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들과의 댄스파티 - 그리고 시눅커피의 환상적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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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들과의 댄스파티 - 그리고 시눅커피의 환상적인 정원.

 오전의 행복한 커피투어를 마치고 팍송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길거리 좌판의 엄청나게 큰 야채들이 나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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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상아만한 죽순

볶아놓으면 온가족이 삼박사일은 먹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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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가 얼마나 큰지 가루지기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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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세우아 폭포 가는길로 달려야 하는데 모르고 우측도로를 탔다.

그바람에 멍멍이고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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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가다보니 비포장길이 나왔다.

한국 같으면 길이 없나벼 하고 유턴했겠지만 라오스는 비포장길이 많은지라

이러다 말겠지 하고 계속 나아갔다.

가다가 쭈꾸덩 미끄러자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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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태산이다. 이번엔 아예 험한 돌길이 나온다.

돌길을 얼마나 달렸는지 삭신이 쑤시고 꼬리뼈가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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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마주쳐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니

외부인을 처음보는지 총알같이 토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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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달리다보니 갑자기 풍악소리와 함께 온동네사람들이 모여 댄스파티를 벌이는게 보였다.

낯짝 두꺼운 내가 구경만 할 리가 없다.

헬맷을 벗고 그들과 낑겨서 신나게 춤을 추었다.

첨엔 워떤 원숭이냐 하고 쳐다보던 마을 주민들이 내 앞에 와서 같이 흔들기 시작했다.

게 중 한 원주민이 직접 담근 민속주 라오라오를 권했다.

한 40도 되는 라오라오를 마시니 핑 돌았다.

이 라오라오는 찹쌀로 빚어 맛이 달며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갔다.

라오스 민속주는 찹쌀로 빚어 의외로 맛있다.

함께 취해 함께 우주의 몸짓으로 대화했다.

어디선가 영원의 북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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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와서 담배를 물고 궁디를 흔들어대는 빠꼬족 여인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닮은 이 여인은 내 앞에서 아주 격렬하게 춤을 추었다.

엣다 모르겠다 나도 더 흔들었다.

요거시 바로 진정한 *꽃몽의 리얼라오스 체험기*가 아니고 무엇이냐.

그들에게서는 지상의 어떤 인간적 번뇌나 고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셰익스피어나 파스칼이 선험적 인식을 바탕으로 정의한 인간상은 다만 문명화된 우리의 자화상일 뿐이다.

그들에게 인생은 그저 짧은 축제에 불과하다는 아포리즘에 다름 아니었다.

하여,

나는 그들과 함께 낑기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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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을 캐서 집으로 돌아가는 빠꼬족 처자들

 

그렇게 불같은 지상 위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독한 라오라오의 취기가 올라오면서 도로가 하늘거리기 시작했다.

가다보면 반대쪽 차선이고 정신을 챙겨 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최고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가도가도 차 한대 안 보이니 아마 더 방심한 듯하다.

안되겠다 싶어 속도를 줄이다가 도랑에 처박혔다.

헷또가 핑 도는게 온몸이 쑤셨다. 다행히 풀밭이었다.

그냥 멍하니 한탐을 누워있었다.

이 순간 삶과 죽음의 경계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하늘이 파랬다가 노랬다가 멀리 새털구름이 보따리를 짊어지고 어디론가 떠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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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6,1 7세 되어보이는 처자들이 미가 뭔지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그게 행복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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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앙 라맘(세콩)으로 가는 길에 그림 같은 정원이 보여서 들어가봤다.

다오 커피와 함께 라오스 커피의 쌍벽을 이루는 시눅 커피이 정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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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어로 쏜(정원, 공원) 씨눅(시눅)이라고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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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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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정원 부차드가든이 웅장하다면

카페 시눅은 조용하고 소박하며 수줍어보이기까지하다.

라오스인의 정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마치 타샤 튜더의 인간의 정원, 은둔의 정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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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시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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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때 같으면 오리지널 카페 시눅에 왔으니 말커피를 완샷!

하겠지만 팍송에서 최고의 커피를 맛본 터라 땡기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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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카페 시눅 아웃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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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름다와서 살아보고 싶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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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눅에서의 꿈꾸는 듯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달리니

므앙 라맘(세콩)의 이쁜 관문이 나타났다.

사실 므앙 라맘은 베트남 경계쪽으로 가는 길목의 변방 도시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고 볼 만한 것들도 많이 없지만

남들이 안 가본 곳을 간다. 내가 가는 곳이 곧 최초이고 전설이다 라는 모토로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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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의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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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종족의 동상들

라오스에는 수백여 종족이 살지만

라오스 정부에서는 행정의 간편화를 위해 공적으로 49개 종족으로 분류했다.

참고로

라오룸족 - 평지에 살며 라오스의 주류

라오텅족 - 해발 500 이상 중간 고지대에 산다.

라오숭족 - 높고 깊숙한 산악지대에 산다. 대표적인 게 몽족이다.

지금은 많이 내려와 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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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산품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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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 40000킵(5500원)짜리 게스트하우스를 잡았는데

마침 집주인이 저녁을 짓고 있었다.

라오스인의 주식은 찹쌀이며 수증기로 찌는 방식이다.

진짜 겁나 짤 거짓쁘렁 않고 울트라 캡짱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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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고 동네 숯불구이집에 가서 비어라오를 마셨다.

아기하고 강아지가 사이좋게 소꿉놀이를 했다.

둘 다 구여운게 눈망울이 닮았다.

동갑네기끼린 통하는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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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개탱구들이 죄 몰려와서 지네도 달라고 앞에 얼쩡거리길래 하나씩 집어주었다.

근데 그게 실수였다.

이것들이 도무지 갈 생각을 안한다.

검은 개는 얼마나 영특한지 좀 기다리다가 안주면 달라고 컹컹 지롤이다.

아니... 나한테 고기 맡겨놨냐고...

결국 그날 고기 한접시 다 빼앗겼다.

개탱구들아 내 돈 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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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몽 소개 : 여행가이드 / 트래블 리더 / 민박집과 포차 준비중

                보헤미안 / 노마드 / 몽상가 / 자연주의자 / 에코 투어리즘 추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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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우대환율 2015.08.27 12:16  
아우.. 힐링 제대로 되네요...
진짜 여행 제대로 하셨네요 부럽다.. ㅠ.ㅠ
왕구마 2015.09.29 11:55  
라오스 변방의 때타지 않은 순수한곳  좋은 정보 감사하고
사업 번창하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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