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가슴 깊은 곳에 사랑하고 싶은 일 하나씩은 숨기고 살아갑니다.
그 사랑이 어떤 사랑인지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가슴에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 감추어둔 사랑 때문에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 깊은 곳에 슬픔 한 조각씩은 감추고 살아갑니다.
그 슬픔이 어떤 슬픔인지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가슴에 슬픔을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 숨겨둔 슬픔 때문에 다른 사람의 슬픔을 어루만져 주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제 이야기에서 시간을 조금 앞당겨 다시 쓰겠습니다.
오후 5시 30분경에 징시에 도착했습니다.
터미널에서 몇 가지 정보를 얻고 바로 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수많은 삔관 중 제일 앞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방금 터미널에서 이 지역 삔관의 숙박료가 보통 40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2박을 하기로 하고 1일 30원씩에 하기로 했습니다.
방도 우겨서 2층으로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 되었지요.
다시 나와 부근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가 오늘 더티엔폭포와 밍쉬티엔위엔의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니
거의 밤 9시가 다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가 방문을 세게 두드립니다.
세상에 징시라는 곳에 누가 아는 사람이 있다고 야심한 시각에 우리 방문을 두드립니까?
문을 열어보니 주인입니다.
뭐라고 장황하게 설명을 하는데 헐~ 중국말을 알아야지요.
10분간 계속 설명을 하는데 조금 감이 잡힙니다.
우리 방을 비우고 5층으로 올라가던지 아니면 나가달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누가 와이궈런(外國人)이라고 신고를 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곳 징시의 숙소는 건물높이가 다른 중국보다 더 높습니다.
한 층의 높이가 우리나라 두 개 층 높이는 되겠습니다.
그런데 5층이면 거의 10층 높이로 방을 옮기라고요?
이게 도대체 야밤에 무슨 시츄에이션입니까?
엘리베이터라도 있다면, 누가 투덜거리겠습니까?
다시 상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부터 3시간 전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우리 부부는 터미널에서 매표원 아가씨에게 많은 정보를 얻고 천천히 걸어나오는데 웬 허름한 차림의 사내가
우리 부부 뒤를 따라나왔습니다.
우리 부부는 길을 가로질러 숙소를 찾아 들어갔고 그 사내도 우리 부부를 따라 들어와 우리 주변에 서성거렸습니다.
우리 부부는 그 사내도 이곳에 숙박하려는 사람이거나 이 집과 관계되는 사람으로 알았습니다.
그곳에서 숙박을 결정하고 방을 확인하기 위해 2층으로 울 마눌님이 올라가고 佳人은 서성거리는 그 사내 때문에
그냥 카운터에서 배낭을 지켰습니다.
확인한 2층 방을 내려와 그 방으로 하기로 했는데 주인이 열쇠 두 개를 주는 겁니다.
우린 부부인데 왜 각방 씁니까?
그래서 웃으며 열쇠 하나를 돌려주었지요.
그런데 우리 주위를 서성거리던 사내가 2층으로 올라가 우리 방을 확인하고 내려오는 겁니다.
우리 부부는 2박을 하겠다는 말을 주인은 방 2개를 사용하겠다고 알아들은 겁니다.
배낭메고 삔관에 들어온 사람은 말을 하지 않아도 숙박하겠다는 의미고...
여기서 우선 오해가 생겼습니다.
우리는 그 사내가 중국인이기에 당연히 숙소에 근무하는 사람으로 알았고 주인은 우리와 함께 들어왔기에 일행으로 오해했습니다.
그래서 열쇠 두 개를 佳人에 주었던 겁니다.
2층에 올라가 짐을 던져놓고 내려오니 그 사내는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부부만 자겠다니 주인은 그 사내에 대한 의심이 생긴거지요.
이렇게 방을 정하고 밥을 먹고 들어오니 주인은 곰곰이 고민하며 생각한 게지요.
외국인은 아무 곳이나 숙박을 할 수 없고 신고를 하면 우리는 경찰차를 타고 큰 호텔로 옮겨지겠지만,
주인은 아마도 곤욕을 치르는 모양입니다.
아직 징시는 옛날처럼 그렇게 운영되나 봅니다.
그리고 아까 우리는 주숙등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등기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남조선만 있고 대한민국이 없었으니까요.
주인은 누구에게 전화하고는 등기도 하지 않고 그냥 여권을 돌려주더군요.
아직도 징시라는 지역은 이제 외부에 개방된 지 10여 년 정도라 외국인에 대한 신고가 철저한 모양입니다.
이상은 추정을 종합한 내용입니다.
좌우지간, 쉽게 결론을 말하면 우리 부부는 야심한 시각에 5층으로 올라가지 않겠다고 버티다 결국, 그 숙소를 쫓겨난 셈입니다.
인내심이 강한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이런 경우는 인내심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佳人은 인내보다 성질을 선택하고 주인의 요구가 부당하다는 생각에 버티다 결국, 쫓겨나왔습니다.
여러분~ 자려다가 숙소에서 쫓겨나 봤수?
우리 부부 쫓겨나 봤수~
배낭을 둘러메고 나오는 우리 부부에게 주인집 아줌마는 야진으로 받은 100원을 돌려주며 친절하게 숙소 앞에서 택시를 타고
大酒店으로 가라고 중국어로 메모지에 써서 건네주며 염장까지 지릅니다.
누구는 큰 호텔을 몰라서 안 가나요? 저렴한 여행을 하려고 하는 게지요.
