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6일 째, 11월 1일 오후.
여행 이야기란 같은 곳, 같은 시간에 방문해도 사람마다 느낌은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나만의 색깔로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비록 잘못 그린 그림일지라도 그린 사람에게는 소중한 느낌이나 보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여행기는 다녀오신 분에게는 그때를 회상하게 하여주고, 여행을 계획 중인 분에게는 좋은 정보가 되고,
그리고 처음 읽으시는 분에게는 그곳이 여행지로써 마음에 담아둘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佳人의 이야기는 주관적이고 알맹이가 없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우리 부부는 둘이서 15일간 윈난성 여행에 사용한 비용은 비행기 요금을 제외하고 모두 2.751위안이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500.000원이 넘지 않았습니다.
워낙 적은 경비로 다녔기에 내용에 참고될만한 것이 없습니다.
가끔, 아주 가끔 아래 사진처럼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온 돌발 영상과 같은 이야기는 있을 수 있습니다.
백수의 여행이란 이렇습니다.
그러나 부끄럽거나 창피하지 않습니다.
그 뻔뻔한 이유는 백수도 여행을 다닐 권리가 있고 여행에서 느끼는 감정은 비용과 비례하지 않으니까요.
오늘은 리지앙의 심장인 사방가라는 쓰팡지에(四方街)부터 구경한다.
꾸청 중심부에 있는 네모난 광장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에게 만남의 광장이요, 꾸청 한 가운데 있는 광장이다.
우리나라 도토리묵처럼 생긴 것을 팬에 구워 양념장을 얹어 판다.
그래서 하나에 3위안을 주고 사서 맛을 보니 우리 입맛에 잘 맞는 간식이다.
쓰팡지에...
지금은 나시족의 춤 공연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옛날에는 중간 역참인 리지앙의 중앙시장에 해당된다.
왼편에 쓴 글이 바로 나시족의 상형문자인 똥바원(東巴文)이란다.
사방가라는 거리 가(街)의 의미는 佳人이 아는 길이란 의미가 아니고 물고기(?)로 보이는 게 담겨 있고
영문으로 마켓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시장이 틀림없다.
리지앙 꾸청에는 넓은 광장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위허(玉河)광장이고 위치는 꾸청 북단에 있어 흑룡담에서 흘러온 물길이 꾸청으로 흘러들어가는
곳에 있다.
그곳에는 물레방아처럼 생긴 대형 수차가 두 개 있어 쉬지 않고 돌아간다.
그곳에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하여 만든 커다란 석벽 조형물이 있고 신도시와 꾸청을 구분하는
큰 도로인 民主路가 있다.
그 석벽에는 과거의 모습을 조각으로 만들어 놓아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곳에는 훼이룽탄이라는 흑룡담공원에서 위허(玉河)를 거쳐 흘러들어온 물길이 이곳에서 세 갈래로
갈라지고 그 물길은 다시 여러 갈래로 갈라져 골목마다 흘러 들어간다.
바로 꾸청과 신도시를 나누는 민주로라는 도로 옆에 있다.
그러나 옛날에는 가운데로 흐르는 자연수로인 중하(中河)만이 있었는데 목씨가 사자산 자락 앞에 있는 무푸
(木府)라는 자기 집 앞으로 西河를 "뚫어!"라고 해 만들었고, 東河는 "너희 쓸 물은 너희도 뚫어!"라고 하여
주민들이 이용하는 생활 수로로 만든 인공수로인 셈이다.
오늘은 자연수로인 中河는 물길을 막아 놓았네~~
그곳에서 물길을 따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위허쩌우랑(玉河走廊)이라는 멋진 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 물이 흐르고 우거진 나무 숲과 제법 많이 흐르는 작은 강을 함께 할 수 있어 아침에 산책을
하기에는 좋은 길이다.
이 길은 아침에 걸으면 다니는 사람이 적어 멋진 산책길이 된다.
위허쩌우랑을 따라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끝은 흑룡담공원의 후문 부근이 되며 그 부근에 가면 물길이
흑룡담 뿐만 아니라 인근 산에서도 흘러 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작은 폭포로 소리 또한 요란하다.
다른 하나의 광장은 오늘 돌아볼 사방가라는 쓰팡지에다.
광장의 크기는 쓰팡지에가 위허(玉河)광장보다 작다.
그러나 꾸청의 모든 도로는 로마로 통하지 않고 쓰팡지에로 통한다.
지금은 많은 관광객이 모이고 낮에는 나시족 할매와 할배가 모여 춤판을 벌이는 곳이나 예전에는 이곳이
마방들이 모여 장사를 하고 각지에서 모인 마방들이 서로 가지고 온 물건을 교역하는 장소이고 지나가던
마방들의 숙식을 해결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회포도 푸는 장소였을 것이다.
위의 사진은 1920년대의 리지앙 꾸청의 쓰팡지에 모습이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혼잡한 저잣거리의 모습이다.
그러니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상업적이고 복잡한 시장인 곳이다.
또 오랜만에 왕서방은 친구도 만나고 사돈의 8촌도 만날 수 있는 곳....
리지앙과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 장사도 하고 시장도 보는 곳....
덜수가 밍월이를 만나 첫눈에 뻑~ 가버려 속으로만 애태웠던 곳....
