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마음에 씨앗 하나를 떨어뜨렸습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인생 후반기에 씨앗은 뿌려 무엇하느냐구요.....
비록 스피노자가 아니라도 그리하고 싶었습니다.
때로는 세찬 비바람에 가지가 흔들리고 꺾일 때도 있을 겁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타는 목마름으로 고통을 견디어 내야만 할 때도 물론 있을 거구요.
그래도 그리 해보고 싶어서 이곳에 왔습니다.
체력도 많이 쳐지고 더군다나 고소 공포증마저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며 약점 한가지씩은 지니고 살아간다지요?
말 한 필에 올라타고 온 세상을 손아귀에 휘어잡고 호령한 칭기스칸도 물은 무서워했다지요?
오늘 佳人이 여러분에게 씨앗 하나를 나누어 드립니다.
그 씨앗은 잘 보살피고 키우시면 여러분의 꿈을 이루어 드리는 그런 행복의 씨앗입니다.
하프웨이 떠나 산 모퉁이 바로 돌 때....
거기에 외로운 소나무 한 그루 있어....
묵묵히 바라보고 하염없이 서 있다.
후타오샤 떠나려는 佳人이 아쉬운 듯....
마치 배웅이나 하듯이 그곳에 서 있다.
佳人은 그 소나무 아래 서서 뒤돌아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이제 우리는 하프웨이를 떠나 티니가 있는 Low road로 내려간다.
뒤를 돌아 다시 한 번 객잔을 쳐다보고...
여행이란 얻기 위해서만 떠나는 게 아니다.
여행을 하며 오히려 비움의 미학을 배우기도 한다.
질곡의 세월을 살아오며 다 가져갈 수 없는 무거운 짐을 지고 이 길을 오지 않았던가?
필요한 것만 가지고 왔다면 한결 더 편한 인생길이었는데...
아무리 무거운 돈지갑이더라도 그것을 무겁다고 짜증 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지금 걷는 이 길에서 돈지갑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남은 인생길에서나마 짐을 가볍게 하여 여유롭게 걸어가자.
짊어지면 삶의 노예요, 놓으면 자유인인데...
불가능이란 소심한 자의 변명이다. 비겁한 자의 도피처이며...
아무리 고소공포증이 있어도 도전하는 자에게는 길을 열어준다.
보통사람들은 모린다.... 정말 모린다...
벼랑에 줄 하나 그은 이런 길을 걸어야만 하는 것이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이게 정녕 마방의 길이란 말이더냐? 공포의 무한도전이냐....
여보~ 우리 다시 돌아가면 안 될까?
그런데 돌아가는 일이 더 끔찍하다.
그 길에도 무수히 많은 벼랑길을 걸어오지 않았던가?
여우를 피하니 이번에는 호랑이다.
비라도 온다면 절벽 아래로 기울어진 길이 미끄러워 바로 협곡 아래에 흐르는 진샤지앙으로 내려가겠다.
둘이서도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갈 수 없을 정도의 좁은 길...
만약 반대편에서 마방이 말에다가 짐이라도 싣고 온다면?
난 무조건 좌측통행을 할 것이고 아니면 그냥 바닥에 엎드릴 것 같다.
허걱~~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방이 말을 끌고 나타난다.
이게 완전히 "생각대로 하면 되고"인가?
아~~ 어쩌란 말이냐~~ 흩어진 이 마음을~ 아~~ 어쩌란 말인가~ 이 무서운 마음을~~
그러나 말은 우리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 멈추어 서고 전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우리도 그냥 벽 쪽으로 붙어 제자리에 서서 째려보고 섰다.
이윽고 마부가 말에게 소리치니 말이 움직여 우리 옆을 지나간다.
그것도 네 마리씩이나....
그래도 이제는 여유가 생겨 가끔 아래도 내려다본다.
카메라를 줌으로 당겨 찍어도 본다.
모퉁이 돌아서면 또 아찔한 길....
이제부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여보야! 내가 앞장을 설께 나를 따라와~"
이제 이 모퉁이가 제발 마지막 모퉁이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여보야~~ 나 떨고 있지?"
"아니~ 당신 지금 아주 잘 가고 있어~~ 당신 뒤를 따라가니 하나도 안 무서워~"
나에게 늘 이런 격려를 해주는 인생의 동행이 있어 행복하다.
설령 겁먹은 나를 측은지심으로 바라보고 있었겠지만.....
그래도 입장료가 아까워 아래의 모습도 다시 흘낏 내려다본다.
모퉁이를 살금살금 돌아 빼꼼히 앞으로 갈 길을 바라본다.
길을 따라 산 위에 설치한 수도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다.
난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그런데 이건 또 뭔가?
우리가 갈 길에 폭포가 웬 말인가?
우와~~ 미치겠다.
지금 절벽에 줄 하나 그어놓고 걸어가는 판국에 머리에다 물까지 쏟아 붓겠다는 말이 아닌가?
얼라리요?
아주 까무러치겠다.
수도 파이프까지 터져 갈 길을 뿌려대고 있다.
소리마져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럽다. 이 정도면 막가자는 것이지요?
그래도 이 물은 하바설산의 만년설이 녹은 물이요... 산삼 썩은 물이다.
그나마 지금은 건기라서 폭포의 물은 많지 않아 그냥 방울방울 튕기는 정도다.
만약 우기 때에 이곳에 온다면.....
난 모르는 일이다.
마방은 왜 이렇게 높고 위험한 곳에다 길을 만들었을까?
마방들은 고소공포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일까?
비록 위험하고 험한 길일지라도 이게 그들의 삶이라면 이것 마저도 그들은 사랑했을 길이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무더운 여름날 이길을 걸으며 지친 말과 마방은 시원하게 목을 추길 수 있었고,
힘든 산길을 올라와 잠시 쉬며 목욕이라도 하고 갈 수 있는 이 폭포....
마방에게는 생명의 물과도 같은 폭포가 차마고도에도 있다.
이곳이 하프웨이에서 티나로 가는 길에 만나는 최고의 볼거리이며 멋진(?) 길이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No를 거꾸로 쓰면 전진을 의미하는 On이 됩니다.
어떤 문제도 계속 노력하면 해결책이 있습니다.
아무리 위험하고 겁나는 길이라도 계속 걸어가면 종착점에 도착합니다.
힘들어도 천천히 완주를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은 중도에 포기하거나 아예 도전조차 하지 않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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