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회원님들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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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회원님들 조심하세요

기대중 19 4843

이 글을 어느 게시판에 써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다가 우선 여행기 게시판에 올립니다
운영진 여러분께서 적당히 옮겨주시기 바래요

방콕에서 돌아온지 4일이 되었는데요
이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저로서는 굉장히 무섭고 힘든 일이었지만
보는 분에 따라서는 저를 탓하실수도 있기 때문에 사실 굳이 쓸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요
그래도 다른 여성 회원님들도 조심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원래 혼자 여행하는 걸 좋아해서 이번방콕 여행도 혼자 가게 되었어요
도착이 밤 12시 경이라 다른 곳에 방을 잡을 수가 없어서 카오산근처에 방을 잡게 되었는데요
숙소에 도착하기도 전에 지갑이 사라져서 한밤중에 바트화 한푼 없이 물도 못마실 지경이었어요

게스트하우스 정보에도 썼었지만 정말 친절한 케이시게스트하우스 의 호스트가
아무담보 없이 500밧을 빌려주어서
안그래도 설렌마음에 잠이 안오는데 놀라기 까지 해서 너무 잠이 안와서
숙소 앞 세븐일레븐에 맥주를 사러갔어요
놀라운 사실은 12시가 넘으면 술을 팔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껫하우 앞 술집들도 문을 닫는거..

정말 도저히 잠이 안 올 것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는 암것도 못하고 뜬눈으로 밤 지샐 것 같아서
카오산로드에 나갔습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카오산은 모두가 깨어있더군요 ㅎㅎ
우선 첨부터 끝까지 걸어가면서 구경을 했어요
그 와중에 어떤 사람이 말을 걸면서 어디서 왔냐고 묻더라구요
저도 여자 혼자고 하니까 경계가 되어서 그냥 대답도 하지 않고 걸었어요

한바퀴를 쭉 본 후에 적당히 길가에 테이블이 나와있는 술집에서 혼자 맥주를 시켰는데
아까 저에게 말을 건 사람이 그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가 저를 발견하곤
한국 사람이냐고 묻더라구요

그 사람은 일행도 있었고 그 전부터 거기 있었던 것 같길래 맞다고 대답하니
자기네 테이블에도 한국 사람이 있다고 와서 조인 하겠냐고 물었습니다
막막하고 당황스럽던차에 한국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어서 그 테이블로 가서 같이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즐겁게 놀고, 적당히 취하지 않을 만큼 마셨다 싶었을때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한국 남자 분은 다른 여자분이랑 잘되어가고 있는 느낌이었고
첨에 말을 건 태국사람이 저를 데려다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우선은 숙소까지 10분정도거리(소이 파수멘에 있었으니깐..)동안 좀 겁이 났기에 알앗노라며 같이 갔어요
그런데 숙소에 도착해가는데 얘가 점점 좀 이상하더라구요
막 늘러붙으면서
내일도 만나서 파타야에 함께 가자는 둥, 나에게 빈집이 하나 있으니 거기서 묵으라는 둥,
뭐 그 외에도  경계가 되는 느낌 가득이었어요.
그리고는 마지막에 껴안으면서 내일1시에 데리러 오겠다고 하는데
그순간은 무서워져서 난 너랑 안만날거라고 딱부러지게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친절한 호스트들이었음에도 불구,
그담날 12시쯤에 체크아웃을 하고 다른 숙소로 갔습니다


활람퐁 근처에 있는 숙소에 힘들게 찾아가서 그날 오후를 보내고 씻고 나오는데
1층 로비에 어제 그 사람 비슷한 얼굴이 쓱- 스쳐지나가는 거예요
설마 하면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봤다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바로 그 사람이었어요..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1시간동안 기다리다가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서 제가 간 곳을 물어봐서 왓다는 거였어요......
제가 택시 기사님께 설명못할 것 같아서 케이시 호스트에게 주소를 타이말로 적어달라고 했었거든요..
그순간 정말 황당하고 무섭고 당황스러운 그 기분은,
어떡해야좋을지 정말 알수가 없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로비였고, 호스트도 앞에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좋은말로, 나는 너랑 같이 놀거나 같이 다닐 생각이 없다고 말했어야 하는데 생각이 들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대응이 정말 힘들더라구요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그런 생각 드시겠지만 너무 비난하진 말아주셨으면 ...)

