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ized 2022 - 1. 늦고 느리더라도 가야 하는 길 from 비엔티안 to 사완나켓
너무 오랫동안 움츠렸다.
이렇게 굳어질 것 같아 굳어가는 비엔티안을 떠난다.
비엔티안에서 빡산Pakxan에 이르는 140여 km의 13번 도로는 확장공사로 분주하다.
노변의 삶도 작년에 비해 많이 분주해졌다.
빡산 시장 안 푸줏간의 파리도, 파리를 쫓는 최첨단 파리채도 분주하니 다행이다 싶다.
태국 붕깐으로 넘어가는 라오스 빡산의 해만큼은 세상의 속도에 관계없이 분주하지 않다.
빡산에서 늘어진 시간 동안 충분 이상의 휴식을 취하고
200여 km의 13번 도로를 쉬엄쉬엄 달려 타켁ThaKhek에 이른다.
가난한 유랑자에게 타켁의 숙박시설은 예나 지금이나 많이 부족하다.
터미널 옆 허름한 숙소에서 하룻밤을 채우고 서둘러 남쪽으로 향한다.
타켁의 누추하고 소란한 지난밤을 한적한 농촌 마을의 물고기 잡이가 위로해준다.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작은 연못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투망을 하고 그물을 들여
물고기를 잡아서는 함께 굽고 먹고 떠들고 웃는다.
그 즐거움에 비해 물고기가 턱없이 모자라는데도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100km를 달려오면 닭구이로 유명한 세노 Seno삼거리가 나온다.
최하 3만킵하는 가격이 닭 크기만큼 부담스러워 구경만 한다.
새롭게 포장을 입힌 9번 도로를 따라 30km 떨어진 사완나켓Savannaket으로 수월하게 이동한다.
몇 해를 이어오던 강변 공원 공사가 끝났나 보다.
비엔티안의 강변 공원에 비하면 규모가 작고 유동 인구가 적지만
오히려 이런 아담함과 조용함이 이방인의 저녁을 더 깊고 포근하게 위로해준다.
사완나켓의 저렴하고 아늑한 리나 게스트하우스와 함께
나를 붙잡는 또 하나의 매력이 이렇게 생겼다.
제국주의 시절에 만들어진 골목이나 인근의 사완나켓 서킷은 덤이다.
그리고 공원의 가운데에 한국식 떡볶이와 핫도그를 파는 가게가 있다.
시내의 '킴스 푸드'나 '미가'와는 다른 비정통의 한식 맛을 맛본다.
젊은 여사장만큼 매력있는 맛에 굳어가던 몸과 마음의 근육이 이제서야 풀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