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의 태국여행 탐구생활9 (씨암으로 쇼핑가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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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의 태국여행 탐구생활9 (씨암으로 쇼핑가기편)

나비평면 70 4891

오늘은 참신하고 아름다운 계획표에 있는대로 카오산에서 휴식이 있는 날이에요.

오늘까진 계획표대로 움직이겠지만 내일 일은 며느리도 모를일이에요.

갈곳 없으면 치앙마이 가자고 꼬셔봐야겠어요.

헬로~모토~ 하는 태국 핸드폰이 울어대요.

아침 같이 먹자고 오빠야가 전화했어요.

난 아침으로 나이쏘이 국수가 먹고 싶어요.

고기 좋아하는 우리언니도 고기국수를 좋아라 할것이에요.

어제밤부터 아침은 무조건 나이쏘이라고 오빠야에게 못박아 노랠 불러줬어요.

지져스~!

이오빠야도 기억력 시발라마에요.

나이쏘이 국수 타령을 하는 날 쿨하게 씹고 노점에서 하는 밥집이 맛있다고 끌고가요.

어제 햄버거 타령할때 부터 이 오빠야 입맛을 알아봤어야 했어요.

괜히 내가 불쌍한 j오빠라고 부른게 아니에요.

도대체 뭘 먹고 살았길래 입맛이 이따구 인지 정말 지나가는 행인A라도 붙잡고 묻고 싶어요.

오믈렛 덮밥과 스파이시 어찌구 덮밥을 시켜요.

스파이시 어찌구 덮밥을 먹는 순간 욱! 뱉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째서 덮밥에서 하수구 썩는 냄새 따위가 느껴지는지 몰라요.

잠시 캄보디아로 다시 갈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이걸 먹을까? 말까? 심난한 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오빠야가 내 스파이시 어찌구 덮밥이 맛나

보인대요.

왜 자기는 그거 안주고 오믈렛 줬냐고 따져요.

음식 나오자마자 오믈렛 가지고 가놓고 이딴 소리나 해대요.

내 위장님은 아침부터 뷁스런 풀떼기 집어 넣었다고 육두문자를 날리고 있어요.

나도 모르게 오빠에게 내 위장님이 한 육두문자를 재현한 복화술 따위가 튀어나와요.

복화술을 급히 숨기며 방긋 곱게 웃어주어요. 

이렇게 된거 오빠야 너에게도 이 지옥의 맛을 꼭 맛보게 해주고 싶어요.

오빠야 니 다먹어도 된다고 어서 먹으라고 줘요.

밥그릇을 당장 바꿔 먹을듯이 한입 뺏어 먹던 오빠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더니 본인 밥그릇 밀
착사수해요.

내가 바꾸자고 할까봐 내눈치를 살살 살피며 내 밥그릇은 쳐다도 안보고 각잡고 밥먹어요.

언니도 오빠의 표정을 보더니 내 밥그릇은 쳐다도 보지 않아요.

아무래도 이건 내가 꾸역꾸역 먹어야 할듯해요. ㅠㅠ

하수구 썩는 냄새와 묘한 풀떼기의 맛이 어울어져 위장님이 너도 제발 양심좀 있으라며 사자후 날려요.

이 스파이시 어찌구 덮밥은 바질이라는 몹쓸 풀떼기를 대량으로 넣어서 볶은듯해요.

바질은 언니도 오빠도 모두모두 못먹겠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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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로 만들었길래 하수구 썩는 냄새를 가졌는지 모를 스파이시 어찌구 하는 몹쓸 바질 덮밥)

내밥 보단 괜찮지만 언니와 오빠가 먹는 밥도 그렇게 맛있는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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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계란하나 풀어서 올려준 덮밥... 내가 먹은것에 비하면 이건 천국의 맛임)

그저 이런집이 맛있다고 데리고 온 오빠의 쳐죽일 입맛을 탓해봐요.

빌어먹을 바질은 앞으로도 날 두고두고 괴롭히고 망할 오빠의 입맛은 두고두고 비극을 낳아요.

오빠야가 후식으로 내게 오렌지쥬스를 사다먹이지 않았다면 난 분명히 오빠에게 사자후를 날

렸을 것이에요.

오렌지쥬스를 마시자 분노는 모두 사라지고 마음에 평화가 와요.

오빠가 공항으로 친척누나인지 아는누나인지를 데리러 간대요.

거기서 바로 피피섬으로 넘어갈거래요.

피피섬은 우리의 마지막 일정이라 같이는 못간다 말해주어요.

피피섬을 2번이나 갈순 없어요.

거기다 오빠야랑 같이 갈려면 지옥의 코스라 불리는 버스를 14시간 가량은 타야할 것이에요.

내 소중한 엉덩이와 허리는 그 코스를 버티지 못해 뽀사지고 말것이에요.

오빠야의 놀러오는 누나는 몸이 굉장히 약하고 여린 여성분이시래요.

그래서 태국에도 겨우 맞춰서 오는거고 몸약해서 어떻게 올지 너무 걱정이라고 몇번씩 강조를 해
요.

얼마나 몸이 약하고 허약하면 저럴까 싶어요.

그 몸 약하신분이 어떻게 비행기타고 오실지 나도 괜히 걱정되네요.

쿨한 우리언니는 몸 약한게 비행기 어떻게 타고.. 또 힘도 없고 몸약한게 어떻게 놀려고 오는지 이
해가 안된대요.

몸약하면 그냥 공기좋은 시골에 가서 요양이나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너는 이해 되냐 내게 되물어
요.

내말이 그말이에요.

게다가 피피를 갈려면 지옥이 코스인 버스를 12-14시간 가량 타야한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20대인 나도 절대 못간다고 패스를 외쳐준 코스인데 그 몸이 약하디 약한 30대 중반의 언니
야가 어찌 갈지 의문이 들어요.

