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하이 호수에 가면 바다가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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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하이 호수에 가면 바다가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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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처럼 넓다고 바다 해(海)를 쓰는 얼하이라는(이해:洱海) 호수... 그래 맞아 귀때기처럼 생겼지...

그런데 그 귀의 모습이 부처님의 귀를 닮았다고 한다.

 

내륙지방이라 이렇게 넓은 호수만 봐도 바다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사람들....

남북의 길이만 몇 십 km라고 하니 바다라고 생각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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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객잔 주인에게 얼하이 호수를 꽁꽁치쩌(시내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을 물었다.

바로 객잔 뒤로 돌아가면 큰 길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2번 버스를 타라고 한다.

 

따리의 2번 시내버스는 아침 6시 30분에 첫 차가 출발하고 막차는 19시에 끝이다.

젠장.... 저녁에는 돌아다니지 말라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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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종점에서 내리면 많은 삐끼들이 마차를 타고 구경하라고 하고, 개인이 운행하는 작은 배로 호수를

돌아보라고 달려 드는데 "칸칸(看看)~"하고 말하란다.

그냥 눈으로만 둘러 본다를 말이라고 한다.

 

얼라리요? 이미 숙소의 주인 아주머니는 우리 부부가 가난한 배낭여행자라는 것은 눈치챘단 말인가?

이 말은 윈난성 여행 중에 상당히 도움이 된 말이다. 친절하기도 하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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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위안의 요금을 내고 칸칸하러 간다.

시내에는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여러군데 있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빌리는 비용 10위안/1인

1일) 그러나 높은 고도 때문에 몸이 무겁고 감기 기운이 심해지며 자전거 타기를 포기했다.      

1시 30분에 버스를 타니 버스는 박애로를 지나 북문 밖으로 통과하여 중화로를 달려 20분 만에 종점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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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버스 진행방향으로 잠시만 걸어가면 얼하이 관광 유람선을 타는 선착장이 나온다.

우리 같은 가난한 배낭여행자는 비싼 요금을 지불하며 유람선을 타기 어렵다.

 

배 종류에 따라 승선료가 다르고 1박 2일 투어 프로그램에 몇 백원이나 한단다.

그래서 많은 삐끼들이 달라 붙어도 무조건 "칸칸~"만 외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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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종점에 내리면 바로 주차장 뒤로 들어가는 길이 있어 얼하이 호수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사는 조용한

동네가 나온다.

그 길로 들어가면 이런 바이족의 하얀 집도 볼 수가 있다.

담벼락에 화조도도 그려있고 사군자도 치고.... 정말 여유롭고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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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하이 호수의 물이 파란 것은 아마도 시리도록 파란 창산을 품고 싶고 창산보다 더 파란 하늘을 담았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창산이 파란 것은 머리에는 만년설을 이고 있고 허리에는 흰 구름을 둘렀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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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가 중원에서 힘자랑하던 시기에는 동쪽에는 우리의 발해가, 북쪽에는 거란, 돌궐이 서쪽에는 티벳,

그리고 이곳 남서쪽에는 남조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다.

지금 윈난 따리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남조는 남쪽으로 월남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었다.

 

남조는 원래 몇 개의 작은 봉건국가로 나뉘어 있었는데 당나라 때에 여섯나라 가운데 강력한 왕이 출현하여

당의 지원을 받아 나머지 나라들을 싹쓸이하고 남조라고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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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859년 왕위에 오른 사람이 나라 이름을 대례(大禮)라고 했으며 나중에는 大理라고 했단다.

특히 이 지방에서 많이 채굴되는 돌이 바로 질 좋은 대리석이다.

그런 돌이 이 지역 고성에는 바닥재로 사용된다. 그러니 길바닥에 대리석을 깔았다는 말이다.

 

리지앙에 가면 반들거리는 꽃 무늬가 보이는 오화석도 있어 나중에 리지앙 사진에서 볼 수 있다.

대리라는 지명으로 인해 그런 돌을 대리석이라는 고유명사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 

흰 옷을 즐겨 입고, 흰 색의 집을 짓고 사는 모습은 아마도 높은 창상의 눈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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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원나라 쿠빌라이가 몽골군을 이끌고 이곳을 침공했다.

지난 번 이곳을 들이대다가 얼하이에서 10만명에 가까운 병사를 수장시킨 후 1253년 12월 12일 드디어 2차

침공을 시도하며 리지앙(麗江) 인근에 모여사는 나시족의 도움을 받아 창산을 넘어 뒤통수를 친 후 이곳은

중국이 된 것이다.

샤관과 상관만 눈이 빠져라 지키던 따리국은 그야말로 옆구리로 치고 넘어온 원나라군에 하루 아침에....

 

그러니 바로 12.12 사태가 난 것이다.

아래 사진이 바로 무식하고 겁나게 몽골군이 말을 타고 넘어 온 해발 4.000m가 넘는 창산이다.

따리 꾸청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이 우리나라의 2/3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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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기마군단인 몽골군은 수전에 약하다.

작은 내도 건너려면 오금이 저려 잘 넘어오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높은 산은 무식하고 용감하게 말을 타고도 넘을 수 있다.

 

그들이 이곳으로 오기 전에 장강의 줄기인 진샤지앙(金沙江)을 어떻게 넘었을까?

바로 이렇게 양가죽을 구멍을 한 곳만 내고 통째로 벗겨 바람을 넣어 튜브처럼 타고 넘어왔을 것이다.

