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게머리소녀의 처녀여행] - 2 - 소녀, F4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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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게머리소녀의 처녀여행] - 2 - 소녀, F4를 만나다.

레게머리소녀 8 4874

[2] 소녀, F4를 만나다~!! (9/5)


부스스 눈비비고 일어나니 8시 30분이다..

뱅기 적응 잘해~ 시차 적응 잘해~ 체력 좋아~ 언니가 웃으면서 나더러 딱 여행체질이란다.

눈뜨자마자 칭찬을 듣다니.. 기분 좋다.

나갈 준비를 끝내고 방람푸 아침시장과 카오산 거리를 한바퀴 돌았다.

향신료 냄새에 정신이 아찔하긴 하지만 신기한것도 많고.. 눈이 즐겁다.

(대체로 물건과 음식들 보단 주위에 모든 사람이 외국인이란 사실이 더 신기하고 즐거웠다)

내가 향신료 냄새에 적응 못하자.. 아침식사는 숙소 근처 식당에서 아메리칸 식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여기서 잠깐..

아직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터라...

태국에 있는 내내 팁을 얼마를 어떻게 줘야 하는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더랬다.

태사랑에선 20~100밧 정도를 얘기했는데.. 그래도 감이 잡히질 않는다.

아침 식사 후에도 계산하며 팁을 줘야 되지 않냐며 언니에게 물어보니, 특별히 서비스 받은 것도 없는데 안줘도 된단다.

그냥 주고 싶을때 성의것 주란다. 어렵다.

식당을 나오면서 괜시리 뒤통수가 가렵다.


다음 목적지는 카오산 거리.. 여기서 레게머리를 하자고 언니랑 합의 봤다.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에서는 비쌀뿐더러.. 우리부모님 쓰러지실까 차마...

(멋으로 찟어진 청바지 입고 나갔다 아부지께 걸리면.. 그 옷은 그날부로 빠빠이다.)

아직 오전이라 그런지 밖에서 레게머리 해주는 곳은 없다.

살짝 골목으로 가보니 오픈된 샵이 하나 있길래 거기서 1200밧에 흥정하고 머리시작.

(머리할 때.. 땋는 굵기나 스타일에 따라 가격도 다양하다.

대체로 얇게 땋으면 돈과 시간이 더 들고, 색실을 넣어서 땋는것도 그냥 하는것 보다 비싸다.)

색깔은 언닌 연한 황토색.. 난.. 고민 끝에 보라색으로 결정~!!

(평소 보라색을 좋아라 하는데.. 혹 색이 너무 튈까 걱정도 했지만 이왕 하는거 하고싶은걸로 하자는 맘에..)

옆자리에서 벌써 외국인 아주머니가 하고 계신다.

해주는 사람이 2명밖에 없는지라.. 언니 먼저해주면서 나더러 5분만 기다리란다.

5분이 지나도 사람이 오질 않자 언니가 왜 안오는지 물어보란다.

순간 당황했따.. 그렇게 긴 문장을 말하라니..

허겁지겁 영어 회화책 펴고 있는데.. 언니가 그냥 물어본다.

어? 의외로 간단하다. 나는 완벽한 한 문장을 말해야 되는 줄 알았는데 그냥 대충 단어만 전달해도 알아듣는다.

아~ 얼굴이 화끈거린다.

5분이 20분이 될 쯤에 2사람이 나타난다.

외국인 아주머니에게 2명 붙고 우리에게 각각 한사람씩..

난 원장아주머니가 직접 해주셨는데.. 속도가 장난아니다.

언니보다 늦게 시작했는데 끝나는 시간은 거의 비슷... 각각 10시 40분, 11시에 시작했는데

끝나고 보니 3시가 넘었다.

(의외로 머리가 무겁거나 두피가 당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두피사이로 바람이 솔솔 들어와 디게 시원하다.)

근데 외국인 아주머닌 아직도 하고 계신다.

머리하는 간간히 아주머니 가족들이 찾아왔는데.. 남편과 아들 둘..

(각각 메고 있는 배낭이 한 무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게 산교육인가보다.)

하는 말로 봐서는 프랑스 사람인데.. 아저씨, 아줌마 머리하는 동안 얼굴한번 찡그리지 않고 애들 데리고 돌아다니시며 기다리신다.

한국 아자씨 같으면 당장 싸움났을 것을.. 멋지다.

세계 어디를 가나 애들이 엄마 지갑에서 삥뜯는 건 같은가 보다.

그 모습이 정겹다.