이해 안되지만 이해가 된다고 뻥쳐요.

우리 오빠야는 몸이 정말 약한게 어떤건지 잘 모르는듯해요.



한국에서 분명 신상 시계를 새로 개시해서 차고 왔는데 시계가 멈춰있는 뭥미? 스러운일이 발생했
어요.

이거 혹시 짭퉁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분명 정품이에요.

의심은 한국가서 백화점에 따지기로 하고 시계를 고치러 가기로 해요.

오빠야가 시계 고치는곳을 잘 안대요.

지만 믿으래요.

그런데 지금 바빠서 어떻게 할까? 고민 된대요.

그딴 고민은 죽으면 무덤에서나 하라고 하고 닥치고 고치러 가자고 해요.

결국 누나 모시러 공항가야 한다고 징징대는 오빠를 끌고 시계 고치러 가요.

오빠보다 나와 시계가 더 소중하니까요. *-_-*

자신만만하게 내시계를 고쳐준다고 길을 떠나지만 벌써 30분째 헤매고 있어요.

이근처 어디라고 하는데 당췌 길을 모르나봐요.

어제 이상한 골목만 끌고 다닐때 알아봤어야 했어요.

혹시 이 벌건 대낮에 우릴 또 토막내어? 팔아먹을려는 음모인가? 사나운 눈을 해줘요.

오빠가 자꾸 시선을 회피해요. 정말 길 모르나봐요.

이 오빠야 무사히 공항가서 몸 약한 누님을 만날 수 있을지 의심이 들어요.

내시계를 못고친다면 오빠야의 목에 줄을 매달아서라도 안보내줄 예정이에요.

뙤약볕에 육수만 한바가지로 흘리고 있어요.

조금 더 시간이 지체 되면 언니가 사자후를 날리며 내 시계를 던져 버릴지도 몰라요.

그저 오빠야를 족쳐야해요.

오빠야에게 당장 시계방을 찾아서 내 시계를 고쳐내라! 강렬한 안구신호를 보내요.

시계 못고치면 넌 영원히 못벗어난다는 사랑스런 눈빛에 정신을 바짝차리더니 드디어 시계방을 찾
았어요.

나에게서 벗어날수 있다 생각이 드니 긴장이 풀렸나봐요.

오빠야가 손을 떨며 담배를 피우러 나가요.

난 아저씨와 오늘도 딜을 시작해요.

시계방 아저씨는 내가 300밧씩이나 주고 시계 고칠여자로 보이나봐요.

간단히 배터리만 갈아 끼우면 되는데 300밧이나 불러대요.

태국물가는 잘모르지만 어디서 씨알도 안먹힐 소릴 하나 몰라요.

닥치고 깍아요.

시계 고치는곳도 여기밖에 없지만 그래도 장난치지 말라고 100밧에 달라고 어르고 달래요.

설득과 꼬심속에 100밧에 해결하기로 해요.

아저씨가 계속 궁시렁 대지만 괜찮아요.

물건가격 깍는곳이 필요하다면 불러주길 바래요. *-_-*

비록 집에서 엄마가 미련곰탱이, 호랑이 물어갈뇬, 호랑이도 안물어갈뇬, 호랭이 씹어갈뇬, 나쁜아
이, 모질이, 팔푼이, 곰발딱지,

죽심이(아빠고향 미친년), 보고기(엄마고향 미친년으로 추정되는 인물), 따위로 불리지만 물건값
하나는 잘 깍아요.

드디어 시계를 고치고 착한일한 오빠를 버스 정류장에 데려다 주기로 해요.

언니와 오빠는 항상 내가 따라오든 말든 신경 끄고 지 갈길들 가요.

난 항상 길거리 구경하느라 뒤쳐지고 어느 순간 보면 오빠랑 언니는 어디로??

두 인간들은 항상 순간이동을 하듯 사라져있어요.

절대로 내가 느린거 아니에요.

한눈 절대 판거 아니에요.

두 인간들이 분명 도술따위를 배워서 순간이동을 했을 것이에요.

진상 그만부리고 제발 잘좀 따라 댕기라고 언니가 미치겠다고 사자후 날려요.

언니이 사자후는 무서우므로 각잡고 잘 따라기로해요.

정류장 가는길에서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발견해요.

이런 사랑스런 아이를 그냥 지나치면 코코넛 아이스크림이 정말 서운해 할것이에요.

언니야~ 이거 먹고 가면 나 때릴거임? 물어요.

언니의 눈초리가 사나워요.

먹으면 정말 때릴려나봐요.

코코넛 아이스크림 앞에서 언니의 눈치를 살피며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하고 서성거려
요.

이런 내가 불쌍해 보이나봐요.

아니면 언니가 날 포기했나봐요.

한숨을 푹 쉬며 먹고 재주껏 따라오라고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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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코코넛 아이스크림)

와우~ 우리언니 역시 완전 착해요.

언니가 천사로 보이는 착시 현상이 일어나요.

코코넛 아이스크림 많이많이 달라고 싸와디카~ 컵쿤카~ 쑤워이 막~ 내가 아는 태국어를 모두 나열하며 아저씨를 졸라대요.

아싸라비야!

태국에도 코코넛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너무너무 맛나요.

이미 언니와 오빠가 안보이지만 지들이 가봤자 버스정류장일테니 걱정은 안해요.

정말 멀리멀리 가봤자 카오산 안이에요.

게다가 돈은 모두 내주머니에 있어요.

아쉬우면 연락할것이에요.

코코넛 아이스크림 물고 나니 세상이 더욱더 아름다워 보여요.

역시 태국은 천국이 분명해요.

천천히 아름다운 세상 구경하며 바로앞 버스정류장에 가니 언니와 오빠는 땡볕에 구슬땀을 흘리며
헉헉대요.