천연 튜브로 다리 네개는 뒤로 묶고 배에다가 바람을 잔뜩 집어 넣으면 물이라는 말만 들어도 식겁하는

몽골군도 물놀이 하는 기분으로 둥둥 떠서 건너온다.

 

건너다가 묶인 곳이 풀어지면 어찌될까?

그 녀석이 천하에 재수없는 녀석이 되는 것이지....

그리고 한 마디는 하고 죽었을 것이다.

" 저는 물이 무서워요~~ 제가 초원을 사랑한 만큼 푸른 초원이 저를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바로 나시족이 몽골군에게 전수한 도강작전의 도구이다.

비행기를 타면 스튜어디스가 제일 먼저 승객에게 교육하는 것.... 바로 위급시 구명조끼를 양손으로

잡아당겨도 바람이 들어가지 않으면 "불어~"라고 하는 것과 같이 불어서 바람을 넣고 강을 건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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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몽골군이 자랑하는 말은 어찌 건너 왔을까?

말은 비록 몽골의 초원을 달리며 살았어도 그야말로 동물적으로 타고난 감각으로 알아서 건넌다.

그냥 물 속으로 밀어 넣기만 하면 대부분 알아서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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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물이 깊고 물살이 빨라 건널 수 없는 강에 도착을 하면 망연자실하게 우두커니 강만 쳐다보는 몽골

장수에게 말이 눈만 꿈뻑이다가 한심스러운 듯, 한 마디 한다.

"쨔샤~~ 뭘 그리 넋놓고 쳐다보니? 매달아 매달란 말이야~"

"어떻게?"   "이렇게 매달란 말이야 쨔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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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1.225년 고려시대에 몽골족이 세운 원나라의 침입으로 강화도로 궁궐을 옮겨 간 적도 있다.

 

1차 침공의 수모를 만회하기 위해 침공로를 탐색하던 중 그 길을 알려주고 길라잡이를 자처하고 나선 사람이

바로 리지앙을 중심으로 살고 있는 나시족이었다는데.....

나시족이 사는 리지앙은 길잡이 역활을 한 덕분에 지방 왕으로 목씨가 오랫동안 자치정부를 인정받았다고

하고 지금의 리지앙은 이때부터 큰 마을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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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 동안 이곳에 사는 바이(白)족은 나시족과 혼인도 하지 않을 정도로 앙금이 깊었다고 한다.

아무리 평소 형님 동생하며 친하게 지냈던 이웃이라도 제 살길을 찾으려고.......

자나 깨나 이웃 조심, 자는 이웃 다시 보자....

 

바이족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물고기가 얼하이호에서 잡힌 물고기라 한다.

그 이유는 그곳에 수장시킨 원나라군과 그 이전에 침공한 당나라군의 인육을 먹은 물고기이기 때문이란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아직까지도 과거의 아픈 기억이 남아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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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바라보면 외롭습니다.

혼자 부르는 노래도 아름답지만 화음을 만들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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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바라보는 세상보다 둘이 바라보면 더 아름답습니다.

혼자보다 두 사람이 노래하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살 만한 세상으로 꾸미는 것은 함께 할 때가 더 아름답습니다.

부부란 서로 마주보고 그리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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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허리를 굽히면 다른 한 사람이 편안해집니다.

친구란 이렇게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며 살아야 하나 봅니다.

그 이유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란 마일리지처럼 차곡차곡 눈덩이처럼 쌓여 새로운 또 하나의 커다란 사랑을

만들어 그 사랑은 다시 내게 돌아오니까요....

 

그런데 요즈음 항공사 마일리지는 유효기간이 있다면서요?

그러면 마일리지처럼 쌓인다는 말은 취소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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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배는 무척 외롭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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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라도 함께 있으면 더 정겨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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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를 젓는 것보다 둘이 저으면 훨씬 쉽게 그리고 빨리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뒤에 앉아 있는 자네.....

아까부터 유심히 보고 있었는데 왜 너는 노를 젓지 않고 앉아만 있니?

마일리지가 혹시 5년이 넘어 소멸이라도 되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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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얼하이를 보았으니 숭성사에 있다는 삼탑을 보러 간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부부란 둘이면서 하나입니다.

                        처음에는 남자와 여자로 다른 두 마음으로 만나 살아갑니다.

                        그 다음에는 부모라는 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평생 의지하며 지내는 영혼의 친구로 살아갑니다.

                        같은 그릇에 담긴 비빔밥을 함께 먹으며 웃을 수 있는 부부....

                        그래서 부부는 하나가 되어 갑니다. 

  

 

6 Comments
뢰글란 2009.12.30 15:17  
어느때보다도  사진이 참 좋습니다
제 눈안에 펼쳐진 모습처럼요
전 이런 모습이 좋습니다
佳人1 2010.01.01 00:10  
뢰글란님께서는 이런 풍경을 좋아하시는가 봅니다.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노스텔자 2010.01.19 20:31  
얼하이호수에있는남조풍정도가생각나네요  참아름다운곳인데...
佳人1 2010.01.20 00:11  
노스텔자님께서는 남조풍정도에 가보셨군요?
우리는 그곳에 가지 못했습니다.
너무 비싸서요.
관운장 2010.03.12 09:27  
시내버스가 다 새거네요
팽창하는 중국경제를 보는것 같읍니다
佳人1 2010.03.12 10:14  
깨끗해 보이시죠?
그러나 아직 유황 함유가 높은 경유를 사용하여 냄새가 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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