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가는 길 2
노신공원 안에는 노신기념관이 있다.
가이드 북에 따르면 입장료가 있었지만.. 이제는 무료로 바뀐 듯..
입장권을 팔던 매표소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공짜라며 그냥 들어가라고 한다.
노신공원을 돌아다니다 열기에 지치면 체온을 낮추러 들어가 쉬기 좋을 듯...
하지만 기념관 곳곳에 직원이 지키고 서서 카메라는 절대 꺼내지도 못하게 한다.
출입구 쪽에 있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출판된 '아Q정전' 도서전만 촬영 가능함.
연변출판사에서 나온 아Q정전..
일월총서에서 나온 한국어판 노신전집도 있었다.
기념관에서 판매하는 노신 관광상품들...
아Q정전의 주인공들을 캐리커쳐로 만들어 팔고 있었다.
과연 그 주인공들 중에서 소장용으로 사고 싶을만큼 귀여운 캐릭터가 있었던가가 초미의 관심사였
지만.. ㅋㅋㅋ
노신의 두상도 작은 모형으로 만들어 팔고 있었는데..
실재 존재했던 대 작가의 흉상을 책상위에 놓아두다니.. 어쩐지 으스스한 느낌이 살짝.. ㅡ.ㅡ
기념관 바깥으로 나와 다시 공원 구경을 시작했다.
아직 이른 아침임에도 카드놀이에 분주한 무리도 있었고.
물통에 담긴 물로 글씨 연습을 하는 이들도 참 많았다.
글씨를 예쁘게 쓰는 축에 끼는 나는 한자도 제법 잘 쓴다는 칭찬을 듣곤 했는데..유독 붓글씨와는 인연이 없다.
붓만 잡으면 완전 유치원생 글씨가 되버리고 마는데..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중에.,. 정말 할머니가 되어서 돌아다닐 여력도 없게 되면..반드시 붓글씨를 배워 보리라고 늘 다짐하곤 했는데...
중국의 여기 저기서 만난 물로 글자를 쓰는 아저씨들은 어찌 그리도 글씨체가 예쁜지..부럽기 그지없음.
내 수준과 딱 동급인듯한 꼬마 아이의 솜씨라니..
산책나온 아저씨가 들고나온 새장..
중국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상상 중 하나가...나이 먹은 중국인들은 애완새를 기르기 좋아해서.. 늘 새를 가지고 다니며
티타임을 즐기는줄 알았었는데.. 실제 중국에 와서 애완새장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한두번밖에 보질 못했고..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은 숱하게 봤다.
노신 공원 중앙에는 노신묘도 있다
모택동이 직접 썼다는 노신 선생지묘 글자.
노신묘를 지나 조금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윤봉길 의사의 의거현장이 '매원'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비록 돈내고 들어가기엔 너무나 협소하고 볼거리가 부족한 곳이지만.. 그래도 윤봉길 의사의 뜻을 기리는 맘으로 들어갔다.
작은 방 하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자료들..
윤봉길 의사께서 의거전날 자식들에게 남기신 글이나 편지들을 보며 괜실히 맘이 답답했다.
뭐랄까...시간이라는 흐름앞에 인간은 참 작은 존재구나.. 이런 느낌.
인간은 작지만 인간이 지닌 뜻은 이렇게나 큰 족적을 남길 수도 있구나.. 이런 복잡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