니들이 고생이 참 많아요.

언니에게 아이스크림을 내밀자 안먹을 것처럼 굴더니 언니야가 잘먹어요.

그러게 코코넛 아이스크림이나 하나씩 물고 가자니까 둘다 말들은 드럽게 안들어먹어요.

오빠야는 누님을 만나면 피피로 바로 갈거라고 하는데 혹시 카오산에 들렀다 가면 연락한다고 버
스타고 떠나요.

가기전에 씨암으로 쇼핑간다는 우리에게 씨암에 갈거면 여기서 바로 79번 버스타고 가라고 조언해
줘요.

니들은 숙소 들어가면 영원히 안나올것 같대요.

오빠야 너도 돗자리 깔아야해요.

조금 더 있으면 게으름의 극치인 우리에 대해 모든걸 파악할듯 싶어요.

오빠야 바이바이~ 해주고 우린 바로 천국인 세븐일레븐에 들어가 더위를 잠시 식히고 머리끈과 음
료수 하나씩 사들고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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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맛 우유 사랑해요 ㅠ0ㅠ 앞에 보이는 머리끈 공중분해쇼를 보여줌)

오오.. 이 옥수수맛 우유.. 따봉!

이거 맛있다고 먹는데 언닌 맛없대요.

네뇬 입맛이 왜 이따구냐고 하지만 내입에 잘 맞으므로 다음에 또먹기로 해요.

언닌 요구르트랑 우유가 더 좋대요.

너무 더워서 머리끈도 샀는데 뜯는 순간 공중분해 되는 묘기를 발휘해요.

뭐 이딴 머리끈이 있나몰라요.

설마 한개만 그러겠지 하고 다른 머리끈을 들어보는데 그것도 너 완전 낚인거임~
하며 공중분해하는 신기술을 발휘해요. -_-;;;

그냥 덥지만 긴머리를 고수하고 땡볕에 돌아다녀야겠어요. ㅠㅠ

아까 미련의 표상인 우리가 버스정류장 찾는다고 온 카오산 외곽을 한바퀴 빙그르르~ 도는 기염을 오늘도 토해냈어요.

바로 쇼핑하러 씨암쪽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탈진상태의 더위에 숙소로 돌아가 한숨 자고 쇼핑하러
가기로해요.

숙소로 돌아 가는길에 숯불구이 옥수수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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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에 구운 옥수수.. 언니도 나도 좋아하는 아이)

이건 언니야가 참으로 좋아하는 아이템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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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살포시 열어주면.. 노란 옥수수가 방긋 웃어요 +_+)

옥수수도 하나사고 코코넛 풀빵도 하나 사서 숙소로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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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풀빵)

나름 청렴결백증? 따위가 있는 여성 이므로 샤워를 다시 한번 해주고 낮잠을 즐겨요.

자다가 배고프면 옥수수와 풀빵으로 허기를 달래고 또자요.

여행와서 잠만 자나봐요.

이러다가 오빠말대로 하루해가 다 질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얼른 일어나 씨암으로 가기로해요.

79번 버스를 타고 씨암타령을 해대요.

버스안에서 이리저리 안절부절 못하며 씨암? 씨암!? 여기 씨암?

안내양 언니야를 붙잡고 씨암에 안내려주면 평생 따라다닐거라는 의지를 표출해줘요.

착한 언니가 얌전히 씨암에 내려줘요.

오오.. 우리나라 보다 더 좋은듯 보이는 샤방샤방한 쇼핑센터에요.

에어컨도 빵빵하고 어서 들어와 쇼핑질이나 하렴~ 하고 환영해요.

쇼핑센터와 백화점 그리고 카오산은 늘 강조하듯 100바퀴 이상 돌아줘야 하는 곳이에요.

그런데 가격은 우리나라와 그다지 차이는 없어보여요.

화장품과 가방들은 그냥 홍콩에서 사야겠어요.

저기 우리나라에 없는 디자인의 운동화가 보여요.

언니가 저 간지 좔좔 흐르는 패셔니스트 운동화를 찜해요.

우라질.. 사이즈 없대요.

다시 그나마 괜찮은거 골라봐요.

사려고 보니 디스플레이 해둔게 전부래요.

꼬질꼬질 때가 많이 묻은 진열상품을 정가에 팔아먹을려고 해요.

이런 놀부 마누라 같은 심보의 점원이 있나몰라요.

진열상품은 원래 제 가격 받으면 안되는건데 깍아주면 살께~ 드립쳐요.

안판대요.

그래도 진열이니 싸게 좀 팔아달라 해요.

절대 안된대요.

정말 놀부 마누라보다 더한 시키에요.

이거 때가 꼬질꼬질 묻었는데 팔면 도둑놈이라 말해요.

그냥 꺼지래요.

제길.. 그 꼬질꼬질 운동화 절대 안팔릴 것이에요. ㅠㅠ

득템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은 오늘도 위장님을 만족시켜드리면 해결될 것이에요.

옥수수와 풀빵만 몇개 먹고 점심을 먹지 않아 배가 고파요.

유명한 쏨땀느아에 가기로 마음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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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쏨땀느아)

음식점 찾는데 네비게이션이 따로 없는 내가 바로 찾아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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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내게 올바른길로 인도해주시는 은혜로운 치킨님)

언빌리버블!

치킨이 너무 맛나요.

닭님은 언제나 옳아요.

틀리는법이 없어요.

항상 내게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시는 닭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마지막으로 사랑해요 닭님! 외
치며 먹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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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님과 더불어 올바른길로 인도해주신 생선님)

생선요리도 시켜먹어요.

생선님도 옳았어요.

생선님 올레~ 찬양을 해드려요.