다 씻고 나왔음에도
씻어야한다고 거짓말을하고 다시 들어가서는 한참 고민을 하다가
태사랑을 통해서 알게된 타이관련 카페의 매니저분께 전화를 드렸어요
그리 잘 아는 사이도 아니고, 그냥 방콕에 오면 다같이 놀자고 이야기 한 정도였는데
초면에 염치불구, 활람퐁으로 와주십사 부탁을 드렸습니다

처음엔 난감해하시더니 제 사정을 듣고는 다른 회원한분과 흔쾌히 와주셨어요..
그 태국남자에게는 제 친구들이 pickup 하러 온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가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방에 들어가서 그분들이 오실때까지 30분정도를 마음을 진정시키고 활람퐁에서 그분들을 만났습니다.


저에게 일어난 일이 사실 따지고 보면 큰 일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제 순간적 판단이 조금씩 어긋나서였을 수도 있지만
그 순간에는 정말 머리가 빙빙돌고 가슴이 천근만근 내려앉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여성회원분들은 저보다 좀더 조심하셨으면 좋겠기에
고민끝에 글을 올립니다

그 태국남자의 사진이 있으면 좋을텐데요 사진은 찍지 않았어요..
얼굴색이 한국인정도 색깔이구요
키와 덩치가 큰, 곰 같은 스타일에
태국이름은 vitsu, 영어 이름은 Eddy 라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정말 아주 나쁜 사람인것 같진 않아요
다만 그 방식이나 접근방법이 저를 너무 무섭게 했을 뿐일텐데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그런일을 당하시면 무서우실테니까 미리 조심하실수 있게 글을 올려봅니다

p.s.
이미 숱하게 고마움을 표시했지만 혹시 이 글을 읽으신다면
그날 도와주신 오까네님, 러브순님 또 한번 감사드려요..
그리고 가기전 이 분들을 알게 해준 태사랑에두요..^^

