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타오샤 28 굽잇길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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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오샤 28 굽잇길을 향하여...

佳人1 4 2954

 

11월 5일 / 여행 9일 째.

 

佳人은 가는 길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걸림돌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같은 장애물일지라도 도전하는 사람은 디딤돌이라고 생각합니다.

디딤돌로 생각하느냐,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느냐의 선택은 오직 나의 선택입니다.

 

지금은 걸림돌이라고 생각되는 언덕길....

딛고 올라서면 디딤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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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여정에도 장애로 생각되는 수많은 걸림돌이 있습니다.

이제 이런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 두 발로 딛고 올라서면 장애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고 튼튼하여

우리 인생을 한층 업 그레이드 시켜주는 초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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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곳 나시의 아침이 밝아온다.

그러나 해가 비치려면 아직도 어림없는 시간이다.

이곳은 아침해가 늦게 뜬 답니다.

태양이라고 별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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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까지 올라오는 데 제깟 녀석이...

달도 새벽에 아직 중천에 걸려 있습니다.

저녁에 해가 지는 시간? 물론 일찍 떨어집니다.

왜?     佳人처럼 피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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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은 어제 저녁 그냥 나무토막 쓰러지듯 쓰러졌다.

지금까지 살면서 산이 나를 싫어해 지금까지 산이란 그냥 밑에서만 바라보았던 나에게.....

그냥 누워서 창문을 통하여 하늘만 쳐다본다. 

수많은 별이 하늘을 가득 채워 하늘이 무겁게 보이기조차 한다. 

나는 그냥 스르르 눈을 감았다.

 

아침에 일어나 가만히 손가락을 움직여 본다.

움직인다.

눈을 떠 본다.

떠진다.

그럼 난 지난 밤 잠을 잔 게 아니라 기절한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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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옥미죽과 계란 누들을 먹고 7시 50분에 나시를 출발한다.

이제 후타오샤 트레킹에 제일 힘들다고 하는 28 굽이를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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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인데 이곳은 아직 아침이 아니고 새벽이다.

앞에 가린 옥룡인가 공룡인가의 높은 산에 가려....

해마저도 출근을 늦게 하는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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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히 진샤지앙이라는 금사강이 어렴풋이 보인다.

산 허리에는 마을이 보이고....

왜 저런 비탈진 곳에서 살아갈까?

손바닥만 한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나시족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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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까마득히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강가에는 주차장이 보인다.

상호도협이란 곳을 구경오는 차량이 주차하는 곳...

내려다보이는 주차장은 리지앙 지역인 위롱쉐산 쪽이고 우리가 걷는 곳은 샹그릴라 지역인 하바쉐산이다.

가까이 불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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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강바닥에서 높지 않은 곳이라굽쇼?

위의 사진은 줌으로 얍~ 하고 당겨 찍은 모습이고 실제로는 이렇게 까마득히 높은 곳입니다요~~

그리고 이곳에서 굴러 떨어지면 저 아래 주차장까지 단숨에 굴러 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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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먼 산에 해가 비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위롱쉐산의 봉우리가 가려 아직도 어둡다.

오른쪽 아래로 우리가 헉헉거리며 올라온 길이 아련히 보인다.

웅장한 자연의 모습....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곳을 걷는다는 일이 로망이겠지만 체력이 낙제점인 佳人에는 고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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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제부터 이런 척박한 돌부리를 헤치며 갈 之 자로 생긴 길을 올라가야 한다.

지그재그로 난 가파른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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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말이 다녀 길마저 이렇게 가운데 움푹 파여 흙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그리고 그 흙속에는 말똥이 함께하니 흙인가? 말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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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차~ 영차~~

힘내자....

 

계단은 밟아야 올라설 수 있다.

걸음은 앞으로 내딛어야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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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묶었던 나시객잔이 있는 동네가 보인다.

이제 제법 그곳에서 올라왔다는 말인데?

이제 정상부근인가?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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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마눌님도 힘내라~~

옆에는 당신의 영원한 친구인 佳人이 늘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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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개를 오르기 직전에 빈 건물이 하나 있다.

우리는 먼저 이곳에 도착하여 물 마시며 쉬고 있는데 함께 나시객잔에 머물던 말레이시아에서 온 10여 명의

단체여행객이 선두에 말을 타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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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침해가 비치기 시작한다.

우리는 지나가는 마부에게 지금 이곳이 28 굽이의 중간쯤 되느냐고 의기양양하게 물어보았다.

마부는 능글맞게 웃으며 이곳이 이제 28 굽이의 시작이란다.

허걱? 그러니 마부가 한 말은 佳人보고 기절하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굽잇길을 세어보며 올라왔는데....

나 안 해... 정말 안 해~~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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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나~ 지금까지 이곳으로 올라오는 것도 힘이 들어 헥헥거렸는데....

이제 시작이라니....

