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대만)여행기[8]-타이뻬이 근교 여행 2. 쥬펀(+스린야시)
쥬펀은 갈 때랑 올 때의 방법이 달랐습니다. 갈 때는 타이뻬이 역 근처의 버스터미널에서 기륭 가는 버스를 일단 잡아타고 기륭에서 내려, 기륭 발 쥬펀 행 버스로 다시 갈아타는 약간 번잡하고 시간이 많이 드는 방법으로 갔었구요.
쥬펀에서 타이뻬이로 올때는 쥬펀의 버스정류장에서, 진과스에서 출발해 쥬펀을 경유해 타이뻬이 시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를 잡아타고 훨씬 편하게 올수 있었어요. 갈 때는 96위엔, 올 때는 85위엔 들었으니 요금마저도 맘에 드는군요.
기륭 항구
쥬펀행 버스 타는 곳
쥬펀 경유 진과스로 가는 버스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이곳 쥬펀은 비정성시의 로케이션 장소로 이름 높은 곳이라서 이곳 시민들 뿐만 아니라, 일본인 패키지 관광단들에게도 대단히 인기 높은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일요일날 방문했는데요. 사람의 물결 때문에 걷는 게 내 맘대로 안 되고 종종 걸음을 치면서 줄서서 다녀야 되는 분위기였어요.
날씨만큼은 비정성시에 어울리게시리 어스름하고 으스스해서 딱 안성맞춤인 분위기였는데, 주말 분위기 맛본다고 너무 붐빌 때 찾아와서 그런가, 맘에 드는 먹거리가 있어도 어어어~~ 하는 순간에 그냥 앞으로 나아가게 된답니다. 처음에는 이 미로 같은 길이 도대체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겠던데, 한 두 바퀴 돌고 나니 금방 눈에 들어 오구요, 그리고 이 쥬펀의 제일 하이라이트인 어메이 찻집이 위치한 돌계단에서는 단체 관광단의 기념 사진 촬영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집니다. 이 얼 싼~ 하기도 하고 이찌 니 산~ 하기도 하는데, 하나 둘 셋 은 못 들어 본거 같아요.
쥬펀 자체가 절대 넓은 지역이 아니니까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 어디로 가는 길이래? 하고 헷갈려도 걷다보면 금방 파악이 되니까, 좁고 번잡스런 길이라 할지라도 그냥 편하게 주위 상점 구경하면서 걸으면 될 것 같아요.
모든 길은 결국 이곳의 하이라이트인 돌계단으로 이어지니까요.
이곳 역시 이 지역 특유의 먹거리들로 가게들이 넘쳐 나고 그중 잘되는 곳은 그 좁은 길에 사람들이 줄까지 서서 기다려요. 쑥떡처럼 생긴 걸 파는 곳도 있고, 어묵탕과 어묵 국수, 그리고 쥬펀 특산품인 미니 타로 모찌(중국말로는 모르겠군요 ^^;;) 들도 인기 폭발입니다.
어느어느 방송국에 나왔다는 소개가 적힌 플래카드도 걸려 있구요. 사람 사는 거 참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버스에서 내려 골목으로 들어가는 입구
관광지여서 일단은 먹거리 파는 곳이 대부분이다.
정말 취두부는 어디를 가나 있다.
우리가 들어간 어묵집
우리 같은 짠돌이 여행자들은 사실 찻집에서 차 마시는 데는 어지간해서는 돈 쓰지 않는데요, 이곳에서 마저 그런 식으로 아낀다면 나중에 너무 후회가 될 것 같아서 결국 분위기 좋아 보이는 찻집에 들어갔습니다.
어디가 딱히 좋다 이런 건 잘 모르겠어요. 그냥 맘에 드는 곳이나 전망이 좋을 것 같은 곳에 들어가면 될 테니까요.
우리가 간 곳은 커피가 한잔에 120위엔, 에피타이져 스낵은 60에서 80정도 하는 곳이었구, 아마 다른 곳도 대동소이 할 것 같습니다. 둘 다 커피는 1년에 서 너 잔 밖에 안 마시는 편이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왠지 꼭 커피를 마셔줘야만 어울릴 것 같은 무언의 느낌에, 둘 다 커피를 주문~
양도 제법 많은데다가 무척 쓰기도 했지만 풍경과 분위기를 벗 삼아 홀짝홀짝 다 마시고 나왔어요. 역시 분위기의 힘이란 큽니다.
밥 사먹는데도 이렇게 써본 적이 없는데 커피 두 잔이랑 버터 파이 하나 해서 320위엔이 나왔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다른 테이블에선 400위엔짜리 중국 차도 시키고 오랜 시간 담소 중이거나 젊은 커플들은 재미있는 게임 등을 하며 오랫동안 있더라구요.
각종 샤오츠로 배가 부르지 않다면, 이곳의 앤틱한 분위기의 식당에서 밥을 먹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거 같아요.
우리가 갔던 찻집 주변 풍경.
사람들로 붐비는 곳에서 살짝 비켜 나와 약간 한적한 공원에서 지친 발을 쉬어 가도 좋구요, 꼭 인기 있는 거리가 아니라 그냥 이곳저곳 구석구석 슬쩍 들어갔다 나오는 것도 재미 있습니다. 동네 자체가 참 예쁘고 여행객들이 없는 주택가 골목은 약간 비밀스런 느낌마저 들어요.
골목 풍경
옛 극장
옛 금광 입구
눈썹 그린 개인데 사진을 찍으면 자세를 잡아준다.
계단길 맨 꼭대기에는 초등학교 교문이 있는데
그 앞에는 사람들이 각자가 사온 음식들을 먹으며 쉬고 있다.
쥬펀 뒷쪽은 공동묘지
승용차들로 빼곡한 주차장과 관광단을 실은 관광버스 사이로, 우리를 타이뻬이로 실어다 줄 대중버스가 보입니다. 답삭 올라타서 한 시간 정도를 가니 타이뻬이...
우리의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스린 야시장으로 갑니다.
사실 스린 야시장은 동선으로 보아, 단수이를 보고 난 후에 들르는 게 맞는데, 단수이를 방문한 날은 비도 맞고 너무 피곤해서 당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거든요.
여하튼 이곳 역시 사람 구경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었어요. 그 혼잡함이 방콕의 주말시장 짜뚜짝과 거의 막상막하인 지경입니다.
타이페이의 전통 있는 음식들뿐만 아니라 국적을 알 순 없지만 두툼하고 고소해보이는 치킨 커틀렛, 그리고 인도식 난을 구워 케밥 처럼 싸주는 노점, 훠궈 집, 그리고 그 냄새만으로도 화장실에 들어앉아 있는 거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악명 높은 취두부臭豆腐, 한국이랑 비슷해 보이는 호떡 등등이 스린 푸드 센터 뿐만 아니라 길거리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요. 먹거리 하나를 사기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행렬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이 지역 일대는 장바구니와 위장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와글와글 합니다.
스린 야시장
새우 낚시
야시장 안 풍경
우리나라 우무 같은 것을 팔고 있다.
취두부. 냄새로 치자면 두리안이나 팍치는 명함도 못내민다.
오징어 탕
철판 요리 파는 곳
굴지짐. 태국의 허이텃이 훨 낫다.
생과일 겉에 설탕을 녹여 굳힌 것
케밥
인도 빵인 '난'에 각종 꼬치를 싸서 준다. 줄 엄청 서서 사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