감동의 쓰나미를 느끼며 먹는데 옆에 외쿡인이 볶음국수를 맛나다고 먹으래요.

굿이래요. 이 볶음국수님도 옳바르신 맛집 외길 인생을 걸어오신 분이래요.

흐뭇한 미소로 이거 안먹으면 무효임~!을 외치는 표정에 바로 낚였어요.

파닥파닥~!

쓰바... 저시키 입맛이 뭐 저따구인지 몰라요.

이게 어떻게 맛있다는건지 알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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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면인지 떡인지 구별이 안가는 절망스런 맛을 지닌 이름만 볶음국수)

도대체 알수 없는 묘한 맛과 면인지 떡인지 구별이 안되는 면발에 절망해요.

저시키에게 따지고 싶지만 착한 내가 딱 한번만 참기로해요.

절대로 영어가 되지 않아 참은거 아니에요.

내가 다 착해서 참은거에요.

항상 강조하듯 청렴결벽증 따위가 있는 여자에요. *-_-*

후식으로 망고탱고에 가보기로해요.

가는길에 옷도보고 악세사리도 구경해요.

태국에 오니 구경할게 너무 많아요.

그리고 언니가 맛있어 보인다고 핫케이크 비스무리한 과자를 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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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케이크를 돌돌 말은듯한 과자)

핫케이크를 돌돌 말은듯한 과자를 한입 먹어봐요.

달아요.

아주 달아요.

우리언니 단걸 무지 싫어하는데 이번건 본인이 먹자고 샀으므로 묵묵히 먹어요.

아마 내가 먹자고 해서 먹었다면 저 핫케이크로 날 후려쳤을게 분명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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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탱고)

오묘한 표정으로 핫케이크를 철근같이 잘근잘근 씹어 먹는 언니를 외면하고 망고셋트나 주문해요.

오오.. 망고탱고도 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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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한번도 틀린적이 없는 100전 100승의 완소 망고 아이)

역시 망고도 언제나 옳은 아이에요.

망고도 틀린적이 없는 사랑스런 아이에요.

언니는 달고 뭔맛인지도 모르겠대요.

이런게 왜 유명한지 모르겠대요.

그래도 언니야.. 그 핫케이크 보단 안달아요.

본격적으로 다시 쇼핑 시작해요.

수분크림을 가지고 오지 않아 수분크림도 사고 이제 다 써버린 치약과 생필품들을 사요.

유명하다는 호랑이 연고와 파스들도 사요.

저기 쳅스틱처럼 생긴게 보여요.

페퍼민트 향기가 나는 립밤인가봐요.

태국 사람들은 립밤도 페퍼민트향을 많이 쓰나봐요.

립밤인가 싶어 입에 바르려는데 저멀리서 점원들이 경기를 하며 아우성을 쳐요.

응?

내 인기는 역시 식을줄 모르나봐요. *-_-*

다들 나에게 손을 흔들어줘요?

나도 웃으며 손 흔들어주어요.

그런데 내가 립밤을 입에 댈려고 할때마다 다들 경악을 하며 소릴 질러대요.

뭔가 이상한것 같아요.

나한테 손흔드는게 아닌가봐요.

착각은 자유라지만 뻘쭘해요. 부끄러워요. -_-;;;

한 점원이 초스피드하게 내손에서 립밤을 뺏어가요.

그건 머리 아플때 관자놀이에 발라주면 화한 기운에 머리가 맑아지는 스틱밤이래요.

입술에 바르면 지옥을 맛볼것이래요.

지옥을 맛보고 싶은자 주둥이를 쭈욱 내밀길 바래요.

가만히 살펴보자 입술만 빼고 다 바르라고 써있어요.

난 입술에 바르라고 써있는줄 알았어요.

그거 발랐음 남의 나라 백화점 한복판에서 데굴데굴 굴러댕기는 미련곰탱이, 호랑이 물어갈뇬, 호
랑이도 안물어갈뇬, 호랭이 씹어갈뇬, 나쁜아이, 모질이, 팔푼이, 곰발딱지,

죽심이(아빠고향 미친년), 보고기(엄마고향 미친년으로 추정되는 인물) 따위로 불리는 여자를 발견
했을 것이에요.

그저 쳐죽일 내 까막눈을 슬퍼해보아요.

나란여자 까막눈이라 슬픈 여자...ㅠㅠ

점원언니야가 내 관자놀이에 곱게 스틱밤을 발라주어요.

시간이 흐르자 머리가 맑아지는 효능이 나타나요.

그리고 에어컨 바람까지 쐬자 그 성분이 눈으로 들어갔는지 눈이 화악~ 트이는 효과까지 2가지 효
능을 볼수 있어요.

마이 아이즈~! 아악~! 눈을 감싸며 주저 앉아요.

눈이 확 트이다 못해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나와요.

시력이 2.0으로 교정된듯한 써프라이즈한 기적을 맛보며 눈이 확 트여 모든 세상이 밝고 선명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언빌리버블! 정말 놀라운 효과에요.

나만 이 좋은 효과를 맛본다면 언니가 엄청 서운해 할듯해요.

눈물이 가득 고인 눈을 훔치며 언니에게 정말 완전 좋다고 발라 보라고 권해요.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언니 이거 완전 좋아! 촹촹촹~짱이야-

언니도 잠시후 마이아이즈~ 하며 주저 앉아요.

아마 언니도 눈이 화악~ 트이는 신세계를 맛본게 분명해요.

와우~ 와우~ 감탄사를 연발하며 당장 그걸 사야겠대요.

내가 말 안들어 쳐먹을때 눈가에 발라 눈을 확~ 트이게 해서 정신개조를 시켜주겠대요.

아무래도 저 아이템은 내눈가에 가장 많이 발릴듯한 빌어먹을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이번엔 파라곤으로 들어가봐요.

와우~ 신세계가 펼쳐져요.