그러면서 '말 한 필을 불러줄까?'하는 은근한 눈길을 보낸다.

그러니 마부조합에 휴대전화로 연락만 하면 바로 온다 이 말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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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그냥 가란 말이야~~

말(馬)은 그냥 가란 말이다.

佳人은 기어서라도 내 힘으로 올라가려고 장갑도 끼고 왔단 말이야~~

모퉁이를 돌아서면 또 같은 모습...

돌아도 돌아도 같은 길을 계속 걷는 느낌이다. 마치 고장난 레코드판 돌아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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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올라와 다시 내려다본다.

저 멀리 어제 낮에 도착했던 치아오터우도 보이고 오른쪽 산 허리에 우리가 걸었던 희미한 길도 보인다.

여보! 이것은 산을 타는 사람에게는 행복한 산행이고 우리에게는 수도자의 고행이야~~

 

세상을 살며 가끔 내려다보고도 살자.

그러면 내가 얼마나 높은 곳에 올라와 있는지 알 수 있다.

늘 위만 바라보고 살다 보면 세상은 너무 힘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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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시게~ 마눌님 어딜 그리 바쁘게 가시려는가?

우리 이곳에 별 다방보다 더 멋진 곳에 설산다방이라도 차려놓고 둘이서 차라도 한잔하고 가면 어떠하니까?

이곳이 바로 차에 목숨을 건 마방들의 정과 사랑이 넘치던 차마고도가 아니겠는가?

혹시 마방들도 이곳에서 쉬며 차라도 한 잔 하고 갔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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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멋진 풍광에 취하여 자연을 벗 삼아 즐기며 쉬다가 가시면 어떠하니까?

우리가 가는 인생길이 이와 같을진대 빨리 간다고 상주는 것도 아닐 것인데 무에 그리 바쁘게 가시려는가?

쉬엄쉬엄 왔던 길도 돌아보고 우리 서로 얼굴도 마주 보고 웃으며 그리 가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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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까이꺼 하하 호호 웃으며 그리 살다 가면 되지, 무에 그리 힘들고 고생하며 바삐 가시려나.

우리가 사는 세월은 브라흐마에게 하루라는 1 칼파에 비하면 찰나에도 미치지 못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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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의 자랑 중의 하나인 스린(石林)이나 지우시앙(九鄕)동굴이 2억 7천만 년 전 어느 날 환장하게도

경천동지하며 불쑥 바다가 솟아오르고  땅이 꺼지며 생겼단다.

정말 오랜 시간 전에 윈난성에서 생긴 대형 사건,사고다.

 

그러나 스린이나 지우시앙동굴도 브라흐마에게 하루인 1 칼파인 인간의 시간으로 43억 2천만 년에 비하면

헐~ 부가세에도 미치지 못한다.  

까불고 있어...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팍팍한 비탈길...

                        갈지자로 생긴 지그재그 가파른 길에 그것도 고도가 2.670m로 높고 체력은

                        저급인데 무슨 생각이 나겠습니까?

                        그냥 위를 쳐다보고 이 구비만 돌면 정상이겠지 하는 어리석은 바램만 있었지요.

                        그러나 굽잇길은 대답하대요... 혹시나를 역시나로요...  

 

 

4 Comments
송선녀 2010.02.01 11:08  
가인님의 여행기 잘 읽고 잘 보고 또한 잘 느끼고 있습니다. 여행기도 재미 있지만 가인님의 생각과 마음가짐에 많은 것을 배우고 제 자신을 둘러 보곤 합니다. 2009년도에 제가 살던 집이 불이 났었는데...너무나 고마웠고 다행이었던 것들이 많더군요...그것이 제 인생에서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었던것 같아요... 지금은 훨씬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된것 같으닌까요... 가인님!!! 즐거운 여행 많이 하시고 행복하세요.. 가인님의 여행기 계속해서 기다리겠습니다.
佳人1 2010.02.02 09:13  
아..
송선녀님~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님께서 더 긍정적으로 변하셨다니....
그래요.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드시면 오히려 다행이고 더 큰 발전이 있을 거예요.
님도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용감한아줌마 2010.02.01 14:08  
보고 있는 제가 숨이 차오릅니다.  헉헉....
저 길을 말타고 오르면서 말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봐도 힘들어 보여요.
이렇게 웅장한 자연을 품고 있는 중국인들이 넘 부럽고 샘났던 기억이 납니다.
佳人1 2010.02.02 09:18  
저도 중국이 부러운 것은 바로 이런 자연유산입니다.
말도 힘이 들면 땀도 흘리고 방귀도 뀌고 사람처럼 헉헉거리기도 하더군요...
천천히 쉬며 놀며 걸어 올라가도 갈만 하더군요.
우리 부부는 나시객잔에서 하루를 자고 아침 일찍 28 굽이를 향했습니다.
그 이유는 하루 종일이라도 걸어서 올라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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