밍월이 동생 삼월이는 떠나가는 佳人을 먼 발치에서나마 한 번 더 바라보기 위해 골목길에서 숨어 보던 곳...
이곳이 바로 리지앙의 쓰팡지에가 아닐까?
우리가 이곳에 왔을 때는 나시족의 춤판이 낮에는 쓰팡지에, 밤에는 위허광장에서 벌어졌다.
쓰팡지에의 사방(四方)이란 이곳을 중심으로 차마고도를 통하여 들고 나는 네 곳의 방향으로 교역로가
있었기에 그리 불렀던 모양이다.
그 교역로는....
따리로 오가는 길.
수허나 바이사로 오가는 길....
용셩과 시창과 청두로 가는 길....
그리고 티베트로 가는 시짱 방향이 쓰팡지에 골목에 모두 친절하게 표기되어 있다.
이렇게 4방향의 도로가 모두 리지앙의 사방가라는 쓰팡지에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 리지앙은 차마고도의 중간 역참이며 중계교역이나 마방들의 거점도시이기도 했다.
마방들은 지금으로 말하면 택배회사 겸 큰 상회의 직영 운송회사 직원이기도 했을 것이다.
물론 큰 가게에 소속되어 다니기도 했을 것이고 독자적인 조직을 갖고 움직인 마방조직도 있었을 것이다.
심지어는 절에서도 마방조직을 운영하며 돈을 벌어 시주로만 부족한 예산을 메웠다고 한다.
그들은 이런 험한 길도 넘어 이곳으로 왔다.
그런데 이게 정말 마방들이 다녔던 길인가?
아니면 아바타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행성 판도라의 나비족이 다니던 길의 모습인가?
"너~ 나 좋아해?" "하모~~ 나 너 좋아해~~"
"I see you~" " 나는 당신을 봅니다."
쓰팡지에에 가면 옛 마방차림의 사람들이 말을 몰고 와 관광객에게 말을 타고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비록 지금은 말도 타락해 관광객에게 푼돈이나 받고 몸을 허락하지만, 예전에는 제대로 된 짐을 싣고 험한
길을 다니며 한 때를 풍미했다.
말이 외칩니다.
"이게 내 원래의 모습은 아닙니다~~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한 번 마방의 말은 영원한 마방의 말입니다.... 부끄럽습니다."라고요.
고개를 들어라~ 숨는다고 영원히 감출 수 없는 노릇이 아니냐?
백수도 뻔뻔하게 적은 비용으로 구경하고 다니는데...
그러니 이곳이 진정한 리지앙의 심장이고 생명이고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핵심장소였을 것이다.
리지앙뿐만이 아니라 차마고도의 중심역참인 셈이다.
꾸청 골목 곳곳에 이런 터치식 스크린이 있어 이곳의 모습을 영상과 간단한 자료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니 첨단 디지털과 오래 묵은 장맛의 만남이다.
리지앙이 제일 무서워 하는 게 뭘까?
무서우리만치 밀어붙이는 빨간 모자의 중국 단체관광객은 무섭지 않지만, 화재는 엄청 무서워한다.
이곳은 대부분의 건물이 목조건물이라 시내 곳곳에 화재 예방을 강조하는 게시판이 있고 소방서도 있다.
각 잡고 걸어가는 모양이 어색하다. 이곳도 화재신고는 119....
"어이~ 자네 어제 발령받았지? 나도 방금 도착했어~~"
소방서 앞에는 식수대를 놓아두고 무료로 물을 먹을 수 있게 배려했다.
아래 표지판은 "꾸청에 불 내지 말어~ 책임질텨? 만약 불 내면 너 죽고 나 죽는거여~~"
뭐 이런 말일게다.
그러나 리지앙은 많은 사람에게 이곳을 오고 싶게 마음의 불을 지르는 실질적인 원초적 방화범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나시족 할배의 마방 스타일과 젊은 세대의 모습.
기다란 장죽을 늘 휴대하고 다닌다.
나시족의 옷은 예전에는 대부분 양가죽으로 만들어 입었다는데 중원과의 교역 영향으로 이제는 거의 한족
스타일의 옷으로 변했다.
모계사회인 나시족 할배의 인생 최고의 희망은 양지바른 곳에 도란도란 친구와 둘러앉아 담배 피우는 일....
나시족 할매들의 정담....
무슨 이야기를 저리도 정답게 나누실까?
우리가 중국에서 중국인과 지명에 관한 말을 하면 성조 때문에 그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간단한 호도협이라는 말을 노래 부르 듯 후티아오시아~라고 해도 ...
그러나 외국인과 만나 같은 발음으로 하면 모두 알아듣는다.
외국인들끼리는 알아듣는 자기네 지명을 중국인은 모른다. 이 또한 괴이하고 이상한 일이다.
중국 나무도 비실거리면 수간주사를 맞는다.
이게 한약으로 만든 영양제 주사일까?
다음에 찾아볼 곳은 싼앤징이라는 우물을 찾아 구경한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쓰팡지에는 예전에는 마방들과 호객꾼, 그리고 말들로 북적였습니다.
오늘날에는 관광객과 호객꾼과 가게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게 바로 리지앙의 고유한 모습이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어리삐리한 덜수라는 인턴 마방이 왔었지만
지금은 어리삐리한 佳人이라는 초보배낭여행자가 왔다는 겁니다.
이곳은 바로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저잣거리의 중심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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