이렇게 고급스런 식재료가 지천이라니...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와 눈물을 잠시 훔쳐내요.

눈물이 멈추지 않아요.

아까 바른 스틱밤의 효과가 아직까지 지속되나봐요.

저기 여기 오면 무조건 몇날몇일 먹겠다고 벼르던 망고스틴이 보여요.

태국와서 처음 보는 망고스틴이에요.

이 사랑스런 망고스틴은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던 초트급 희귀 아이템이에요.

아아.. 지상천국 파라곤...영원할 지어다~ 닥치고 파라곤과 망고스틴 찬양을 해요.

내 찬양도 아주 잠시에요.

쓰바... 가격 완전 절망이에요.

망고스틴 100그램에 100밧 써있어요.

내눈을 의심해요.

정녕 니가 100밧이란 말이냐?

니 가격표를 확 반으로 접어버리겠다! 강렬한 눈빛으로 다시 바라봐도 100밧!

1키로에 천밧?

이렇게 버르장머리 없고 시건방진 가격은 처음이에요.

아무리 확인해도 100그램에 100밧이라고 선명하게 찍혀있어요.

와이? 와이? 왓!!!!

오늘도 절망을 온몸으로 표현 해줘요.

그리고 자꾸만 망고스틴을 향하는 내 손목을 모질게 끌어내려요.

눈물이 앞을 가려요.

분명 헬로태국에 9월까지 망고스틴 시즌이라 적혀있었는데..

하늘이 원망스러워요.

요술왕자님도 원망스러워요.

나란여자 밥대신 망고스틴으로 위장을 모두 채울 심산으로 망고스틴 시즌에 딱 맞춰서 여행온 여
자...

그런데 망고스틴 시즌이 아니래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것 같아요.

한국가서 요술왕자님과 맞짱이라도 뜰 기세로 망고스틴의 빌어쳐먹을 가격표를 분노하며 바라봐
요.

저 개념상실한 버릇없는 가격에 맞춰 내 먹성대로 망고스틴을 먹는다면 아마 한달여행 경비 오늘 모두 쫑날게 분명해요.

눈물을 머금고 망고스틴을 포기해요.

캄보디아에서 발음으로 지적질 당했던 분노의 팀탐인지 탐탐인지도 사고 내일 아침에 먹을 간식거
리들을 고르며 망고스틴을 다시한번 애처롭게 훔쳐봐요.

망고라도 사가고 싶은데 언니가 망고에 환장들렸냐고 망고 못산다고 못박아요.

이젠 여행코스도 아닌 사랑스런 망고까지 패스를 외쳐요. ㅠ0ㅠ

아무래도 아까 망고탱고에서 먹은 망고가 마음에 안들었나봐요.

아까 잠시 착한 언니였는데.. 다시 못된언니에요.

망고스틴도 못먹는데.. 망고라도 먹게 해주면 언니한테 붙은 패스귀신이라도 떨어져 나가나봐요.

슬픔에 시름시름 앓는 소릴해도 씨알도 안먹혀요.

망고도 망고스틴도 포기한 마당에 두리안이라도 먹어야겠어요.

그런데 두리안이 보이지 않아요.

파라곤 이제 다시 찬양 못해주겠어요.

두리안 대신 두리안칩으로 쓰린 가슴을 달래주기로 해요.

그저 쇼핑 몇개 했을뿐인데 벌써 쇼핑센터 문닫을 시간이에요.

아쉽지만 내일 또 쇼핑하기로 하고 다시 카오산으로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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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라인칩과 로레얄 수분크림 그리고 언니가 내 눈에 꼭 발라준다고 산 페퍼민트 연고ㅠㅠ 언니 술안주 김부각, 호랑이파스와 연고 멘소레담 간식거리... 그리고 분노의 팀탐인지 탐탐인지....)

카오산에 돌아가 울리지 않는 현지 핸드폰을 확인해 보자 부재중 전화가 있어요.

응? 뭐지?

궁금해 할만도 하지만 우린 그냥 쿨하게 무시해요.

숙소에 돌아와 내일도 연장이 가능한지 물어봐요.

우라질..

내일밤엔 방이 없어서 나가야 한대요.

방없다는 소식에 언니가 D&D에 예약해두자고 난리에요.

언니가 태국에 처음 도착해 방없어 카오산을 헤매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것 같진 않고

내보기엔 아무래도 D&D에 그 부실하고 부실한 조식에 꽂혀서 예약하고 싶어 안달이 난듯해요.

언니의 그 부실한 조식이 너무 잘나온다며 열광하는 언니의 모습을 떠올리자

한국에서의 생활을 의심하며 연민과 동정의 눈으로 언닐 바라봐요.

아까부터 계속 조식타령 하는데 아무리 방상태가 시발라마래도 언니를 위해 그 부실한 조식 좀 먹
여줘야겠어요.

그 살벌하게 무서운 D&D에서 요단강에 발한번 뺏다 나올 생각하니 벌써부터 암담해요.

그래도 첫날 내가 숙소를 예약을 안해 고생한게 떠올라 찍소리 못하고 예약을 하기로해요.

언니가 거기도 방 다 나가면 어쩌냐고 빨리 가라고 난리에요.

오늘도 카오산 로드를 미친듯이 뛰어서 예약하러 가요.

방이 없길 바랬지만 항상 방이 있는 D&D에 거금을 주고 예약을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요.

우라질레이션 3단콤보

그 방상태 시발라마에 조식도 쉣소리 나오는 방을 850밧이나 주고 방금 예약했는데 우리숙소 다시
방이 있대요.

이 언니야가 나하고 장난이 너무 치고싶은가봐요.

이런 못된 에미나이~ 같으니라고~ 후훗~ *-_-* 이런 장난꾸러기들을 봤나 싶어요.

