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올 때는 힘들게 왔지만 내려갈 때는 즐기며 가겠습니다.
올라올 때는 위만 바라다보고 왔지만 내려갈 때는 아래도 내려다보며 가겠습니다.
올라올 때는 길만 보고 왔지만 내려갈 때는 이름 모를 야생화도 보며 가겠습니다.
산길에서도 인생의 길에서도 그리 가렵니다.
잠시 풍광에 취해 정상에서 머물다 10시 30분에 28 굽이 정상을 떠나 차마객잔을 향해 걸어갑니다.
사실 첫날의 트레킹이 제일 힘이 들었습니다.
고도적응도 문제였고 위험해 보이는 낭떠러지 옆으로 처음 걷다 보니 무척 긴장을 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다른 사람이 힘들다고 한 곳임에도 그냥 수월하게 올라온 듯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길에서도 자기 자신이 만들어 놓은 마음의 길을 걸어갑니다.
자갈길을 만들어 놓은 사람은 평생 자갈길을 걷습니다.
꽃을 심어 놓은 사람은 평생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길을 걷습니다.
내가 걸어갈 마음의 길....
아름답게 만들어 걸어간다면 우리 삶의 길도 아름다운 길입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보인다.
아주 씩씩하게 결승전 테이프를 1등으로 끊고 들어오는 승자의 모습처럼....
그러나 울 마눌님의 카메라에는 다른 모습이 담겨 있다.
佳人의 가증스러운 거짓모습이 사진에 남아있다.
이게 佳人의 참모습이다.
시간만 있고, 벽에 기댈 수만 있다면 거머리보다 더 딱 벽에 붙어서 가쁜 숨을 몰아쉰다.
길 바깥쪽은 너무 무서우니까 벽에 붙을 수 밖에....
쉬는 모습이 어찌도 이렇게 판박이처럼 똑같을까?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남고 싶었으나.....
숨이 가쁜데 어쩌란 말이냐~~
어디 이런 佳人의 모습만 전부이런가?
그래도 마눌님이 어깨가 아프다고 하시면 돌쇠의 마음으로 마눌님의 배낭도 들어주는 기사도 정신도 아주 가끔
보여준다.
마님은 배낭을 돌쇠에게 맡기니 아주 홀가분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행복한 시간이 되셨다면 돌쇠는 언제라도 배낭 정도는 들어줄 아량이 있다.
트레킹길뿐만 아니라 인생의 길에서도.
내가 조금 더 힘을 들여 상대방이 행복해 질 수만 있다면....
돌쇠가 이뽀?
그래서 사진 한 장 찍어주기도 하고....
우리 부부는 이렇게 함께 동행을 한다.
후타오샤 트레킹길에서도.... 인생의 길에서도....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산행이지만 가끔 앞산의 웅장한 모습도 보며 걸어가면 어깨에 멘 가방의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새털보다 더 가벼운 가방이 된다.
이렇게 험한 산에 만약에 호랑이가 나온다며 어떻게 할까?
이곳이 바로 호랑이가 포수를 피해 폴짝 뛰어넘었다는 호도협이라는 곳이 아닌가?
걱정 없다.
내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바로 타이거 마스크.... ㅋㅋㅋㅋㅋㅋ
이제 아주 편안한 산길을 걷는다.
이런 나무로 만든 다리도 건너고....
산에서 내려오는 개곡물에 손도 씻어가며.
둘이 마주보고 서로 웃으며 함께 과일을 나누어 먹기도 하고....
길 가에 핀 이름 모를 야생화도 바라보며 여유롭게 즐기며 산길을 걷는다.
그리고 걷다가 소나무 숲 사이로 후타오샤의 멋진 풍광에 넋을 잃고 쳐다보기도 한다.
우리 인생에 이런 멋진 경험을 하다니...
지금 꿈같은 사건이 바로 우리 부부 눈앞에 일어났다.
우리처럼 산에 초보도 이런 모습에 감동하는데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환장할 일이겠다.
그 모습을 가까이 당겨보면.....
이런 두 설산이 마주하며 깊은 계곡을 만들어 마방의 험난한 길을 만들게 했다.
아래 자동차 길인 Low road가 희미하게 보인다.
마방들은 왜 이 높은 곳에 길을 만들었을까?
덜 위험하고 무섭지 않은 아래에다 길을 만들지 않고...
아마도 아래에 길을 만들면 계곡의 드나듦이 너무 커 더 많이 드나들며 다녀야 하기에 그랬을까?
아래에 흐르는 강이 두 설산이 만든 좁은 협곡을 지나며 내는 물소리가 이곳에서도 선명히 들린다.
가끔 천둥소리도 들린다.
마른하늘에 왜 날벼락 같은 천둥소리일까?
그 이유는 Low road라는 아래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확장하기 위한 발파 폭약의 소리였음을 나중에 알았다.
우리가 통과한 며칠 후부터 통행이 6개월간 금지되고 1주일에 한 번만 차량을 통과시킨다고 한다.
산행을 마친 佳人의 모습일까?
지치면 이렇게 쓰러져 잠이 들겠지....
차마객잔의 순둥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우리 부부는 윈난성 여행을 하며 오늘 처음 한 사람의 한국인을 이곳 차마객잔에서 만났다.
중국에 7년째 거주하는 사람으로 이곳 차마객잔에서 1주일째 있으며 1달 정도 머무를 예정이라고 한다.
자칭 중국의 전문가이고, 카페도 운영하고, 어쩌구 저쩌구....
그런데 울 마눌님에게 몇 달 인터넷으로 배운 허접한 중국어로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단다.
마음이 민들레 홀씨보다 더 여린 울 마눌님 당장 상처받는다.
젠장...
그럼 지금까지 누구의 도움도 없이 9일째 여행 중인데 어설픈 중국어지만 다 말하고 다녔는데?
먹고 자고 이동하고....
우리가 중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참가한 것도 아니고 공부하기 위해 온 것도 아닌데?
그리고 돈을 버는 언어는 어려워도 돈을 쓰기 위한 언어는 무척 쉽다는데?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그럼 중국사람이 한국말을 할까?
영어가 통할까? 환장하겠네....
짧은 단어 몇 마디로 이야기하며 다녔고 서로의 의사가 통하자 그리 기뻐했는데....
왜 이러시나?
어설픈 중국어로 더 많은 사람과 대화하고 오히려 그들이 더 많이 알려주려고 했는데?
물론 성조의 어려움을 이야기했겠지만, 그래도 신나게 말하며 다닌 초보의 사기를 너무 죽여버린다.
아프다... 많이 아프다.
여행이란 비록 어설픈 언어지만 그들의 말로 했을 때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게 아닌가?
울 마눌님이 많이 서운하신가 보다.
그래서 삐쳐서 프랑스에서 왔다는 저글링을 하는 남자와 차마객잔 화장실 위에 만들어 놓은 의자에 앉아
수다를 떠신다.
어설픈 영어로...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배려란 상대의 입장에서 해야 합니다.
자기의 자로 재단을 하다보면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조언도 때로는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같은 상황일지라도 생각은 누구나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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