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우저우 옛 마을을 나와 거위 샘이라는 어취엔(아천:鵝泉)에 왔습니다.
입장료 30원/1인으로 매표소에 아가씨가 음악을 크게 틀어 놓았는데 귀에 익은 우리나라 노래입니다.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아가씨가 무척 반가워하지만 입장료는 할인 없이 다 받습니다.
세상에 이런 곳에서 우리나라 노래를 들을 줄이야....
입구를 통과하니 샘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이 있고 그 옆에는 대나무표 플라스틱 배가 있습니다.
지금은 철이 아니니까 놀고 있지만, 아마도 많은 사람이 찾는 여름철에는 이 배를 타고 호수를 다니겠지요.
식당도 있지만, 이미 거미줄을 친지 오래되었고 호수 가운데 정자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도 있습니다.
이곳은 아마도 거위가 퐁퐁 샘솟는 샘이라도 있는 모양입니다.
중국에서는 거위가 물속에서 나오는 모양이니 오늘 꼭 확인해야겠습니다.
거위 샘 안에는 우리 부부 외에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이거 완전히 전세내어 돌아다니게 생겼습니다.
어때요?
고생하며 함께 온 보람이 있지요?
쓴맛을 모르는 자... 어찌 단맛을 알겠습니까?
아마도 거위 샘은 佳人에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곳으로 걸어오게 하였나 봅니다.
드디어 확인 합니다.
지금 거위가 물에서 단체로 나오고 있습니다.
아래 거위는 오늘 샘에서 막 나온 신제품 녀석일까요?
그렇다면 최신 모델이라는 말인데...
샘이라기 보다는 호수입니다.
호수 규모는 제법 큰 편입니다.
그런데 돌로 된 바닥에서 물이 샘솟습니다.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물이 아니라 바닥에서 샘솟는 암반수입니다.
통링 대협곡에서 떨어진 폭포의 물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혹시 이곳까지 땅밑으로 흐르다 솟아오르는 게 아닐까요?
여기저기서 물이 샘솟고 그 사이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그냥 하늘 한 번 쳐다보고 호수 한 번 바라보며 그렇게 걸어 다니면 됩니다.
샘은 한 곳에서 솟아오르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솟아 나옵니다.
이곳의 풍경도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그림을 보는 듯 아름답습니다.
언뜻 보면 수묵화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역시 수묵화입니다.
그러니 이곳은 눈을 들어 바라보고 있는 곳은 마치 캔버스 위에 유명 화가가 그린 그림처럼 예쁘게 보입니다.
커다란 대형 액자에 넣어 둔 상상 속의 세상처럼 느껴집니다.
이리 보면 풍경화요, 저리 보면 수채화처럼 다가옵니다.
이런 곳을 거닐다 보면 아름다운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佳人과 함께 거닐며 흥얼거리는 허밍이 들리는 듯합니다.
앗! 세상에 배낭 맨 선녀는 처음 봅니다.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물가의 푸른 대나무를 스치며 사그락사그락 소리를 냅니다.
바람이 마치 대나무 잎을 통하여 佳人에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려 합니다.
그리고 나비 한 마리가 파르르 날아가며 제게 눈을 흘깁니다.
쉬고 싶은데 제가 나타나며 바람이 소곤거리며 말을 했다 이겁니다.
보세요. 아래 사진을...
물이 샘솟는 모습이 보이시죠?
저런 모양으로 퐁퐁 솟아 오릅니다.
우리의 삶...
얼마나 아름다웠습니까?
여러분의 삶은 아름다웠습니까?
이런 그림 속에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과연 아름다웠을까요?
왜 이리도 아름다운 곳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전쟁 중에 묻어놓은 수많은 지뢰로 이 지역은 출입마저 제한된 금단의 땅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자유롭게 드나들고 관광객에게 개방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습니다.
아~ 이곳의 삶도 아름답지는 않았군요?
세상은 아름다워도 인간은 그런 아름다운 세상마저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世外桃源이라고 하는 곳은 바로 이런 곳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제 잘났다고 자칭 世外桃源이라고 하는 곳이 많습니다.
이번 우리 여행 중에 그런 자부심을 느끼고 제 잘났다고 주장하는 곳 몇 군데를 가볼 예정입니다.
