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헤매고 헤매다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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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헤매고 헤매다 - 1

빛의걸음걸이 3 3877




~ #1

6월3일 에바항공 19시15분 인천출발 비행기,,
오후 7시15분 비행기는 8시가 되어서야 출발한다.

난 자느라 시간이 오려걸려 이륙하는 지 알면서도
비몽사몽 지루하다는 생각을 할새도 없었다.

2,4,2 의 좌석배열에서 내 자리는 4열 왼쪽 통로,
통로를 사이에 두고 2열통로 좌석에 어린 여학생이 앉아 있다. 한국학생.

이 학생은 대만공항에서 보니 트랜짓해서 유럽가는 학생 같았다.
부럽기도 하고, 트랜짓 카운터에서 얼굴이 붉어져서
영어가 입에서 안떨어지는 풋풋한 모습을 보니 8년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은 안되는 영어 나부랭이나마 생존을 위해서라면 창피함이고 뭐고
내뱉어놓고 보긴 하지만 처음 우리나라 말이 아닌 언어로
외국인과 소통해야하는 그 순간, 얼음이 되어버렸던 기억이
오버랩되면서... 지금의 내게는 없는 순수함을 엿보는 기분이랄까.

요즘 학생들같지 않게 튼튼한 체격에 폴로티셔츠. 청바지 차림에
유행과는 거리가 먼 단순한 모양의 운동화 차림 역시
도심에서 보는 날씬하고 세련된 대학생의 모습과는
다른 딱 나다. 어릴적...^.^;;
여행 잘하라고 큰 소리로 외쳐주려다 참았다. 주책이라고 할까봐
대신 마음 속으로만 기원해본다. "굿 럭!!!!"

에바항공이 내리는 2청사는 신청사라 하지만 이곳도 타이항공 탈때
잠시 내려가던 1청사 못지 않게 좁아 보였다.
공항버스, 국광버스를 타는 곳은 좀 외진 곳에 있었다. 공항 입국장으로
나와 정면쪽은 택시승강장이였고, 공항 뒤쪽으로 간다는 생각으로
왼쪽뒤쪽으로 가서도 좀 더 구석진 곳에 버스표를 파는 곳이 있었다.
표를 사서 대기하고 있던 국광 버스에 올랐다. 짐은 버스 짐칸에 실어주고
비행기처럼 짐에 택을 붙이고 내게도 택을 주었다.
내릴때 보니 택을 확인하진 않았지만 짐이 없어졌을 때는 이 택이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새벽 12시가 넘어서야 타이페이역 k-mall 13층 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인데 짐들은 있고 사람은 없다. 이 시간에 놀러나갔다면
서양얘들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데 동양아이들 둘이 들어온다.
늦은 시간에 들어온 내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얼굴들이다.
나의 인사에 한 아이는 대꾸도 않는다. ㅡ.ㅡ;
둘은 홍콩아이들이였다. 다음날 아침 떠났는데 떠나기 전에
짐 정리도 하고 편히 방을 쓸 생각을 했을터인데
불청객의 등장이 되었겠다 싶다.


hostel1.jpg




인터넷으로는 10인실 다다미방 예약이 되지 않아 8일실을 예약하고 갔다.
이층침대 4개가 일렬로 붙어있다. 다행히도 나는 저기 수건이 널린
아랫층테이블쪽 침대였다. 안쪽이면 많이 답답하겠다 싶은데 나중에 보면
중국, 홍콩 얘들은 저 안쪽 아랫층에서도 잘들 잔다.
나는 까다로운 여행자인가보다 역시나...ㅡ.ㅡ;


hostel2.jpg



체크인시 침대와 베게 시트를 주고 저기 보이는 흰이불과 색색 그림의 모포, 매트리스 위에 하늘색 요는 원래 깔려있는거다.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못잘 정도는 아니였다. 빈대가 있거나 하진 않지만 여러사람이 쓰는 것이라 사람이 바뀐다고 다시 갈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사람은 가도 계속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ㅡ.ㅡ; 깔끔한 사람이라면 침낭이나 개인 이불정도는 필요할 듯싶다.

그리고 체크인할 때 열쇠를 세 개 준다. 방키, 사물장 열쇠키, 샤워실 출입할 때 갖다대는 플라스틱 키....외부사람이 못드나들도록 철저하게 키를 가지고
출입할 수 있게 해 놓은 점이 있는 동안 더 편안하게 만들었다. 일단 안심이 되니 나중에는 집같기도 하고.....

침대 맡은 편에 개인 사물장에 배낭을 넣고 다니기도 좋고 그리고 방 안에 변기 두 개, 세면대 두개 있는 화장실도 함께 있어 편리했다.

근데 첫날 늦게 들어온 두 홍콩 아이들이 그 안에서(변기 있는)샤워를 해서 나는 거기가 샤워하는 곳인지 알고 기다리고 앉아있었는데 샤워실은 밖에 따로 있었고 아이들이 샤워하고 나온 곳에 변기가 덩그란히,,,,

역시 중국인들.... 이러고 샤워실로 가서 씻고 왔는데 다다음날 들어온
다른 홍콩인?중국인?들도 모두 거기서 샤워를 하더라.... 내가 뭔가 잘못알고 있는것인지 그들의 문화인것인지ㅡ.ㅡ;;; 그러나 변기가 꽉 차게 들어찬 그 좁은 곳에서 샤워할 엄두가 나지 않아 나는 쭉 샤워실에 가서 샤워를 했다.

이것은 문화의 차이? 인간의 차이?

가지고 간 은박 돗자리를 깔고ㅡ.ㅡ ;v (제가 깔끔병이 좀)
궁색한 잠을 청하며 첫날은 그리 패스~~~

3 Comments
바보뚱땡이 2008.06.29 15:51  
  잘 봤어요...계속되는  연재  기대됩니다..

부럽네요......
초록슬리퍼 2008.06.29 21:36  
  저곳 2층침대...전 4일동안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힘들더군요.
빛의걸음걸이 2008.06.30 16:47  
  2층 침대는 잘때는 좋긴 한대 화장실 가거나 짐 정리 할때 불편하죠. 1층은 좀 답답해요. 편하긴 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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