사실 우리 부부에게 길을 알려주었지만, 화가난 佳人은 그 친절이 염장지르는 것으로 오해합니다.
아까 밝은 시간에는 우리가 갑이고 숙소 주인이 을입니다. 더군다나 손님도 없었고 2박인데요.
그러나 숙박업소에서는 시간이 야심한 시각이 되면 갑과 을의 처지가 바뀌잖아요.
그래서 그 부근에 있는 몇 군데를 드나들며, 아무도 없을 때 들어가 외국인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몇 번 거절을 당한 후 결국, 완전한 을의 처지가 되어 간신히 한 곳에서 1박 40원에 5층으로 낑낑거리며 올라갔습니다.
이게 뭡니까?
결국 아름다운 인내심을 배우지 못해 같은 5층에 요금도 하루 10원씩 더 내고 말입니다.
그곳에서 주숙등기를 하는데 또 남조선 인민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징시에도 없었습니다.
더티엔 폭포 숙소에서 당해보았기에 우리가 미리 주인에게 자수하고 난차오씨엔을 찾으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니 별일을 다 겪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 이름을 한자로 써주며 아양까지 떨며....
우리 이름을 한자로 써주니 대부분 삔관에서 반가워 합니다.
삔관 주인도 모르는 별걸 다 지도하며 다닙니다. 나 원 참!!!
이게 밤에 징시에서 숙소를 쫓겨난 경위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의 제1의 덕목은 평등입니다.
그러나 내국인과 외국인이 가장 평등하지 못한 나라가 모두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어디 내, 외국인간에만 그렇습니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중국의 노력은 다니다 보면 우리도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착상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아직 외국인은 아무 숙소에서 잠을 자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부부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절당한 숙소가 앞으로 여행하며 여러 군데가 됩니다.
대부분 거절당했지만, 대부분 설득하여 자고 다녔습니다. 우리는 한국인입니다.
그러나 중국 숙소 주인은 대부분은 눈치를 보며 외국인이라도 손님으로 받기를 원했습니다.
만세사표이신 공자님 팔아 짝퉁 평화상 만들지 말고 내, 외국인이 모두 평등하게 잘 수 있게 먼저 해야 합니다.
공자님이 그럽디다. 내가 평화와 무슨 관계가 있어! 헐~
오늘 알아본 정보로는 징시에는 여러곳의 풍경구가 있었습니다.
시내에서 가까운 곳으로는 찌우저우 꾸전(구주:旧州)이라는 옛 마을이 있고 어취엔(아천:鵝泉)이라는 거위 샘이 있답니다.
그래서 내일 하루 만에 둘러볼 수 있는 두 곳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다음 가장 큰 걱정이었던 원래 목적지 빠메이를 가는 방법입니다.
지도를 한 번 보시죠.
우리가 1박 2일 경로입니다.
이제 징시에서 빠메이를 가기 위해 1안과 2안이 있습니다.
2안은 징시에서 큰 인접도시인 바이서로 가 푸닝을 경유하여 광난-빠메이입니다.
그런데 동선이 너무 길어 하루 만에 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1안은 바로 징시에서 나포를 거쳐 푸닝으로 가는 방법입니다.
좌우지간 푸닝으로 가야 광난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도에서는 나포까지 도로표시가 있고 나포에서는 푸닝까지 도로표시가 없습니다.
난감했습니다.
그런데 징시터미널 매표원 아가씨가 푸닝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징시에서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이제 징시의 밤이 깊어갑니다.
사실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누군가 또 문을 쾅쾅 두드릴 것만 같았습니다.
문 두드리는데 놀란 가슴.... 창문 흔들리는 소리에도 식겁합니다.
그리고 어제부터 시작한 감기가 밤만 되면 더 기승을 부립니다.
밤새 기침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누우면 더 심해 계속 물을 마시다 보니 또 화장실을 계속 드나듭니다.
내일은 오늘 터미널에서 본 입간판 광고판에 있는 멋진 아래 사진에 보이는 어취엔(아천:鵝泉)이라는 곳을 꼭 가야 하는데...
그런데 어취엔이라면 거위 샘이라는 말인데 거위가 샘에서 물처럼 퐁퐁~ 솟아나오는 곳일까요?
워낙 중국이라는 나라는 세상에 없는 곳도 있는 곳이라 佳人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믿을 수 없습니다.
흐미~ 여기도 또 도화원이랍니다. 미치겠습니다.
무릉도원은 외국인이라고 밤에 숙소에서 쫓아냅니까?
도연명이 그리 가르쳤어요?
공자께서 이 소리를 들었다면 뭐라 하겠어요!
"짝퉁 평화상 만들어 쪽팔리게 하지 말고 아그들... 너나 잘하세욧!"이라고 하지 않겠어요?
터미널 주변에 삔관이 족히 100여 개는 될 듯합니다.
공안 1개 대대를 풀어 모두 조사하면 몰라도 몇 명이 그 많은 삔관을 2층부터 5층까지 모두 뒤진다는 것은
밤을 세워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니 방도 한두 개 형식적으로 조사하고 더군다나 높은 층은 조사하지도 않고 가지 않겠어요?
공무 중에 하는 일은 세상 어느 나라나 보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5층으로 올라가라 했었고 옮긴 집도 2층을 애원하는 우리 부부에게 인정사정없이 맨 꼭대기 층인 5층으로 주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완벽한 을의 처지에서 숙소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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