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자의 중국여행]#11 중국/사천성/성도成都(청두) - 삼성퇴박물관(三星堆博物館)
중국 사천, 섬서, 하남 여행 2007년 2월 3일 ~ 18일
2월 10일
중국에서 살면서, 중국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시간 관념이 참으로 다르다고 느낀 적이 많다.
일례로, 내가 가르치던 학생 한 명이 내게 자기 집에 놀러오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가깝냐고 했더니 가깝단다. 북경에서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그 학생 대답이...
"9시간이요."
하는 거다. ㅡㅡ;;
9시간이 가깝다고.....
중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땅덩어리가 크니까,
한두 시간 거리는 정말 코앞인 거다.
처음에는 참 익숙치가 않았는데...
나도 어느 정도 중국에 살면서 먼 거리의 이동에 대해 많이 무뎌졌다.
밥 한 끼 먹으러 왕복 네 시간 거리를 왔다갔다 하고..
커피 마시러 왕복 세 시간 거리를 나갔다 오고....
그리고 '내가 참 변했구나'를 느낀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이날.
'삼성퇴 박물관에 갔다 온 것'이다.
삼성퇴 박물관은 청두에서도 좀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을 갔다오면 하루 일정이 거의 끝난다고 봐야 한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하루에 한 코스만을 넣는 것은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이날의 결정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삼성퇴 박물관'을 보지 못했더라면 많이 후회했을 것이다.
삼성퇴 박물관은 내가 중국에서 가본 모든 여행지 중에서도 손꼽을 만큼 인상적인 곳이었으며
정말로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독보적이고 신비로운 유물들이 가득한 곳이다.
삼성퇴 박물관은 청두가 아닌 광한(廣漢)에 있다.
가이드북에 보면 삼성퇴 박물관에 가려면,
1. 성북 버스 터미널에서 스팡행 버스를 타거나
2. 신남문버스터미널에서 삼성퇴박물관행 버스를 타라고 했는데.
내가 찍은 사진을 보면 그 두 방법과 다르다.
대체 나는 어떻게 알고 간 걸까....ㅡㅡ;;
일단 버스를 탔다.
2층버스는 영국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중국에도 있다.
2층버스가 신기해서 일부러 2층으로 간 것 같다.
그리고 버스터미널에서 내렸다.
첫번째 한자는 모르겠고, *각사 버스터미널이다.
사람이 엄청 많았던 기억이 난다.
거기에서 버스를 타고 광한시버스터미널로 왔다.
광한시 버스 터미널에서 6번 버스를 타고 '삼성퇴' 정류장에서 내린다.
박물관 터는 굉장히 크다.
처음에 들어섰을 때 옆에 조그만 전시관이 또 있었다.
이 전시관의 유물들은... 사실.... 좀 평범해서.... 실망스러웠는데.
삼성퇴 박물관 본관에 들어서면 생각이 바뀐다.
박물관 건물부터 예사롭지 않다.
박물관 입구의 대수조신상.
처음부터 임팩트있다.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고대유물과는 정말 다르지 않은가?
디자인(?)도 너무 독특하고
크기에 있어서도 엄청나다는 말밖에....
전체적으로는 어둑하면서 특정 유물을 강조하는 조명도
이 박물관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이 삼성퇴 유적에서는 가면이 많이 발견되었는데.
황금 재질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아래 사진처럼 청동 재질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아래 사진의 청동마스크는 중국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역시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이들의 모습이다.
이들의 얼굴 모습이....
상당히 이국적이지 않은가?
이 문명을 이룩한 사람들이 대체 누구인가는 아직 미스터리라고 한다.
우리가 고대문명의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과는
그 모양새나 규모가 확연히 다르다.
너무 신기해서...
나는 이 문명의 기원에 대한 잉카 문명 연관설, 이집트 문명 연관설... 등등 중에서
'초고대 외계 문명설'을 믿고 싶을 지경이다.
이렇게 엄청난 문명을 만들어놓은 이들이 지구인이 아니라 외계인이라는 것인데.
사실... 유물들의 얼굴이 '외계인' 같지 않나?
그리고 이렇게 엄청난 문화를 누리고 살던 이들은 갑자기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갑자기 나타나서 위대한 문명을 건설하고 홀연히 사라져버린 이들을...
나는 '외계인'이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ㅎㅎㅎ
이렇게 멋진 박물관의 화장실이 이런 모습이라는 것도 꽤 엄청난 충격이다.
1층에서부터 관람하여 꼭대기 층까지 오면 옥상으로 나갈 수 있는데.
주의해야 할 것은 다시 들어갈 수 없다는 것.
나... 너무 신기해서.... 다시 1층부터 보려고 했었는데
옥상으로 나와버리는 바람에 그럴 수가 없었다.
옥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멋지긴 하다만....
박물관의 꼭대기 기둥도 신비한 마스크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박물관 정원도 무척 넓고 깔끔해서 산책하기 좋다.
나는 박물관 옥상에서 내려와 벤치에 앉아 경치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먹었던 것 같다.
군고구마였나....
처음에 이곳에 왔던 방법을 거슬러 다시 먼길을 돌아가야 했지만.
정말 신비롭고 충격적인 유물이 많았던 박물관이다.
고대문명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곳.
중국여행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픈 곳이다.
물론 박물관이나 고대유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