예약 끝났는데 이제와서 연장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하래요.

와이~ 왓~! 이제와서 나한테 왜이러나 싶어요.

하늘이 무너져내려요.

차라리 말을 말지..ㅠㅠ

내가 왜그랬을까 싶어요.

10분을 못참아서 화를 입어요.

예약한지 10분도 채도지 않았기에 D&D로 예약 취소를 위해 카오산로드를 다시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요.

일부러 그런건 아니지만 이상하게 난 밤만 되면 카오산을 뛰어다니기 바빠요.

오늘도 카오산의 밤거리를 미친듯 뛰어요.

미친듯이 뛰는데 누가 내손을 낚아채요.

바빠죽겠는데 어떤 외쿡인 시키가 내손을 꽉 잡고 안놔줘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랑한대요.

지가 날 언제 봤다가 이러는지 나보고 어쩌라고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나 무지 바빠 이시키야! 해줘요.

또 사랑한다는 개소리 해요.

나 예약 취소 못하면 너한테 개진상 부릴거야 이시키야! 해줘요.

지 스타일이래요.

이시키가 정말 미친게 분명해요.

나 지금 잠옷바람에 머리는 산발이고 거의 미친아이 수준급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요.

바쁘니까 손좀 놔줘 이시키야! 해줘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랑한다고 자꾸 쉘라쉘라 해요.

아놔.. 나 지금 취소 안될까봐 똥줄탄다 이시키야!

손을 빼고 싶은데 이 외쿡인 시키 뭘쳐먹고 다니는지 힘도 오라지게도 쎄요.

저기서 저것이 뭔짓을 하냐 하며 노려보고 있는 언니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도와달라고 외쳐요.

그제서야 사태 파악한 망할 언니는 낄낄대며 웃기만 하고 절대 날 도와줄 생각이 쥐톨만큼도 없는
게 분명해요.

니 알아서 해결하고 얼른 오래요. ㅠㅠ

나 얼른 가서 D&D 취소를 해야해요.

이 외쿡인이 뭐라 지껄이더라도 무조건 노노노노노노

노노노노노노노노노 백만번 외쳐줘요.

외쿡에 나오니 정신줄을 어디다 팔아먹은 이상한 외쿡인들이 참으로 많아요.

드디어 이시키가 내손을 놔줬어요.

언니가 난 도와주지도 않아놓고 왜 저런 시키와 얘기하며서 빨리 안오냐고 사자후 날려요.

언니눈엔 내가 저시키와 잡담하며 정답게 노닐다 온줄 아나봐요.

난 저시키가 날 어디로 끌고 갈까봐 무서웠는데 아주 망할 언니에요.

언니 너도 혹시 나중에 늙은 베이비 타령하는 시키가 언니 안놔주면 절대 도와주지 않고 결혼하라
고 부추겨 줄것이에요.

D&D에 도착해 취소좀 해달라 요청해요.

예약한지 15분도 되지 않았어요.

안된대요.

첫날부터 직원들의 서비스정신과 버르장머리는 안드로메다로 버렸던데 오늘도 마찬가지에요.

네가지를 밥말아서 맛나게 드셨을게 분명해요.

어르고 달래도 안된대서 날짜만 나중으로 미뤄둬요.

환장해요.

갈때마다 에어컨 바람에 추워서 입돌아가는 신세계를 경험하고 오는 죽음의 맛 코스에
요.

언니는 그래도 조식이 잘나와서 좋다고 괜찮대요.

아놔.. 정말 이 언니 한국에서 무얼 먹고 살았길래 이러는지 진짜로 체험학습 한번 하러 가야겠어
요.

무거운 발걸음으로 피시방으로 향해요.

태사랑에 접속해 정보도 보고 차편도 알아볼 예정이에요.

나도 모르게 환율을 검색하고 있어요.

오늘도 추락하는것엔 날개가 없다는걸 실감하게 하듯 환율이 또 떨어졌어요.

에헤라디야~ 나 한국가면 환율이 다시 오르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어요. ㅠㅠ 

그때 헬로~ 모토~ 웬만해선 잘 안우는 태국 핸드폰 울려요.

j오빠에요.

아까 계속 전화 했는데 왜 안받았냐 해요.

그 부재중 전화가 오빠였나봐요.

우리도 씨암쪽에 있는걸 알기에 오빠가 같이 놀려고 연락 계속 했대요.

우리 핸드폰 작동에 서툴러 몰랐어요.

오빠야도 씨암쪽에서 누님께 붙들려 쇼핑하는 신개념 지옥 프로젝트에 다녀왔대요.

쇼핑센터를 몇개를 오르락 내리락 하루종일 쇼핑했대요.

오빠에게 그 몸약하신 누님이 어떻게 하루종일 쇼핑을 하셨냐고 뻥치지 마라고 해줘요.

오빠 진짜라고 누나 때문에 진심 죽을것 같대요.

지금 살아서 전화하고 있는게 맞냐며 울부 짖어요.

오빠야.. 넌 나 따라 몇일만 쇼핑 다니면 요단강 미리 건너간다 했겠다 싶어요.

우린 누나처럼 빡시게 쇼핑 안시킬것 같아 누나는 쇼핑 시키고 오빠야는 우리랑 놀려고 전화했대
요.

몇통의 오빠야의 sos 신호를 고의는 아니지만 무식해서 완전 깔끔하게 씹었어요.

여기와서 보니 무식은 정말 큰 죄에요.

오빠야... 무식해 미안...

그래도 이번건은 미안한 생각은 들지 않아요.

아마도 난 그 누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을 거란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오빠에겐

어머 오빠~ 난 그렇게 까지 쇼핑 절대로 안하는데~ 누님이 너무하셨다~ 하고 개뻥쳐요.