머리하는 내내 의문점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 땋아주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는 거다.

처음 왔을 땐 달랑 2명이였는데.. 갈 때쯤엔 10명도 넘더라.

따로 전화해 불러 내는것도 아닌데.. 저 많은 사람들 월급 줄려면 장사 밑질거 같기도하고,

그냥 동네 애들 샾에 놀러와서 수다 떠는 김에 머리땋아주는 건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시스템인지.. 아직도 미스테리하다.

머리끝내고 생각보다 색깔이 잘 어울려서 기분도 좋고 너무 고생 하신 것 같아 팁으로 100밧 더 챙겨 드렸다.

주고도 뿌듯하다. 주고 싶을 때 줘란 말이 이런 거였나 싶다.


점심시간을 넘겨 배가 출출해 동대문 김치말이 국수가 맛난다는 말에 가봤다.

과연~ 먹을수록 군침 돈다.

배도 빵빵하게 채웠겠다.. 태국에서 맛사지는 꼭 챙겨해야할 단골 메뉴가 아니던가..

나야뭐.. 여기가 저기같고 저기가 여기같고.. 정신이 없어서 슬라언니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니 금새 맛사지 하는 곳이 나온다. 오옷~

(나중에 알고보니 여긴 람푸뜨리 거리 위앙따이 호텔안이였다.

여기서 미용실과 얼굴맛사지 타이 맛사지를 같이 하더라.)

언니가 들어가서 낙 아주머니를 찾는다. 오늘 휴가란다.

내가 아는 사람이냐고 물어보니 태사랑에서 잘한다고 소문났단다.

잘하는 아주머니가 없어서 아숩다.

전신 맛사지 1시간 30분을 240밧에 했는데..

언닌 아주머니가 해주시는데.. 나는 웬 총각이다.

세상에 부끄러워서 말은커녕 눈도 못 마주치겠다.

다소곳이 눈깔고 맛사지를 받고 있는데.. 청년 팔꿈치에서 뚝 소리가 난다.

순간 웃음보 터졌다..

이사건(?)을 계기로 자연스레 말을 주고 받았는데.. 이름은 OLE (오레) 20살이다.

태국인 치고는 얼굴도 크고 덩치도 큰데 참 성실한 성격이다.

(내가 언니더러 오레가 뉴질랜드 마우리족 닮았다구하니 디게 웃는다.

언니가 너무 웃으니깐 오레에게 미안하다.)

맛사지도 시원하게 잘 해준다.

한국에서 비싼 돈 주고 받는 스포츠 맛사지보다 훨 낫따.

사람이 간사한게 지 몸 편하니깐 부모님 생각난다.

우리 여사님과 아부지랑 같이 받으면 좋을텐데 싶다. 마음이 조금 무겁다.

맛사지 끝나고는 향이 좋은 쟈스민 차도 한잔 준다.

몸이 나른한게.. 잠온다.

맛사지 받은 기념으로 OLE 청년과 사진한장 찍고 나오는 길에 언니는 바지, 나는 치마 한벌 샀다.

발목까지 오는 빨간색 랩 스커튼데.. 이뻐서 맘에 든다.

(나중에 치마에서 물이 빠지는 바람에 속옷도 빨개졌다)

언니는 통이 넓은 바지를 샀는데, 여기 전통 의상이란다.

숙소 가서 옷 갈아입고 기념으로 사진도 찍은 뒤 뚝뚝타고 쑤언룸 야시장으로 갔다.

120밧에 흥정안하고 탔는데.. 길이 많이 막혀 조금 미안하더라.

내가 베스트 드라이버 라고 얘기하니 운전 참 열심히도 한다.

우리 뚝뚝기사 잘생긴 꽃미남에 성격도 좋다.

가는동안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내릴 땐 같이 사진도 찍었다.

뚝뚝타고 오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였지만 매연은 조금 힘들었다.

쑤언룸 야시장... 별천지가 따로없다.

아이 쇼핑한다고 시간 가는줄 모르다, 배가 고파 근처 비어가든 이란곳을 갔는데..

예전 해운대 벡스코에서 쌈바 페스티벌 축제에 가봤는데.. 딱 그 분위기다.

나는 먼저 가서 자리 잡고 있고 언닌 볶음밥 시켜서 가지고 온다.

자리에 앉으니 이쁜 언니야가 다가와 메뉴판을 내밀길래 주문했다고 하니 그냥 간다.

언니가 앉으니 또 다른 이쁜 아가씨가 오신다.

