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14/41일 캉딩(康定강정-->다오청(稻城도성)
2008.10.01 수요일 맑음--캉딩에서 다오청으로 이동
새벽 5시30분에 숙소를 나서서 걸어서 버스터미널로 갑니다.
그렇게 이른 시간에도 택시가 숙소 앞에서 손님을 태우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냥 걸어서 가기로 했지요. 새벽부터 벌어먹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일찍 일어난 건 우리도 마찬가지니까요.^^
도착하던 날 예매한 버스는 24인승의 중형버스였는데, 통로에 의자를 놓고 손님을 태우는 것은 여전했습니다. 지난번 인도차이나 반도를 여행할 때,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국제버스에 '엄금초원(嚴禁超員)' 등의 글이 적혀 있어서 중국에서는 정원이 엄하게 지켜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6시 출발예정인 버스는 15분이 지나서야 출발을 합니다.
터미널 사무실에서 확인하는 절차가 오래 걸려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새벽안개가 자욱한 동트기 전의 길을 달리는 버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높은 언덕길을 급커브를 그리며 오르기 시작합니다. 동이 트고, 바람이 안개를 밀어내면서 언듯언듯 보여주는 풍경은, 삭막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좁은 길에는 각종 화물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줄을 서서 오르기도 하고, 어디론가 이동을 하는 군용트럭들이 끝도 없이 내려 오기도 했습니다. 차고 다니는 카시오 시계의 고도계는 4,000미터를 넘는 숫자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오차는 있겠지만, 상당한 고도의 고개를 넘는 것 같았습니다.
고개를 넘자마자 풍경이 일순에 바뀌면서, 길도 비포장도로가 되더군요. 새로 도로를 개설하고 있었는데 워낙 고지대인데다 지형이 험해서 공사가 쉽지 않아서 상당한 시일이 지나야 완공이 될 것 같았습니다. 어느 덧 티벳고산지역으로 들어온 듯, 야크떼도 보이고, 티벳 장족들의 집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고도에 완전 무공해 지역이어서 하늘은 더 없이 맑고 높더군요. 심하게 흔들리는 버스속이라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스치는 경치를 눈으로 가슴에 담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간에 간단히 먹은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무려 14시간 가까이 걸려서 다오청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한 조그만 터미널에는 그 흔한 삐끼도 별로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야딩으로 가는 찦차나 택시를 원하는 지를 묻는 사람들만 보일 뿐, 숙소에서 나온 삐끼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 많은 빈관이나 숙소들이 이미 손님이 찼다는 반증 같아서 불안하더군요. 국경절 연휴에 예약도 없이 온 것이 후회 되었지만 어쩌겠습니까?
간단히 저녁을 먹으면서 방향을 살핀 후에, 혼자서 가이드 북에서 점찍었던 숙소를 찾아 나섰지요. 그러나 염려했던 대로 내일까지 꽉찼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지요. 몇군데를 더 돌아다녀 보았지만, 역시 허사였습니다. 할 수 없이 중국인들이 많이 가는 초대소를 뒤졌더니 한군데에 방이 있는데, 달랑 침대만 놓여 있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방을 무려 160元을 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하루만 자기로 하고 얻을 수 밖에요.
다오청은 해발 3,000 미터가 훨씬 넘는 곳인데 캉딩에서 오는 동안 4,000 미터가 넘는 지역을 오르내리면서 어느 정도는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버스에서 시달려서 그런지 어지럼증이 나더군요. 의외인 것은 아내는 상대적으로 멀쩡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힘이 들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아주 심한 상태는 아니라서 준비해간 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자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요.
아름다운 경치를 원없이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몸은 상당히 고달팠던 하루였습니다.
아침식사 국수 10, 점심식사 19, 저녁식사 19 숙박비 160元
--심하게 흔들며 달리는 버스에서 찍은 사진이라 허접합니다.-- 스크롤하기만 힘들구요.^^
이 버스로 산길을 14시간이나 달립니다.
급경사길을 급커브를 그리면서 올라갑니다.
티벳풍의 시골풍경--앞에 검은 것은 야크의 배설물을 모아놓은 것.
길가의 화장실--사용료를 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