이곳은 여행자에겐 참 좋은 데, 여행자에겐 정말 좋은 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그렇다고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그렇지요! 바로 이런 곳이 世外桃源입니다.
제가 거위가 물속에서 샘솟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지금 거위가 물속에서 막 나오는 장면입니다.
거위는 꼬리부터 먼저 나오는군요?
바로 이 모습이 2010년 올해의 사자성어
장두노미(藏頭露尾)가 아니겠습니까?
보세요.
이제 물속에서 세상으로 나온 거위 세 마리가 헤엄쳐 갑니다.
지금 막 최신 모델의 제품으로 거위 세 마리가 탄생했습니다.
울 마눌님이 말합니다.
"여보! 세상에 태어나 이런 아름다운 곳을 못 보고 죽는다면, 그 또한 억울한 삶이 되지 않겠어요?"
佳人이 답합니다.
"마눌님! 사람이 죽을 때 이곳 생각할 겨를이 있겠어요?
아무리 행복한 삶을 살았더라도 죽는 사람은 그냥 억울하다 생각하며 죽을 거예요.
더 많이 행복했던 사람은 더 억울할 거예요.
이다음에 죽을 때 이곳 생각이 나는 지 그때 가서 생각해 봅시다."
하늘을 나는 새가 물고기를 사랑한다고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이곳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佳人은 대한민국 사람이고 내 가족, 내 이웃이 사는 조국을 더 사랑합니다.
인생이 여행이듯 이곳도 우리가 스치고 지나가는 많은 여행지 중 한 곳일 뿐입니다.
거위 샘에는 마을이 있습니다.
사람이 사는 마을로 가는 길은 멀리 다리를 건너가는 방법과 이 배를 타고 가야 합니다.
줄로 연결된 배는 줄을 잡아당겨 끌어오고 배를 타고 줄을 당기며 건너가야 합니다.
그래도 우리 부부는 이곳 경치에 반해 중도에서 그만 난닝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사람이란 마음을 빼앗겨 버리면 이런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생깁니다.
여행이란 이런 우발적인 사건, 사고가 생깁니다.
영천만조(靈泉晩照)
신비한 샘에 저녁의 낙조가 비추면 정말 멋이 있겠지요?
오늘은 구름이 잔뜩 하늘을 가려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엔 어렵습니다.
인생 까이꺼.. 뭐 별거 있겠습니까?
이제 우리 부부 둘이서만 돌아다녀 볼 요량으로 그만 객기를 부렸습니다.
중국말을 하지도 못하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무식한 우리가 말입니다.
그러나 씩씩하게 부딪혀 보겠습니다.
호수에서 샘솟은 물이 콸콸콸 흘러갑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솟아나온 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니 상당히 많은 물이 샘솟는다는 말이 됩니다.
호수를 가로질러 다리를 만들고 가운데에는 정자를 세웠습니다.
호수에 비치는 주변 산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맑은 물이지만, 수초가 자라기에 배를 타고 다니며 수초제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앗! 신병 훈련소입니다.
앞으로 거위 샘을 지켜갈 거위 훈련소입니다.
이곳에서 훈련받고 씩씩한 거위가 되면 이제 전방으로 투입될 겁니다.
전방이 바로 거위 샘입니다.
거위 샘이라고 어디 거위만 나오나요?
가끔 샘이 고장 나 물소도 나옵니다.
그러면 물소 샘이라고 이름을 바꾸어야 할텐데...
지금 막 물속에서 물소 두 마리가 샘솟듯 나왔습니다.
자판기가 고장 나면 커피를 눌러도 가끔 커피 말고 율무차가 나오잖아요?
물소가 佳人에 말합니다.
"아저씨! 아저씨는 이렇게 헤엄칠 수 있어?"
목만 물 위로 내놓고 헤엄칩니다.
물을 좋아하기에 물소인 게죠.
"야~ 이녀석들아~ 느그들 물소가 아니고 율무차여~ 커피 뽑다가 잘못 나온 설탕도 빠진 율무차란 말이여~~"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의 풍경도 카르스트지형이라 이미 꾸이린이나 하롱베이를 통하여 보신 풍경과 같습니다.
다만 그곳보다 조금 규모가 작아 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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