알고보니 맥주 먹으라는 말이다.

언니는 생맥 하나 시키고 난 초저녁부터 취하면 곤란해 시키지 않는다고 하니 파인애플쥬스 가져다 준단다.

참 친절하기도 하지...

여기서 처음 먹어보는 태국 음식이다.

한입떠서 먹으니.. 정신이 아찔하이 현기증이 나는게... 기분 묘하다.

정말 여기 향신료는 안맞는거 같다.

파인애플쥬스 한모금 마시니 웩~ 너무달다.

그... 단맛에 소금 넣어 밍기적하게 더 달달한,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맛...

결국 둘다 고대로 남겼다.

반면 언닌 너무 잘 먹는다. 부럽고 배고프다.

막간을 이용해 사진촬영 후 다시 쇼핑시작..

여행과 음악 매니아 답게 언니 음반 파는곳만 지나가면 눈이 반짝인다.

나도 선물사야 되는데.. 종류가 너무 많아 선 듯 손이가지 않는다.

왜 수학여행가면 첫날 저녁에 쇼핑하면서 선물 다 사놓고 뿌듯해 있다가 마지막 날 저녁 더 좋은 물건에 가격도 싸게 나와서 후회한 적이 있지 않은가? 나만 그런가?

디자인도 특이하고 이뻐 차고 다니다 나중에 선물로 줘야겠단 생각에 시계를 400밧 주고 하나 샀다.

(결국 정들어서 지금 내가 차고 다닌다.)

한국에서 시계대신 휴대폰을 들고 왔는데.. 세상에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며 숫자가 하나도 안나온다.

내일이면 언니도 북부로 떠나는데.. 불안해서리.

그리고 세일해서 59밧에 자주색 뱅골 팔찌랑 보라색 바지, 볼레로 가디건도 하나 샀다.

(그러고 보니 내 것만 사서... 가족들에게 조금 미안하다.. )

보라색 바지 허리부분에 이쁜 장식들이 맘에 들었는데.. 숙소가서 입어보니.. 후두둑 다 떨어진다. -0-

볼레로 가디건 핸드메이드라고 많이 않깍아 주신다.

그래도 한국에선 비싼 가격에 사야되는데 저렴해서 좋다.

레게머리를 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일본인인 줄 안다.

그럴때마다 꼬박꼬박 한국인이라 대답해준다..

그리고 안녕하세요와 고맙습니다.. 비싸요는 항상 태국말을 사용했다.

왜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들이 다른말은 못해도 이 세마디만하면 정감가지 않는가?

길가던 사람들도 저마다 머리 이쁘다고 칭찬이시다.. 역시 보라색이 튀긴 튀나보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 언니와 나의 로망~ 라이브 바를 갈려는데 마침 가이드 책에 카오산 거리에

브릭바 라고 소개된 곳이 있다.

숙소랑도 가까워 편하게 택시타고 갔다.

도착하니 11시..

한참 라이브 중이다~ 앙~ 행복하여라.

음악은 펑키 락 인데.. 올백으로 머리를 질끈 묶은 드리머가 인상적인게 볼수록 귀엽다.

(얼핏 옆모습이 양조위 닮았다..)

씽하맥주 (현지인들은 그냥 씽이라 부르더라) 두병 받아들고 테이블에 남는 의자가 있길래 합석해도 되냐고 물으니 괜찮단다.

음악에 맞춰 여기저기 일어나서 춤도 추는데 꼭 분위기가 고고장 같은..

영화 킬빌에서 우마서먼이 오렌이시이 찾으러 갔던 클럽 분위기다.

어.. 그러고 보니 이 테이블 일행이 총 네명이다.

나름 카리스마 있는 귀여운 드리머에게 정신팔려 못 봤는데 하나같이 미소년이다.

흐믓한게 표정관리 안된다.

자연스레 건배하게 되고 얘기도 주고받다 친해졌다.

애네들 양주 마신다. 우리 마셔라고 맥주도 한병씩 쏴 주신다.

고마워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라이브 공연팀은 쉬지도 않고 내리 2시간을 열창중이다.

새벽1시 공연도 끝나고 가게도 문 닫고 맥주 얻어 마신게 너무 고마워 커피를 산다고 하니 흥쾌이 승낙한다.

근처 버거킹으로 갔다. 와우~ 새벽 3시까지 한다.

