갔다. 길쭉한 침엽수림 사이로 나무 판으로 길을 해 두어 길 찾는 어려움은 없었고, 단지 주변의 자연을 느끼고, 가끔 출몰하는 야생의 야크와 인사를 하면 됐다.
한참을 내려와 드디어 호수 앞까지 이르렀다. 토미는 솔직히 마니 피곤했다. 조금은 무리한 지금까지의 여정, 아직까지는 이른 고도적응, 거기에 숲 속의 고지대는 매우 추워 긴 팔 옷 하나가 전부였던 토미에게 3박자를 완벽하게 맞춰 주었다. 옆에서 중국인 친구 코코가 100원에 호수 유람 보트를 흥정하여 함께 타고 나눠 내자고 한다. 조금은 춥고, 아픈 머리에, 올라 갈 때 숨이 많이 찰 것 같아 토미 먼저 혼자서 쉬엄쉬엄 올라가고 싶었으나, 옆에 여행 친구 두 쌍이 있어 안심을 하고 보트에 올라탔다. 그러나 호수의 바람은 매서웠다. 우선 구명 조끼를 방한 조끼 삼아 열을 내고, 낮은 하늘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햇살에 마음을 싣고 호수 속으로 토미 자신을 촉촉히 적시었다. 해발 3,5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 위치한 이 호수에는 입술이 두 개인 희귀 물고기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물고기는 국가 지정보호 어류로도 분류되어 있어 잔뜩 기대를 하였으나 우리 일행은 보지도 못하고 보트 유람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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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하이에서 한 & 중 신행 커플들과 함께>>
이제 어느덧 저녁 노을이 보이고, 숲 속이라 해의 내림은 더욱 빠르기에 우리는 곧장 오르막길로 향했다. 역시 힘들었다. 토미 체력의 한계인가! 힘들어도 일행에게 피해 주기는 싫었다. 두 부부는 서로가 감싸주고 도와주며 가는 모습에, 토미는 꾸준히 땅만 보며 걸었다. 토미의 머리와 배 속에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헤집고 다니는 듯 했다. 추워하는 토미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조금이라도 더 여유 있는 코코는 자신의 옷까지 벗어주며 보온을 하라고 한다. 첨에는 사양했지만 나중엔 이에 힘입어 드디어 빠오처(빵차)가 있는 정상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여전히 머리는 아파서 모두가 제일 상석이라 할 수 있는 맨 앞자리, 조수석을 토미에게 내주고 빠오처(빵차)는 비타하이(벽탑해)를 떠났다. 중띠엔 시내에 도착해서 조금 있다 한국 식당 야크바에서 만나기로 하고 한국인 신혼 부부는 미리 예약된 호텔로 향하고, 중국인 부부와 토미는 게스트 하우스를 찾으러 중띠엔 꾸청(古城)을 누볐다. 마지막 찾아간 곳, 영생빈관으로 아지트를 만들면서도 몸 아픈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깎을 것은 다 깎아 80원을 흥정을 마쳤다. 그런데 보여주는 방이 3층이다. 2층에서 3층 올라가기가 이렇게 힘든 것은 처음이다. 바로 침대로 나자빠졌다. 중국인 부부는 처음에 간 게스트 하우스에 룸도 없고, 토미의 전기 장판 이야기를 들은 후 영생빈관에 함께 묶기로 했다. 이들과 짐을 풀고 나와 중띠엔 꾸청(古城) 입구 건너편에 있는 야크바로 갔다. 야크바는 따리의 문이장님이 운영하는 No3.게스트 하우스에서 한식 제조 기술을 배운 중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중띠엔의 한.중.일 식당이다. 김치도 상당히 맛있고, 무엇보다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말은 안 통해도 하루 종일 차를 마시며 그곳에서 수다를 떨어도 웃으며 대해주는 곳이다. 이미 한국인 신혼 부부는 와서 식사를 마치고 삼겹살을 굽고 있다. 속이 별로인 토미는 간단한 식사만 마치고, 오늘 함께한 투어에 대해 기억을 되새기며 고마워하고 즐거워했다.
마음 편히 웃고, 즐기며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머리도 좀 풀렸다. 우리들만의 조그마한 파티를 마치고, 한국인 신혼 부부와는 내일 오전 야크바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중국인 부부는 더친으로 향한다고 하며, 이에 구입한 고산병 약도 친절하게 나눠준다. 토미에게는 더친으로 함께 향할 것을 제의했으나 아직 토미의 큰 계획 중 한가지가 남아 있어 중띠엔에 있어야 했다. 아니 더친에서도 그 계획은 가능할지도 모르고, 더 큰 것을 남겨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심정은 조금은 두렵고, 넉넉한 시간도 아니었기에 토미의 샹그릴라는 중띠엔에서 찾겠노라고 했다. 오늘 하루 토미는 힘들고 많이 지쳤지만 그럴수록 더욱 값진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며, 더욱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은 오히려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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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영상 위주로 하여 사진은 조금 질이 떨어지고 양이 적네요. ^^;;
대신 촬영한 영상은 KBS '세상은 넓다'에 방영되었습니다. 화질은 조금 떨어져도 영상은 ☞여기
그 밖에 토미의 여행 기록은 저의 홈페이지에도 있습니다. http://www.travelov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