19 Comments
그린라이프 2010.10.18 14:58  
에고~~맘고생하셨네요...일단 큰일은 안생겼으니 다행이네요..
기대중 2010.10.18 15:34  
네 말씀대로 큰일은 없어서 천만  다행이었어요 휴- 감사합니다 ^^
여름고양이 2010.10.18 18:20  
놀라셨겠어요. 별 일 없어서 다행이고요.
저도 글에 저 분정도는 아니지만, 몇몇이 같이 술 마시고 둘만 남아서 저도 돌아가려고 했거든요. 자꾸 더 놀자는 거 거절하면서 미안해서 나도 그러고 싶은데 너무 피곤하다하고 돌아왔어요. 그런데 숙소 왔는데 좀 있다가 밖에서 "Hello"하고 부르는 거예요. 정말 깜짝 놀라고 겁났는데 아무 인기척 없이 조용히 있으니, 다행히 조금 있다가 바로 돌아가는 것 같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저도 참 겁없이 다녔지만, 조심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아요. 완곡히 잘 거절하는 일도 참 쉽진 않은 것 같네요.
기대중 2010.10.18 19:18  
고양이님도 놀라셨겠어요~ 아무래도 여자혼자 하는 여행이라는게
말씀대로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은가봐요
앞으로는 사람들 만날 때 정말 더 조심하고, 혹시 만나더라도 그냥 일행이 있다고 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거절하는것도 좀더 연습하구요 ㅎㅎ
zoo 2010.10.18 20:10  
지갑도 잃어버리시고 정신없는 상태에서  여러가지로 힘들고 두려우셨을 것 같아요.
저도 엄청 겁많은 사람이라 글만 읽어도 기대중님이 그 당시 느끼셨을 두려움이 그대로
느껴져서 오싹한 느낌입니다.
별일 없으셔서 정말 다행이세요. 고마운 분들 만나서 정말 다행이구요.
말씀처럼 타국에선 정말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의 여행에선  좋은 일들만 함께 하시길 바래요.
기대중 2010.10.18 20:21  
zoo 님 감사합니다^^
방금도 zoo님 후기 읽으면서 부러워하다 왔는데 답글이 있으니 놀라워요 ㅎㅎ
정말,좋은 분들이 계셨고 태사랑과 카페 통해 조금이나마 안면을 트고 가서 기댈구석이 되어주셨어요
담엔 저도 zoo 님처럼 안전하게, 그리고 여유롭게 쉬는 여행 해보고 싶어요 ^^ ㅎㅎ
날자보더™ 2010.10.18 21:16  
지갑도 잃고, 큰일날수도 있을뻔했네요.
현명하게 잘하셨어요.
기대중 2010.10.19 09:16  
날자보더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오히려 부끄럽네요^^; ㅎㅎ
다음 여행은 조금더 현명하게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열혈쵸코 2010.10.19 01:29  
이런 상황에서 잘 거절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공감했습니다.
많이 놀라셨겠어요..
숙소를 알려주지 않는것, 다른 일행이 있다고 핑계를 대는 게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기대중 2010.10.19 09:19  
네 열혈초코님 말씀대로 혹여 다음에 사람을 만나더라도 숙소를 절대 가르쳐주지 말아야겠어요
사실 그 이후로는 진짜 친절한 사람인데도 경계하게 되더라구요..
제일 아름다운 것도 사람이고, 제일 무서운 것도 사람인데
제가 더 조심하고 잘 행동해서 좋은 사람들만 만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10.10.21 18:21  
오까네 패밀리 화이팅~!!!
기대중 2010.10.22 15:17  
말씀대로 오까네 패밀리 덕분에 ㅎㅎ
답글 감사해요 ^^
GomandI 2010.10.21 23:04  
와...정말 놀라셨겠어요.. 저라도 충분히 님같이 생각했을듯..그리고 거절하기 힘들었을것 같아요.. 좋아서 거절하기 힘든게 아니라... 거절했을때 혹시 나쁜면을 더 드러내서 위협적인 존재가 되거나 앙심을 품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이 들잖아요... 후한이 두려워져서..거절한다는건 참..어려운 일인것 같아요..
기대중 2010.10.22 15:18  
평소에는 그리 못하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리되면 잘 대처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말씀대로 좋아서가 아니니까요 ^^;
이제 좀 생각해도 덜 떨리는 것 같아요 ㅎ
걱정과 공감의 글 감사드립니다~^^
leeji 2010.10.30 00:26  
정말 깜짝 놀라셨겠어요..
저도 여행중 위험한 순간이 있었는데...
한번은...........................
몇년전부터 사기꾼조심하라고 태사랑에 마니 올라온 사람있는데..
(로스트에 나오는 사람 닮았다는 한국 일본 여자 킬러)
그사람이 죽여버린다고...당장 카오산을떠나라고...ㅋㅋㅋ
이유인즉...
어느 한국여자가 그사람하고 같이 카오산을 지나가길래...
그 여자분에게 조심하라고 살며시 얘기해 줬는데,,,그여자분이 아마도 얘기를 전한건지...
 2년전과 몇달전엔 (2번 그랬음..아마도 한국여자만 보면 그지랄..)  같이 놀러 가자느니,지 생일파티에 오라느니,,,한국에서 요리업을해서 한국을 아주 좋아한다느니...하던 놈이
죽여버린다고....ㅋㅋㅋ그당시엔 살짝 겁이 나긴했지만...
그냥 웃어줬습니다...그후에 한번더 마주쳤는데...못알아보는건지..모른척하는건지...
암튼 죽인다는 소리까지 했으니 정말 위험한 상황이긴 했죠??ㅋㅋㅋㅋ
다음번에 또 같은 상황을 보면 그냥 모른척 해야겠습니다..
정말 죽을지도 모르니까..스스로 조심해야죠..
님아도 항상 안전여행 하세요..
쩡아엄마 2010.11.06 11:48  
아고 정말 황당햇겟네요~혼자는 늘 그런위험이 따르긴합니다 사 전 에 정말 잘 예방을 해야합니다~ 지갑같은것은 몸에 밀착하는 보대를 써서 보관해야하구요~~숙소는 물로 현지에 아는사람이나 회원을 미리 소통하도록 예약하고 나서 .했어야 한다고 봐요~여성이 여성처럼 보이지 말아야^^ 혼자는 못해봣지만 그냥상식적으로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그래도 홀로 여행이라도 용기가 대단하세요` 여행기간동안은 별탈없이 안전여행이 최고입니다~ 오까네 ~최고입니다~
자오아소 2010.11.16 10:53  
싫으면 'NO"

이거 어려운거 아닙니다.
님 글 읽으면서 답답한 마음에 적습니다.
'NO'
이건 매정한게 아닙니다.
나의 의사표시입니다. 'NO'
알프스소녀 2010.12.13 01:36  
저역시 위기 대처 능력이 취약한 일인입니다.
도움을 청하신 거, 글쓴님이 아주 잘하신 겁니다.
지금의나처럼 2011.01.22 14:21  
아이고~ 늙은 제가 다 떨리네요.. 도와주신분들이 넘넘 고맙구요..
누구나 No를 알고있지만 정작 그 말을 하는 용기를 내긴 쉽질않아요..
암튼 놀라기는 했겠지만 아무일없이 지나가서 정말 다행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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