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ized 2021 - 20. 옥판사, 끝나지 않은 해제 in 루앙프라방
10번째 달의 보름날,
3개월간의 안거를 해제한다.
그간의 정진을 중생으로부터 위로받는다.
그간에 쌓은 법을 중생에게 전해준다.
앞으로 아홉달을 중생의 세상에서 중생과 함께 살 것이다.
10번째 달의 보름날,
가장 깨끗한 옷을 입고 절을 찾는다.
안거를 푸는 스님에게 축하를 건네고 안치한 조상에게 음복을 빈다.
최초의 선조들이 이 땅에 다다르기 위해 벌였던 물과의 사투를 기념한다.
사방에서 몰려온 사람 틈에서 먹고 마시고 떠들고 웃는다.
10번째 달의 보름날,
이제 우기는 끝났으니 날씨로부터 제한이 풀린다.
농사일도 한가해지니 노동으로부터도 자유롭다.
미뤄둔 잔치를 열 수 있다.
멀리까지 여행을 갈 수 있다.
2021년 10번째 달의 보름날,
역병이 길을 막았다.
사람은 모이질 못한다.
중생의 축하도, 스님의 축문도
선조를 기억하는 뱃놀이도, 풍성한 축제도
역병의 덫에 갇혀있다.
사람인 이유로 어디에서도 안거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인 이유로 누구도 해제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