조금도 찔리진 않아요. 양심따윈 엿바꿔 먹은지 오래니까요. *-_-*

누님과 피피로 간다고 하더니 지금 그쪽 물 안좋다고 꼬사멧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같이 가재요.

피피섬엔 같이 못가지만 꼬사멧라면 같이 가겠다 전해줘요.

꼬사멧도 가고 싶었던 곳이에요.

오빠야가 웬만하면 꼬사멧으로 가겠다고 내일 아침 같이 먹자고 해요.

내일 일어나서 전화 한다고 하고 조신하게 잠자리에 들어야 하지만 카오산 100바퀴 돌기는 지금부
터 다시 시작이에요.

고작 새벽 1시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 카오산 100바퀴돌기를 시작한지 5분도 되지 않아 어제의 그 늙은 베이비 시키와 딱 마주쳐요.

언니를 발견하고 두손을 마구 흔들며 뛰어와요.

아..이시키는 우리 언니야 뒤만 따라다니는게 분명해요.

어쩜 이리도 귀신같이 언니를 발견하는지 몰라요.

또 베이비~ 하며 언니에게 들러 붙어요.

참으로 해맑게도 웃으며 언닐 보며 너무 좋아해요.

늙은 베이비 언니 얼굴이 또 폭발할듯 빨개져요.

언니가 은근슬쩍 도움의 안구신호 보내요.

난 구해줄 생각 절대 없어요.

흐뭇하게 바라보며 결혼하라고 부추겨줘요.

언니야 너도 아까 날 너무 방치했잖아요.

베스트 커플상이라도 주고 싶다고 박수를 쳐주자 늙은 베이비 타령 하는 시키가 나보고 센스쟁이라고 최고래요.

늙은 베이비 타령하는 시키가 언니야를 정말 좋아하는가봐요.

일부러 우리숙소앞에서 왔다갔다 했다고 해요.

아까부터 계속 기다린듯한 베이비타령의 시키에게 언니는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연락하겠다고 거
짓뿌렁해요.

웬지 언니의 전화만 계속 기다릴듯한 외쿡인에게 연민이 느껴져요.

저리도 해맑게 웃고 있는데... 미안 외쿡인...넌 언니 스타일 아니야... ㅠㅠ

어제 딱걸려서 믿진 않겠지만 우린 조신한 여자들 이므로 빨리 들어가 자야한다고 개뻥을 날려줘
요.

이시킨 아마 내일도 언니보러 숙소앞에 죽치고 앉아 있을것 같아 불안해요.


언니에게 오늘도 정말정말 사랑한다고 백만번 외쳐주는 시키 때문에 우린 카오산 100바퀴 돌기를
멈춰야해요.

조신한척 얌전히 숙소에 들어가 누워요.

그리고 언니는 오늘도 누운지 2분도 되지 않아 꿈나라로 가요.

난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아 오늘쓴 가게부 내역을 써내려가요.

그런데 아무리봐도 돈이 많이 비어요.

어디로 간건가 곰곰히 생각해봐요.

언니의 신기한 재주를 볼 차례에요.

-언니 우리 아까 백화점에서 뭐 샀는데 돈이 이렇게 많이 나왔지?-

-(드르렁 드르렁 5초뒤) 치약이랑 화장품 같은거 샀잖아... 드르렁-

언제봐도 신기한 재주...

흐뭇해요.

돈떨어지면 동물원에 대충 팔아먹으면 내사랑 망고 한개는 사먹을 수 있을듯해요?

설마... 망고 한개는 쳐주겠지? 밥값이 더나올려나?

응???

잠깐...

치약?? 화장품?

오마이갓..

이럴수는 없는거에요.

우리의 정신줄을 한국과 캄보디아에 분산해서 두고온게 분명해요.

백화점에서 치약과 화장품을 곱게 계산을 했는데 더 곱게 물건을 담은 봉투는 점원에게 다시 주고
왔나봐요.

아무리 찾아도 우리의 치약과 화장품을 찾을 수가없어요.

치약과 화장품 대신 내손엔 하얀 영수증이 밝게 빛을 내고 있어요.

영수증이 니가 그렇지 뭐~ 오늘도 병맛인증? 하고 있어요.

나란여자 물건사고 영수증만 들고 나온 여자...

절망에 빠져요.

그돈이면 망고스틴 몇개는 먹을 수 있었을텐데...

망고스틴 생각에 그저 눈물이 앞을 가려요.

자는 언니 다리를 붙들고 오열해요.

망고스틴이 결국 이럴거면서 날 두고 왔냐며 원망하는 소리가 들리는듯 해서 더 눈물이 나와요.

언니가 자다가 너 진짜로 미쳤냐며 일어나요.

치약과 화장품 두고 왔다 하니 잠도 덜깬 언니도 같이 울기 시작해요.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찾아오고 싶지만 백화점은 이미 문닫은지 오래에요.

두 여자가 오열하다 정신을 수습하고 오빠야에게 전화를 걸어요.

오빠야 영수증은 있는데 내일 그 가게 가면 우리 화장품줄까? 주겠지? 제발~

오빠야 낄낄대며 좋아해요. 우리의 불행이 그저 즐거운가봐요. 너같으면 돌려주겠냐고 그거 절대
안줄거라면서 포기하래요.

다시한번 오늘 쇼핑을 정리해 보기로해요.

1. 신나게 쇼핑을 해요.

2. 화려한 쇼핑거리에 1차로 정신줄 놓아요.

3. 신나게 쇼핑을 하며 정신줄을 챙기고 예쁘게 계산을 해요.

4. 옆에있는 신상 음료수에 홀려 2차로 정신줄을 놓아요.

5. 음료수도 계산을 해요.