(여기서 버거킹을 만날줄이야... 한국에 있는게 여기도 있다니 반갑고 신기할 따름이다)

커피 6잔을 시키고 계산 할려니 내 옆에 앉았던 미소년이 (이름이 "MORI") 미안하다며 기어이 자기기 한단다.

옥신각신 실랑이 끝에 우리가 계산하고 통성명을 하는데...

mori (모리), chai (챠이), dave (데브), bang (뱅) 이다.

모두 22살이구 어릴적부터 best friend 란다. (우리말로하믄 x친구)


모리는 귀여운 외모에 (속눈썹 끝장났다) 도시건축 학부란다.

애랑 나랑 말트다가 다같이 친해졌다. 얼핏 지현우 삘이다.


챠이는 전체적으로 어른스러운 외모에 전자공학부다.

넷 중에 영어도 제일 잘한다. 다른 애들이 막힐 때마다 물어보면 티나지 않게 옆에서 잘 가르쳐준다.


경재학부 뱅은 방이라 부르니 계속 뱅이라 부르란다. 개성있는 외모에 딱 스물두살 애지 싶다.

자기 티를 가르켜 뭐라하는데 무슨말인지 몰라 언니에게 물어보니 “퀵실버“라는 브랜드를 좋아하는다는 말이란다. 그러고보니 뱅이 입은 옷도 퀵실버다. 내가 아는 브랜드가 없어서리 대화 불가..

누나가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일한단다.. 우리나라에서도 취업하기 힘든 좋은곳이라 하니 뿌듯해 하면서 집에 tv가 삼성이라 얘기해 준다. 귀엽다.


애인이 17살인 데브는 굉장히 개구쟁이다. 계속 나에게 모리에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둘이 사겨라는 둥... 귀여워서 한 대 치고 싶다. 애도 모리와 같은 건축학부..


차이와 뱅이 어디 다녀와서 오랜만에 같이 뭉친 거란다.

내가 앞으로 너희를 F4로 (best friend) 부른다니 잼있다고 웃는다.

얘기하는 중 잠깐 화장실에 갔었는데 사람이 너무많아 좀 기다렸다.

화장실에서 볼일보고 나오는데 앞에 모리가 앉아있다.

내가 안나와서 걱정이 되어 기다린 거랜다.

매너짱~!! 눈물 날만큼 감동받았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적이 있었던가.... 없다..

이렇게 눈만 높아져 한국가면 적응하기 힘들겠다..

서로서로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대화 하면서 자연스레 집중 하게되고 정말 재밌다.

집중을 너무 했나보다 피곤하다.

시간은 2시 30분.. F4가 편의점 가서 맥주한잔 더 하잖다.

잠와서 숙소로 간다니, 데려다준단다.

미안한 맘에 괜찮다고 거절하니 기어이 데려다 준단다.

난생처음 남자 4명 에스코트 받으며 숙소로 갔다. 공주 된 기분이다.

내일부터 언니는 북부로 가고 난 혼자 여행한다니 모리군 걱정이 많이 됐나보다.

숙소로 가는 길에 경찰서 전화번호랑 자기전화 번호 가르쳐 준다.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하라며.. 감동에 연속이다.

8 Comments
김천 2006.09.20 15:18  
  문장실력짱임다
재미있게잘볼께요
레게머리소녀 2006.09.20 17:02  
  오옷~ 김천님의 한줄 남겨주시는 센스~!! ^^
재미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bluelove 2006.09.21 05:04  
  ㅋㅋ 넘재미있내요~  부러워요~나두  올겨울  태국 가요~ 저두 f4 만날수 있을까요??
angra 2006.09.21 14:24  
  잼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 싸이가서 태국 여행사진들도 보니 좋았습니다.

앞으로 올라올 여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으에]]
오뎅나무 2006.09.22 10:28  
  장면 장면 눈 앞에 훤히 보이는게....넘 재미나네요 ^^
정용환 2006.09.22 11:21  
  한국 아자씨도 해외여행까지가서는 그정도 배려는 해준답니다.~
레게머리소녀 2006.09.23 03:23  
  그럼요.. 먼저 다가간다면 F4가 아니라 F5도 만나실수 있을 거예요~^^ (웬지 도를 아시나요~ 삘이나는듯 ^^;)
행복한 여행 되시길 바래요~ ^^

그렇군요~ ^^ 한국 아자씨들 파이팅입니다~ ^^

어설픈 여행기 재미나게 읽어 주시고 이렇게 글까지 남겨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__)
fusion12 2006.09.28 03:16  
  ㅎㅎㅎ...
재미있는 글솜씨에 찬사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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