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2  목요일 맑음

밤에 잠은 그런대로 잘 잔 것 같은데도 약한 어지럼증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감기 기운 같기도 한데, 밑으로 착 갈아앉는 느낌이 들면서 기운이 하나도 없는게, 그냥 주저앉고만 싶더군요. 일단은 예정대로 야딩으로 가기로 하고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섰습니다. 아침 8시경이었는데도 야딩으로 떠날 사람들은 대부분 떠난 뒤라서 거리는 한산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간단하게 아침밥을 먹고 야딩으로 가는 차편을 알아보았지만, 역시 택시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건국절 연휴를 맞아 택시도 요금을 턱없이 부르더군요. 아마도 평상시의 3배 정도는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 중에서 인상이 좋아 보이는 친구와 편도에 300元을 주기로 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가이드 북에서는 약 80 키로미터의 거리를 왕복 250元 정도 한다고 씌어 있었는데 배가 넘는 가격이었지요.

어쨌든 야딩으로 가는 길은  정말 아름답고, 극적이기까지 하더군요. 물론 캉딩에서 다오청으로 오는 동안에 보았던 경치와 흡사하기도 했지만,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 그런 경치였습니다. 다만 한가지, 고도가 해발 4,500미터를 넘기면서는 경치가 좋은 곳에서 차를 세우고 내려서 걸으며 구경하는데, 상당히 힘들고 어지럽더군요. 아내는 오늘도 나보다 훨씬 씩씩한데 말입니다.

야딩마을 입구에서는 공안국 이름으로 된 안내문을 나누어 주더군요.
한자로 씌어 있었는데 간자체도 많고해서 자세한 내용은 알수 없었지만 대충 이번 국경절 연휴를 맞아서 임시로 야딩풍경구를 개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야딩이 폐쇄되었다는 것은 모르고 온 것인데, 하마터면 헛걸음을 할 뻔 했습니다.

노인우대가 없는 입장료 80元 씩을 내고 들어간 야딩마을에는 어디서 그렇게 많이 왔는지, 엄청나게 많은 차량들이 길가에 줄지어서 주차 되어 있었고, 경찰이 더 이상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탄 차도 제지를 당했는데, 운전사가 뭐라고 하니까 경찰이 나를 들여다 보더니 가슴을 가리키면서 OK? OK? 하더군요. 아마 하얀수염을 보고 노인네의 심장이 걱정 되었던 모양입니다. 괜찮다고 하니까 통과 시켜주더군요.^^

택시에서 내려 트래킹을 하기 위하여 이동을 하는데 발걸음이 그렇게 무겁게 느껴질 수 없었습니다. 어지러워서 정신이 없는데다가 숨까지 차서, 정말 고역이 따로 없더군요. 말로만 듣던 고소증인 것 같았습니다. 2001년 네팔의ABC 트래킹을 할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증상이었습니다. 아마도 충분한 고도적응이 되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었습니다. 아쉬웠지만 이곳 야딩 풍경구 안에서 하룻밤 묵으려던 계획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다오청으로 돌아오는 차를 타기 위해서 마을까지 걸어 올라가는 데도 엄청나게 힘이 들더군요. 난생 처음으로 겪어보는 고소증에 제대로 혼이 나고 말았습니다.^^

다시 300元을 주고 다오청으로 돌아와서 샹그리라(香格里拉)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하고 숙소를 찾아 봤지만 역시 빈 곳이 없어서, 어제 묵었던 곳으로 다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크게 가졌던 곳이었는데, 준비가 부족해서 돈만 많이 쓰고 아쉬움만 남았습니다.

아침식사 17, 택시 왕복 300元x2=600元, 포도 8원, 입장료 80x2=160, 버스(샹그리라) 105.5x2=221元 숙소 160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