6. 음료수 따봉! 천국이에요~

7. 영수증을 챙겨요. 참하디 참해 가게부까지 쓰는 여자니까요. *-_-*

8. 음료수 극찬을 하며 백화점 만쉐이~ 외쳐요.

9. 영수증을 보며 가게부 정리를 해요. 난 참으로 참한 녀성? >_<

10. 아악~! 쇼핑한 물건과 내 정신줄은 어디로? 그꼴을 해놓고 영수증은 왜 챙긴거임?

11. 쇼핑한 물건따위 보다 영수증이 더 소중해요? -_-;;; 오늘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병맛 인증....

12. 언니 다리 붙잡고 오열해요.

13. 오늘도 술끊은지 오래지만 술이 급 땡기는 밤이에요.

지금까지 착한 언니야들이 우리의 물건을 곱게 돌려주지 않을까? 하는 씨알도 안먹힐 희망 따위를
꿈꾸며 꼬사멧 대신 씨암에 다시 갈듯한 두여자의 여행기였어요.


 

70 Comments
브라운아이즈 2010.01.16 18:43  
영~광 영광영광영광 영~광 영광 영~광~~~~~~
언니님에게 만짐을 당하셔 요단강에 살짝 옷깃을 빠뜨렸다 살아 돌아 오신 나비평면님
환영합니다.
오늘도 멋진 글로 절 감동시켜 주시는 군요~~~
죽심이 , 보고기 <- 완전 빵 터졌습니다.
다음 글도 그럼 기대하겠습니다.
그곳에내가있다 2010.01.16 21:40  
보셨나요 제가 만지는걸 아직 요단당 근처도 보내지 않았답니다
님이 그렇게 원하심 내일이라도 아주 요단강으로 보내드리죠
-까실까실 패스귀신 동행1인
나비평면 2010.01.16 23:30  
한국에선 저한테 붙은 패스귀신 덕에 제가 패스 외치고 살아 남아있어욤 ㅋㅋㅋ
언니와는 내년에나 내후년에나 볼까봐요 ㅎㅎㅎㅎ
항상..사.. 사랑합니당 >_<
브라운아이즈 2010.01.16 22:49  
헉 이쁘고 착하디 착한 언니뉨....
요단강 근처에도 안보내셨다면 영원히 안보내심이 어떨런지요?
나비평면 2010.01.16 23:34  
울언니 울트라 캡숑 나이스짱으로 이쁘고 마계환생 절대동안이지만 연기력과 기억력만 정말 ㅠㅠ 시발라마...그래도 애는 착해요.
그래도 애는 착하므로 요단강에 보내진 않고 그냥 발만 담궜다 빼줄거에요. 걱정마세요 >_<
비록 그 시간이 염통과 온몸이 쫄깃쫄깃 해서 원치 않지만요..ㅎㅎ
낡은등산화 2010.01.17 05:04  
나비평면님 여행기 잼나게 읽고 있슴다...올해 꼭 태국 가보려고 하는데...불을 확 땡기시내요..
올해는 정말...올해 안가면 내년에 가지뭐...가 안되기를 ....
님의 글 정말 잼남니다...다음편 기대 함다...얼렁 올려 주세요..미리감사...꾸벅...
그곳에내가있다 2010.01.17 13:21  
평면처럼 여행다니오고 싶으시면 까칠하고 패스귀신붙은 동행1과 다녀오세요
그럼 님도 언젠가 천사되시고 나름 재미있는 여행이 될꺼에요
날도 추운데 지르고 싶다 ~~~
낡은등산화 2010.01.18 19:52  
까칠하고 패스귀신 붙은 동행1과 다녀 올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곧 천사도 될수 있고...음...고민 된다...
그러나 여적은 동행없이 다니는 여행만 해와서리...아마도 태국은 배낭여행이 제격인듯하니...동행 1이 있슴좋을거 같음...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고민도 해보고...동행1도 구해보구...하겠슴다...^^;ㅎㅎ
나비평면 2010.01.17 13:36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욤~ +_+
태국 가고싶은 불은 저도 확~ 일어나고 있어요. ㅠㅠ
올해 꼭 여행 성공하시길 바래요 >_<
곧미녀 2010.01.18 12:21  
오와 이번편도 재밌네요~
근데.. 님...
혹시..소드?
나비평면 2010.01.18 15:29  
소드 등업을 못해 슬픈 뇨자랍니다.ㅠ0ㅠ 게을러 터졌어요 ㅋㅋㅋ 전 새틴~....ㅋㅋ
pny1008 2010.01.18 13:57  
님 왠지 칙힌카페의 강한스멜이 나요.ㅋㅋㅋㅋ여행기 잘 보고 있어요~전 5월말에 친오빠신행갈때 가이드 해주기로 해서 갈꺼같은데
빨리 그날이 왔음 좋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비평면 2010.01.18 15:29  
그 칙힌카페 등업못해 슬픈 녀성..ㅋㅋ 친오빠 신행갈때 저도 가이드 해드리고 싶다긔~ +_+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10.01.21 05:00  
10편은 언제 올라옵니까?
나비평면 2010.01.23 23:35  
요새 사건사고가 너무 많아서요 ㅠㅠ 빨리 올리도록 할께욤
Edda 2010.01.26 03:55  
9편 모두 잘 읽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태국여행가기가 망설여지는 것은 왜일까요..
나비평면 2010.01.26 21:45  
악~ 아니에요. 태국여행은 진리랍니다 +_+ 망설이지 말고 가세요~
저도 정말 후회 안하는 너무 좋은 여행이었어욤 >_<
박상현님 2010.01.26 14:25  
10편이 보고싶습니다~!!!
나비평면 2010.01.26 21:45  
빨리 써서 올리겠습니다 ㅠ0ㅠ
게으른 절 용서해주세욤...
위싸누꺼다이 2010.02.11 19:28  
퍽~~~~~
용서 몬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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