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청사의 고향, 항저우...9
결국 비래봉 동굴은 찾자 못하고 아래로 내려 오다가 발견한 정자.
이 정자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영은사가 있다. 패키지 팀이 경내로 너무 많이 들어가서 영은사 뒷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영은사 풍치 지구는 영은사를 중심으로 그 주변지역을 다 포함하고 있는데 워낙 드넓어서 하루 종일
구경해도 시간이 모자르는 넓은 곳이었다.
관광객을 피해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영복사가 있다.
영은사 풍치 지구 입장료는 35원이나 그 안의 영은사, 영복사는 각기 입장료가 따로 있다.
영복사에 도착했을때 갑자기 비가 엄청나게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억수로 쏟아져 내리고 비래봉정상 올라갔다 오느라 - 시간은 짧지만 그동안의 운동부족의 결과
다리가 너무 아파서 움직이는게 힘들어 지기 시작..
온김에 몽땅 다 봐야 속이 편해지는 성격 발동.. 영복사 표를 사고 들어갔다.
영복사로 들어갈 무렵 쏟아지기 시작한 빗줄기는 영복사 경내로 들어와 대웅전까지 올라가는 15분간
정말 미친듯이 퍼부어서 도무지 카메라도 꺼낼 수 없을 정도였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영은사와는 달리 영복사는 사람이 적어 정말 산속의 고즈넉한 사찰을 느낄 수 있다.
미친 듯이 비가 오던 대웅전.
대웅전은 영복사 경내에서 한참 산위로 올라가야 했는데 비가 하도 쏫다지니 스님이 대웅전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잠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서호도 내려다 보인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내가 올라갔을 때는.. 서호는 커녕 바로 앞의 나뭇잎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쏟아졌다.
영복사 대웅전 앞에는 오른편으로 대나무 숲이 크게 있는데..
키 큰 대나무들이 엄청난 바람에 휩쓸려 이리 저리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비가 그칠 생각을 안하고 아무도 없는 경내가 너무 적적해서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영은사로 내려갔다.
영은사 매표소 까지 내려왔을떄는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1시 반 가량..
정말 발목이 너무 아파서 - 내 취약점은 왼쪽 발목... - 더이상은 걸을 수가 없었다.
무슨일이 있어도 30분간은 움직이지 않겠노라고 매표소 앞의 정자로 들어가 다리를 쉬게 했다.
이 처절한 휴식시간을 방해한 웬수가 하나 있었으니..
이름도 몰라 성도 몰라 - 당연하지 -
중국이 시민의식이 없다고 처절하게-?- 느껴지는 순간 중의 하나가 공공장소에서 애들이 소리를 지르
건 말건 뛰어 다니건 말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건 말건 그냥 방치할 때..
아이들의 특성상 일본처럼 너무나 조용하고 예의바른것을 원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중국은 정말 심하다.
특히 이 아이...
저 피리 같은 것이 새소리가 나는 물건인데..
정말 미친듯이 시끄러워서 내가 호신용으로 몇개 사갈까.. 생각까지 했던 물건..
비오는 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정자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그 와중에 저걸 꺼내서 어찌나 정신없이
불어대는지..
내가 너무 힘들어 째려볼 힘 조차 없이 널부러져 있는데..
저걸 바로 내 옆에서 쉬지도 않고 계속 불어대는 것...
그걸 보고 나무라는 중국인이 하나도 없고, 그 애 엄마도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음.
그냥.. 나 혼자 혼낼 기운이 없어 정자 기둥에 기대어 반쯤 실신한 상태로 다리를 쉬었다.
30분 정도 쉬고 나니.. 그제서야 좀 인간으로 되돌아 왔달까.. 배가 고프기 시작..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먹고 등산을 몇시간을 한건지...
아침겸 점심으로 두부를 사먹었다.
중국 여행을 하면서 제일로 좋은 것은..
거리 어디서나 손쉽게 싼 가격으로 콩국물과 두부를 먹을 수 있다는 것.
두부를 먹고 다시 기운을 내서 영은사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